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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 순진했죠. 
멀티플렉스관인 CGV가 한국에 처음 들어올때가 90년대 중 후반이었습니다. 
그 전의 영화관풍경이란 서울극장을 빼고는 대부분이 단관개봉관이었습니다.  즉 1개의 영화만을 하루종일 트는 스크린이 단 한 개인 곳이 대부분이었고 대부분의 영화관이 서울 중심인 종로구에 몰려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개봉 영화 한편을 볼려면 옷 차려입고 짧은 여행을 다녀오는 느낌이었습니다. 뭐 지금은 동네마다 멀티플렉스관이 생겨서 슬리퍼 끌고 영화를 보고 와도 될 정도로 집 근처에 영화관이 많아졌습니다.

멀티플렉스관을 좋아한 이유는 스크린이 보통 8개 이상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8개의 영화를 골라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순진했고 돈을 너무 무시했더군요

괴물을 상영할 때 보니 8개관중 5개관에서 괴물을 30분 마다 출발 시키더군요. 괴물을 볼려면 길어도 30분만 기다리면 다른 스크린에서 괴물을 상영하니 괴물은 보기 정말 편했습니다. 이렇게 8개관에서 대박난 혹은 인기 영화를 4개관 이상에서 상영하는 모습을 보면서 돈의 무서움을 알았습니다.

반대로 인기 없는 영화는 영화 개봉하자마자 퐁당퐁당 상영을 합니다.
퐁당퐁당 상영이란 하루에 보통 오전 9시 부터 저녁 11시까지 8번의 상영시간을 지키지 않고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그리고 심야 시간에 한번등 같은 상영관이지만 하루에 두 개의 영화를 교차로 상영하는 것을 퐁당퐁당이라고 합니다.


퐁당퐁당에 큰 소리로 꾸짖은 김기덕 감독

김기덕 감독은 일관되게 이 거대자본의 농락을 비판 했습니다.  2006년 영화 '시간'을 상영하면서 예술영화 감독의 비애를 공개석상에서 토로했습니다. 그 주된 내용은 거대 자본에 의해서 상영관 숫자는 많아졌지만 재미있는 상업영화만 상영횟수가 늘었지 김기덕 감독이 만드는 영화 처럼 대중성보다는 예술성이 높은 영화는 제대로 상영관을 찾지도 못한다고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당시 히트한 영화 괴물을 빗대면서 "괴물은 한국영화 수준과 한국관객의 수준이 만난 영화"라고 아주 쓴소리를 했고 이 말에 많은 대중들은 건방진 감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피에타로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탄 후 기자회견에서도 일전에 했던 독설과 비슷한 독설을 했습니다

"도둑들을 비롯해 많은 영화가 하루 1천회 이상 상영되고 있다. 점유율 40% 이상인 영화(피에타)는 상도의상 스크린을 늘려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 다른 영화는 15% 미만인데도 1천만 기록을 내기 우해서 극장에서 버티고 있다. 그게 도둑들이다" 라고 했습니다. 

이 말에 몇몇 네티즌들은 상 받은게 뭐 대단한 것이라며 김기덕 감독의 독설에 기고만장한 감독이라고 받아치더군요.
하지만 이런 독설에 전 크게 공감합니다. 김기덕 감독이니까 할 수 있지 어떤 영화감독이 당당하게 나서서 교차상영의 폐해를 질타할까요?


퐁당퐁당(교차상영)은 거대 자본의 농락이다

모든 영화는 상영을 목적으로 제작을 하고 수익을 내기 위해서 상영을 합니다. 물론 실험영화나 국가에서 지원하는 자본으로 제작한 예술영화는 흥행성적에 관계없고 상영도 예술영화관에서만 해도 됩니다. 하지만 그런 몇몇 영화만 제외하고는 흥행을 목적으로 영화를 제작합니다. 

2009년 조재현 주연의 영화 '집행자'는 영화진흥위원회로 부터 3억 원의 돈을 투자 받아서 제작한 영화입니다. 
개봉 첫 주 247개 스크린에서 2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을만큼 쾌 인기가 높았던 영화입니다. 인기가 높았다는 증거로 삼는 스크린 대비 좌석 점유율 1위를 한 작품이죠. 

그러나 바로 이 영화는 교차상영이라는 퐁당퐁당질을 당합니다.
좌석 점유율이라는 것이 뭔가요? 한 스크린에 관객이 얼마나 빼곡하게 앉아서 보냐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1천석 규모의 스크린에 관객이 100명이 온 것과 100석 규모의 스크린에서 관객이 100명 온것은 관객숫자로만 보면 똑 같습니다. 하지만 100석 규모의 스크린에 상영하는 영화가 더 인기가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1천석 규모의 스크린은 텅텅빈 스크린이고 100석 규모의 스크린은 만석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좌석점유율이 높은 영화는 점점 스크린을 늘려주는게 상도덕이고 자본입니다. 그러나 웃기게도 한국은 저예산 영화면 인기가 있던 없던 첫주만 제대로 상영하고 다음 주 부터는 교차상영을 하다가 그 다음 주에는 멀티플렉스관에서 내려지고 변두리에서나 볼 수 있습니다. 


피에타는 개봉 하자 마자 퐁당퐁당질을 당했다

좀 딴 소리를 할께요
피에타가 상을 타니까 영화 평정을 10점 만점을 날리는 분들이 꽤 많은데요. 솔직히 피에타가 10점 만점 짜리는 아닙니다.
뭐 호들갑이야 그렇다고 치고 넘어가죠

전 이 피에타를 개봉 당일 저녁에 봤습니다. 다행히도 집 근처에서 상영했는데 상영시간표를 보니 퐁당퐁당 이더군요

오전에 1번, 오후에 1번, 저녁 8시에 1번 이렇게 총 3번만 상영하더군요.
저녁 8시에 들어간 상영관에는 약 50명의 관객이 있었습니다. 주로 혼자 오신 분들이 많더군요.
영화는 제 블로그에 격정을 쏟을 만큼 좋았습니다. 아직도 여운이 많이 남네요.
세계적인 거장의 영화라도 대중성이 없으면 개봉하자 마자 교차상영하는게 현실입니다.

김기덕 감독은 어제 인터뷰에서 2개관을 달라는 것이 아닌 적어도 1개의 스크린에서만이라도 교차상영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읍소 했습니다. 배우 조민수도 교차상영질에 화가 나 있었고요.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시겠죠. 인기 없는 영화 교차상영은 당연한거 아닌가?

9월 10일 현재 피에타는 본 레거시, 공모자들을 이어서 당당히 흥행 3위에 올랐습니다. 물론 이 순위는 베니스 황금사자상 수상이후에 많이 오른 순위죠. 이전에는 7위 정도였는데 지금은 당당히 3위에 올랐습니다.  익스펜더블2 보다 관객 숫자가 많습니다. 



하지만 좌석점유율은 27.5%로 1위입니다.  즉 1,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스크린에 관객이 275명이 앉아서 본다는 것입니다.
반면 한국 흥행신기록을 다시 쓰고 있는 도둑들은 좌석점유율이 10.8%입니다. 그런데 도둑들은 상영관 숫자가 1,021개이고 피에타는 765개관입니다보통 인기가 많은 영화가 상영관 숫자가 더 많아야 하지만 끝물인 도둑들은 관객점유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신기록을 꼭 세워야 한다는 당위성이라도 있는지 수익이 나지 않아도 스크린 숫자를 꾸준하게 1천개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피에타의 저 상영관 숫자도 베니스 상 수상 이후에 늘었고 관객점유율도 크게 늘었습니다. 만약 피에타가 아무런 상도 타지 못했다면 저렇게 까지 인기가 오를 수가 없었겠죠.  한편으로는 대중성이 뛰어나지도 않는데 큰 상 받았다고 하니까 호기심으로 보는 분들도 꽤 있을 것입니다. 제가 영화를 두 번 봤지만 관객 반응을 딱 두 부류입니다. 

너무 깊은 여운을 가지는 분과  뭐 이딴 찝찝한 영화가 다 있냐.. 호오가 아주 극명한 영화죠. 중간은 없습니다. 좋거나 싫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해외에서 큰 영화제 수상을 했어도 퐁당퐁당질을 당하는데 다른 예술 혹은 저예산 혹은 독립영화들의 대우는 말 안해도 뻔 합니다. (그나마 관객이 늘면서 퐁당퐁당질도 많이 줄었습니다)


퐁당퐁당 상영의  피해는 관객에게 돌아온다

많은 분들이 이런 퐁당퐁당질을 당연한 것으로 여깁니다. 그러나 그 퐁당퐁당질의 피햬는 고스란히 관객에게 옵니다. 
솔직히 요즘 1백만 2백만 든 영화중에서 짜릿하거나 대박이라고 외칠만한 영화가 몇개나 있습니까?

이웃사람, 공모자들, 연가시 같은 영화들 특히 투사부일체 영화가 대박이라고 할 만한 영화입니까?
그냥 그런 영화라고 느끼죠. 그러나 흥행은 못해도 1백만 많으면 5백만 까지도 갑니다. 연가시 본 사람들 치고 재미있다고 꼭 보라고 하는 사람 못 봤습니다. 그러나 흥행에는 크게 성공했죠. 

이렇게 그냥 그런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는 스크린 점유율입니다.
일단 스크린을 꽉 잡아놓으면 주말에 데이트 하러 온 관객들은 볼 영화가 없어서 예고편도 제데로 챙기지 않고 보기 편한 (가까운 상영시간)의 영화중에 잘 나가는 영화를 고릅니다.

이렇게 거대 자본이 관객들의 선택권을 쥐고 있으니 관객은 자신의 취향이나 성향에 맞춰서 보는 것이 아닌 그냥 있는 것 보게 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어떤 식당에 갔는데 나는 돈가스가 먹고 싶은데 그 가게에는 돈가스가 없습니다. 무조건 볶음밥과 라면 밖에 없다고 하면 우리는 그냥 볶음밥을 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스크린 점유율을 배급사가 크게 올려 놓으면 큰 재미가 없는 영화도 기본으로 1백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습니다.  물론 2주차 3주차 되면 입소문이 나서 재미없다고 소문나면 빠르게 상영관숫자가 내려가겠지만 요즘 영화 대부분이 개봉 첫주에 관개을 몽창 뽑아내기에 기본적으로 1백만명은 나옵니다.

또한 아주 재미없지 않고 그냥 그런대로 괜찮다고 하면 3백만 명은 가쁜하게 넘습니다. 
솔직히 도둑들이라는 영화가 1천만을 넘을 정도의 재미는 있지 않습니다. 경쟁영화가 없다보니 독주한 것도 있죠. 
거기에 지금도 좌석점유율 10%라서 상영할수록 영화관에서는 적자이지만 계속 틀어되는 것도  한국영화 흥행 신기록을 세우기 위한 후덕한 지원도 한 몫할 것입니다.

이렇게 한 영화가 스크린 반 이상을 점유하게 되면 관객은 다양한 영화를 접할 수 없습니다. 내가 꼭 보고 싶은 영화는 개봉도 안되거나 개봉해도 서울의 몇몇 예술 영화관에서 그것도 교차상영으로 상영됩니다. 요즘 일본 영화 멀티플렉스관에서 개봉한 영화 거의 못 봤죠. 상영해봐야 일본 애니나 좀 상영하지 대부분의 일본 영화는 예술영화관에서 1,2년이 지나서 개봉합니다.

프랑스 영화는 또 어떤가요?
이제는 허리우드나 한국 영화 말고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가 점점 사라지고 관객은 무조건 한국영화와 미국영화만 보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선택권은 관객이 아닌 배급사에 좌지우지 하게 되었죠. 이런게 보기 좋습니까?
내가 내 돈 내고 영화를 보고 내가 영화를 선택하는 주체인데 지금은 내가 영화를 고르는것이 아닌 영화관이 배급사가 관객을 고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저 같이 조용하고 잔잔하면서도 사려할 것이 많은 예술영화를 좋아하는 취향을 가진 사람은 영화관에서 배척하고 있습니다.
"너 같은 소수취향자는 꺼져"

이게 요즘 영화관 풍경입니다. 뭐 CGV에서 다양성 영화 어쩌고 하면서 몇몇 스크린을 다양성 영화에 배려하고 있지만 그건 요식행위일 뿐입니다. CGV의 행동을 보면 이 회사가 저예산 영화를 배려하는 마음은 전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 '광해' 상영일을 2주일 앞당긴 이유가 올해 CGV가 투자해서 망한 영화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죠. 덕분에 상영일을 기다리던 작은 영화들이 광해에 밀려 상영일자를 다시 잡게 되었습니다. 원래 광해는 추석 연휴에 맞춰서 상영할 예정이였죠. 그러나 'R2B'가 망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급하게 상영하게 됩니다.

이제는 관객들이 영화를 고르는 시대가 아닌 배급사가 영화관이 당신을 선택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배급사가 관객을 고르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를 살아갈려면 내 영화적 취향는 무시하고 배급사의 취향에 맞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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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yagulog.tistory.com BlogIcon 박상혁 2012.09.12 12:4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퐁당퐁당질이 뭔가했더니
    거대 영화자본의 횡포를 말하는거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