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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신지,레이,아스카의 캐릭터 열전 에반게리온 파

by 썬도그 2012.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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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6 - [세상 모든 리뷰/영화창고] - 에반게리온 서! 에반게리온의 전설을 스크린으로 만나다

에 이어서 에반게리온:파를 크리스마스 때 상암동 영상자료원 영화관에서 봤습니다. 에반게리온 파는 최신 극장판 에반게리온 4부작중 2부에 해당되는 애니입이다.

이 에반게리온 파는 에반게리온 서에 나오지 않는 새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합니다. 
에반게리온 서에서는 이카리 신지와 아야나미 레이라는 동갑내기 14살 중학생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이 신지와 레이는 알게 모르게 비슷한 면이 많습니다. 두 캐릭터는 아주 조용한 캐릭터인데요. 특히 레이 같은 경우는 사이보그가 아닐까 할 정도로 감정이 없습니다.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원망하지도 않는 모습.  사령관이자 신지의 아빠인 '이카리 겐도'의 명령에만 복종하는 모습입니다. 

레이와 신지는 좀 심심하다고 할까요? 일본 특유의 일본인들의 순종적인 그러나 그 순종에 대한 불만은 있을지언정 그 불만을 터트리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에반게리온 서에서는 신지의 내적 갈등을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왜? 자기가 에반게리온을 타야 하는지도 명확하고 명징하게 알지 못하고 아빠인 겐도 사령관의 관심을 받기 위해서 타는 듯한 모습을 잘 보여주죠. 

어떻게 보면 신지는 오이디푸스 컴플렉스 덩어리 같다고 할까요? 자폐적인 느낌도 강한데요. 그래서 그런지 신지는 미니카세트로 한 곡만 줄창 듣습니다. 이런 심심한 두 캐릭터를 날려버리는 새로운 캐릭터인 '소류 아스카 랑그레'라는 붉은색 머리의 소녀가 등장합니다.


아스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일본과 독일의 혼혈로 느껴집니다. 정확한 국적이나 생물학적인 설명은 영화에서는 다루지 않습니다. 14살이지만 독일 대위 계급까지 딴 전형적인 저돌적인 성공 추구형 캐릭터가 아스카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에바 2호기가 독일에서 건조되어서 일본으로 옮겨옵니다. 공중으로 공수되어 오는데 오자마자 멋지게 사도를 물리칩니다. 엄청난 폭발력과 에너지는 영화관을 압도합니다. 

붉은색 에바2호기를 조정하는 아스카, 아스카는 레이와 신지 마져도 단박에 제압합니다. 레이와 신지 모두 사령관 빽으로 들어왔다고 아주 무시를 하죠. 신지와 아스카는 미사토 작전장교와 함께 제 3도쿄시의 같은 집에서 기거를 합니다. 미사토는 둘이 서로 닮길 바라는 모습도 있었죠. 

영화 초반은 아주 흥미롭고 웃기고 밝습니다. 아스카가 뿜어내는 왈패같은 이미지는 에반게리온이 가지는 진중하고 무거운 공기와도 같은 느낌을 힘껏 하늘 높이 걷어 차버립니다. 

그러나 아스카도 외로운 소녀입니다. 항상 1등만을 추구하고 성공만 추구하지만 신지의 착한 심성에 동화되고 레이 마져도 신지의 따스한 품성에 동화되어 갑니다. 같은 학교 같은 반을 다니는 3명의 에반게리온 파일럿들은 이렇게 영화 초반에 티격태격하는데 이 부분이 에반게리온 서에서 느끼지 못하는 웃음과 즐거움을 줍니다.


 여기에 묘령의 '마키나미 마리'도 등장하는데 이 캐릭터에 대한 설명은 거의 없습니다. 영화 후반에 이 마키나미 마리(위 이미지 왼쪽)가 등장하는데 어디서 어떤 이유로 참가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좀 난감하기도 하더군요.

이렇게 총 4명의 에바 칠드런들이 사도의 침공에 맞서서 지구를 지킵니다. 
액션은 서에서 더 진일보 해서 화려하고 파괴적으로 변합니다. 제 3 도쿄시 밑에 있는 지오프런트라는 곳이 침공을 당할 정도로 거대하고 강력한 사도들이 출몰을 하기 시작하죠. 3명의 에바 칠드런들이 각각의 에바인 영호기, 초호기,2호기를 타고 협동 작전으로 사도를 물리치면서 아스카의 독단적인 모습도 조금씩 누그러듭니다. 

새로운 신형 에반게리온이 미국에서 공수되어 오는데요. 각국에 에반게리온을 3대 이상 가질 수 없다는 협약 때문에 아스카가 타던 2호기를 봉인해 버립니다. 그런데 미국에서 온 새로운 에반게리온이 사도로 변하면서 신지가 탄 초호기와 신형 에반게리온과의 혈투가 벌어집니다. 문제는 이 신형 에바에 탄 파일럿이 아스카라는 것입니다. 이 부분이 TV시리즈와 다릅니다.

TV시리즈에는 다른 캐릭터가 타는데 영화판인 에반게리온 파에서는 아스카가 타는 것으로 설정합니다. 신지는 자신의 친구인 아스카가 타고 있는 에반게리온과 맞서서 싸울 수가 없습니다. 그게 비록 거악인 사도라고 해도 친구를 죽이면서 내가 살 수없다고 울부짖죠.  신지의 착한 심성으로 인해 작전 실패가 예상되자 냉혈한인 아빠인 겐도가 더미플러그 시스템으로 전환시켜 버립니다. 

더미플로그란 자동화 모드라고 할 수 있는데 파일럿을 대신해서 프로그래밍 된 봇이 초호기를 움직이게 되고 사도로 변한 에반게리온을 물어 뜯어 죽입니다. 에반게리온은 다른 로봇 만화와 달리 거대한 로봇 자체가 하나의 생명체이자 영혼을 흡수하는 특이한 존재입니다. 따라서 사도를 죽이면서 그 능력을 흡수하기도 하는데요. 이런 특수함과 독특한 설정 때문에 에반게리온은 매니아들의 큰 인기를 받습니다.

거대한 이야기 때문인지 많은 사람들이 에반게리온을 어려워하고 심지어 이탈자가 속출하게 되는데요. 이 영화 에반게리온 파와 서에서도 거대한 이야기의 일부만 보여주면서 이야기의 흥미를 계속 이끌어 나갑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레이가 어떤 존재인지 겐도 사령관과의 관계가 무엇인지도 아스카나 마키나미 마리의 존재에 대한 내용도 많지 않습니다.

이런 의뭉스러운 스토리 속에 관객은 얼떨떨 할 때 마다 거대한 액션장면이 관객의 눈과 귀를 홀리게 합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의 지오프런트가 폐허가 되면서 사도와의 사투는 엄청난 에너지를 담고 있습니다


에반게리온 파는 서 보다 액션장면도 주인공간의 갈등도 더 흥미롭습니다. 서가 서막을 알리는 정도였다면 파에서는 일어나서 폭주를 하는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따라서 액션이나 재미 측면에서는 서보다는 파가 더 좋네요. 그렇다고 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서도 아주 흥미롭고 짜릿한 영화입니다. 다만 파가 워낙 규모나 파괴력이 좋다보니 상대적으로 서가 좀 심심해 보일 정도일 뿐이죠


거대한 빌딩 사이를 달리는 3대의 에반게리온과 파괴되는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액션을 아주 잘 담고 있습니다.
에를 들어서 에반게리온이 빌딩들 사이에서 사도와 사투를 벌이는 장면과 함께 에반게리온이 쏘는 총의 탄피가 자동차 하나를 박살내는 장면들을 보면 이 애니가 액션의 거대함과 미세함을 잘 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거대한 싸움 뒤에 중학생 시절의 사춘기의 모습도 미끈하게 잘 담고 있습니다. 에반게리온이 단지 큰 액션장면만 있었다면 지루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에반게리온은 사춘기 소년, 소녀의 갈등과 심리묘사를 씨줄로 매카닉 액션의 거대함을 날줄로 삼아서 성기지 않고 꽉 찬 느낌의 액션과 스토리를 담아냅니다. 다만 캐도캐도 알 수 없는 세계관과 사도의 정체나 각 캐릭터들의 출현 이유등 살짝 살짝 보여주기만 할 뿐 그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다 보고 나서도  저건 뭐지? 저건 뭘까? 하는 의문만 가득 남게 됩니다.

시리즈 4편까지 다 보면 어떤 이야기인지 다 알게 될테지만 1편만 보고는 이 거대한 이야기의 퍼즐 한조각만 들고 있는 황량함이 좀 아쉽기는 합니다. 따라서 에반게리온은 4부까지 다 봐야 퍼즐을 다 맞출 수 있기에 1편을 본 사람들은 꼭 4편까지 보개 만드는 힘이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에반게리온의 세계관을 소개한 동영상을 소개했는데요. 그 동영상을 보지 않는다면 영화를 보고나서도 이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인지 모르는 관객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냥 닥치고 봐도 너무 재미있는 것이 에반게리온이죠. 


세컨드 임팩트 이후 서드 임팩트까지를 다루고 있는 파에서는 의문스러운 또 한명의 미소년이 살짝 등장하면서 끝이 납니다.
올 11월에 일본에서 개봉한 에반게리온 : 큐에서 이 소년이 등장하는데 어서 빨리 한국에서도 개봉 했으면 하네요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Q의 6분짜리 영상이 공개 되어 있는데 큐에서도 이들의 빼어난 이야기와 활약이 기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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