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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서울시립미술관 히든 트랙 전시회에는 소소한 즐거움이 있다

by 썬도그 2012.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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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예술이 좋은 이유는 간편하고 단박에 느낌을 팍 줘서 좋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시각예술의 화수분입니다. 양질의 전시회지만 무료로 공개하는 전시회가 꽤 많죠.

꼭 르네상스나 우리에게 인기 많은 인상파나 야수나나 피카소 그림만 비싼 돈내고 볼 필요 없습니다. 무료 전시회도 좋은 양질의 전시회가 많습니다. 솔직히 우리는 인상파 화가들에 너무 탐닉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2012년 6월 19일 부터 8월 26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전시회 SeMA 중간허리 2012 : 히든 트랙 전시회를 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회 히든 트랙은 음반의 그 히든 트랙에서 따온 전시회명입니다. 앨범속에 살짝 들어간 부록 같은 느낌의 히든 트랙을 전시회명으로 따왔네요. 중간허리라는 전시회명은 이 전시회에 참여한 19명의 작가들이 한국 미술계의 중간허리 역활을 하는 50,60대 중견 작가들이기 때문입니다.

50.60대가 중간허리면 60대 이상 나이든 작가들이 헤드 인가요? 예술은 우리의 회사와 달리 경륜이 쌓이면 쌓일수록 그 노하우가 늘어서 젊은 작가들이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갖게 됩니다.  뛰어난 사진작가나 미술가들 중에 나이든 분들이 많은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다만 너무 한쪽으로만 사고가 굳어져서 다양성은 많지 않습니다. 저는 그런 노 작가들 보다는 신진작가의 발랄하고 경쾌함이 좋습니다. 

황인기 작가의 '옛날 옛적 허리우드에서'라는 작품입니다

마치 오래된 유적물 같지만 작품속 주인공은 브린젤리나 커플이네요. 


전체적으로 전시회가 팍 와닿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가볍게 볼만은 하더군요


택배 상자 같이 것을 징가 처럼 쌓아 올린 이 작품은  강홍구 작가의 이사라는 작품입니다. 
예전과 달리 요즘은 포장이사가 보편화 되면서 저렇게 박스로 나르죠. 예전엔 이사를 할때 이사 구경도 하나의 재미였습니다. 이사할 때 그 집 가구나 가전제품이나 책등 어떤 물건들이 있는지 구경하거나 도와주거나 했죠. 

예전엔 누구네 이사한다고 하면 아침에 모여서 면장갑 끼고 하루종일 도와주고 나올때 짜장면이나 고기파티를 했는데 요즘은 그 가격보다 이삿짐센터가 더 싼 시대가 되었습니다. 




평생 죽은듯 살았던 김 주검씨, 죽어서 혀 빼물고 공중부양하다 라는 작품으로 황인기 작가의 작품입니다.
황인기 작가 잘 모르지만 다양한 상상력을 가진 분이시네요. 젊은 작가의 아이디어 같은데 중견작가라니 생각의 유연성이 좋아 보입니다. 



메신저의 메시지라는 육근병 작가의 작품입니다.  폭발하고 폭발하고 폭발하고 폭발하고 폭발은 아름답지만 한편으로는 한 세계를 통째로 날리기도 합니다. 강함은 끌리지만 그 강함에 파괴되는 세상은 서글프죠.  화염이 계속 되는 비디오 작품이네요


한 비닐봉다리가 휴지를 잔뜩 붙인채 저에게 다가옵니다. 순간 놀랐습니다.이거 뭔 봉다리가?  리모콘으로 조정하나? 그것도 아닙니다. 
이 작품은 에어(떠 다니는 생각들)이라는 작품으로 홍성도 작가의 작품입니다.

헬륨가스가 들어간 비닐에 휴지를 붙였네요. 정말 생각이 뜬 구름 같이 떠다니는 모습을 이미지화 했습니다. 뜬 구름 잡기를 하고 싶은 주말입니다. 뜬 구름 보면서  뜬 구름 같은 이야기를 나누는게 어울리는 소소한 주말입니다. 


유일하게 아는 작가인  사진작가 오형근 작가의 작품이 보이네요
오형근 작가는 인물 초상 사진을 참 잘 찍습니다. 그는 인간의 불안을 카메라에 잘 담는 작가입니다

지금 옆에 있는 친구나 가족 혹은 회사 동료를 가만히 있게 하고 약 1분간만 서로 아무말 없이 쳐다 보세요. 그럼 그 사람의 불안이 보입니다. 우리는 무표정을 일상의 얼굴로 알고 살고 있지만 일상의 얼굴이란 바로 불안합니다.  

불안하고 불안함 속에 가끔 편안함을 느끼죠. 집에 늦게 도착해서 아버지에게 혼날까봐 불안하고 출근시간 늦을까봐 불안하고 불안하고 불안에서 스트레스 받고 그 스트레스를 술과 담배로 풀면서 잠시 편안해집니다.

불안한 우리의 얼굴을 참 잘 담는 사진작가입니다. 


또한 경계인들을 잘 담죠. 군인과 민간인의 경계, 소녀와 숙녀와의 경계, 아줌마와 여자의 경계에서 가져오는 불안감
우리는 경계인이 되기 싫어 합니다. 한 무리에 올곧하게 속하고 싶어하지 경계인이 되면 회색분자로 낙인이 찍히기 때문에 싫어하죠.

그러나 사춘기라는 경계를 지나서 회사원의 오춘기라는 경계를 지나서 결혼이라는 경계를 지나서 아빠라는 경계를 지나서 부모라는 경계를 지납니다. 경계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떨림 설레임이 얼굴에 들어나네요. 

저 소녀들은 어떤 불안을 가지고 있을까요?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은  스타클럽이라는 작품입니다. 노상균 작가의 작품인데요.  나이크 클럽 같은 입구가 있네요. 이게 작품? 안을 열ㅇ고 들어가니 





미러볼이 돌아가면서 80년대 히트 디스코곡과 댄스곡들이 흘러 나옵니다. 아하의 노래도 나오던데요. 요즘은 이런 나이트 클럽이나 클럽을 안가지가 10년이 넘어서 요즘도 이런 분위기인지는 모르겠지만 한창 다닐때는 미러볼에 취하고 술에 취했었죠.

전 이런 나이트 클럽 문화와 어울리지도 좋아하지도 않았어요. 
그냥 대화하는게 더 재미있지 몸을 흔드는 것은 정말 재미 없고 잘하지도 못했고요. 

오늘밤도 미러볼이 태양처럼 우리를 밝혀주는 가운데 각종 반짝이는 것들과 함께 부유하는 청춘들이 있겟죠.  20대도 반짝이고 미러볼도 반짝이고 반짝이는 음악 속에서 우리는 잠시 스타가 됩니다. 

스타클럽 별이 촘촘히 박힌 벽면이 반짝입니다. 
오랜만에 옛 추억이 생각나게 하네요

추천하는 전시회는 아닙니다. 딱히 크게 볼만하고 재미있는 작품은 없지만 2.3층에 전시하는 70,80년대 현대미술전과 함께 곁들여서 보면 좋을 듯 하네요. 특히 이 스타클럽은 꼭 들려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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