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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영국 가디언지,기사를 시민과 함께 만드는 오픈 저널리즘을 선보이다

by 썬도그 2012.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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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흥미로운 광고 하나를 봤습니다. 이달의 광고상 금상을 받은 영국 진보 일간지인 가디언지의 오픈 저널리즘에 대한 광고입니다. 

이 광고는 '늑대와 아기돼지 3형제를 패러디'했습니다. 먼저 아기 돼지 3형제가 벽돌집에 살고 있습니다. 벽돌집을 바람으로 날리는데 실패하자 늑대는 굴뚝으로 돼지 집에 난입했고  돼지 3형제는 벽 난로에 끓이고 있던 뜨거운 물에 늑대를 산채로 빠트려 죽입니다. 


돼지 3형제는 경찰에 긴급 체포가 됩니다. 사람들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 돼지들의 정당방위였다는 의견과 그래도 너무 잔혹스러운 행동 아니냐며 여러 의견을 개진합니다. 



이때 늑대가 천식을 앓고 있었다는 제보가 들어옵니다. 늑대가 버스안에서 기침을 하고 천식을 앓고 있던 CCTV가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사건은 반전하게 됩니다. 천식을 앓고 있는 늑대가 돼지들의 집을 바람으로 불어서 쓰러트릴 능력이 아예 없기에 나무집으로 만든 집 조차도 쓰러트리지 않았던 것을 시뮬레이션으로 증명하는 글까지 인터넷에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결국 이 사건은 돼지들이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린 아기돼지 삼형제가 빚을 갚지 못하자 보험금을 노리고 늑대를 죽였다는 이야기로 반전하게 됩니다. 



이렇게 아기돼지 삼형제는 보험금을 노린 살인마로 낙인 찍히게 되는데 인터넷에 이상한 기류가 흐릅니다

그 이상한 기류란 자기도 집을 담보로 대출 받아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기돼지 삼형제의 심정을 이해한다면서 아기돼지 삼형제가 살인을 하게 만든 이유는 금융자본이라고 성토하는 글이 쏟아집니다. 

사람들은 전세계에서 금융자본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를 하고 그 모습을 가디언지가 취재하고 소개합니다

아주 재미있는 내용이죠?
하지만 이건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풍자이기도 합니다. 어떤 사건이 터지면 그 사건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서 여론이 이상한 곳으로 흐를때가 많습니다. 


청와대는 이 사진을 통해서 이명박 대통령의 민생탐방을 강조하고 서민적 이미지를 각인시킬려고 했지만 이 사진이 공개되자 블로거들과 트위터리안 들은 위선적인 이미지를 발견하고 청와대와 대통령을 비판하기 시작합니다


이 사진도 마찬가지죠. 추석을 맞아 청와대 인근 통인시장에 들린 대통령 부부의 사진을 청와대 기자단이 찍어서 올렸지만 오른쪽 끝에 있는 손녀의 옷이 프랑스 명품 옷이라는 것을 발견한 네티즌들은 또 하나의 위선적인 행동이라며 질타를 합니다. 서민 코스프레하는 대통령? 이렇게 요즘은 기사내용과 다르게 역 반응을 일으키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특히 조중동의 기사에 대한 반응이 역반응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아주 많죠. 이렇게 어떤 뉴스가 시작점에서 끝나는 지검까지 한가지의 주제로만 이어지는게 아닌 말꼬리 잡기식으로  럭비공처럼 어떻게 마무리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게 요즘 우리가 뉴스기사를 취하는 태도이자 현실입니다. 

가디언지는 이런 모습을 적극 수용한 '오픈 저널리즘'을 표방했습니다


가디언지의 오픈 저널리즘이란?

영국의 진보일간지 가디언지는 한국의 언론사 처럼 판매부수는 줄고 수익은 계속 주는 기존 언론의 종말위기를 느끼고 새로운 시도를 합니다. 그 새로운 시도란 바로 '오픈 저널리즘'입니다

이 오픈 저널리즘은 매일매일 편집자들이 지면에 올릴 기사들의 계획을 홈페이지에 올립니다. 예고기사라고 할 수 있죠
미리 기사 내용과 취재 기자의 이름을 공개한 후 독자나 네티즌들이 그 기사에 대한 자기의 정보를 트위터나 페이스북 이메일등으로 제공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가디언지는 내일 오전 '지하철 진상녀'라는 글을 올릴 예정이라고 공개합니다. 그러면 그 진상녀를 직접 목격한 사람이나 혹은 목격한 사람을 알거나 혹은 직접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가진 사람들이 그 기자에게 여러방법으로 연락을 취합니다. 이 취합된 시민들의 정보를 기자는 취합을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시민들이 제보한 목격담과 사진,동영상을 취합해서 올립니다.  이렇게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오픈 저널리즘이라고 합니다. 

이런 속보성 말고도 어떤 중대한 사회적 사안에 대해서 미리 예고 기사를 올리고 그 의견을 다양한 방법으로 독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취합된 의견을 바탕으로 기자는 기사를 쓰는데 참고를 합니다. 아주 기발한 발상 아닌가요? 

이런 오픈 저널리즘은 이미 오마이뉴스가 하기도 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오픈 저널리즘은 기자가 아닌 시민기자가 직접 기사를 써서 공개하는 건데요. 이 오마이뉴스 방식이 별로였던 것은 기사 내용의 참신함은 분명 크고 새로운 시각등은 좋으나 어투나 정보 전달력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기사라고 하기 보다는 개인 블로그의 글을 기사라고 하는 것 같은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기자들이 쓰는 기사가 좀 딱딱할지는 몰라도 합축적이고 신뢰성 있는 논리적 구성으로 되어 있는게 많죠.  

하지만 가디언지의 오픈 저널리즘은 기사는 기자가 쓰데 그 기자에게 직접 네티즌들이나 시민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나 의견을 개진 하는 것 입니다.

위 광고 영상은 아기돼지삼형제의 단순과실사로 끝날 수 있었는데 한 네티즌이 늑대가 천식을 앓고 있었다는 것을 우연히 유튜브에서 발견하고 사건은 보험금을 노린 계획범죄로 결론이 내려집니다

그런데 집 담보 대출 때문에 고통 받아서 계획살인을 한 돼지들의 사연이 알려지자 집 담보 대출로 고통받고 있는 전세계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키면서 이상한 방향으로 흐릅니다.  92년 L.A흑인 폭동도 나중에는 재미교포들을 흑인들이 공격하는 이상한 방향으로 흘렀죠

가디언지는 이런 흐름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보도하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오픈 저널리즘'을 선언했습니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처음 시도하는 것이라고 지켜봐야겠지만 국내 언론사도 한번 시도해 봤으면 합니다

예고 기사제를 하고 그 예고 기사제에 대해서 내 의견이나 경험 또는 내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보해서 다음날 활자화 혹은 인터넷 기사로 나온다면 그 자체가 아주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의 언론들은 이런 방식이 아닌 추잡스러운 방식으로 사건을 다룹니다
만약 지하철에서 진상녀가 출현하면  관련 사진을 SNS에 올린 유저의 허락도 없이 그냥 퍼다 씁니다. 그리고 그 밑에 트위터 XXX는 이런 이런 의견을 냈다.  반면 XXX는 이런 반대의견도 냈다 끝..

아주 기자질 하기 쉽죠! 이러니 개나소나 기자한다고 욕먹는게 한국 기자들입니다. 
물론 투철한 기자정신을 가진 소수의 기자들이 있지만 대다수의 기자들은 권력자와 샤부작샤부작 거리고 인턴들은 확인되지도 않는 사건을 자기 멋대로 붙여넣기 해서 인터넷에 올립니다. 이러니 한국언론들이 발전이 없죠.

가디언지의 오픈 저널리즘의 신선함에 약간의 충격을 받았는데 부디 성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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