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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이상하고 이해가 안가는 따뜻한 대한민국 대축제

by 썬도그 2013.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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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시청 앞 광장을 지나가는데 무슨 행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연단에서는 익명으로 악플을 달아서 연에인들이 자살하고 있다면서 악플 달지 말라고 합니다.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그러나 솔직히 연예인들이 악플 때문에 자살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악플이 영향을 준 것은 확실하지만 죽음으로 까지 몰고 간다기 보다는 심신 상태가 좋지 못할 때 악플들이 우울증에 가속도를 붙여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악플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것이 우선이고 그게 해결책이지 악플달지 말고 선풀 달자고 하는 맹목성도 참 문제입니다. 몇년 전에 민병철이라는 영어로 돈 많이 번 분이 선풀달기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건 또 무슨 파시즘인가 했습니다. 

학생들이 컴퓨터 실에서 하루 5개 이상 선풀을 달자고 하던데요. 그 자체가 악플 같은 파시즘적인 행동입니다. 자기가 우러나서 선풀을 달아야지 강제적으로 하면 안되죠. 선푸랄기 운동본부? 전형적인 한국스타일이고 맹목적 선풀달기는 맹목적 악플에 버금가는 무비판적인 행동이자 생각없는 행동입니다. 

또한, 악플에 대한 기준도 제대로 정의 내리지도 내리지도 않습니다. 단순 반대 의견 마저도 악플로 인식하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물론, 선풀이 좋긴 합니다만 선의의 마음도 없이 손가락으로만  선풀 다는 것은 무성의와 무의미로 오히려 기분을 더 상하게 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청 광장을 거의 다 빠져 나오는데 이 글에 멈칫하고 읽어 봤습니다
화이트 컨슈머? 매월 11일은 불평 없는 날? 이게 뭘까요?  화이트 컨슈머라는 단어가 있습니까? 백인 소비자? 왜 백인 소비자가 여기에 모여서 매월 11일 닥치고 불평 스톱을 외칠까요?

아! 블랙 컨슈머라는 악덕 소비자에 대한 반댓말인가 봅니다


개콘의 인기코너였던 '정여사'는 블랙 컨슈머 쉽게 말하면 진상고객의 진상짓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진상 고객들이 분명 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논리와 주장으로 기업들을 괴롭히는 악덕 소비자들이 있죠. 이런 악덕 소비자에게는 단호하게 처리를 해야 합니다만. 한국은 진상을 떨면 돈으로 달래버립니다. 

이렇게 일을 처리하면 그 진상은 또 다른 곳에서 진상 짓을 하게 되고 습관이 됩니다. 기업들은 처음에는 안 좋은 소리가 들리더라도 단호하게 처신을 해서 절대 들어 줄 수 없는 부분은 들어주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블랙 컨슈머의 반대 개념인데 좀 이상합니다 화이트 컨슈머라는 단어는 영어 사전에도 미국인도 영국인도 사용하는 단어가 아닙니다. 즉 영어에 없는 단어로 한 마디로 콩글리쉬입니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참으로 조잡한 단어입니다. 

이 서울광장 행사 이름은 '따뜻한 대한민국 대축제'였습니다.
행사 주체는 화이트컨슈머 조직위원회입니다. 이런 단체도 다 있군요. 화이트 컨슈머라는 단어도 없는데 이들이 주장하는 화이트 컨슈머란 어떤 사람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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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컨슈머란?


기업과 협력하고 상생하는 마음
소비자의 권리를 정직하게 행사하고 
기업의 발전을 위해 비판이 아닌 제안을 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소비자를 말합니다. 

하나씩 뜯어보죠. 기업과 협력하고 상생하는 마음? 이건 무슨 마음입니까? 기업과 왜 소비자가 협력을 해야 할까요? 소비자는 그냥 싸고 좋은 제품을 살 뿐이죠. 뭐 그런 것은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가 있죠. 그렇다고 그런 단골 고객이 기업과 어떤 협력을 할 수 있을까요? 협력이 아닌 고객 보답 할인 행사를 해야 하는 것이 협력이지 소비자가 뭘 할 것은 없습니다. 

소비자의 권리를 정직하게 행사하고라고 했는데 소비자의 권리를 정직하지 않게 행사하는 것이 뭐가 있을까요?
이 무슨 뜬구름 잡기식 이야기입니까?  

기업의 발전을 위해서 비판이 아닌 제안을 하라고요? 비판을 하건 불만을 하건 그건 고객의 권리이자 기업이 이래라 저래라 할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진상 고객은 분리해서 대처하고 단호하게 해야지 이유있는 불만과 주장은 오히려 제품 발전을 위해서 잘 새겨들어야죠. 그런데 제안까지 하라고요? 소비자구 무슨 그 기업 기획팀 직원입니까? 소비자가 왜 그런 행동을 하나요?
아니 하는 사람 있습니다. 제가 그러거든요. 고객센터에 이 제품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서비스의 불만과 개선 사항을 구두로 말합니다만 100% 제 말을 그냥 씹어버립니다. 왜냐하면 고객센터에 제안 한 아이디어 대부분은 개발팀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가 한 두번 겪어 봅니까?

차라리 중소기업은 이게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개발자와 바로 연결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대기업 제품은 소비자의 불만과 제안이 흘러들어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소비자 보다는 파워 유저 같은 소수의 매니아를 모시고 쓴소리를 듣는 것이 대부분일걸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소비자? 이건 또 뭔지 모르겠네요. 그 전에 기업들의 사회적 책무가 우선 아닐까요? 지금 이 단체가 하는 화이트 컨슈머 캠페인을 보면 반 기업정서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자기들은 반 기업정서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정작 소비자에게는 불만을 갖지 말고 비판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왜 반 기업정서를 가지겠습니까?

대기업끼리의 짬짜미, 불공정거래, 대기업 사주들의 탈선행동과 위법행동 등등 얼마나 많은 위법행위를 했고 하고 할텐데요. 
그런 대기업 사주들의 법을 어기는 행동 때문에 국민들이 기업에 대한 불신이 생기는 것은 모른척하고 소비자에게 반 기업정서를 가지지 말라고 합니까? 물론, 기업의 윤리와 개인의 윤리가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윤리적 기업이 되려면 사회의 윤리와 개인의 윤리와 어느정도 기업의 윤리가 비슷해야 윤리적 혹은 도덕적 기업이라고 봅니다.

갑을관계라는 협력업체의 고혈을 빨아 먹는 대기업이 대부분인데 이런 부분 때문에 대부분이 소비자는 기업에 대한 좋은 시선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이런 대기업의 횡포에 소비자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불매운동이고 남양유업이라는 악덕기업은 큰 여론과 소비자의 회초리를 맞고 있습니다. 

저는 이 화이트컨슈머라는 단어를 이렇게 해석하고 싶습니다. 
호갱이. 호구 + 고객 = 호갱 이라는 단어가 요즘 유행어인데요. 화이트 컨슈머라는 단어가 없듯 친 기업적인 소비자가 성립 될 수 없습니다. 제품에 대한 불평 불만 없이 브랜드 맹목적 소비를 하는 소비자를 우리는 호갱이라고하죠. 이런 호갱이들 때문에 기업은 제품 품질이나 가격을 쉽게 올립니다. 왜냐하면 맹목적으로 소비를 해주기 때문입니다. 

깨어있고 비판적인 소비자가 많을수록 제품 가격을 떨어지고 제품 품질은 좋아집니다. 비판이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지 무조건 친기업 정서를 가진 고객은 그냥 기업의 딸랑이 혹은 홍위병 밖에 되지 않습니다. 


최근 착한 소비라는 단어 참 자주 쓰는데 이것도 참 문제입니다. 소비에 착하고 나쁜 것이 어디 있습니까? 그냥 자기가 알아서 소비를 하는 것이죠.  다만 이런 것은 있습니다. 이 커피가 비록 다른 커피 보다는 비싸지만 커피 열매를 따는 아이들에게 정당한 보상을 해주는 커피임을 인지하고 비록 비싸지만 아이들에게 정당한 댓가를 주기에 그 가치를 사는 가치 소비는 있을 수 있지만 그게 착한 소비라고 하긴 힘들죠.

아동 노동은 소비자가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그건 그 나라의 아동 인권의 문제이고 이건 국제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다만, 소비자가 그 제품을 제조하는 큰 글로벌 회사에 압력을 가할 수는 있겠죠.  이런 활기찬 소비자의 적극적 행동이 기업을 좀더 윤리적인 기업으로 만들고 좋은 제품을 만들게 합니다. 

그러나 이 '따뜻한 대한민국 대축제'는 콩글리시인 '화이트컨슈머'라는 단어를 앞세우고 친기업 정서를 가진 소비자를 화이트 컨슈머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친기업 정서를 보이면 기업들이 예쁘다고 떡이라도 돌릴까요? 친기업 정서를 가지는 것을 크게 뭐라고 하지 않겠지만 반 기업정서를 가진 소비자가 문제라는 식의 지적은 이해가 가지 않네요

그리고 친기업정서는 기업들이 나서서 하면 되지 왜 이런 시민단체가 하는지 모르겠네요. 기업들이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다 하면 알아서 소비자들이 좋은 기업을 칭찬하고 부러 그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가지게 하면 되지 이걸 왜 시민단체가 하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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