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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웃음만 있고 감정의 진폭이 없는 고음불가의 음치클리닉

by 썬도그 2012.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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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시트콤 시리즈는 대히트를 한 시트콤 시리즈입니다. 그러나 이 하이킥! 시리즈도 2011 가을부터 방영해서 2012년 봄에 끝난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전작에 비해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습니다. 주제가 너무 사회적인 이슈나 어두웠다는 것이 아쉽다면 아쉬웠죠. 그나마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박하선' 때문입니다. 

네! 저는 박하선 때문에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을 봤습니다. 
얼굴도 참하고 귀여운 표정도 화난 표정도 귀여웠던 박하선. 이 박하선이 그 인기를 업고 영화의 주연배우가 됩니다.
솔직히 걱정부터 앞서더군요. 박하선은 2009년 '영도다리'와 2011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2011년 '챔프'에 출연 했지만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은 '하이킥!'이죠. 영도다리에서는 주연도 했지만 롯데시네마에서 빵빵하게 밀어주는 대규모 개봉을 하는 영화는 이 영화가 처음입니다. 뭔가 조금은 무게감이 없는 주연 여배우임은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같은 주연배우인 '윤상현'도 영화를 출연한 적은 한 번 있지만 주연배우를 맡는 다는 것은 좀 무리가 있어 보이고 불안 불안 합니다. 그리고 제목. 제목 자체만 봐도 이 영화의 분위기를 대충 알 수 있습니다.

로맨틱 코메디 혹은 코메디 영화일듯 하네요. 큰 관심은 없었지만 박하선이라는 배우가 좋아서 어제 시사회로 감상 했습니다.


짝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노래를 잘 부르고 싶어하는 동주

동주(박하선 분)는 28살 성우입니다. 아동용 애니에서 목소리 연기를 하지만 노래를 못 부르는 음치이기 때문에 노래를 부르는 부분에서 항상 욕을 먹습니다. 이에 열이 받은 동주는 감독에게 대들고는 그 자리에서 직장을 걷어 차 버립니다. 

그리고 백수신세가 되죠. 엄마가 운영하는 '날으는 빈대떡' 집에서 전단지를 붙이는 등으로 용돈을 타 씁니다. 
동주는 고등학교 때 합창부였습니다. 노래를 못하지만 짝사랑 하는 민수(최진혁 분)때문에 합창반에 들죠. 하지만 노래를 못 부르기에 노래는 하지 않고 피아노 반주만 하게 됩니다. 그렇게 짝사랑 하던 민수가 일본으로 훌쩍 떠납니다. 그렇게 민수와의 짝사랑은 끝이 나는 듯 했지만 수년 이 지난 후에 민수가 한국에 들어오자 자리를 마련합니다. 

민수는 '꽃밭에서'라는 노래를 좋아하고 참 잘 부릅니다. 민수 앞에서 멋지게 '꽃밭에서'를 불러보고 싶은 동주는 민수의 환영파티에 합창반 아이들과 함께 나갔다가 허세 때문에 덜컥 합창반 동창의 결혼식 축가 솔로를 부르겠다고 합니다. 10년 넘은 짝사랑 민수 앞에서 멋지게 '꽃밭에서'를 부르고 싶은 동주는 '음치 클리닉' 학원에 다니게 됩니다


용돈도 엄마에게 타서 쓰는 동주는 학생은 50% 할인 해준다는 문구에 교복을 입고 갑니다. 그렇게 동주의 음치 탈출기가 그려집니다. 보통 이런 영화들의 특징은 좌충우돌 하다가 마지막에 찐한 감동 한줄기 흘리고 마무리가 되죠. 코메디이기 때문에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을 누구나다 예상합니다. 그러나 제 예상이 많이 빚나가네요.  생각보다 전형적인 모습에서 많이 벗어납니다. 


뻔하지 않는 스토리 그러나 뻔하지 않을 뿐 스토리 자체에 대한 매력은 크지 않다

보통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보면 음치 치료 강사인 신홍(윤상현 분)과 동주(박하선 분)과의 알콩달콩 로맨틱 코메디 영화로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영화 내용은 사뭇 많이 다릅니다. 자세하게 설명하긴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밝히지 않겠지만 예고편만 보고 판단하는 그런 내용으로 진행 되지 않습니다. 

그 모습이 사뭇 신선하긴 합니다. 저는 스토리의 신선함. 기존의 전형성을 깨는 스토리를 무척 좋아하는데 그런면에서 
'음치클리닉'은 아주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뻔하지 않는 스토리는 또 다른 뻔하지 않는 웃음과 감동을 유발해서 신선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골문 앞에서 슛을 찰 것 처럼 페인트를 사용해서 골기퍼가 넘어졌는데 빈 골대에 공을 넣지 않고 골대를 넘겨버리는 허무함이 있습니다. 감동을 줄만한 포인트가 분명 있었는데 이 영화는 이상하게 그걸 날려버리더군요. 왜 안 담았을까? 당췌 이 영화의 결론은 뭐지? 상당히 갸웃 거리게 됩니다. 주인공이 어떤 좌절을 겪으면서 그 좌절을 노력으로 극복한다든지 아니면 주변에 있는 행복을 잊고 살았구나 식으로 뭔가 주인공의 변화가 있어야 하는데  그 변화가 상당히 느슨합니다.

물론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게 조금은 약해 보이네요. 또한 캐릭터 간의 짜임새가 상당히 엉성합니다. 특히 노래강사인 신홍과 동주라는 두 주인공간의 감정선이 공감대를 많이 이끌어 내지는 못합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빵 하고 터트려야 하는데 다음 장면으로 넘어갑니다.  따라서 이 영화는 감정의 굴곡이 없이 시종일간 웃음으로 시작해서 웃음으로 끝이 납니다. 심지어 박하선이 실연급 절망을 당하는 장면에서도 웃깁니다. 


하지만 박하선의 뛰어난 음치 연기 때문에 계속 웃음을 유발하다

쓴소리를 했으니 단소리도 해야죠. 이 영화는 박하선을 위한 영화입니다. 원래 박하선이 음치라고 하는데요.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에서 음치연기를 아주 상당히 그럴싸하게 잘 합니다. 코믹 연기도 수준급이고요. 역시 하이킥 출신이라서 그런지 능숙한 코믹연기가 아주 돋보이네요. 제2의 김정은 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분히 로맨틱 코메디의 여왕이 될 자질은 충분합니다. 

박하선이 아니였다면 이 영화 집중력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반면 윤상현은 좀 아쉬운 부분이 많네요.  그렇다고 박하선이 아주 연기를 잘 했냐 그건 또 아닙니다. 박하선의 영화속 캐릭터는 하이킥의 그 이미지와 그대로이고 윤상현의 이미지도 아마도 대박난 드라마 '내조의 여왕'에서의 이미지와 비슷할 듯 합니다. 제가 내조의 여왕을 보지 않았지만 노래 잘 부르는 모습은 알고 있거든요. 이 영화는 어찌보면 히트친 두 드라와와 시트콤 속의 배우의 이미지를 그대로 영화로 흡수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면에서 캐릭터의 신선미는 크지 않습니다. 스토리도 뛰어나지 않고 캐릭터의 신선미도 없고 재미없는 영화구나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영화 관객 반응도 좋고 저도 실제로 기분 좋게 웃은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 웃음의 대부분은 박하선 때문인데요. 박하선의 귀여운 이미지를 좋아하는 저 같은 사람 혹은 박하선의 팬들은 이 영화가 상당히 유쾌할 것입니다. 또한 스토리 자체의 재미보다는 애드립성 순간순간 웃음들이 참 많습니다. 줄거리 자체에 대한 웃음이 주가 되면 좋겠지만 
이 영화는 그 스토리 자체나 상황에서 오는 재미와 웃음 보다는 순간 순간 터지는 웃음과 잔웃음이 많습니다. 

큰 카운터펀치는 없지만 쨉으로 툭툭 웃다보니 영화 전체가 재미있게 느껴집니다. 


까메오 대량투하와 대량 웃음

두 주연배우에 대한 믿음성이 떨어져서 일까요? 아님 제작사나 감독의 인맥 때문인가요?
이 영화는 상당히 많은 까메오가 나옵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보다 보니 카메오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습니다.
백청강을 필두로 개콘의 코메디언에 송새벽과 안내상 등등 많은 카메오가 나옵니다. 또한 조연 못지 않게 웃기는 조연들이 포진해 했습니다.

요즘 가장 영화에 많이 출연하는 그래서 보는 영화마다 출연하는 것 같은 착시현상까지 느껴지게 하는 박철민은 이 영화에서도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씬 스틸러 답게 특유의 입담으로 관객을 쥐락펴락 합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가장 절 웃게 했던 것은 박하선 다음으로  동주와 28살 동갑인 주부로 나온 여자 조연배우에 빵빵 터지더군요. 포털 영화 정보란에는 아예 소개도 되어 있지 않은데요. 여자 송새벽같이 능글맞은 혹은 천연덕스런 연기가 참 대단히 좋더군요. 

반면 몇몇 조연들은 자기 캐릭터에만 충실하다 보니 큰 재미는 없습니다. 


짜임새와 스토리는 좋지 않지만 깊게 생각하지 않고 본다면 생각보다 재미있는 영화 음치클리닉

이 영화의 단점은 꽤 많습니다. 스토리의 짜임새도 캐릭터간의 연결의 느슨함도 있고 무슨 메세지를 전달할려는 것인지 모를정도로 연출도 좋지 않습니다. 감독 김진영의 필모그래피를 찾아보니 '위험한 상견례' 말고는 히트한 영화가 없네요. 

제가 주저했던 이유는 감독 때문이기도 했는데 전작인 '위험한 상견례'를 너무 재미있게 봐서 2연속 홈런을 치지 않을까 해서 봤는데. '위험한 상견례' 정도는 아니고 그보다 살짝 모자랍니다. 

영화의 틀이나 여러가지 구성적인 요소를 보면 틈이 많은 영화지만 이 영화 주말에 볼 영화 없으면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이런 분석적인 글 보다는 직접 보면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웃음이 나옵니다. 웃기면 됐지 뭘 그리 따지고 보니? 라고 묻는 사람들이 많죠. 그런 분들에게는 괜찮은 영화입니다. 워낙 기대치가 낮아서인지 아니면 바로 전에 본 '자칼이 온다'라는 영화를 보다가 그 보다 더 재미있고 웃기는 영화를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재미있게 봤고 관객 반응도도 좋았습니다.

대부분 만족하던데요. 
킬링타임용으로는 괜찮은 영화입니다. 한 150만에서 200만 정도의 중박을 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29일 개봉인데 예술영화까지 포함해서 무려 16편이 동시에 개봉합니다. 그 풍파에 순항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개봉한 코메디 영화 혹은 가벼운 영화가 거의 없기에 생각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보여지네요. 요즘 영화들은 개봉 타이밍만 잘 맞아도 크게 성공하더라고요. 

주말에 볼만한 영화가 없고 가볍게 머리 식히고 싶으시면 볼만한 영화 '음치클리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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