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메라사진/국내사진작가

엄마가 떠난 빈자리의 트라우마를 사진으로 담은 원성원 사진작가

by 썬도그 2012. 1. 4.
반응형

엄마가 사라졌다. 엄마가 없다.
잠에서 깨어난 7살 꼬마아이는 엄마의 부재에 세상이 혼란스럽다.
왜? 어디로? 울먹이는 목소리로 엄마를 불러보지만 그 메아리가 없다는 것을 안 아이는 엄마를 찾아서 떠난다.

 
이 사진을 보고 한참을 멍하게 봤습니다. 꼴라쥬로 여러 사진을 오려 붙인듯한 사진, 그러나 이상하게 이질감 보다는 꿈속에서 본 어렸을 때 동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리적인 정확한 묘사와는 거리가 먼 그러나 이상하게도 어디서 본듯한 느낌

맞다. 꿈이다. 꿈속에서 본 내 어릴적 동네다. 그 동네다. 그래서 전 이 사진 앞에서 꼼꼼하게 한장 한장의 사진을 들여다 봤습니다. 빨래줄에 널려있는 무지개빛을 담은 이불, 옷, 속옷, 골목길, 화초들, 철문, 화초, 계단, 녹슨 페인트칠이 벗겨지는 벽,

그리고 한 꼬마아이가 이불빨래를 하고 있네요. 그냥 스치듯 지나갔습니다. 이 사진속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작가가 누군지도 유심히 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책을 보다가 이 작가의 이름과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원성현 작가의 작품이고  '1978 일곱 살 - 오줌싸개의 빨래' 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1978년 일곱 살 씨리즈 11작품중 한 작품입니다.


엄마가 떠난 자리에 잡초들이 자랍니다. 무성한 잡초가 자라지마난 엄마가 없기에 아무도 그 화초를 제거해 주지 않습니다.
엄마의 부재를 느끼기 시작한 일곱 살,  아이는 왜? 라는 물음을 하기 시작합니다. 



왜 라는 말을 듣기 위해 저금통을 깨서 배를 타고 엄마를 찾아 떠납니다.




낯선 놀이터에도 엄마는 없습니다. 엄마는 어디로 갔을까? 왜 나를 떠났을까?


엄마를 찾는 종이비행기를 날려보지만 여전히 엄마는 대답이 없습니다. 


 저금통을 깬 돈으로 엄마의 고향바다까지 같지만 엄마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는 그 원인을 자신에게 돌립니다. 내가 오줌을 많이 싸서 엄마가 이불 빨래를 하기 싫어서 떠났을거야.

 아이는 빨래를 합니다. 씩씩하고 합니다. 엄마가 돌아 올 수 있다면 이불 빨래 쯤은 하루종일 할 수 있습니다


작가 원성원의 어린시절의 트라우마를 11개의 작품에 녹여 냈습니다.
사진들은 꿈속의 동네인듯 형태가 정확하기 않습니다. 꿈속의 풍경들이 정확하지 않듯 사진들도 정확한 모습을 보이지 않지만 꿈의 편린들 처럼 여러 이미지들이 어울어져 내는 느낌은 따스함입니다.  

원성원작가는 중앙대 조소과를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공간감각이 무척 뛰어나고  조각을 했기 때문인지 사진을 하면서도 남들과 다른 감각적이고 조형적인 느낌이 좋은 사진을 합니다.  

 
제가 이 작가의 사진을 다른 곳에서 또 본적이 있었습니다. 원성원 작가의 사진인지도 원작가가 여자분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꼴라주를 이용해서 사진을 하는 작가가 또 있나 하는 생각을 했었으니까요

위 작품은  '황금털을 가진 멧돼지'라는 작품입니다. 6.25전쟁 60주년으로 작년에 대림미술관에서 '경계에서'라는 사진전이 있었습니다. 그때 본 사진입니다. 사진은 거대했습니다. 이 원작가의 사진들은 보통 300개에서 400개 정도의 사진이미지를 오려 붙여서 만든(포토샵을 이용) 작품들인데 그 숫자만큼 크기도 거대합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위 사진은 그냥 그랬습니다.
하지만 그 밑에 쓰여진 설명에 다시 꼼꼼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위 사진은 민통선안 철원 심원사에 내려오는 이야기를 시각화 한 작품입니다. 

 

 배나무에 앉아있던 까미귀가 날아오르자. 우연히 커다란 배 하나가 떨어진다.
나무 아래 있던 뱀이 떨어진 배에 머리를 맞고 놀라 까마귀를 향해 독을 쏩니다.  그 독에 까마귀는 죽고 독을 너무 많이 쏜 뱀도 죽습니다.
이렇게 누구의 잘못도 아닌 악연이 시작됩니다. 

사냥꾼과 멧돼지로 다시 태어난 까마귀와 뱀은 서로를 죽이려고 쫓아 다닙니다. 수많은  멧돼지를 죽인 사냥꾼 앞에 어느 날 황금털을 가진 커다란 멧돼지가 나타났고 사냥꾼은 활시위를 당겨  황금털 멧돼지의 어깨를 맞춥니다.  쓰러진 멧돼지를 찾으로 사냥꾼은 뒤쫓아 갔고
거기서  어깨에 화살을 맞은 지장보살을 밝견합니다

지장보살은 악연을 끊기 위해 자신을 희생시키고 악연은 끝이 납니다.  


위 이야기는 80년대에 전설의 고향에서 드라마로 만들기도 했는데 현시점 우리가 들어야 할 우화네요.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국,  왕따가 무슨 중학생만 문제라고 중학생만 집중 구타하는 언론과 경찰과 공무원들
패거리문화라는 한국 문화의 고질병의 파생문화임을 아는 사람들은 많지 않아 보이네요.

원성원 작가는 2천년대 초  드림룸이라는 씨리즈에서 자신의 이상향을 담기도 했습니다
독일 유학시절 8평짜리 자취방에서 생각한 그녀의 꿈은 좀 더 곳에서 살고 싶고 이왕이면 내가 원하는 이상향으로 방이 꾸며졌으면 좋게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이 자신만의 생각이 아닌 친구들의 생각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각자의 이상향을 사진으로 구현해 냅니다. 

저도 좁디 좁은 방에서 인터넷이나 PC를 이용하다보면  내 앞에 거대한 우도의 파란 에매랄드빛 바다가 펼쳐지고 
따스하고 시원한 바닷바람이 수시로 내 마음을 적셔주는 풍경을 생각합니다. 오른쪽에는 캔맥주 왼쪽에는 아이패드나 책이 있으면 딱 좋죠.  
 






이 드림룸이라는 씨르즈는 그런 친구들의 꿈을 구현해 놓은 사진입니다.
원성원작가도 있는데 찾아보세요. 힌트는 다 주었습니다.  


앞으로 원성원 작가의 개인전이라면 꼭 찾아가서 봐야겠습니다. 전 이런 사진들이 좋아요.
너무 추상적인 사진들은 머리 아프고 해석이 안되서 화나고 그래요. 뭐 해석할려는 그 자체가 우매한 것이겠지만 이런 스토리가 있는 사진들. 꼼꼼하게 볼수록 더 재미진 사진들, 그래서 편하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진들,  

원성원작가의 활약상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