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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금천구청사, 실용성 없는 통유리 외벽이 골치꺼리가 되다

by 썬도그 2012.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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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공원도 없고 놀이를 할 공간도 거의 없습니다. 금천구는 구민들의 휴식공간이 다른 구에 비해 많이 떨어집니다. 아니 이 서남부 지역이 다 그렇죠. 강남에는 선정릉이나 올림픽 공원등 큰 규모의 공원들이 많지만  구로구 관악구 금천구는 오로지 보라매 공원 하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주말만 되면 멀리 놀러가지 못한 가족들이 금천구청사에서 노는 분들이 많습니다. 금천구청은 금천구청역 앞에 자리 잡고 있고 시설도 좋아서 아이들 물놀이 장소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도서관도 있고 공연장도 있어서 구민들이 애용하는 관공서입니다. 1층에는 책을 배치해서 도서관 역활도 하고 작은 커피숍도 있습니다. 

구청장이 바뀌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공무원들의 성 같다는 느낌이 컸고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도 적었습니다. 


금천구청사는 금천구청과 금천구의회, 금천구 보건소등의 금천구 관공서 시설이 묶여 있고 위 사진에서 처럼 갈지자로 된 경사로가 있어서 각 공공건물을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저 경사로 끝에는 휴게 공간이 있는데 제가 자주 찾는 곳입니다. 자주 찾는 이유는 조망이 무척 좋고 바람도 불어서 오두막 같은 느낌이 납니다. 머리 식힐때나 운동하러 나갔다가 자주 들리는 공간이죠.

그런데 이 경사로에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네요. "파손된 유리가 떨어질 위험이 있으니 출입을 하지 마세요"
화가 났습니다. 제가 화가 난 이유는 파손된 유리 때문에 출입을 금지한다는 저 바리케이트가 1주이상 저렇게 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니! 1주일동안 뭐한거야? 유리 갈아끼는게 그리 힘들어?  전 화가 너무나서 저 바리케이트를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위를 올려다 봤습니다. 금천구청사는 유리외벽을 가진 청사입니다.
오늘 금천구청에 전화를 해서 자초지종을 물어 봤습니다.

금천구청 직원 말로는 외벽을 이루고 있는 유리 하나가 파손되었는데 그걸 갈아끼는게 쉽지 않다고 하네요
얼핏 듣기로는 100톤 짜리 크레인을 동원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긴~~ 한숨이 나왔습니다. 유리외벽 하나 갈아끼는데 100톤짜리 크레인이라니 정말 한심스럽더군요
제가 전화 받은 공무원에게 하는 말은 아니라고 하면서 약간의 하소연을 했습니다

"아 그러길래 겉만 번지르르하지 실용성도 없고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효율 떨어지는 유리벽으로 왜 했데요"

금천구청 공무원분은 연신 죄송하다고 말을 했습니다. 전화받으시는 분이 뭔 잘못이겠습니까? 저런 건물을 뽑아준 사람들이 문제죠.  

금천구청은 1179억을 들여서 만들어진 구청사입니다. 설계는 희림건축이 했습니다.
저는 건축 잘 모릅니다. 디자인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압니다. 실용적이지 못한 디자인은 좋은 디자인이 아니라는 것을요


 

금천구청 건물은 온통 통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멋은 있죠.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서부간선 타기전에 거대한 건물이 보여서 운전자들이 눈길 한번 씩 줄 정도로 멋지죠. 문제는 멋지기만 하다는 것입니다.

위의 예 처럼 유리가 파손되면 유리 갈아 낄려면 크레인 동원해야 합니다. 더 큰 문제는 크레인이 접근 하기 힘든 건물입니다. 지그제그로 된 경사로가 막고 있기 때문이죠.  아니 건축 디자인을 할때 보수에 대한 생각은 안하고 그냥 막 짓나요?

희림건축에게 묻고 싶네요. 통유리 파손되어서 한장 갈아끼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돈도 비싸다면 그게 좋은 건축인지요? 유지보수는 나몰라라 하는 것인가요?


이게 안에서 본 통유리입니다. 저거 한장 파손되면 어덯게 보수합니까? 생각만해도 골치 아프네요.


이런 통유리된 관공서가 또 있습니다. 바로 성남시청사 건물입니다. 거기에 용산구청도 마찬가지고요. 세 구청사의 공통점은 최근에 지어진 관공서이고 모두 호화청사라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고 모두 한나라당 소속의 구청장이 재직하던 시절 완공되었습니다. 

이런 통유리 건물들은 에너지 비효율적인 건물들입니다. 

특히 성남시청사는 에너지 비효율 건물의 아이콘이 될 정도로 여름에는 덮고 겨울에는 춥습니다. 21세기에 이런 비효율적인 일이 자행되는 이유는 겉멋만 들어서이지 않을까요? 멋이 우선이고 효율은 뒷전입니까?

2005년 이후에 지어진 신청사 대부분이 유리외벽 건물입니다. 7개의 청사 중에 4개가 에너지 효율 4등급 이하의 판정을 받았고 그중 하나가 금천구청사입니다. 외국에서는 이런 유리외벽 건물을 지을 경우에 빛은 투과하지만 열은 차단하는 로이 특수코팅유리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로이코팅유리가 비싸다고 공사비 절감을 위해서 일반유리를 쓰고 그런 이유로 여름엔 덮고 겨울엔 춥습니다. 


서울시청 신청사도 통유리죠. 무슨 통유리 걸신병 걸렸는지 통유리로만 지어 올리네요.
그나마 서울시청은 트리플 로이 유리로 시공을 했다고 합니다. 



경사로를 타고 올라오면 이런 공간이 나오고 제가 가끔 그러나 여름에는 자주 찾은 공간입니다. 
이 공간은 휴게 공간인데 구민들은 잘 모릅니다. 주로 공무원들의 흡연장소로 활용되고 있죠.  


이런 넓은 조망이 있어서 사진 찍기에도 좋고 천둥 번개 칠때 사진 찍기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 공간도 휴게공간의로써의 역활은 크지 못합니다. 가운데 쓸데 없는 조형물이 크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 의자가 참 웃깁니다. 의자 밑에 뭔가 달려 있습니다. 전기선이 연결되어 있는데요


밤에는 이렇게 의자 밑에 전등이 들어옵니다. 신기하고 멋있어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이걸 왜 이렇게 설치 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그냥 의자가 여기 있다는 표식 정도 밖에 안됩니다. 더구나 이 곳은 전등이 있는 곳이 아닌데요.. 왜 이렇게 디자인 했는지 이해가 안갑니다. 저 의자에 앉으면 다리만 환한데요 아베크족을 위한 배려인가요?


또 하나의 이해 안가는 디자인은 중앙 계단입니다. 저 계단을 걸어서 지하로 내려갈려면 위 화살표처럼 이리저리 왔다갔다 합니다. 그냥 쭉 내려가게 하면 될텐데 왜 이리저리 움직이게 하나요?

이 금천구청이 예술의 전당 같이 실용보다는 탐미적인 예술공간이라면 어느정도 허용할 수 있지만 관공서 아닙니까? 그럼 가장 먼저 순위에 둬야 하는 것은 실용성입니다. 그러나 실용성과 떨어지는 디자인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물론 경사로를 이용해서 보건소로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디자인등은 좋습니다. 풍수지리 어쩌고 하는 관점도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하지만 통유리 외벽 문제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실용성 떨어지고 오로지 멋을 위한 디자인은 눈쌀을 찌푸리네요.  

저 인공분수도 그렇습니다. 저 공간에 있다보니 구민들이 저 분수대 근처에서 놀지 않습니다. 분수의 물소리만 듣고 있죠. 차라리  금천구청 앞에 있는 거대한 소나무 자리에 분수대를 배치하던지 하죠.


  금청구청사 입구에는 잔디가 깔린 공간이 있는데 이곳은 구민들이 들어가지 못하는 공간입니다. 들어간다고 딱히 뭐라고 하는 것 같지 않지만 조경 목적이라서 쉽게 들어가지 않죠. 이 공간은 차라리 싹 밀고 광장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금천구청은 행사를 주로 금청구청 앞 작은 광장에서 많이 합니다. 이번 여름에도 영화상영을 하는데요

항상 보면 좁은 광장아닌 광장에서 행사를 하다보니 답답한 느낌이 날때가 많습니다. 
뭐 제가 건축에 대해서 문외한이기에 더 뭐라고 할 수 없지만 건축이나 디자인이나 실용적인 디자인이 멋진 디자인이지 멋을 위해서 실용성을 줄인 디자인은 결코 좋은 디자인이 아닙니다.

유리외벽을 한 관공서들이 많이 올라갔던 그 시기를 돌아봐야할 것입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에 한나라당 구청장에 한나라당이 장악한 구의회 시의회가 있던 시기에 어떤 일들을 벌여 놓았는지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부실함은 앞으로 계속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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