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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잊고 있었던 동심을 담아낸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감동 영화

by 썬도그 2012.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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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형진의 씨네타운의 한 여기자가 지난 10월 서늘한 바람이 부는 그 계절에 보고 펑펑 울었다는 영화 기적
언젠가 한국에 개봉하면 꼭 보고 싶은 영화가 약간은 이상한 이름을 가지고 소소하게 개봉했습니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참 한국 제목 촌스럽습니다. 아무래도 기적이라는 영화가 한 두 편이 아니기에 제목을 바꾼 듯하네요.이 영화는 감독이 가장 먼저 들어오는 영화입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츠, 이 이름은 영화 매니아라면 바로 2004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아무도 모른다'라는 영화가 떠오를 것입니다. 영화 '아무도 모른다'라는 영화 보고 펑펑 운 기억이 나네요. 그 어린아이들이 어른이 사라진 세상을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눈물샘이 마를 정도로 울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아무도 모른다'는 무책임한 어른들에게 버림받은 네 아이의 슬픈 얼굴들을 그대로 담았습니다.
이런 뛰어난 전작과 배두나를 주인공으로 찍은 '공기인형'이라는 작품도 꽤 좋은 작품이었죠. 약간은 그로테스크 하지만 이 감독만이 그릴 수 있는 섬세하고 극미세사 같은 감정의 떨림은 작은 떨림들을 잘 담는 일본영화감독들 중에서도 갑입니다.
배두나는 이 공기인형을 통해서 워쇼스키 형제와 영화를 찍게 되었죠 그리고 2011년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을 들고 한국에 왔습니다

엄마 아빠랑 동생이랑 모두 함께 살았으면 하는 의젓한 형의 소원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이 영화는 원래 상업영화가 아닌 신칸센 홍보영화로 만들어 질려고 했습니다.
2011년 개통된 규수 신칸센 홍보영화로 기획되었고 지역 홍보물 영화를 이 명감독은 지역 홍보영화가 아닌 이웃나라에 사는 절 울리는 영화로 만들어 놓았네요.

이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뭐 줄거리라고 할 것 까지 없지만 그래도 간단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아빠와 엄마 형 코이치와 동생 류노스케는 행복하게 살던 가족이었습니다. 그러나 엄마와 아빠가 서로 떨어져 삽니다. 무능력한 아버지 때문에 화가 난 엄마는 친정이 있는 곳으로 떠나 버립니다. 엄마랑 함께 집을 나온 형 코이치, 그리고 후쿠오카에 동생 류노스케와 아빠가 삽니다. 딱 반으로 갈라진 가족

영화는 시작하자 마자 활화산이 근처에 있어서 화산재가 날리는 동네에 사는 형 코이치를 보여줍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화산재가 쌓인 가방과 방을 닦으면서 씩씩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코이치, 하지만 코이치는 소원이 하나 있습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네 식구가 함께 사는 게 소원이죠. 등교 길에 보이는 화산을 보면서 저 화산이 뻥하고 터지면 화산재가 넘쳐나서 마을이 폐쇄되고 그렇게 되면 다시 엄마 아빠랑 같이 살지 않을까? 하는 어린이 다운 상상을 합니다

그러던 어느 과학시간에 친구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신간센 상하행선 열차가 서로 엇갈려서 지나갈 때 엄청난 에너지가 생기는데 그때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믿기지 않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 말에 코이치와 코이치 친구와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동생 류노스케와 동생 친구들이 각자 소원을 말하고 그 소원이 이루어지는 기적을 이루기 위해서 신칸센의 상하행선이 동시에 지나가는 곳으로 여행을 갑니다. 줄거리라고 하지만 기승전결이 뚜렷한 영화는 아닙니다. 그런 이유로 초반은 좀 졸리기도 합니다. 실제로 여자 친구 손잡고 왔다가 밍밍한 맛에 코 골고 자는 분도 있더군요. 따라서 잔잔한 영화, 소소한 일상을 극미세사로 담는 영화스타일이 취향이 아니라면 절대로 권하지 않습니다.

가루칸처럼 밍밍하지만 여운이 긴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코이치는 외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알게 모르게 교감을 합니다.
할아버지는 가루칸이라는 한국의 백설기 같은 떡과 같은 것을 만들어서 팔 생각을 합니다. 벌이가 시원치 않으니 장사꺼리를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것이죠. 코이치에게 막 쪄낸 가루칸을 주면서 어떤 맛이냐고 묻습니다

밍밍하다는 코이치, 그 말에 할아버지는 약간 실망합니다.
이 영화가 그렇습니다. 밍밍합니다. 뭔 사건사고도 없죠. 그래서 초반엔 밍밍합니다. 그런데 코이치와 일곱빛깔 아이들이 한 마음씨 좋은 할아버지 할머니의 호의에 한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면서 할아버지가 만든 가루칸을 동생에게 줍니다.

동생 역시 밍밍하다고 하죠. 그러나 코이치는 밍밍하지만 달달한 맛이 중독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어른이 된 것이죠
이 영화는 초반은 밍밍하지만 아이들끼리 크로스를 하는 일곱빛깔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다큐멘터리 같은 그러나 너무나 아름다운 동심의 세계에 눈물샘을 자극합니다.

 

전작처럼 아이 같은 어른과 어른 같은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혹시나 이 영화 '오다기리 조'가 나온다고 반일감정 어쩌고 하신다면 안심하십시오. 오다기리 조 주연이 아닌 조연이고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7명의 아이들입니다.

이 영화는 전작인 '아무도 모른다'에서 처럼 아이같이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어른들이 나옵니다.
아빠는 이런 저런 직업을 전전하다가 다시 기타를 들게 됩니다. 엄마는 그런 아빠의 무능력함을 버리고 친정으로 가버리죠.
아이들이 받는 상처 따위 아랑곳하지 않는 듯한 두 부모, 하지만 형인 코이치는 동생을 아빠 곁에 남게 해서 다시 가족이 뭉치기 전까지 아빠를 감시하라고 시킵니다. 참 어른스럽죠. 혹시나 다른 여자와 만나거나 하면 네 식구가 다시 모이기 힘들기 때문에 동생을 아빠 곁에 남겨 놓습니다. 또한 형은 엄마를 감시하죠

이런 모습은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메구미는 여배우가 꿈인 엄마랑 단둘이 삽니다. 이렇게 아이들 보다 못한 어른들, 책임감 없는 어른들을 그리면서 반대로 어른 같은 아이들을 영화에 담습니다. 소원을 빌기 위해 기차 터널 위 산으로 향하면서 하룻밤을 재워준 착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동생 친구 칸나는 저렇게 착해서 세상 어떻게 살아가냐며 걱정을 할 정도입니다.

일곱빛깔 아이들이 펼치는 동심의 세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이 영화는 시나리오가 딱히 있지 않은 영화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감독이 그날 찍을 시나리오를 나눠주는 홍상수식 즉흥교향곡 같은 영화입니다. 이런 이유로 영화 자체가 큰 기승전결이 없고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도 납니다.

SBS에서 하는 어린이가 주인공이 된 다큐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러나 이 영화가 주제가 없거나 아무것도 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이 영화가 담은 주제는 동심입니다.

7명의 아이들은 각자의 소원을 깃발에 적습니다. 여배우가 되고 싶다는 메구미, 엄마 아빠가 다시 만났으면 한느 주인공 코이치, 숙제를 없애달라는 아이, 죽은 강아지를 배낭에 넣고 와서 다시 살아났으면 하는 아이 등등 7명의 아이들이 만드는 동심은 제 속에 있는 봉인된 동심을 깨웁니다.

이 영화의 매력은 거기서 부터 화산 터지듯 터집니다.
크리스마스 때 산타 할아버지가 선물을 준다는 전설을 믿던 그때, 그때의 그 행복감을 다시 느끼게 해 준다고 할까요?
그러면서 왜 나는 더 이상 기적을 바라지 않는지. 왜 소원을 말하지 않게 되었는지를 돌아보게 됩니다.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아이들이 기차가 지나갈때 각자의 소원을 말할 때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이자 영화감독이 말하려고 하는 것을 담고 가장 뛰어난 장면이 나옵니다. 힌트를 주자면 허리우드 영화 같은 내용은 아닙니다.

전 이 영화속에서 생판 모르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이 아이들을 하룻밤 재워주고 다음날 아침 정말 아름다운 구름이 아침햇살을 머금고 있는 그 새벽길을 트럭에 아이들을 태워서 터널이 있는 산까지 태워다 주는 그 풍광이 잊히지 않습니다.
노인분들의 작은 소원이 이루어지면서 또 아이들은 자신들의 소원을 세상에 말하는 모습, 마치 무등을 태워서 아버지는 보지 못하더라도 아이만은 멋진 풍경과 보라고 하는 그 부모님의 마음이라고 할까요?

이 영화의 매력은 동심과 착한 마음들이 크로스 하면서 나오는 시너지들이 후반에 쏟아져 나오면서 슬픔이 아닌 아름다운 피사체를 보고 흘리는 눈물이 뜨겁게 흘러나옵니다


마에타 코키, 마에다 오시로의 명품 연기가 일품인 영화 기적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이 영화는 악인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브리 만화처럼 선한 사람만 나와서 좀 밍밍한 맛이 있지만 우리의 일상을 그대로 담고 있어서 작은 움직임에도 큰 감동과 공감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극도로 미세한 감정선들을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연기를 한 마에타 코키(형 코이치)와 마에다 오시로(동생 류노스케)가 합니다

이 두 아역 배우는 실제로도 형제입니다. 원래 이 영화는 상하행선을 타고 지나가던 두 남녀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는데 이 두 아이를 만난 후에 시나리오를 전면 수정했다고 하죠. 그만큼 이 두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무척 좋습니다.
특히 형인 마에다 코키의 무표정하면서도 듬직한 연기가 참 좋네요.

 


산타할아버지를 믿고 살았던 그 동심의 세계로 인도하는 영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산타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한다고 믿었던 동심과 현실이 혼재했던 그 어린 시절을 느끼게 하는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 산타할아버지가 아버지임을 인지하게 되면서 생애 첫 성장통을 겪는 과정까지를 이 영화는 담고 있습니다.

산타할아버지가 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 펑펑 우는 아이가 없듯 우리는 그렇게 어른이 되었습니다. 서서히 서서히 동심에서 멀어지면서 어른이 되어갔죠. 가끔 아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그들의 맑은 모습에 감동받고 눈물 흘립니다. 그런 동심을 잘 담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 잔잔한 영화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동심의 그 맑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이 영화 권합니다. 감수성이 풍부한 분들에게만 권합니다. 취향이 맞지 않으면 이 영화 참 졸린 영화일 수 있습니다. 후반부의 이야기는 다시 보고 싶을 정도네요. 이 영화 입소문이 좋아서 개봉관을 늘리고 있다고 하네요.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기차가 서로 스쳐 지나갈 때 ‘기적’이 일어난대~ 그래서 소년이 바라는 건.. 화.산.폭.발?!! 나는 엄마랑 할아버지랑 할머니랑 삽니다. 동생 류랑 아빠는 저기 멀리서 따로 삽니다. 엄마랑 아빠랑 맨날 싸우더니, 이런 꼴이 될 줄 알았습니다. 나의 소원은 우리 가족들이 다시 함께 사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저기 저 위에 있는 화산이 폭발해서 아빠랑 류가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면 됩니다. 형은 화산이 꼭 폭발하게 해달라고 매일매일 기도하는데, 철부지 내 동생은 가면 라이더가 되고 싶다고나 하고, 정말 어린이 같은 소원입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하는 말이, 새로 생기는 고속열차가 반대편에서 달려오다가 서로 마주치는 순간에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앗싸~ 그럼 거길 가서 소원을 빌면 되겠네! 좋아하는 선생님이랑 결혼하고 싶은 친구랑,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친구랑 거길 가려고요. 동생도 오라고 해서 나랑 같은 소원을 빌라고 해야겠어요. 난, 우리 가족이 꼭 같이 살았으면 좋겠거든요…
평점
8.2 (2011.12.22 개봉)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마에다 코키, 마에다 오시로, 오다기리 죠, 오오츠카 네네, 하시즈메 이사오, 키키 키린, 아베 히로시, 하야시 료가, 나가요시 호시노스케, 우치다 카라, 하시모토 칸나, 이소베 렌토, 나츠카와 유이, 나가사와 마사미, 하라다 요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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