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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가산디지털단지' 에 대한 장문의 글을 썼습니다.
예상했지만 반응은 좋지 않았습니다. 블로그 글은 짧고 간결할수록 인기가 많습니다. 단 한가지의 주제와 이야기만 담아야지 다방면으로 담으면 지루하고 휠마우스로 쓱쓱 돌려버리죠.  그걸 다 예상하고 썼습니다. 지나가는 과객보다는 가산디지털단지에서 근무하는 10만 근로자를 위한 글이고  60.70,80년대 구로공단이라는 곳에서 근무한 우리들 형 누나들에게 바치는 긴 교향곡 이었습니다.

세상 참 재미있죠. 가리봉동의 현재 이야기를 쓰는데 EBS에서는 명작이라고 말로만 듣던 94년 개봉작 '장미빛 인생' 을 방영하더군요


김홍준 감독을 아시나요?  좀 낯설죠.
그럼 김홍준 교수는 아시나요?  감독 보다는 교수로 더 많이 소개되는 분입니다. 이 김홍준 감독은 
딱 두편의 영화만 만들고 영화감독보다는 영화제 성공의 이름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그가 감독한 94년작이자 데뷰작인 '장미빛 인생'과  96년 '정글스토리' 딱 두편입니다.
정글스토리는 신해철이 영화음악을 맡았고 지금은 대스타가된 그러나 당시에는 3류 밴드였던 윤도현이라는 가수를 주연으로 한 영화였습니다.  몇년전 놀러와에서 화면도 어둡고 영화도 흥행에 실패한 이 '정글스토리'를 약간은 폄하하는 윤도현에 좀 화가 나기도 했는데요. 전 참 좋고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데 주연배우가 그냥 그렇다 식으로 말하니 아쉽고 또 아쉽습니다

화면이 어두운 이유는 이 김홍준 감독이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외친 도그마정신을 표방해서 어떠한 인공조명도 쓰지 않고 줌도 쓰지 않는 자연 그 자체의 영상을 담겠다고 해서 얼굴이 어둡고 화면이 어둡더라도 오로지 자연광으로 담은 건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촬영을 했다는게 좀 아쉽더군요

아무튼 이 두 작품을 감독한 김홍준 감독은 감독 김홍준으로는 상업적으로 망했습니다. 
하지만 영화제 프로그래머로써는 대박을 터트립니다.  현재는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제중 하나인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를 궤도에 올린 것도 김홍준 교수고  고전 영화 재상영 영화제라고 정체성을 찾을 것 갔았던 '충무로 영화제'를 궤도에 올려놓았던 사람도 김홍준 교수입니다. 지금은 자신의 정체성을 분실하고 우왕좌왕하다가 결국은 2011년에는 영화제를 안했던 충무로 영화제,  충무로 영화제가 망한 절대적 이유는 김홍준 교수를 내친 결과이기도 합니다.

전 김홍준 교수를 좋아합니다. 
지금도 새벽 3시부터 5시에 하는 MBC FM영화음악을 팟캐스트로 들으면서 김홍준 교수가 정리해준 70,80년대의 영화들을 곱씹으며 들었습니다.

서두가 참 길었네요. 
다른 감독과 달리 김홍준 교수를 계속 추적한 지난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서 많이 끄적거렸습니다.


이 포스터가 기억납니다. 최명길의 우수어린 표정과 최재성의 강렬한 표정과 포즈.  
이 포스터에 이 영화의 많은 것이 담겨 있습니다. 배우 최명길은 국민배우라는 호칭이 있을 정도로 빼어난 연기력을 갖춘 배우입니다. 지금도 가끔 드라마에 나오지만 예전 최명길은 외모와 연기력을 갖춘 배우였죠

아쉽게도 이 영화 장미빛 인생 이후에 영화에 출연하지 않아서 너무 아쉽지만 언젠가는 다시 스크린에서 뵈었으면 합니다
미리 말씀 드리지만 이 영화 '장미빛 인생'으로 프랑스 낭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94년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민주당 전 의원이자 소설가였던  머리가 하얀 김한길의 아내이기도 하죠

김한길과 최명길의 결혼은 센세이션 했습니다. 대기업 혹은 돈 많은 사업가도 아니고 소설가와 인기 연예인과의 결혼. 당시 큰 화제와 이슈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잉꼬부부로 아주 잘 살고 있습니다. 김한길이 구로 을 국회의원도 했었는데 정치인 김한길도 저는 참 좋았습니다. 다시 정치를 했으면 하는데 그게 쉽지는 않을 것 입니다

영화 '장미빛 인생'은 가리봉동의 한 만화방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미모의 마담(최명길 분)과 그곳에 흘러들어온 깡패 동팔(최재성 분)과 노동운동가 기영(차광수 분)과 아르바이트로 쓴 무협지 때문에 공안기관의 추적을 받는 유진(이지형 분)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87년 4월 13일 부터 서머타임이 있던  5월 11일 까지의 한달간을 담고 있습니다
80년대의 만화방이라는 공간이 아주 중요한데요. 지금은 만화방이 거의 사라지고 그 자리를 PC방이 자리하고 있지만
갈곳 없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만화방이었습니다. 지금도 찾으면 있겠지만 만화방 하면 스트레스를 말끔하게 제거 해주는 청춘들의 해방구였죠.

만화책 읽으면서 먹는 라면, 캬~~~ 지금 생각해도 그 맛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워낙 만화를 편식해서 읽어서 이현세 만화 말고는 읽을려고 조차 안했고 그런 이유로 만화방이 좀 지루했습니다. 친구는 만화를 천천히 천천히 읽고 저는 파파박 읽으니 다 읽고 나면 지루해 했습니다. 80년대 만화방은 불법 비디오 영화를 틀어주기도 했습니다. 국내 개봉도 안된 해외 최신 영화를 틀어주기도 했는데 다이하드2를 미리 본 기억도 나네요.  거기에 심야 영업을 할 수 없던 80년대에 문 걸어 잠그고 새벽 내내 영업을 하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심야영업을 하면서 여관비도 없는 부유하는 청춘들을 품어주던 곳이였습니다.


마담은 억척스러웠습니다. 여자 혼자 만화방 그것도 심야영업까지 하는 만화방을 운영하는게 쉽지는 않죠.
그러나 쌍소리 입에 달고 악다구니로 억척스러운 남자들의 세계를 해처 나갑니다.

여기에 깡패 동팔, 지식인 기영, 선해 보이는 청춘 유진이 함께 생태계를 만들어 갑니다.
셋은 처음에는 서로 서로 아는체도 안하지만 마담을 구심점으로 서로 인사를 학 같이 지내게 됩니다.

장미빛 인생들은 아닌 너더분하고 추격을 당하는 인생들이지만 잠시나마 마담이 운영하는 가리봉동 만화방에서 장미빛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그러나 주변 조폭들이 동팔에게 얻어마자 다른 놈들을 불러서 만화방을 다 때려 부서버리게 되고 이에 화가난 세명의 흑기사는 조폭을 흠짓 패줍니다.    




영화는 가리봉동에서 실제로 촬영을 했고 94년 가리봉동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습니다. 전 예전 영화를 보는 재미중 하나를 그 시절의 그 동네의 모습을 사진이 아닌 영화로 볼때 참 재미있더군요.  영화 '바보선언'에서는 83년 이대앞 거리를 담고 있는데 지금과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있죠.

94년 가리봉에서 촬영 했지만 영화의 배경인 87년과 거의 다른게 없으니 특별하게 영화에서 87년으로 보여주기 위한 장치는 없었습니다. 그 만큼 94년도 가리봉동은 큰 변화도 발전도 없습니다.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재중동포의 거리 즉 조선인의 거리가 있고 시장도 상점도 온통 중국어인데요. 그 거리 자체는 큰 변화가 없습니다.
하지만 가산디지털단지의 거대한 빌딩숲은 큰 변화라면 변화죠


영화의 말미에는 조폭과 공안이 함께 만화방을 쳐들어옵니다. 법을 무시하길 잘하는 조폭과 법을 집행하는 공안
이 어울릴수 없는 두 조직이 만화방에서 서로를 알아보고 놀라죠. 그리고 공동분모인 만화방에 기거하는 닮은 듯 다른 세명의 주인공을 쫒습니다.  그리고 동팔은 칼로 마담을 위협하면서 노동운동가 기영에게 도망가라고 합니다.

그러다 경찰이 쏜 총에 동팔이 저격을 당합니다. 이 저격장면이 이 영화의 크라이막스인데 사실감이 떨어지는 저격인지라 집중을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리얼리티가 떨어지면 손가락질 하는 시대잖아요. 하지만 90년대는 그 정도는 이해해줬죠. 제가 94년 개봉 당시에 봤다면 또 달랐겠죠. 

영화 자체는 아주 재미있거나 한국영화사에 큰 획을 긋는 명작은 아닙니다만  이 영화가 저에게 있어 솔깃했던 이유는
최명길의 명연기와 가리봉동이라는 배경과 80년대 만화방이라는 공간을 다룬 이야기가 흥미로웠습니다. 
감독이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을려고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만화방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사회 밑바닥층인 동팔과 식자층인 기영이 처음에는 서로를 적대시하다가 영화 마지막에는 기영을 위해서 동팔이 희생하는 거룩함도 보여줍니다.  의리라면 의리고 마담때문이라면 마담때문이겠죠. 



정화야! 누나야..라는 트위터로 유명한 최명길의 트위터에 가니 최근에 SNS에 푹 빠진 배우 최명길의 글들이 재미있습니다. 
저도 팔로윙 했는데  누님 언제 드라마로 워밍업 하시면서  영화도 한편 찍으셨으면 합니다. 스크린에서 그 빛나는 연기를 다시 보고 싶네요


 이 '장미빛 인생'의 시나리오는 육상효가 썼는데요.  이분도 트위터를 합니다. 당시 최명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네요. 
술도 잘 사주셨다는데 촬영장 분위기가 좋았을것 같습니다

이 분이 방가?방가! 감독까지 하셨네요. 방가?방가! 참 재미있게 봤는데 '장미빛 인생'의 시나리오 작가셨네요.
현재는 85년 미 문화원 점거농성 사건을 다룬 코메디물 '구국의 강철대오'에서 김인권과 다시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하는데요. 시대의 아픔을 코믹하게 다룬다는 시선이 참 흥미롭습니다. 아마 방가방가 처럼 코믹하게 엮인 주인공을 다루면서 시대의 아픔을 잘 녹여낼 듯 합니다. 기대되고 개봉하면 꼭 봐야겠습니다.  요즘은 제작하다가 어퍼지는 영화가 많아서 무사히 개봉되길 바랍니다.  2월에 크랭크인 한다고 하는데요.  크게 응원하겠습니다

80년대의 만화방이란
롤러장과 함께 청춘의 파라다이스였습니다. 롤러장은 날날이들이 가는 곳이라고 가지 말라고 선생님이 협박하는 바람에
만화방만 가끔 갔는데 당시 이현세 만화보고 폭주해서 중학교 성적이 한자리 숫자까지 올랐던 기억이 나네요. 
오혜성의 불같은 집념에 필 받고 새벽까지 공부하고 그랬습니다. 다 추억의 한장면이자 추억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불법행위도 많이 했고 불법인생도 많이 있었던 만화방. 그 공간이 90년대 말 PC방과 비디오방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고 또 어떤 공간이 갈곳 없는 우리 청춘들에게 청량감을 주는 공간이 될까요? 그리고 또 얼마나 많은 부모님들은 거기에 가지 말라고 할까요.  영화 '장미빛 인생'은 장미빛 인생들이 아닌 인생들이 모이지만 엔딩은 장미빛으로 끝이 납니다. 

지하 만화방에서 지상으로 나오면서 끝이나는데 그 짧은 장면이 있기에 흐린 후 쨍한 하늘이 사무치도록 좋네요



 

썬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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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neblog.com BlogIcon 사자비 2012.02.21 1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만화방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박봉성의 작품을 좀 많이 좋아 했었어요.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었던가요. 이현세 허영만은 당시에도 만화방의 슈퍼스타였었구요.ㅎㅎ
    롤러장은 그리 많이 다녀보진 못했습니다. 서너번 다닌게 고작이었던거 같네요.
    장미빛인생은 제가 봤는지 안봤는지 정확히 기억해 낼수가 없군요. 다만 당시 최재성이 그렇게 뛰어난 표정연기와 대사연기를 해내는건 아니어도 분위기만큼은 아주..요즘 말로 간지가 잘잘 흘렀조. 최명길의 연기 역시 최고였구요.
    아무튼 이런 영화 한편으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또한 당시의 시대상을 많이 담고 있다는 의미도 있겠구요.

    • Favicon of https://photohistory.tistory.com BlogIcon 썬도그 2012.02.21 11: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쉽게도 감독도 배우도 모두 이 영화의 흥행실패로 영화계로 돌아오지 못했어요. 최재성 연기는 뛰어나다고 할 수 없지만 말씀대로 간지 좔좔입니다. 야수의 느낌은 팍 들죠

  2. DS CHOI 2012.09.07 23:1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최명길 예쁩니다.... 역시...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