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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 도둑들, 2012년 여름 관객의 표를 훔칠만 한 영화

by 썬도그 2012.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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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자는 '오션스 일레븐'을 모방한 영화라고 합니다. 이건 틀린 말입니다. 오션스 일레븐을 배꼈다면 오션스 일레븐은 이탈리아 잡을 배낀 것 입니다.  이런 범죄자들이 은행털이와 같은 큰 한 건을 하기 위해서 각자의 역활 분담을 해서 무엇인가를 훔치고 작전을 성공시키는 영화들을 보통 '하이스트 영화'라고 합니다

하이스트 영화는 하나의 장르입니다. 
오션스 일레븐, 이탈리아 잡 이라는 영화들이 가장 대표적인 영화죠. 그런데 같은 장르를 따라 했다고 배꼈다?
그렇게 따지면 람보 나오고 코만도가 나왔는데 코만도가 람보 배낀 것입니까? 보통 같은 장르 영화를 배꼈다고 하지 않습니다. 물론 소재나 구성이 상당히 유사한 점은 있긴 하지만 이건 한 장르적 특성이기 때문입니다.

하이스트 영화에서 전국의 베타랑 경찰이 모여서 거물급 도둑을 잡는 영화가 나올리 없잖아요?(오! 이거 만들어도 솔깃한데요)
영화 도둑들은 하이스트 영화를 참 잘 만드는 '타짜의 최동훈' 감독이 만든 작품입니다.  최감독은 2004년 보기 드물게 짜임새가 있는 범죄 영화인 '범죄의 재구성'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감독입니다.

범죄의 재구성도 얼핏 보면 하이스트 장르를 어느정도 따라 했는데요. 이 감독이 이번엔 제대로 하이스트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오늘 영화 도둑들을 보고 왔습니다. 포스터만 봐도 보고 싶겠금 만드는 영화가 도둑들입니다

김윤석,이정재,전지현,오달수,김혜수,김수현 등등  모두 한 편의 장편영화의 주인공을 해도 될 사람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뭐 한국의 어벤져스라고 하는 분도 있는 데 그건 좀 오바같긴 하지만 이렇게 많은 주연급 배우를 한 영화에서 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바로 영화 이야기로 둘어가죠
영화는 하이스트 영화 답게 마카오에 있는 300억 짜리 '태야의 눈물'이라는 보석을 훔치기 위해서 한국과 홍콩의 도둑들이 뭉칩니다. 각기 재능들이 달라서 주로 팀 단위로 움직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신하균이 운영하는 미술관을 텁니다. 현락한 와이어액션에 기가막힌 사회공학적 해킹까지 아주 미끈한 영화라는 것을 미리 짐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간간히 유머를 넣어주는 센스까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 


영화는 팹시(김혜수)라는 금고털이범이 출소 후에 팀을 꾸려서 홍콩으로 갑니다. 
거기서 300억자리 보석 탈취 계획을 세운 '마카오 박(김윤석)'을 홍콩 팀과 함께 만납니다.


예니콜(전지현)은 줄타기의 명수입니다. 건물 외벽을 타고 침입하는데 대가입니다.  팹시(김혜수)는 금고털이 전문가이고 마카오박과 뽀빠이는 과거사 때문에 서로 으르렁 거리는 보스 기질이 있습니다. 여기에 예니콜과 호흡이 잘 맞는 잠파노(김수현)가 예니콜의 줄타기를 도와주는 케이블 가이로 나옵니다.


이들은 홍콩에서 만나자마자 서로 으르렁거립니다. 그리고 서로를 의심합니다. 원래 도둑들이란 의심이 많은 족속인가 봅니다. 서로를 견제하고 감시하는데 앞에서는 같은 팀인척 하죠. 300억 짜리 보석을 훔치기에는 위태롭기만 합니다.

하지만 마카오박의 지시에 따라서 척척 작전은 진행되어 갑니다.

그리고 작전을 개시합니다.
이 도둑들은 오션스 일레븐과 여기서 부터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오션스 일레븐은 관객들이 감탄하게 하는 다양한 사기술과 뛰어난 작전을 보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마치 스위스 시계처럼 정교한 작전으로 인해서 감탄사가 연속으로 나옵니다. 

그러나 이 도둑들은 그런면이 좀 약합니다. 작전의 탄탄함은 오션스 일레븐에 비해서 약합니다. 실망이 밀려옵니다. 그 실망은 제가 이 영화에 대한 생각을 오션스 일레븐으로만 맞춰놓고 봤기 때문에 생긱는 실망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300억짜리 보석을 훔치고 헤어지는 영화가 아닌 보석을 훔치는 부분은 전반부에서만 다루어지고 후반부에서는 그 보석을 가지고 도둑들 끼리 쫒고 쫒기는 것이 더 재미가 있습니다

도둑끼리의 수 싸움과 함께 경찰과의 대치상태 그리고 세운상가의 외벽 액션씬은 정말 쾌감을 먹여줄 정도로 짜릿합니다. 
액션은 많지 않습니다. 전반 부에는 액션이라고 해봐야 전지현이 줄타는 것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후반분에서의 세운상가 외벽을 타면서 총격전을 하는 모습은 정말 창의성이 높은 액션입니다.

지금까지 그런 외벽을 무대로 싸우는 액션은 보지 못했습니다. 세운상가의 외벽에 달려 있는 에어콘 환풍기와 베란다등 길지 않지만 지금까지 보지 못한 액션이 나옵니다. 그러나 큰 액션은 없기에 액션을 크게 기대하지는 마십시요. 


도둑들의 재미는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첫번 째는 배우들입니다.
10명의 배우들의 캐릭터가 서로 겹치지 않습니다. 비중도 비슷비슷 합니다. 다만 먼저 탈락하는 캐릭터들이 있긴 하지만 서로 유기적으로 설정된 캐릭터들이 영화의 큰 재미를 줍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많이 들어오는 캐릭터는 바로 전지현이 연기한 예니콜입니다

줄타기가 장기인 예니콜은 딱 전지현이였습니다. 엽기적인 그녀에서의 그 이미지가 다시 부활했습니다. 배우 전지현은 다양한 영화에 출연했지만 배우 박중훈 처럼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지 못하는 스테레오 타입 배우입니다. 명랑한 캐릭터나 아니면 '시월애'에서 처럼 청순한 캐릭터 두 가지만 소화가 가능한데 가장 어울리는 모습은 바로 엽기적인 그녀의 그 명랑한 이미지가 딱 입니다. 

이 도둑들은 그런 전지현의 이미지를 다시 봉인해제 시킴을 넘어서 자유롭게 놀라고 무대를 만들어준 영화입니다. 전지현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관객을 쥐락펴락하고 웃게 만드는게 실로 얼마만인지요. 이 영화에서 가장 관객에게 큰 웃음준 캐릭터가 예니콜입니다. 전지현의 오랜만에 만루에서 홈런을 날렸네요


홍콩배우들의 연기도 무게있고 좋았습니다. 특히 총격씬은 홍콩배우라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비장미가 흐릅니다. 임달화 형님 답더군요


이 영화에는 러브라인이 몇 개 있습니다. 그중 가장 큰 러브라인이 바로 마카오박(김윤석)과 팹시(김혜수)의 러브라인입니다.
어떻게 보면 이 영화 도둑들이 아닌 사랑들이 아닐까 할 정도로 러브라인이 살짝 강하네요. 후반에는 그 모습의 진폭이 커지더니 사랑이야기로 빠집니다.  그 모습이 밉지 않습니다. 오히려 영화 후반에 액션만 나와서 느끼는 지루함을 살짝 달래주네요


이정재도 예전 초기의 이미지가 많이 나오더군요. 사실 요즘 이정재 너무 목소리 깔고 어깨에 힘주고 연기하는 모습만 봐서 식상했습니다. 이정재는 90년대 드라마 '느낌'에서의 그 활달한 이미지가 좋았는데 요즘에는 너무 무게만 잡을려고 하는 모습이 싫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예전 모습이 나옵니다.

가벼운듯 무거운듯 자기 색을 잘 찾아서 연기합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배우가 오달수 입니다. 이 영화에서 예니콜과 함께 가장 큰 웃음을 줍니다. 오달수표 코믹연기는 꼭 극장에서 확인해 보세요


관객 만족도가 상당히 좋습니다. 영화관을 빠져 나가면서 다들 만족감을 표시하더군요
큰 액션은 없습니다. 너무 말이 빨라서 처음에는 소음을 듣는 느낌도 살짝 듭니다. 하지만 보석 강탈 사건 이후 부터가 이 영화의 터버엔진이 작동하며 재미의 속도를 올립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캐릭터들도 겹치지 않고 좋습니다. 액션은 많지 않지만 상당히 창의적입니다. 그리고 이 영화 웃깁니다. 수시로 웃기기에 밝은 기운이 영화관에 가득합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가 재미는 있지만 우울한 느낌의 히어로물이였다면 이 영화는 아주 밝고 경쾌한 여름용 영화입니다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명품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보면 후회 없을 영화입니다. 그리고 제 이 말은 현재 관객동원 1위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여름 방학이 시작된 주말에 아이들 손잡고 봐도 좋을 영화입니다.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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