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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사진의 본질과 변화하는 사진계를 성찰한 사진 그후

by 썬도그 201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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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이제 국민 취미가 되었습니다. 사진의 민주화, 이게 바로 디지털카메라가 가져온 풍경입니다. 카메라 기자급의 고급 카메라를 생활 사진가가 가지고 다니면서 더 이상 사진기자의 사진이 특별해 보이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일상화 된 사진의 미래는 어떻게 변화될까요? 또한, 사진은 어떤 식으로 미래에 소비되고 어떤 사진작가가 각광을 받을 까요?

사진 그후

그 해답을뉴욕대 사진/이미지학과 교수이자 피처 사진 중심의 온라인 디지털 매거진 픽셀프레스(www.pixelpress.org)를 운영하는 프레드 리진이 설명하고 있습니다이 책의 표지는 참 멋없습니다. 정말 멋없는 표지지만 그 속은 참으로 알찹니다.
대부분의 사진책들이 카메라 테크닉에 대한 책 또는 감성사진을 담은 책 또는 사진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인문학 서적이 대부분입니다. 저는 주로 사진문화를 다룬 책이나 사진에 대한 역사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주로 읽는데 이런 책들이 좋긴 하지만 문제는 이런 책들은 현재 그 어떤 분야보야 변화가 심하고 컬래버레이션과 협업이 엄청나게 일어나는 사진의 현재를 담지 못합니다.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고 이리저리 변화하고 진화하는 사진계에 대한 내용을 담은 책들이 많지 않은데 이 책은 그런 최신의 변화 (2009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었으니 2009년까지만 담김)를 잘 담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 사진에 대한 통찰은 아주 뛰어납니다. 다양한 소재와 예시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호기심과 현재 사진계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 디지털 속으로
2. 픽셀과 패러독스
3. 0에서 1로
4. 모자이크 커녁션
5. 이미지 전쟁, 유산
6. 대화의 시작
7. 사회적 사진
8. 하이퍼포토그래피를 향하여
9. 합성물과 인조인간
10. 획기적인 도약

이루어졌는데 각 단원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디지털 사진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디지털 사진에 대해서만 다루는 것이 아닌 사진 문화 전반에 대한 이야기도 가득합니다.
이 책은 사진의 속성과 그 사진을 소비하는 미디어의 속성과 권력자와의 관계도 담고 있습니다

위 사진은 1994년 미국의 아이티 침략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상단의 사진만 보면 아이티를 해방하러 온 해방군의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멋진 포즈죠. 그러나 위 이미지는 적군을 향한 총이 아닌 사진가를 위한 총구였고 오히려 사진기자가 그들을 슈팅하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연출된 이미지를 우리는 소비하면서 그 모습에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진의 속성을 잘 아는 권력자들에게 이용당하는 하나의 프로파간다일 뿐입니다
연일 북한 김정은의 사진이 한국 포털을 도배하는데 그게 다 고도의 심리전략일 뿐입니다

사진 그후

이 책은 상당히 다양한 사진에 대한 시선과 이야기와 문화와 흐름을 담고 있어서 딱 집어내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방대합니다. 너무 방대해서 영혼이 얼얼할 정도로 많은데요. 한 줄 한줄 되새김질하면서 읽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습니다 때문에 이 책은 쉽게 읽히지 않는 책입니다. 여유를 가지고 한 장 한장 넘겨야 합니다. 그러나 전 이 책을 대여해서 읽었기에 반납을 앞두고 너무 빨리 넘겨서 읽었네요. 책의 두께보다 더 많은 정보량과 좋은 글과 사색거리가 많습니다. 다만, 번역투의 글들이 잘 안 읽히는 점도 있고 워낙 낯선 이야기들도 많아서 사진 문화에 관심 없는 분들에게는 좀 어려운 책입니다. 하지만 저같이 사진 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분명 소장가치가 있는 아주 좋은 책입니다

사진 그후

사진가의 도덕적인 문제와 사진의 합성문제, 전쟁과 사진, 사진의 맥락문제, 인터넷과 사진, 웹 사진 등 현재를 살아가는 사진가들을 위한 만찬을 차려 놓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를 소개하자면 위 사진은 8살짜리 소녀 재클린이 '시장통의 가디'를 찍은 사진입니다.

1회용 필름 카메라로 자신의 친구를 촬영한 이 사진은 2001년 성인들이 주로 참가한 카메라 아트지의 콘테스트에서 포트레이트 부분 1위를 차지합니다. 이 사진이 특별한 이유는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외부인의 정형성을 탈피한 사진입니다. 보통 아프리카 하면 가난 기아 같은 정형화된 이미지를 주로 찍고 때문에 우리는 그런 사진만 소비합니다. 하지만 위 사진은 아프리카 인 그것도 소녀의 시선으로 아프리카를 촬영했고 그들도 우리처럼 희망과 즐거움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있음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1회용 카메라를 지역주민과 아프리카인들에게 나눠주고 사진기자나 사진작가라는 외부인이자 전문가의 시선이 아닌 내부인의 시선으로 촬영하는 모습을 담고 있는데요. 이런 사진 문화가 꽤 있더라고요 국내에서는 '차풍 신부님'이 진행하는 '꿈꾸는 카메라'가 있고 몇몇 시민단체나 지역 공동체에서 지역주민들이 직접 자신의 동네를 1회용 카메라로 촬영하는 프로젝트도 있었어요. 이렇게 다양한 사진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는 책이 바로 '사진 그 후'입니다
이 책은 후반에 가상세계와 아바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마무리하는데요. 현재 우리가 고민하는 사진에 대한 이야기와 가득한 추천하는 책입니다. 다소 어렵다는 것이 아쉽고 설명이 너무 부족하는 것이 아쉽지만 소장가치도 충분한 책이기도 합니다. 저자의 생각도 많지만 유명인들의 사진에 관한 이야기와 인터뷰도 가득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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