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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사진가의 진솔한 삶을 들을 수 있는 사진가로 사는 법

by 썬도그 2013.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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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도 사진가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사진은 좋아하지만 사진가로 사는 삶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사진의 매력이나 마력은 잘 알고 사진의 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문제는 그 삶을 지속할 수 있는 영속성이 무척이나 떨어진다. 거대한 바리케이트가 사진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조차 원천 봉쇄하고 있다

좀 더 쉽게 말해보자!사진으로 밥 벌어 먹기 쉽지 않다. 그 이유가 크다. 그래서 사진가들이 존경스럽다. 경제적인 고통을 견뎌가면서 소명의식으로 사는 그들의 삶이 존경스럽기 까지 하다. 물론 소수의 유명 사진가들도 있다. 돈 많이 버는 사진가들이 분명 있다 그러나 극히 일부다. 그것도 상업 사진가 쪽만 그렇지 다큐 사진 같은 팔리지 않고 그냥 눈으로만 소비하는 쪽에서 사진을 찍는 다큐 사진가들은 정말 열악하고 열악하다. 

강의료나 책을 내서 책의 원고료 혹은 잡지에 글을 기고해서 받는 정도로 수입을 얻는다. 심지어는 알바를 해서 돈을 벌어 사진을 찍는 사진작가도 봤다. 그러나 그 누구도 자신의 삶을 어떻게 버텨가는지 잘 드러내지 않는다. 하지만 안다. 그 삶이 쉽지 않다는 것을... 사진작가를 소개하고 사진 문화를 소개하는 것이 더 좋다. 어쩌면 그게 내가 사진가가 되어 볼까 하는 생각을 안 하는 이유는 돈 보다는 이 사진 문화를 소개하는 재미가 더 좋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사진가로 사는 법

사진가로 사는 법이란 책은 다큐사진작가 이상엽이 2010년에 쓴 책입니다. 촌스런 표지에 도서관 책꽂이에서 뺄려다가 다시 집어 넣었다가 볼만한 사진 관련 책이 없어 다시 빼들었던 책입니다. 그런데 이 책 상당히 유익한 내용 아니 내가 듣고 싶었던 현실속 사진작가의 삶이 가득 들어 있어서 좋았습니다허세가 아닌 진짜 리얼한 사진작가들의 삶. 이상을 추구하고 소명의식이 가득한 그런 말들은 많은 인터뷰 내용에서 들을 수 있지만 정작 그 삶을 어떻게 경제적으로 해결해가는지 어떻게 고통을 받는지에 대한 내용을 들을 수 없었는데 이 책 '사진가로 사는 법'에서 진솔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책은 3부로 되어 있습니다1부는 사진가의 노트, 2부 사서 고생하기, 3부 사진가가 사는 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이상엽 사진작가의 사진에 대한 사유와 사색에서 나오는 긴 한 숨 같은 사진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카메라 이야기 요즘 사진계 이야기와 다큐사진과 사회적 책무에 대한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이야기가 담깁니다

사진가로 사는 법

이 책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3부입니다.
사진작가 이상엽이 사진작가들을 인터뷰하고 정리한 글들이 아주 좋습니다. 
특히 위에서도 말했던 경제적인 궁핌합과 그 해결 또는 그 괴로움들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른 매체에서 듣기 힘든 부분입니다. 
솔직히 예술도 돈이 있어야 예술을 할 수 있습니다. 외국과 같이 예술문화가 발달하고 후원이 하나의 문화로 정착된 나라가 아닌 한국에서 예술가로써 사는 삶은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삶입니다. 
얼마전 뉴스를 보니 

 한국예총제주도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예술인 188명을 대상으로 생활실태를 조사한 결과 예술활동으로 벌어들이는 월평균 수입이 최저생계비(1인 기준 55만3천354원)를 밑도는 50만원 이하인 예술인이 전체의 47.3%(89명)을 차지했다.

30만원 이하인 예술인도 27.1%나 됐고, 300만원 이상은 2명에 지나지 않았다.

월수입이 50만원 이하인 비율을 장르별로 보면 연극 70%, 문학 69.5%, 사진 68%, 미술 57.1%, 대중예술 55%, 음악 42.9% 순으로 많았다.

한달에

평균 50만원 이하로 버는 예술인들이 이 땅에 너무나도 많습니다. 특히 사진쪽은 68%가 50만원 이하의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이는 다큐 사진 같이 돈 안 되는 사진쪽 작가만 추리면 더 낮아질 것입니다.제가 너무 돈 이야기만 하나요?
아니 일부러 좀 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이야기 할때 아니 사진작가를 이야기 할 때 그 작가의 결과물만 말하고 넘어가지만 그 사진 결과물이 나오기 까지의 갖은 고통도 좀 알아야 합니다. 특히 한국 같이 예술에 대한 인식이 낮고 예술은 시나 정부에서 구매해서 공공재로 뿌리는 형태에서는 절대로 예술이 돈이 되기 힘든 구조입니다. 
때문에 돈이 무척 중요합니다. 돈이 들어와야 예술가들과 사진작가들이 다음 작품을 생산할 수 있으니까요

이 책 '사진가로 사는 법'은 어떻게 수익을 버는지에 대한 내용이 가득합니다. 물론 돈 이야기만 담겨 있지는 않습니다. 알맞은 질문들과 좋은 대답들도 가득합니다강영호, 강용석, 강홍구, 박종우, 백지순, 변순철, 윤정미, 조우혜, 최원준, 한세준, 화덕헌 사진작가를 저자이자 사진작가인 이상엽이 찾아가 인터뷰를 합니다. 이중에서 제가 아는 사진작가는 강영호, 강홍구, 윤정미 밖에 없었는데 다른 한국 사진작가들을 많이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한세준 사진작가는 영화 포스터와 촬영현장의 스틸사진을 찍는 사진작가인데요 이런 분야도 있구나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실제 이름을 듣기는 처음이네요이 작가들의 인터뷰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작가는 강홍구입니다

저 강홍구 작가 팬입니다. 작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한 '서울사진축제'에서 강홍구 작가의 강연을 듣고 팬이 되어 버렸습니다. 말도 참 재미있고 조리있게 잘하시고 말에 뼈가 있습니다. 통찰력도 좋으시고요강홍구 작가는 미술가로 시작해서 현재는 사진가로 더 많이 알려진 작가입니다. 은평 뉴타운의 기록을 담고 김포공항 바로 앞 동네인 오쇠리라는 곳을 허물기 전에 그 곳을 사진으로 담기고 했습니다.그의 인터뷰 내용 중에 눈에 들어오는 부분을 담아봅니다

사진으로 뭘 할 수 있는가?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됐다. 그 현상의 이면에는 사진계가 미술계보다 더 위태롭다는 사실이 있다.
예를 들면 디카의 반대편에서 사진은 연출되고, 대형화되고, 고급스러워졌다. 심지어 표면과 디테일에 집착하는 걸로 보인다.과거 회화가 누리던 위상을 노리는 것 같은데, 그것은 지나친 욕망이다. 
과거 사진이 갖고 있던 기록성과 증거력이 사라진 점이 오히려 위기로 보인다. 민주화, 일반화, 제도화된 오늘, 사진의 위기는 더욱 깊어졌다. 그리고 기계와 기술에 대한 물신주의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대형 카메라와 여러 명의 제작 스태프들, 대형 프린트와 전시장이 득세한다. 도대체 다큐멘터리를 한다면서 8X10인치 대형 카메라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시선의 연장으로써 발과 몸으로 찍던 장르 아닌가? 
요즘은 '주목-명예-돈-판매-다시 주목'이라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 있다<사잔가로 사는 법 중에서 일부 발췌>

이 문구 중에 다큐 한다면서 왜 큰 대형 카메라가 필요로 하는지 모르겠다는 돌직구가 가장 맘에 듭니다.
현재 대형 카메라로 다큐 사진 찍는 분들이 꽤 있긴 합니다. 그 이유는 해상도와 화질 때문이겠죠. 같은 사진이라고 해도 크게 인화해서 벽면 전체를 덮어 버리면 사람은 그 사진에 쉽게 동화되고 쉽게 그 사진을 좋아하게 됩니다.

그 사진이 뭘 담았는지는 다음 이야기입니다. 일단 크면 좋아하고 놀라워 합니다. 하지만 이건 하나의 눈속임입니다. 마치 영화에서 클로즈 업을 남발해서 관객들의 감정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여 주인공이 표준렌즈의 시선처럼 어느정도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우는 것과 달리 클로즈업으로 눈만 따서 그렁그렁한 눈동자를 보여주면 어느 관객이 그 모습에 같이 눈물을 안 흘리겠습니까?

그건 신파조의 이미지일 뿐이고 우리가 볼 수 없는 인위적은 이미지입니다. 따라서 대형 사진도 사진 자체로 승부하기 보다는 크기로 승부하는데 이런 것이 마치 하나의 트랜드가 되어 가는 것 같아 전 별로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이 대형 프린팅을 해서 감동스럽고 좋은 사진이라고 하나요? 실제로 보면 다 작디 작은 사진들입니다

이런 돌직구가 참 좋습니다. 아무래도 강홍구 작가가 미술작가와 사진작가의 경계선을 넘나들기 때문에 사진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는 것 같기도 하네요.이외에도 상업 사진작가 여류사진작가 다큐 사진작가 등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 사진을 하게 된 계기 및 현재 진행하는 작품 이야기와 어떻게 수익을 벌고 벌었는지도 들을 수 있습니다

사진가로 사는 법

조우혜 프리랜서 작가는 사진을 찍어서 스톡시장이나 해외 언론사에 사진을 파는데 아주 독특한 위치에 있는 듯 합니다.
제가 만약 사진작가는 아니고 사진을 직업으로 한다면 이 조우혜 작가 처럼 현장 다큐 사진을 해보지 않을까 살짝 생각해 봅니다.
물론 아직은 꿈도 꾸지 않고 있지만요. 그러나 언젠가 저도 이런 사진 문화를 소개하는 델피르를 넘어서 나만의 사진을 한 번 쯤은 찍고 싶고 약간의 아이디어를 머리속에 담고 있습니다. 올 봄에 조금씩 진행해 보겠습니다.이 책 '사진가로 사는 법'은 사진가의 삶을 살고 싶은 분들에게 큰 길라잡이가 될 것입니다. 사진이라는 장르는 진입 문턱이 무척 낮고 어느 예술 분야보다 민주화가 되어 있습니다. 사진학과 나오지 않아도 고졸이라도 사진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만큼 평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예술 분야도 없죠. 하지만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입니다. 그 만큼 경쟁자가 많으니까요. 그럼에도 사진 찍다가 죽을 각오인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사진가들의 삶의 현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 이 책  '사진가로 사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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