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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용의자 X(한국) vs 용의자X의 헌신(일본)의 닮은 점 다른 점을 비교하다

by 썬도그 2012.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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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인구가 많기도 하고 장인정신이라고 하죠. 아버지가 하는 일을 대학나온 자식이 이어받아서 가업으로 삼는 문화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일본을 보면 장르문학이나 장르영화가 발달 했습니다. 우리는 대중성을 위해서인지 많은 장르 영화나 드라마들이 멜로적인 요소를 약방의 감초 혹은 보험식으로 넣습니다. 

일본의 추리소설 '용의자X의 헌신'은 베스트셀러입니다. 이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일 양국에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인 이 소설은 국내에서도 빅히트를 쳤는데 일본에서의 히트는 그렇다고 치고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모습에 좀 의아해 하는 표정들도 있었습니다. 책 내용이 한국과는 사뭇 다른 설정이기 때문이죠. 왜냐하면 일본은 리니지를 해도 밥을 먹어도 술을 먹어도 혼자 먹고 혼자 보고 혼자 노는 모습이 많은데 반해 한국은 뭐든지 모여서 할려고 하잖아요

모여서 게임을 하고 모여서 밥을 먹고 혼자서는 죽어도 영화관 못가는 모습이 강한데 이런 한일 양국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개인주의를 넘어서 원자화 된 주인공을 다룬 이 소설이 한국에서도 큰 공감대를 불러 일으켜서 한국도 일본 처럼 혼자 하는 문화가 정착이 되었나? 의문부호가 생겼습니다

이 원작소설이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이번 주 화요일에 오늘 개봉한 '용의자X'를 봤습니다.
그리고 GV(관객과의 대화)에서 원작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더군요. 아무래도 원작을 읽고 본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전 보지 못했습니다. 원작 소설도 일본판 영화도 보지 못했고 그 궁금증에서 집에 오자마자 SD급 저질 화질의 '용의자X의 헌신'을 2천원을 주고 다운 받아서 봤습니다. 

다음에서 다운 받아서 봤는데 무슨 80년도 영화도 아니고 2008년 도 영화인데 화질이 SD급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조악한 화질에 화가 날 정도 였습니다. 이런 저질의 영화 올려놓고 2천원 씩 받는 모습에 굿 다운로더 때리치고 싶을 정도네요. 아무튼 드러운 화질을 꾸역꾸역 참고 봤습니다. 

한국과 일본판 영화가 많은 부분이 비슷하면서도 많이 다르네요. 그 차이점을 소개하겠습니다. 



용의자X의 헌신은 물리학자와 수학자의 심리대결과 머리 싸움이 주된 재미

일본영화는 원작에 충실한 영화라고 합니다. 소설을 읽지 않아서요
용의자X의 헌신의 주된 재미는 물리학자인 갈릴레오 교수와 고등학교 수학교사인 이시가미의 머리싸움이 주된 재미입니다. 

둘은 대학 동창인데요. 둘다 머리가 뛰어난 수재들 입니다. 이시가미 교사는 사건을 미궁에 빠트리거나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드는 문제는 만드는 쪽이고 그걸 경찰과 함께 물리학자인 갈릴레오 물리학교수가 풀어가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두 수재 둘이서 버리는 심리게임과 퍼즐 게임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멜로적인 요소가 나오죠. 일본영화는 멜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초점은 두 동창간의 머리 싸움이죠


용의자X에는 물리학자가 사라지고 멜로적인 요소가 강한 영화

방은진 감독의 '용의자X'는 한 인물이 지워졌습니다. 갈릴레오 교수라고 하는 물리학과 교수가 사라졌습니다. 대신 원작에서 별 의미가 없거나 메신저 역할만 하는 형사에게 물리학자의 추리력까지 심어 넣습니다


그 역할을 민범(조진웅 분)이 맡게 되는데요. 확실히 일본판 영화를 봐서 그런지 형사 혼자서 추리를 하고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이 좀 부드럽거나 매끄럽지는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 형사가 천재인지는 모르겠지만 직감적으로 살해 당한 사람의 부인을 의심하고 알리바이까지 완벽하지만 의심의 끈을 놓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의심이 논리성 보다는 직감에 의존합니다. 물리학자가 직감 보다는 논리성을 따지는데 반해 형사 민범은 논리적인 면도 있지만 직감으로 의심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이 부분은 일본판이 더 좋습니다. 추리를 하고 추리를 풀어가는 과정의 짜릿함은 카 체이싱이나 추격신은 없지만 상당히 긴박감 있게 그려집니다.

하지만 용의자X의 민범은 어리숙한 형사 같은데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있고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큰 재미는 없습니다. 
물론 석고(류승범 분)라는 고등학교 동창이자 고등학교 수학교사의 심리를 잡아내는 장면은 일본 보다는 한국판이 훨씬 좋지만 아무래도 물리학 교수와 수학 교사의 대결구도는 상당히 느슨한 편입니다.

수학교사(류승범 분)과 형사(조진웅 분)이 동창이라는 모습에서는 저런 우연성은 좀 촌스럽지 않나 하는 생각마져 들더군요. 
한국판  용의자X는 이런 추리대결과 수싸움이 일본판 보다는 약합니다. 대신에 멜로적인 요소가 아주 강해졌습니다. 일본판이 멜로가 가미된 추리물이라고 느껴진다면 한국판 용의자X는 추리를 가미한 멜로물 같았습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눈물 흘릴 분들 많을 거예요


투박한 일본 용의자X의 헌신과 세련된 한국의 용의자X

일본의 용의자X의 헌신은 전체적으로 영화 자체가 세련되지 못하고 일본 드라마가 아닐까 할 정도로 투박하고 거칩니다. 배우들의 연기들은 괜찮습니다. 주연배우인 수학교사 역할은 류승범 보다는 일본배우가 더 이미지상 어울리더군요. 아무래도 류승범은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어서 검사역도 하고 깡패역도 하는 등 다양한 인물을 연기하다 보니 영화 초반에는 오타쿠(?)스러운 주인공과 잘 매치가 안 되더군요.

하지만 일본 배우는 선입견이 없어서 그런지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여자배우는 한국의 이요원이 훨씬 좋고 감정이입도 쉽게 됩니다.
일본판 보면서 실소를 했던 것은 자꾸 상당한 미인이라고 하는데 저에게는 미인이 아니였습니다. 위 이미지속의 여주인공이 예쁜가요? 사람마다 미의 가치는 다르겠지만 전 저 옆집 아줌마 보다는 여형사로 나오는 배우가 더 예뻐 보이던데요.

아무튼 둘다 이요원 보다는 못합니다. 이 한국판 용의자X는 이요원의 역할이 상당히 강화되었고 사건의 큰 중심에 계속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오해가 있어서 추가해서 넣습니다. 제가 이요원을 좋다고 본 것은 이요원의 연기가 일본 배우보다 좋다고 한 것이 아닌 외모적인 부분과 역할 부분에 국한 된 것입니다. 따라서 연기력이 일본 여배우가 딸린다는 말은 아니예요. 다만 외모적인 부분과 역할의 크기 부분이고요. 또한 이요원의 외모는 각자 외모에 대한 기준이 다르기에 제가 좋다고 하는 것이 일반화 할 수는 없고 이 부분은 각자의 느낌과 취향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또한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외모이기도 하지만 미스테리한 여인의 모습도 보여주죠. 한국판은 전체적으로 세련된 느낌이 강합니다. 미장센도 꼼꼼하고 캐릭터 설정을 위한 미술도 꽤 좋습니다. 또한 좀 더 구체적이고 친절한 시선을 보여줍니다 화면구성도 예쁜 장면도 많고요.

반면 일본판은 투박스럽기만 합니다. 한국판이 여자주인공과 남자주인공(수학교사)의 멜로에 치중하다보니 생기는 차이라고 볼수도 있을 것입니다. 일본판은 로멘스 영화라기 보다는 버디 무비? 혹은 형사물 같다고 할까요?


추리물인 일본 용의자X의 헌신이냐. 진한 멜로물 같은 용의자X냐 선택은 관객의 몫

두 영화 모두 재미있습니다. 취향에 따라서 고르시면 됩니다. 추리적인 요소가 좀 더 강하고 원작에 가까운 용의자X의 헌신이냐. 물리학자를 지우고 멜로적인 요소를 강화시킨 용의자X냐. 선택은 관객의 몫이겠죠.

감독도 밝혔지만 용의자X는 원작을 읽은 분들에게 보다 편한 영화이고 색다른 재미일 것입니다. 원작 소설의 두번 째 재미를 첫번째 재미로 만든 영화라고 할까요? 따라서 원작을 안 본 분들에게는 이 용의자X가 생각보다 추리적인 요소나 긴장감이 없는 모습에 조금은 당황할 수 도 있습니다. 대신에 진한 멜로가 마지막에 흐르죠.

이제는 원작 소설까지 읽어보고 싶어 지네요.  용의자X의 헌신이나 용의자X나 원자화되어가는 세상의 한 단면을 서글프게 담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사랑이라는 감정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을 위한 세레라데라고 할까요?. 아니면 점점 개인화 되어가는 우리의 뒷모습을 담은 영화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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