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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서울여행

설날 무료 개방한 눈이 내린 종묘

by 썬도그 2013.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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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이 되면 4대 고궁은 무료 개방 합니다. 눈이 내린 종묘를 카메라로 담아봤습니다.

종묘는 조선왕조의 역대 왕과 왕비 및 추존된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있는 유교사당입니다. 조선은 조상을 거의 신격화 해서 모시는 경향이 있던 국가였고 이 모습은 현재 우리에게 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설에 우리는 차례를 지냅니다. 차례는 우리의 전통양식입니다. 유교문화가 거의 다 탈색되어가고 있지만 이 차례나 제사 문화에서는 여전히 유교적인 색채가 강합니다. 그게 유교의 문화인지도 솔직히 잘 모르고 지내는 것도 있긴 하겠죠. 

조상을 숭배하는 것을 좋다 나쁘다 할 수는 없겠지만 모든 것을 조상탓으로 하는 비합리적인 사고방식만은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모든 것은 내 선택의 탓이지 조상탓은 아니죠. 모든 것을 남탓으로 돌린다는 것은 운명이라는 것을 믿는 것이고 그렇다면 우리가 아둥바둥 살 필요가 있겠습니까? 모든 것이 정해졌다면 그냥 하루하루 순응하면서 사는 것이 현명하죠.

 

종묘는 거대한 무덤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고궁과 달리 차분하게 관람하는 것이 좋습니다. 
종묘는 2년 전만 해도 자유관람이었지만 작년 부터인가 1시간에 한 번씩 관람이 가능한 가이드 관광으로 바뀌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후에 가이드 관람이 관리하기 편하기 때문에 가이드 관람으로 전환을 했습니다. 

상당히 불편한 가이드 관람이고 더 불편한 것은 창경궁으로 넘어갈 수 있는 구름다리를 막아서 창경궁을 갈려면 상당히 번거로워졌습니다. 


이곳은 향대청입니다. 종묘를 입장하면 오른쪽에 건물들이 보이는데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 중 하나입니다. 
향대청은 종묘에 사용하는 향축폐와 제사 예물을 보관하는 곳입니다. 


우리 같은 평민들이 치루는 제기와는 큰 차이가 있네요. 놋쇠로 된 제기 같습니다. 


왕이 조상들에게 드리는 제사상의 규모가 거대하네요



조금 더 걸어올라가면 재궁이 보입니다. 재궁은 국왕이 제사를 준비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저 재궁 안에는 임금 마네킹이 있습니다. 재궁 오른쪽 왼쪽에는 세자재실과 어목욕청이 있습니다. 어목욕청은 임금이 목욕을 하는 곳으로 제사를 지내기전에 몸을 정갈히 하는 곳입니다




재궁을 나와서 더 올라갔습니다



종묘의 핵심 시설인 정전입니다.
이 정전에는 매칸 마다 신위가 모신 신실이 있습니다. 동서 109미터 남북 69미터의 큰 공간이 앞에 있는데 왕이 지나가는 곳에 피어나는 박석이 가득합니다.   이 정전이 열리는 날이 있는데 종묘제례를 할때 저 신실이 열립니다.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후 매년 행사를 하는데요. 행삿날에 사진 촬영을 가면 좋은 사진들을 많이 건질 수 있습니다. 
매년 5월 6일에 하는 것으로 아는데 자세한 내용은  http://www.jongmyo.net/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종묘제례악이라는 장엄한 음악과 함께 행사를 하는데 올해는 저도 참여할 수 있으면 참여해 봐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아무나 갈 수 있는 건지 선택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종묘의 정전은 그 규모가 거대해서 저절로 경건함이 우러나오게 합니다. 하얀 눈이 가득한 앞 마당이 더 고즈넉하게 하네요



이곳은 영녕전으로 정전처럼 신실이 있습니다. 다만 크기가 좀 작죠.  이 영년전은 정전에 모실 신위가 꽉 차게 되어서 만들어진 또 다른 정전입니다. 돌아가신 조선 왕의 숫자가 늘어가면서 정전이 꽉 차자 만들어졌는데 규모는 작지만 그 위험은 그대로 다 담고 있습니다. 17세기 중기 광해군 때 지어진 건물입니다. 


박석 밑에서 봄 향기가 피어오르고 있네요. 아무리 겨울이 다 삼킨 듯 해도 봄의 생명력을 이기지는 못하네요




3년전에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을 갔더니 거기에도 위 이미지에서 처럼 바닥에 거대한 돌이 가득 하더군요. 그걸 박석이라고 합니다. 왕이 왔다간 곳은 이렇게 박석으로 처리합니다. 따라서 그 문화재에 박석이 있다는 것은 조선의 왕이 왔다갔다는 징표이기도 합니다. 박석은 보도블럭 같은 모습이기도 합니다. 돌 사이사이로 빗물이 흘러내고 땅으로 투습할 수 있어서 배수도 잘 됩니다. 

종묘에는 3가지 길로 박석이 깔린 삼도가 있는데 가운데 길은 신향로라서 신들이 다니는 길이고 왼쪽과 오른쪽에 임금이 다니는 어로와 세자가 다니는 세자로가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가운데 신들이 다니는 길은 다니지 말라고 푯말을 세워놓았습니다.

그런데 이 푯말도 최근에 세워진 길이고 예전에는 아무런 안내판도 없어서 신로를 막 뛰어다니고 걸어다니기도 했어요. 뒤늦게 원래 뜻을 받들기 위해서 보충한 듯 하네요. 

종묘, 큰 공간도 볼만한 건물도 많지 않지만 잠깐 마음을 경건하게 하거나 사색의 공간으로 활용해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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