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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기록하고 있는 믹스라이스 본문

사진작가/국내사진작가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기록하고 있는 믹스라이스

썬도그 2012. 11. 26. 12:47



2007년 경 산기슭에 있는 도서관을 가기 위해서 마을버스를 탔습니다. 이 마을버스는 가장 요긴한 마을버스입니다. 구를 관통하는 유일한 마을버스인데 너무나 작아서 항상 불만이었죠. 꼬마 마을버스 때문에 구청직원과 이 블로그에서 으르렁 거렸지만 지금은 제 불만이 해소되었는지 큰 버스가 다닙니다.  뭐 구청직원은 예산이 없기 때문에 이해해달라고 헀고 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요? 라면서 제가 좀 쓴소리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더 차분하게 말했어야 했는데 하는 후회도 있지만 제가 그렇게 강하게 나갔고 그 구청직원을 어떻게든 움직였기 때문에 마을버스가 커진것이 아닌가 하는 꿈보다 해몽식의 해석을 조금은 해봅니다.

각설하고요. 그 작은 꼬마 마을버스를 타고 구립도서관을 주말에 찾아보면 신기하게도 검은 피부의 이주노동자들이 한 두명씩 버스에 올라탑니다. 그러다가 종점이 다가오면 버스안은 이주노동자로 꽉 찹니다. 제가 사는 지역이 서울의 변두리이고 근처에  여전히 공장들이 꽤 있어서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합니다. 그 분들이 주말인지 휴일인지 기억이 안나는 쉬는 날에 한 버스에 몰려 타는데  신기하게도 1호선 독산역에 도착하면 다 내립니다. 한 정류장에서 몰려서 탔다가 몰려서 내리는 것이 아닌 한 정거장에 한 두명씩 타는데요. 1호선 독산역에 내려서는 모두 어디론가 갑니다.

아마, 이슬람교도들이기 때문에 근처에 있는 모스크에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서울이면 이태원 이슬람 모스크가 있잖아요. 이주 노동자를 거리에서 만나거나 대중교통에서 만나면 어떤 느낌이 드세요? 아무 느낌이 없으신가요? 아님 피할려고 하시나요? 혹은 이 먼곳 까지 와서 고생한다면서 측은하게 보시나요?

모르긴 몰라도 좋은 시선을 보내지는 않을 듯 합니다. 아니 앞에서는 아무런 느낌없어하지만 속내는 낮춰보지 않을까요?
같은 동포인 조선족을 보는 시선도 낮게 보는 현실에서 피부색도 말도 잘 안통하는(이주노동자들 생각보다 한국어 잘해요. 간단한 한국어 교육받고 와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시선은 더 낮을 것입니다.

그런데 2년 전 부터 이 이주노동자들도 제가 사는 지역에서 잘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가산디지털단지가 빌딩 숲으로 바뀌고 근처에 있던 공장들이 조금씩 서울 외곽을 넘어서 경기도로 흘러들어가면서 그 분들도 점점 더 안보이게 되더군요.

믹스라이스는 조지은 양철모 두 작가가 만든 문화그룹입니다. 문화그룹?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제가 지금 즉석에서 만들어 봤습니다. 두 분은 부부입니다. 이 믹스라이스는 비빔밥의 영문식 표기인데요. 이 믹스라이스가 수년간 이 이주노동자분들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습니다


사회적 긴장감을 주기 위해 전시를 한다

사진출처 : 믹스라이스 홈페이지 http://mixterminal.net/

믹스라이스는 2005년 서울 외곽인 경기도 마석 가구공단의 이주노동자를 만나게 됩니다. 이주노동자를 만나기는 쉽습니다. 거리에서 자주 볼 수 있죠. 문제는 만나기는 쉬워도 말을 거는 등의 만남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편견 때문이겠죠


사진출처 : 믹스라이스 홈페이지 http://mixterminal.net/

마석은 불법의 공간이자 지도상에 존재하지 않는 공간입니다. 
90년대 초 대성리로 M.T를 가면서 잠시 들린 곳으로만 전 기억하는데 요즘은 가구공단이 들어섰고 라디오 광고에도 나오는데 이 곳의 가구공단은 합법의 공간이 아닙니다.

대부분이 무허가 건물들입니다. 지적도를 보면 온통 논과 밭인데 실제로 가보면 이렇게 무허가 건물들이 있습니다. 
무허가이다보니 건물이 튼튼하지도 노동자들을 배려하는 건물들은 아닙니다. 이 무허가 건물에서 무허가 된 불법 이주노동자들이 노동을 합니다. 


사진출처 : 믹스라이스 홈페이지 http://mixterminal.net/

많은 사람들이 이주노동자를 미워하고 싫어합니다. 
그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뺏어 갔다고 말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열악한 환경에서 박봉에 근무할 수 있다는 각오만 있다면 일자리는 넘치고 넘쳤습니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을 겪고 있잖아요. 고용주 입장에서는 같은 값이면 한국 노동자를 쓰고 싶겠죠. 하지만 그런 한국인은 없습니다. 

또한 우리가 쓰는 가구나 여러가지 제품들의 가격이 쌀 수 있는 이유는 아주 싼 노동력 때문이고 그 싼 노동력은 이주노동자에게서 나옵니다.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가구가 M.D.F입니다. 합판이라고 생각해도 되지만 그 보다 더 독한 재료입니다.
우리가 가공하고 남은 나무 쪼가리들을 갈고 거기에 접착수지를 섞어서 압축해서 만든 제품이 M.D.F입니다. 이 M.D.F가 인기 있는 이유는 표면이 아주 매끄럽기 때문인데요. 이 M.D.F 가구를 만드는 곳이 마석가구단지이고 그곳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제품을 만듭니다. 


사진출처 : 믹스라이스 홈페이지 http://mixterminal.net/

불법 이주노동자이다 보니 법무부에서 단속이 오면 산으로 도망가기도 하죠.
이렇게 불법 건축물에서 불법 이주노동자들이 있는 곳이 마석이고 마석은 불법의 공간입니다. 

이 마석이라는 곳은 애환이 참 많은 곳입니다. 이 곳은 한 영국인이 한센병 환자들을 위한 정착촌을 제공해주었습니다. 1960년대 까지 한센인들은 이 마석에서 닭을 키우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다 지금은 마석가구공단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마석은 서울의 가리봉의 벌집(쪽방)촌이 떠오릅니다. 가리봉동은 소설사 신경숙이 여공시절에 거주한 구로공단의 여공들과 근로자들의 기숙사 같은 역활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80년대 까지만 해도 시골에서 올라온 남동생이나 오빠를 뒷바라지 하는 여공들의 삶의 애환이 있던 곳이죠. 좁은 방에 3명 이상이 자야하는 열악함에 있었는데 이제는 그 벌집촌에 조선족이라는 재중동포들이 거주합니다.

마석은 사회적인 멸시를 당했던 한센인들이 살았고 지금은 이주노동자들이 사네요


사진출처 : 믹스라이스 홈페이지 http://mixterminal.net/

믹스라이스는 이런 이주노동자들과 삶을 공유하면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위 이미지는 접시안테나라는 사진 시리즈입니다. 이주노동자들의 소일꺼리는 고향의 가족과 전화 통화를 하거나 거대한 접시안테나를 달아서 고국의 방송을 위성방송을 통해서 보는 것입니다. 


사진출처 : 믹스라이스 홈페이지 http://mixterminal.net/

우리 한국인도 이주노동자들이었습니다.
하와이에 사탕수수 수확노동자로 갔었고 박정희 정권 때는 독일에 광부와 간호사를 보냈습니다. 
또한 월남전에 군인들을 용병으로 보냈죠.  80년대는 리비아아 사우디등에 노동자를 보냈습니다. 

미국은 어떻고요? 아메리칸 드림만 믿고 훌쩍 미국으로 떠난 한국분들 참 많죠.  특히 미국으로 이주한 한국분들은 인종차별과 많은 멸시를 당했다고 하죠. 그러면 미국인들에게 그렇게 멸시를 당했다면 우리는 그러지 말아야 하지만 우리도 외국에서 온 이주노동자를 멸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심하지 않아서 참 다행이고 그래도 한국인들은 심성이 곱거나 하지만 이게 또 표면적으로만 그러지 속내까지 들어가보면 상당히 선을 긋고 꺼려하고 섞이지 않을려고 하죠.

뭐 같은 한국인도 가난하다고 피하고 조금만 달라도 왕따 시키는데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오죽하겠어요

사진출처 : 믹스라이스 홈페이지 http://mixtermi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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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석가구공단 주변에 쾌속도로가 뚫리면서 개발의 붐이 불고 있는데 한창 부동산 개발 붐이 일었을 때 여기 저기 들 쑤셨다가 최근의 경기침체와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개발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 믹스라이스 홈페이지 http://mixtermi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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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개발 하다가 만 흉물스러운 모습을 많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사진출처 : 믹스라이스 홈페이지 http://mixterminal.net/

우리는 이주노동자를 단 하나의 이미지로만 소비합니다.
외국에서 온 노동자. 가족을 위해서 온 노동자로만 생각하고 끝이죠

그러나 이 노동자 사이에서도 반목과 질투가 있고 이주노동자끼리 착취도 있고 돈의 대한 욕망은 우리와 똑같습니다. 이주노동자 사회도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똑같이 일어나고 있스빈다. 

사진출처 : 믹스라이스 홈페이지 http://mixterminal.net/

이 마석가구공단에서 이주노동자들 끼리 모여서 연극을 했었습니다. 믹스라이스 작가분이 직접 못된 한국인 고용주 역활도 했다고 하는데요. 노동만 하는 것이 아닌 한국어로 된 연극을 하면서 자체 문화생활을 하는 모습이 참 인상 깊네요

마석은 불법의 지역이기도 하지만 노동자들이 마석을 벗어나기도 힘듭니다. 하나의 우물이고 그 안에 이주노동자 개구리들이 삽니다. 한 노동자가 자신을 '바다에 갔다 온 계곡 개구리'라고 하더군요.  이 우물에서 자생적인 문화가 피어납니다


사진출처 : 믹스라이스 홈페이지 http://mixterminal.net/

위 사진은 전화결혼식이라는 사진입니다. 한 이주노동자가 전화결혼식을 하고 난 후 즐거워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믹스라이스가 손에 올려 놓고 다시 촬영 했습니다. 전화결혼식은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두 남녀가 전화로 결혼을 하는 것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에 오기 위해서 브로커에게 8백~1천만원이라는 엄천난 돈을 지급하고 한국에 옵니다. 따라서 그 돈을 갚기 위해서라도 한번 들어오면 수년을 일해야 합니다. 그러다 불법 이주노동이 걸리게 되면 강제 추방 되죠. 그렇기 때문에 결혼을 할 수 없고 전화상으로 고향에 있는 아내와 결혼을 합니다. 

이런 모습은 한국의 이주노동 역사에도 있었습니다. 애니깽이라고 해서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 노동을 하러간 한국인들이 사진만 가지고 여자와 결혼을 하기도 했죠. 

믹스라이스는 이런 이주노동자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고 기록하고 전시를 합니다.
믹스라이스가 전시를 하는 이유는 사회적 긴장감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혹은 알더라도 외면하는 현실을 직시하라고 전시를 합니다.  합법의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는 불법의 세상. 그러나 그 불법에서 나온 혜택을 합법적으로 받고 있는 우리들.  이주노동자를 가쉽거리로 혹은 가볍게 뉴스로만 소비하는 언론과 달리 믹스라이스는 이주노동자의 삶을 밀착 인화 시킵니다. 믹스라이스의 이런 진득하고 오래된 사골국 같은 이야기가 큰 울림으로 다가오네요. 

믹스라이스의 모든 작업과 이야기는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믹스라이스 홈페이지 http://mixtermina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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