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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만화원작 영화들의 시작점을 담은 '만화 영화로 보다'

by 썬도그 2012.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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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DMC는 거대한 섬 같습니다. 그냥 뭐랄까 거대함은 가득하지만 속은 텅텅 빈듯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예전에는 공터와 같은 곳이였는데 이제는 거대한 언론사 빌딩들이 들어서고 있습니다. 거기에 수백미터 짜리 수백층 규모의 거대한 빌딩을 짓겠다고 했지만 예상 했던 대로 부동산 경기 침체로 모두 리셋 되었습니다. 서울 속 송도라고 할까요? 송도 신도시 가보면 마치 영화 세트장을 위해서 만든 곳 같습니다. 사람도 많지 않고 건물들만 세것이지 기반시설도 미비하고 차가 적어도 영화 자동차 추격씬 찍기 딱 좋죠. 실제로 영화나 드라마 촬영 많이 합니다.

이 상암동을 가끔 갑니다. 그 이유는 여기서 아주 좋은 영화를 많이 상영하기 때문인데요. '한국 영상자료원'이 상암동에 있기 때문입니다. 상암동 말고 종로나 용산에 있었으면 하는데 교통편이 정말 좋지 않습니다. 매번 갈때 마다 짜증이네요. 그런것 보다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 것이 더 크겠죠. 

영상자료원 건물 1층에는 영화박물관이 있습니다. 한국 영화의 역사를 돌아 볼 수 있는데요. 여기에 작은 전시회인 
'행복한 상상 만화, 영화를 보다가 2012년 4월 20일 부터 10월 21일까지 합니다

전시회라고 하지만 너무나 작은 규모여서 이 전시회로 보러가기엔 좀 무리가 있고 영상자료원과 영화박물관을 함께 보면 시간 낭비는 되지 않을 것 입니다. 

이 전시회는 만화원작의 한국영화를 소개하는 전시회입니다.
만화 원작의 한국 영화를 보게 된게 제 기억으로는 이현세 원작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이장호 감독이 '이장호의 외인구단'으로 만든게 최초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왜 공포의 외인구단이 이장호의 외인구단으로 바뀌었을까 항상 궁금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당시 전두환 정권때는 사전심의제도가 철저했고 공포라는 단어가 국민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준다는 정말 말도 안되는 꼰대리즘으로 인해 이장호의 외인구단으로 순화 되었습니다. 차라리 외인구단으로 하죠. 감독이름이 영화 제목에 들어가는 촌스러움이 어디있습니까?


자 여기서 이장호의 외인구단 뮤직비디오 감상하시죠
지금이야 한국영화가 인기가 많았지만 이 80년대에는 한국영화의 암흑기 였습니다. 허리우드 영화는 수입되면 바로 대박이 났지만 한국영화는 열악한 제작비와 서슬퍼런 검열당국의 꼼꼼한 지시 덕분에 꼴망했었습니다

한국영화라고 해봐야 홀딱 벗는 애마부인 씨리즈 같은 애로영화만 가득했고 중학생이었던 저는 길거리에 나부낀 옷고름을 풀어 해친 누님들이 헤벌레 한 표정들 신나게 봤습니다.  이런 천박스러운 영화들만 가득한 가운데 이 영화 '이장호의 외인구단'은 흥행에 크게 성공했고 스포츠 영화가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줬죠.

사실 이 이장호의 외인구단의 연출은 그닥 그랬습니다. CG가 없던 시절이라서 그런지 야구 경기 하는 모습은 동네 야구 수준이었고 액션도 후질근 했습니다. 하지만 최재성이라는 오혜성과 싱크로율이 상당히 높은 배우와 이보희라는 당시 최고의 미모를 갖춘 여배우 그리고 안성기등의 열연아닌 열연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합니다. 

물론 흥행의 1등공신은 이장호가 아닌 이현세 때문입니다. 원작이 워낙 좋다보니 원작의 후광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작은 공헌을 한 주제가도 한 몫했죠. 뭐 나중에 표절시비 걸려서 좀 아쉽기는 했습니다.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라는 이 저돌적인 가사가 인상 깊었습니다. 이현세 만화의 주인공인 오혜성 혹은 까치는 상당히 강한 캐릭터입니다. 집념이라는 단어가 인간의 형상을 한 듯한 모습이죠. 그 집념과 열정과 저돌적인 모습 때로는 사랑에 맹목적인 모습은 무섭기 까지 합니다. 

저는 공포의 외인구단 읽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블링블링한 만화만 보다가 극강의 이야기, 거기에 사람인지 괴물인지 모를 오혜성의 집념성에 큰 충격을 먹었죠. 실제로 이 공포의 외인구단은 성인도 만화 보게 만든 성인만화의 시초가 됩니다. 

옛 생각이 많이 나네요. 80년대 문화에서 이현세와 허영만 불청객 씨리즈의 고행석을 빼놓을 수 없을 것 입니다
저는 허영만도 고행석도 안봤습니다. 만화방 가면 무조건 이현세것만 보고 이현세만 읽고 집에 왔습니다. 좀처럼 다른 만화가로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지금이야 작화 퀄리티가 그닥 좋다고 할 수 없지만 이현세만의 작화 스타일은 저에게 다른 작가의 진입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까치머리 작화는 정말 탁월 대단합니다. 그런 이현세도 초창기 부터 까치머리가 만들어진게 아닌 수 많은 연습과 문하생 생활을 거쳐서 나온 작화입니다. 

이현세 만화가 좋은 이유는 작화도 작화지만 천상 이야기 꾼이였습니다. 아마게돈과 같은 우주로 나가는 이야기도 있고 
며느리 밥풀꽃에 대한 보고서나 테러리스트나 지옥의 링등 다양한 소재의 만화를 그리는 이야기 꾼입니다

만화책을 정독하게 만든 장본인이죠.  외인구단, 아마게돈(애니메이션 영화), 테러리스트, 지옥의 링, 며느리 밥풀꽃에 대한 보고서등이 영화화 되었습니다.  

이중에 지옥의 링도 꽤 생각납니다. 전 이현세 만화하면 최고로 쳐주는 만화가 '지옥의 링'입니다. 



이현세는 야구만화와 권투 만화를 즐겨 그렸는데요. 야구 만화 제왕과  권투 만화 지옥의 링은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납니다. 특히 지옥의 링의 처절함은 평생 잊지 못할 것 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죽다?  정말 슬픈 만화죠. 이 만화를 원작으로  시나소니로 유명해진 '조상구'가 주연을 한 지옥의 링은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흥행에는 실패합니다.  캐릭터 까치의 롤모델이 이현세씨의 친구인 조상구였고 그런 이유여서 인지 조상구가 주연을 했지만 신인배우고 인지도도 높지 않아서 흥행에 실패합니다. 

이 영화가 재미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지옥의 링' 주제가를 현재는 갑부라고 불리우는 마삼트리오의 큰 형님 이수만이 불렀습니다. '사랑하고 만거야' 이 노래 참 많이 들었습니다. 


이수만이 노래 부르는 모습 찾기 힘들고 이 노래가 그의 대표곡이 아니지만 이 노래 만큼은 참 좋았습니다. 



80년대 만화의 양대산맥은 이현세와 허영만이었습니다. 전 이현세만 봤지만 친구들은 허영만 만화를 좋아하더군요. 요즘 드라마로 방영되는 '각시탈'에 심취한 친구가 있어서 만화방만 가면 각시탈만 읽습니다

허영만도 작화가 뛰어난 작가고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씁니다. 타짜, 식객, 망치, 서유기등 많은 인기 만화가 있습니다. 


이 두 만화가를 알기전에는 길창덕 만화가의 만화를 좋아 했습니다. 로봇찌빠, 둘리 같은 명랑만화들을 주로 봤었습니다. 
순악질 여사가 바로 길창덕 화백의 작품인데요. 김미화씨가 쇼비디오 쟈키에서 '순악질 여사'로 대히트를 시켰죠


둘리는 참 오래가는 캐릭터입니다. 일본에 짱구가 있다면 한국에는 둘리가 있습니다. 둘은 참 장수하는 캐릭터죠. 다만 둘리가 계속 씨리즈를 이어가지 못하고 80년대에서 성장을 멈춘게 아쉽기만 합니다. 

지금이라면 뽀로로 처럼 시즌제로 계속 판올림을 했을텐데요. 당시는 기획력도 자본력도 없어서 성장을 할 수 없었습니다. 

솔직히 이제는 둘리 보단 뽀로로죠. 우리 엄마 아빠들이나 둘리 둘리 찾고 둘리를 강요하는 모습이고요



허영만 만화 중에 비트도 있었죠. 


요즘은 종이만화책을 넘어서 웹툰이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만화를 대여해서 보는 시대가 아닌 웹에서 보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작품이 이끼와 강풀 만화 씨리즈들입니다.




만화가 강철수의 발바리의 추억은 80년대 대 히트작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입고 다니는 얼룩말 무늬의 옷은 당시 크게 유행했던 옷입니다. 무슨 죄수복 같기도 하지만 이 만화가 유행을 만들었죠. 전 읽어보지 못해서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맥가이버 머리에 줄무늬 옷 입고 청바지 청카바라고 하는 청자켓은 80년대 대학생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감성을 좀 영화에 제대로 녹여서 보여주면 어떨까요? 요즘 80,90년대 시절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데 추억팔이라고 하는 폄하도 괜찮으니 좀 더 많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아직도 갈증이 나거든요.

그나저나 저 발바리 때문에 군인이 군바리가 된건가요? 전 군인을 군바리라고 폄하하는 말 정말 싫어하거든요. 나라 지키러 희생하는 사람에게 무슨 폄하입니까? 


흠.. 이런 만화들은 북한삘이 나네요. 

아마게돈도 있었고 남벌도 기억납니다. 남벌을 영화화 했으면 하는데 그게 쉽지 않겠죠
남벌의 내용은 북한과 한국이 손을 잡고 일본을 까부스는 내용인데요 정말 시원 상쾌 통쾌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현실은 한국과 일본이 손을 잡고 북한 까부스는게 더 현실적이 되었네요







허영만 만화 원작의 영화가 각시탈, 비트, 망치, 타짜, 식객, 카멜레온의 시등이 있습니다. 이중에서 타짜와 식객은 흥행에 크게 성공합니다. 타짜는 영화도 재미있지만 3부작이라서 3부작 모두 재미있습니다. 타짜2는 왜 안나올까요. 참 재미있는데요




위 포스터가 다 만화원작 영화였군요. 만화원작 영화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설보다 더 많이 영화로 많이 선보이는 이유는 만화는 만화자체가 영화의 콘티이기 때문에 영화로 만들기 쉽습니다

보통 영화를 만들때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면 그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만화 같은 앵글이며 구도등을 도식화환 콘티를 만듭니다. 그런데 만화는 그 자체가 콘티이죠. 또한 검증 받은 인기 만화는 흥행의 안전장치가 되기도 하고요


영화박물관에서 나와 영상자료원 상영관에서 영화 상영을 기다리는 GV를 마치고 나오는 임권택 감독님을 봤습니다. 여전히 청년 같은 열정이 가득한 분이십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손 댔다 하면 영화제 대박나게 하는 프로그래머의 신 김홍준교수도 뵈었습니다.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 충무로 영화제든 그가 손을 댓다하면 대박이 나는 영화제들이 그의 작품입니다. 하지만 꼰대들이 영화제를 건들기 시작하면 영화제가 망가지는데 부천 판타스틱에서도 충무로 영화제에서도 김홍준 교수를 내보내더니 영화제가 망해가고 망했습니다.

충무로 영화제는 서울을 대표하는 영화제가 될 뻔 했지만 작년은 아예 하지도 않았습니다. 항상 꼰대들이 문제죠. 이 공무원들이 영화제에 감놓아라 대추 놓아라 하면 필망,꼴망합니다

시간되시고 가까운 곳에 사시면 한번 들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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