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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호빗, 다시 돌아와서 너무 반가웠으나 기대치엔 살짝 모자르다

by 썬도그 2012.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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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지나고보면 그 때가 좋았구나라고 느껴집니다. 인생만 그런 것이 아닌 영화계에도 그런 모습이 있습니다. 90년대 말 2천년대 초는 두 시리즈 영화가 영화팬을 넘어서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했습니다


그 하나는 매트릭스이며 또 하나는 반지의 제왕입니다. 두 영화 모두 가상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나 SF영화였는데요. 영화의 완성도나 재미면에서 최고의 시리즈물이었습니다.  매트릭스는 다시 돌아올 가망이 없지만 반지의 제왕은 스타워즈 처럼 '반지의 제왕'시리즈 이전의 이야기를 담은 호빗을 촬영한다고 해서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나온다 나온다 했던 영화 '호빗'이 드디어 어제 개봉 했습니다. 


반가워요! 간달프, 프로도,엘론드

간달프, 프로도, 아라곤, 레골라스, 피핀, 김리, 메리,엘론드,샘,아르웬 그리고 귀염둥이 골룸 이 이름들이 정말 그리웠습니다. 
영화 호빗에서는  반지의 제왕의 모든 캐릭터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이중에서

간달프, 엘론드, 프로도만이 다시 등장합니다. 프로도는 초반에 빌보 배긴스 삼촌과 몇마디 나누더니 나오지 않습니다
놀라운 것은 프로도의 일라이저 우드는 CG가 아닐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10대 소년의 모습 그대로 다시 등장합니다.

영화는 프로도의 삼촌인 빌보 베긴스가 옛날 옛적으로 시작하는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책에 적으면서 60년 전으로 시작됩니다. 이 영화는 스타워즈 시리즈 처럼 반지의 제왕 시리즈 이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고 주인공은 프로도에서 빌보 배긴스 삼촌으로 바뀌어서 시작됩니다. 


드워프를 난쟁이라고 번역한 변역자의 멱살을 잡고 싶어지다

먼저 화가 난 이야기 부터 해보겠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원작을 읽어보지도 않고 영화의 어떤 정보도 보지 않았습니다. 예고편만 보고 반가워서 봤습니다.

영화는 호빗 마을에 간달프가 찾아오면서 시작됩니다. 간달프는 착하디 착한 배긴스 집에 오더니 문에 표식을 남기고 사라지고 그날 밤 우락부락한 난쟁이들이 무례하게 배긴스 집으로 들어옵니다. 한 명 두 명 오자마자 모든 음식을 꺼내먹습니다. 그렇게 13명의 우락부락한 난쟁이들이 집에 가득차게 됩니다.

그리고 간달프는 배긴스에게 모험을 같이 떠나자고 꼬시지만 좀처럼 잘 넘어가지 않습니다. 배긴스를 간달프가 선택한 이유는 배긴스의 선한 마음씨와 함께 모험을 좋아하는 DNA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또한 호빗 종족의 고유특성인 잠입과 도적질을 할 수 있는 종족이 호빗이기 때문에 호빗을 택했다고 합니다.

이 모험의 끝은 난쟁이 왕국의 예전 땅이었으나 거대한 불뿜는 용인 '스마우그'가 금을 너무 좋아해서 무단으로 점령한 난쟁이 왕국의 영토를 되찾기 위한 3부작 여정입니다.  난쟁이들이 다시 모인 이유는 이 스마우그가 최근에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난쟁이들은 금을 아주 잘 캐고 제련술이 뛰어난 종족인데 그 금을  불용이 냄새를 맡고 몽땅 차지합니다.

영화 초반은 이 난쟁이 종족의 금빛 찬란한 영광을 그리다가 용에 한방에 난쟁이 왕국을 초토화 시키면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전 이해가 안갔습니다. 그 이유는 난쟁이는 뭐고 호빗은 뭘까? 

둘다 키는 비슷해서 다 난쟁이이거나 호빗이라고 불러야 하는데 배긴스는 호빗이라고 하고 다른 13명의 전사는 그냥 난쟁이라고 합니다. 호빗을 난쟁이로 부르는 것이 아닌가? 그건 또 아닙니다. 분명 종족이 좀 달라 보입니다. 뭐지??

영화 시작하고 약 30분이 지나고 알았습니다. 오크가 난쟁이를 죽여라 어쩌고 할때 영어 자막에 드워프라고 나오더군요.
아! 그럼 난쟁이가 드워프구나.. 아! 번역가 장난하나?  어쩐지 수염도 많고 우락부락 한게 드워프가 맞더군요. 드워프라면 반지의 제왕에서 엘프(요정)인 레골라스와 티격태격하는 김리라는 그 캐릭터의 종족이더군요. 

제 기억으로는 반지의 제왕에서는 김리를 난쟁이라고 하지 않고 드워프라고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드워프라는 종족명이 있는데 그걸 난쟁이라고 하다니. 장난 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람? 발번역가 기용했나 봅니다. 인기 온라인 게임인 와우에서도 드워프 종족이 있고 여러모로 이 반지의 제왕의 세계관은 와우의 그것과 싱크로율이 거의 흡사한데요. 그렇다고 정확하게 종족명인 드워프를 사용해야 하는데 드워프라고 하지 않고 난쟁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영화 볼때 난쟁이 종족이 아닌 드워프라고 생각하고 보시면 됩니다. 


13명의 드워프와 1명의 호빗 그리고 1명의 마법사가 떠나는 불용 스마우그 처단 여행기

드워프 왕국이 용 한마리에 쑥대밭이 되고 드워프 왕자인 소린은 오크족과 혈투를 벌이면서 많은 동료를 잃게 됩니다.
그렇게 흩어진 동료들을 다시 모아서 스마우그가 차지하고 있는 자신의 예전 왕국인 에레보르 왕국을 찾기 위해서 13명의 원정대를 꾸리게 됩니다. 그 원정에는 마법사 간달프와 호빗족인 배긴스가 함께 하게 됩니다

배긴스가 필요한 이유는 에레보르 왕국의 뒷문을 따야 하는데 그 문을 찾는데 호빗족이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용은 드워프들의 냄새는 맡을 수 있지만 호빗의 냄새를 맡지 못하기 때문도 있죠. 이렇게 15명의 원정대는 그 에레보르 왕국으로 향하면서 갖은 고초를 당합니다. 오크족과의 전투도 있고 지하에 살고 있는 고블린 종족과도 혈투를 벌입니다.

간달프는 이전 처럼 마법으로 결정적 한방을 날려주는데요. 재미있는 것은 중간계에 마법사가 5명이 있다는 말을 꺼냅니다. 가장 뛰어난 마법사인 백색의 마법사인 사루만과 회색의 마법사 간달프, 그리고 착한 심성에 동물을 사랑하지만 버섯에 취해서 사는 녹색의 마법사가 살짝 나옵니다. 

저는 이 마법사라는 사람들의 어떤 능력이 있는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습니다. 마법을 특별하게 많이 쓰지도 않고 결정적일 때 쓰긴 하지만 어떤 경우에 마법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크족과의 전투에서는 마법사가 다 날려 버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냥 도망가기만 하고요. 아무튼 마법사 3명이 등장하는 모습등은 흥미롭습니다.

엘프족도 나오는데요. 엘프의 여왕 같은 갈라드리엘(케이트 블란쳇 분)와 매트릭스에서 활약하면서 반지의 제왕에서도 출연했던 엘론드도 나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드워프 종족 말고 엘프 종족이 주인공이 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영화는 드워프들의 모험기를 담고 있습니다. 


액션과 CG는 반지의 제왕을 떠올리게 하나 반지의 제왕 보다는 미치지 못하다

반지의 제왕이 완전체였나요? 기대치가 워낙 높다보니 영화 호빗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았습니다. 같은 세계관에 같은 감독과 같은 배우들이 나오기에 기대가 컸지만 반지의 제왕의 그 즐거움에는 살짝 미치지 못합니다

먼저 액션장면이 많이 있습니다만 반지의 제왕 처럼 스케일이 크지 않습니다. 지하에서 싸우는 고블린과의 전투와 들개 같은 것을 타고 전투를 하는 오크족과의 혈투와 용의 불쇼, 특히 거대한 거인들과의 싸움은 흥미로웠지만 반지의 제왕급의 스케일은 아닙니다. 좀 단조롭다고 할까요? 특히 초반에는 캐릭터 소개하느라고 30분 이상을 허비하는데 그 부분이 살짝 지루한 느낌도 있습니다. 

거기에 러닝타임이 무려 2시간 50분으로 긴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지루한 영화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몇몇 장면은 지루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이 지루함에는 이 드워프라는 종족에 대한 흥미없음도 있습니다

드워프는 키가 작은 종족이라서 그런지 액션장면이 화려하지도 않고 반지원정대 처럼 여러 종족이 함께 모여서 여정을 떠나는 것이 아닌 13명의 드워프 전사의 여정이라서 종족의 구성에서도 단조로움이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에서는 인간, 드워프, 엘프, 마법사, 오크, 트롤 등등 다양한 종족이 각자의 특장점을 살리는 액션과 스토리가 짱짱했는데 영화 호빗은 성긴 느낌이 듭니다. 그럼에도 힘을 느끼게 하는 캐릭터가 있는데 바로 드워프 종족이 왕자인 소린입니다.


짙은 눈썹의 부리부리한 눈, 영화에서는 작지만 짱짱하다라고 느끼게 하고 싶었는지 카메라는 하이앵글로 많이 담습니다.
쾌남 소린, 이 영화의 재미 30%는 이 소린의 부리부리한 눈과 용맹함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나라를 잃고 분노에 찬 느낌이 촬촬 넘치는 연기를 참 찰지게 잘 했습니다
그럼에도 종족을 드워프로 설정했기 때문에 느끼는 지루함은 어쩔 수 없습니다. 아라곤이나 엘프 혹은 간달프 같은 마법사가 주인공이 되었으면 또 달라겠지만 드워프가 작은 액션이 크게 흥미롭지는 않더군요. 전투종족 느낌은 나긴 하는데 협동력 말고는 딱히 뛰어난 종족 특성도 없습니다. 


영화 호빗 1편은 차라리 드워프 원정대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할 정도로 드워프에 대한 치중이 너무 많습니다
실질적인 주인공의 호빗 배긴스의 활약도 괜찮긴 합니다. 은신과 도적질의 종족특성을 트롤과의 전투에서 보여주고 착한 심성과 동료애등은 드워프의 마음을 사로잡죠.


전체적으로 보면 이 영화 호빗은 2,3편에 화력을 다 쏟아 낼 것 같습니다. 1편은 맛뵈기 정도라고 할까요? 충분히 더 보여줄 수 있었을텐데라고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좀 아쉽게 끝이 납니다.  대규모 전투씬이 살짝 있지만 좀 감질납니다.

2013년 겨울에 호빗2, 2014년 여름에 호빗3가 나온다고 하니 내년 겨울과 다음 해 여름은 호빗이 극장가를 점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가장 반응이 좋은 캐릭터는 역시 골룸

반지의 제왕이나 호빗에서는 많은 캐릭터가 나오지만 가장 강렬한 관객반응을 끌어내는 캐릭터는 골룸입니다. 너무나 반응이 좋은데요. 영롱한 큰 눈망울을 보면 빨려 들어갈 정도입니다. 골룸도 하나의 종족이 있으면 참 좋으련만 골룸 종족은 없네요(댓글로 골룸은 호빗족이라고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반지의 제왕3에서인가 골룸이 호빗이던 시절이 나오긴 하네요. 이후 영생을 얻었나? 아무튼 호빗족이네요)

골룸은 배긴스와 첫 만남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 첫만남에서 수수께끼 대결을 합니다. 골룸은 약 15분 정도 출연하는데 역시나 욕심많고 탐욕스럽지만 아기같은 천진함도 있는 재미있는 모습을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보여줍니다



반지의 제왕에 비하면 아쉬운 호빗이지만 이만한 영화 만나기도 힘든 요즘


반지의 제왕은 잘 빚어진 서사적인 스토리와 실사와 구분이 안가는 뛰어난CG력으로 많은 팬을 가진 영화입니다. 지금도 10년 만들어진 반지의 제왕 CG력에는 감탄하면서 보게 됩니다. 드워프와 호빗족은 난쟁이 종족인데요. 배우들은 난쟁이가 아니기 때문에 CG등으로 배우들의 키를 줄였습니다. 

볼때마다 참 신기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키를 줄여보이게 했죠. 호빗에서도 이런 CG력이 작렬합니다. 고블린과의 지하 전투씬은 정말 압권입니다. 거대 거인들의 돌맹이 던지기 싸움도 짜릿하고요.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비교 상대는 다크나이트라고 하죠. 마찬가지로 이 영화 호빗의 상대 혹은 비교대상은 반지의 제왕입니다. 따라서 전작에 비한다면 아쉬운 영화지만 영화 자체는 꽤 잘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아직도 드워프들의 낮은 목소리로 부르는 장엄한 합창곡이 귓가에 울리네요. 

이 겨울에 아이들과 함께 볼만한 영화입니다. 다만 러닝타임이 2시가 50분이 아이가 조금 지루해 할 수 있는 점은 살짝 있네요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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