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 없이일단 사진을 감상해 보세요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그냥 평범한 정물 사진 같아 보이시나요? 그렇게 보이죠. 화사하고 화려하고 정갈하고 그림자 하나 없는 정물 사진. 혹은 도감에 올라갈 만한 사진들입니다.
그러나 좀 뭔가 어색하지 않나요?
정물 사진에 새, 다람쥐 등이 있습니다. 이들의 정체는 뭘까요? 놀랍게도 이 동물들은 로드킬을 당한 동물입니다.
사진작가인 Kimberly Witham은 100년도 더 된 교외 지역에 집을 샀습니다.
새로 산 집은 할 일이 참 많았습니다. 어떻게 꾸밀까 하다가 유명한 음식, 데코, 디자인 잡지인 Martha Stewart Living Magazine 를 읽게 됩니다. 작가는 이 잡지의 사진들에 영감을 받습니다. 그리고 사진에 뭘 담을까 하다가 매일 같이 조깅하던 길가에서 발견한 꽃을 따다가 옆에 죽어 있는 다람쥐나 새들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로드킬 당한 동물을 바라보게 됩니다.
어떤 느낌이었을까요? 한적하고 평화롭기만 교외지역에서 죽음을 목도하면 현실감각이 살아날까요? 우리 인간이 자연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잘 알게 되었을 것 같기도 하고요. 한편으로는 영화 '블루 벨벳'의 첫 장면처럼 한적한 정원 한쪽에 잘려진 손가락을 발견할 때의 당혹감이었을까요?
이런 당혹감은 이 사진을 본 분들도 조금은 느꼈을 것입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조그마한 더러움도 추한 모습도 용납하지 않는 탐미에 쩐 디자인 사진에 죽음이 불쑥 뛰어들었습니다. 당혹스러운 이미지 조합이지만 분명 세상에 존재하는 조합입니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 이면이 얼마나 추한지는 연예인들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앞에서는 꽃과 같이 하늘하늘 거리지만 그 이면은 아주 추악한 일들이 많죠.
물론, 죽음은 추악한 것은 아닙니다만 저 죽음이 자연사를 한 죽음이 아닌 인간의 이기로 인한 죽음이기에 추악하다고 느껴집니다. 작가는 Domestic Arrangements라는 이 사진 시리즈를 통해서 이질적인 두 이미지를 섞으면서 경각심을 심어 넣었습니다.
사진을 보면 박제가 아니라고 새각 하지만 박제는 아닙니다. 죽은지 얼마 안 된 동물들이라서 마치 잠을 자는 듯한 모습으로도 느껴지기도 합니다. 상당히 영리하게 세상을 고발하는 사진들이네요
출처 http://kimberlywitham.com/kimberly_witham/Domestic_Arrangements.html#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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