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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 촬영장소로 뜨고 있는 세운상가에서 촬영한 영화들

by 썬도그 2012.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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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키드의 사랑  - 시인 유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지독한 마음의 열병,
나 그때 한여름날의 승냥이처럼 우우거렸네
욕정이 없었다면 생도 없었으리
수음 아니면 절망이겠지, 학교를 저주하며
모든 금지된 것들을 열망하며, 나 이곳을 서성였다네

흠집 많은 중고 제품들의 거리에서
한없이 위안받았네 나 이미, 그때
돌이킬 수 없이 목이 쉰 야외 전축이었기에
올리비아 하세와 진추하, 그 여름의 킬러 또는 별빛
포르노의 여왕 세카, 그리고 비틀즈 해적판을 찾아서
비틀거리며 그 등록 거부한 세상을 찾아서
내 가슴엔 온통 해적들만이 들끓었네
해적들의 애꾸눈이 내게 보이지 않는 길의 노래를 가르쳐주었네

교과서 갈피에 숨겨논 빨간책, 육체의 악마와
사랑에 빠졌지, 각종 공인된 진리는 발가벗은 나신
그캄캄한 허무의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가고 
나 모든 선의 경전이 끝나는 곳에서 악마처럼
착해지고 싶었네, 내가 할 수 있는 짓이란 고작 
이 세계의 좁은 지하실 속에서 안간힘으로 죽음을 유희하는 것,
내일을 향한 설렘이여, 우우
무덤은 너를 군것질하며 줄기차게 삶을 기다리네

내 청춘의 레지스탕스, 지상 위의 난
햇살에 의해 남김없이 저격되었지
세상의 열병이 내 몸 속에 들어와 불을 밝혔네
금지된 生의 집어등이여, 지하의 모든 나를 불러내다오
나는 사유의 야바위꾼, 구멍난 영혼, 흠집 가득한 기억의 육체들을
별빛의 찬란함으로 팡아먹는다네
내 마음의 지하상가는 여전히 승냥이 울음으로 붐비고
나 끝끝내 목이 쉰 야외 전축처럼
해적을 노래부르고 해적의 야꾸눈으로 사랑하리

세운상가는 1968년 불도저라는 별명이 있었던 전 서울시장인 김현옥이 박정의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서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입니다. 지금이야 주상복합이 흔하디 흔하고 수익율이 좋다고 하지만 그 원조는 세운상가였습니다.

하단은 전자, 공구, 조명 상가가 있고 상단은 오피스텔이나 주거지가 있습니다. 이 세운상가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었습니다.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세운상가(현대, 세운, 청계, 대림, 삼풍,풍전,신성,진양상가)를 모두 허물고 그 자리에 '세운 초록띠 공원'을 세울려고 했습니다. 뭐 녹색축을 만든다나 어쩐다나?


대신 주변을 개발해서 거대한 빌딩을 세우고 그 빌딩의 수익으로 공원 조성비를 마련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현대상가를 허물었고 현대상가만 허물고 개발의 삽질은 멈췄습니다. 그 이유는 리만브라더스 사태 이후 불어닥친 부동산 개발 거품붕괴가 가장 큰 역활을 했죠. 현대상가만 허물고 개발은 멈춰섰습니다. 

게다가 문화재청은 종묘 경관을 해친다면서 거대한 빌딩을 세우지 말라고 했죠. 서울시장 박원순은 이 '세운 초록띠 공원'개발 계획을 전면 보류했습니다.


세운상가의 설계자는 한국 건축계의 대부인 '김수근'의 작품입니다. 88올림픽 주 경기장과 국내의 많은 현대식 건물을 설계한 분입니다. 지금 봐도 그 독특한 설계는 인상 깊습니다.


청계천 일대의 이미지는 난잡함입니다. 복잡하고 난잡하고 질서가 없고 복잡하지만 생기있고 에너지가 넘칩니다. 홍콩의 뒷골목 풍경을 서울에서는 청계천에서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이미지가 꼴뵈기 싫다고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런 정리안되고 무질서한 이미지가 가지는 힘을 좋아합니다. 이 곳 마져도 자 정돈되어진다면 청계천의 매력은 사라질 것입니다.

이런 무질서함은 좋은 영화 촬영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청계천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은 어떤 영화들이 있을까요?
요즘 들어 이 청계천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 영화들을 소개합니다


2010년 초능력자

이전의 영화에서도 청계천을 배경으로 촬영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청계천 세운상가 중 현대상가 안에 들어갔을때의 그 묘한 디자인의 건물을 본 이후 영화들을 유심히 보다보면 이 독특한 구조의 실내를 가진 현대상가에서 촬영을 많이 하더군요

그 영화중 하나가 바로 2010년 개봉한 '초능력자'입니다.

이곳은 현대상가와 세운상가를 잇는 오피스텔이 있는 공간입니다. 이런 구조를 가진 건물을 본적이 없습니다. 천장은 유리로 되어 있어 채광이 무척 좋습니다. 낮에도 환하게 볼 수 있고요. 그리고 가운데 긴 직사각형 형태로 뻥 뚫려 있습니다. 영화 '초능력자'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 가운데 빈 곳으로 높은 곳에서 떨어지죠.  이 독특한 구조는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합니다. 

영화 '피에타'에서도 대부업체 사장의 사무실이 있던 곳도 이곳이었습니다.
영화 세트보다 더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곳인데 이런 곳을 허물기보다는 리모델링해서 사용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2012년  도둑들

이렇게 까지 대박이 날줄은 몰랐습니다. 솔직히 도둑들이 1천만 관객을 넘을 정도로 뛰어난 액션오락물은 아닙니다. 그냥 그런 액션물이죠. 물론 재미가 아주 좋습니다만 통쾌함까지는 느끼게 해주지는 않습니다. 뭔가 대단한 것을 봤다는 느낌은 없었지만 이렇다할 적수가 없는 여름 극장가를 휩쓸었네요. 아무래도 쉬운 이야기와 유머코드가 적중한 듯 합니다. 거기에 많은 주연급 배우가 대거 등장하는 것도 있고 각 캐릭터들이 아주 잘 살아 있는 것도 아주 좋았습니다

전 도둑들을 그나마 좋게 평가하는 것은 창의적인 액션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듣도보도못한 외벽 액션씬은 정말 창의적이더군요.  마카오박(김윤석 분)이 오래된 건물의 외벽을 타면서 싸우는 장면은 정말 짜릿하고 압권이었습니다.어디서 저런 생각을 했을까 하면서 감탄하면서 봤네요

이 장면은 한 곳에서 촬영된 곳이 아닙니다. 영화속에서는 부산의 한 건물로 설정이 되었지만 촬영은 서울과 인천의 한 아파트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주요 촬영지는 인천의 한 아파트지만 높은 건물의 부감및 주된 설정은 서울의 대림상가와 진양상가입니다. 


대림상가의 외형입니다. 영화 도둑들에서 마카오박이 타던 그 외벽과 동일하죠. 에어콘 실외기가 드문드문 박혀 있는 모습이 아주 비슷합니다. 

이곳은 신성상가입니다. 이 곳도 비슷한 외형이죠. 실외기아 베란다를 덮는 천막이 이채롭습니다. 




그리고 가장 높이가 높은 진양 꽃 상가입니다. 외벽 액션씬은 여러곳의 이미지를 조합한 이미지입니다. 영화 도둑들에서 실내에서 총격씬을 벌이는데  그 장소는 서울 대림상가입니다. 위에서 말한 영화 초능력자에서도 나왔던 가운데가 뻥 트인 그 건물에서 촬영했습니다.



바로 이 장면에서 대림상가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독특한 구조가 있는 곳은 세운상가 라인 밖에 없거든요





2012년 피에타

다른 액션영화들은 청계천의 독특한 이미지를 차용했지만 영화 '피에타'는 차용을 넘어 청계천을 하나의 거대한 이미지로 담았습니다. 조연급 배경이라고 할까요? 만약 피에타가 다른 곳에서 촬영 했다면 그렇게 날서보이지는 않았을 것 입니다

솔직히 잔혹한 장면이라고 하지만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은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섭게 느껴지는 이유는 청계천 상가들의 쇠를 다루는 이미지들 때문에 더 강력하게 보인 것은 아닐까 하네요


강도가 살던 집도 청계천 대림상가 옆에 있는 건물로 나오고요. 저 꼭대기 층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강도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최근들어 청계천을 직 간접적으로 영화촬영장소로 선택하는 영화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데칼코마니 마냥 비슷비슷한 건물과 세련된 건물만이 가득한 서울에서 낡고 허름하지만 그 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청계천을 많은 영화들이 더 많이 캐스팅 했으면 하네요.  

항상 청계천에 가면 삶의 활력을 느낍니다. 시끄럽고 무질서한 이미지가 새로운 이미지 또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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