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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국내사진작가

영화 돈의 맛에 나온 사진작가 배찬효의 사진

by 썬도그 2012.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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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돈의 맛'에서 백금옥 여사가 사는 저택에는 큰 사진이 하나 걸려 있습니다. 전 그 사진을 보고 어디서 많이 봤던 사진이다 유심히 쳐다 봤습니다. 영국 귀족같은 사람들이 있는 그 사진은  백금옥 여사의 상류층 삶과 일맥상통해 보입니다

배찬효_Existing in Costume Swan Lake_C 프린트_120×153cm_2009

항상 기모노 같은 잠옷 같은 것을 입고 다니면서 일본어를 가끔 날려주는 친일포스를 작렬하시는 아버지의 거대한 재산을 물려 받은 백금옥 여사, 그녀에게는 돈은 많지만 그 돈이 정당하게 번 것이 아니기에 그 돈에 맞는 책임감도 품격과 안품도 없습니다.

귀족이 갖춰야할 사회지도자로써의 책임감과 도덕성은 전혀 없죠. 한마디로 졸부들입니다. 강남의 부자들이 욕을 먹는 이유는 그들이 정정당당하게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아닌 졸부들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자수성가한 사람도 몇 있겠죠. 하지만 대부분은 부동산 광풍이 일어나기 전에 아파트를 샀다가 수배가 넘는 아파트값 상승을 통해 얻은 불로소득들입니다. 

이렇게 평민이 상류층에 근접하는 신분상승이 일어났지만 돈만 상류층이 되었지 머리속은 여전히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속이 상류층이 아니니 상류층이 하고 다니는 귀금속이며 상류층이 즐겨 찾는 곳을 찾으면서 상류층 코스프레를 합니다. 그러면 뭐합니까? 귀족이 뭐 돈만 많다고 귀족이 됩니까? 귀족 수업을 어려서 부터 받아야죠. 이런 졸부 1세대들을 이어서 2세들은 어려서부터 상류층 교육을 받고 자랍니다.  

저는 백금목 여사가 바라보는 그 사진을 유심히 봤고 그 작품이 배찬효 사진작가의 사진작품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대부분의 관객은 그냥 저 멀리 성이 있고 신하들이 한 마님을 모시는 사진으로만 여기고 넘어갔을 것 입니다. 하지만 저 사진에는 놀라운 반전이 있습니다











바로 사진속 마님이 바로 남자라는 것 입니다. 사진작가 배찬효가 직접 출연한 이 사진은 저에게도 조금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저 작가님 왜 저래요? 라는 물음이 바로 튀어 나올 뻔 할 정도로 약간은 거북스러운 모습이었죠. 흔히 개콘에서 남자가 여장을 하는 그런 거북스러움이죠. 

이 사진을 처음본게 2010년 구 서울역사에서 였습니다. 요즘은 망했는지 안하는 것 같은 서울국제사진대전에서 본 사진입니다. 사진작가 배찬효는 영국 유학시절  서양 여자들이 동양 남자에게 갖는 편견에 혼란스러워 했습니다. 

경상도 남자로써의 누리는 권력들은 사라지고 약간은 낮춰보는 듯한 시선을 느끼죠. 솔직히 서양여자들이 동양남자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 일반화된 모습니다. 물론 동양남자와 사귀는 백인 여자들도 있지만 그게 쉽게 관찰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이런 모습을 백인남자들이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런 모습은 흑인에게서도 나옵니다. 타이거 우즈가 백인 아내를 갖고, 몇몇 흑인 유명인들이 백인 아내를 마치 성공의 전리품 정도로 갖추는 모습들을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보통의 흑인남자가 백인여성과 결혼하는 것은 금기시 될 정도로 불쾌한 시선으로 우리는 봅니다.  영화 '정글피버'에서 흑인남자가 백인여자와 사귀는 모습에 당시 얼마나 큰 논란이 있었습니까?  

마찬가지입니다. 동양인이 백인여성을 사귀는 것은 앞에서는 쉬쉬하지만 뒤에서는 수근거리는 엄연한 인종간의 벽이 있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백인이 상류층 흑인과 동양인이 그 아래에 있고 좀 시니컬하게 보자면 동양인이 흑인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뭐 그걸 뭉뚱그려서 유색인종이라고 하죠

배찬효 작가는 이런 편견의 시선에 충격을 받고  백인 여자가 되어보기로 결심합니다. 젠더의 벽을 뛰어넘어 자기가 직접 백인여성이 되어보고 여자가 되어 봅니다. 그의 작품씨리즈인  Existing in Costume1,2는 그런 젠더의 문제와 편견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Existing in Costume Sleeping Beauty_C 프린트_120×153cm_2009



배찬효_Existing in Costume Cinderella_C 프린트_120×153cm_2008


작가는 또한 동화속으로도 뛰어들죠. 서양의 동화를 보면 여성들이 갖추어야 할 모든 것을 담고 있습니다. 긴 생머리와 항상 고분고분하고 내 삶을 개혁시켜줄 백마탄 왕자님을 기다리는 전형적인 수동형 인간으로 그려집니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이런 수동적인 인간을 마치 여자의 삶이라고 생각하고 살고 있지 않을까요?

왜 왕자를 공주가 구출할 수는 없을까요? 공주는 집에서 머리손질이나 거울질만 하다가 백마탄 왕자에 의해 구출되야 행복한 삶일까요?  작가는 이렇게 젠더와 함께 여성성을 만들어가는 동화속에 난입해서 그 구조를 확 바꾸어 버립니다. 

백금옥 여사가 본 사진은 배찬효 작가가 직접 뛰어든 백조의 호수라는 작품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썩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죠. 서양인이 갓을 쓰고 에헴! 하는 이상한 모습과도 같은 모습으로도 비추어질 수 있습니다. 백금옥은 돈으로 상류층이 되었지만 그 여사의 머리는 상류가 아닌 3류였습니다.  상류층 코스튬플레이를 하는 백금옥 여사,  지금도 많은 가짜 상류층들이 상류층 코스튬플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자제들은 해외 슈퍼카를 몰고다니면서 밤거리를 질주 합니다. 그게 상류사회입니까? 삼류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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