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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권력이다

한국의 아웃사이더들을 돌아보게한 '국외자가 국외자들을 본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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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웃사이더들을 돌아보게한 '국외자가 국외자들을 본다/

썬도그 2011.12.13 00:53


1년에 한두 번 정도의 전시회를 하는 줄 알았고 그래서 10월인가 11월인가에 한 전시회를 본 후 찾아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연달아서 전시회를 또 하나 했네요

집 근처에 있다는 이유로 걸어서 갈 수 있는 유일한 전시장인 금천예술공장에 지난 일요일 다시 찾았습니다.

전시회명은 '국외자가 국외자들을 본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또 다른 국외자인 국외 예술가들이 관찰해서 담은 전시회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제목과는 좀 다른 전시회네요.  전시회 제목 보다는  형용어인 '도시문제 리서치 전시'가 더 와닿는 전시제목이네요 



한 사물에 대한 이야기들  <카즈야 타카가와>

전시는 이전 처럼 창고동과 3층에서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창고동에 들어가니 일본 작가 카즈야 타카가와의 작품이 선보입니다.

 한 사물에 대한 이야기들은 참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창고동 한가운데 묘한 것이 하나 있고 그걸 들고 사람들이 뭐라고 중얼 거립니다. 


그 묘한 것은  소니의 가정용 게임기인 플레이스테이션1입니다. 이 제품을 처음본게 96년 동아리실이었는데요. 
참 오랜만에 보는 플레이스테이션이고 실제로 오래된 물건으로 보이네요. 작동은 안될것 같은데 작가는 이걸 어디서 가져왔는지 사람들에게 이 플레이스테이션을 가지고 무슨 일을 하는데 사용할것이냐고 물었고 사람들은 대답을 합니다

이분들은 작가가 일당을 주고  이 플레이스테이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라고 시켰는데요.  



이 플레이스테이션을 들고  어떤사람은 화장거울로 쓴다고 하고 어떤 분은 노트북으로 사용한다고 하고 어떤 분은 밥통으로 사용할 것 같다는 이야기도 합니다.  대답을 못하는 분도 계시고요

저야 이 제품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이라고 상상조차 하기 힘듭니다
작가는 이 플레이스테이션을 본적이 없는 여자분들과 노인분들을 섭외 한듯 한데요. 그래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졌습니다.

젊은 남자분들은 에이~~ 플레이스테이션이구만 이걸로 뭘해요. 하고 그냥 무시할 것 같지만 이 사물을 모르는 분들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이 나오네요. 작가는 이 플레이스테이션에 대한 이야기들 즉 이 분들이 말한 다양한 상상의 언어를 담아서 함께 판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맞아요. 스토리텔링, 그게 베스트셀러를 만들기도 하죠.  같은 사과라도 해도  지난 태풍에도 떨어지지 않고 가지에 메달렸던 사과라고 소개하면서  대입 수험생에게 선물하면 행운이 깃들것입니다라는 이 스토리가 바로 같은 사과를 더 비싸게 팔 수 있죠.  이런 스토리가 있는 제품이나 장소가 사람들을 끌어 모으죠.

하챦은 플레이스테이션이지만 여기에 스토리를 넣어서 판다는 작가의 이야기, 참 재미있죠.
같은 사물도 추억이 있고 그 추억이라는 이야기가 있는 사물은 똑같은 사물과는 분명 다르게 느껴지니까요







3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일본, 호주, 한국작가들의 이름이 보이네요
 


입구에 붉은 줄위에 글씨들이 보입니다. 


사적인 박물관3 <임흥순>

멀리서 보고 작품 이름을 보고 알았습니다. 한 사람의 연대기를 씨줄과 날줄로 담았네요
 



왼쪽에는 사람의 이름이 상단에는 년도가 적혀 있습니다. 
이름중에 익숙한 이름이 보입니다. 심상정??  아... 심상정 전 의원, 나꼼수에 나는 떨거지다 편에서 나온 심상정 누님이네요 



심상정 전 의원이 자신의 인생을 적었는데  대학을 다니다 구로공단 대우 어페럴에 위장취업을 하고 부모님과 인연을 끊을 뻔한 내용등이 구구절절 담겨 있습니다. 


80년대 구로동맹파업을 통해서 첫 지명수배자로 전국 방송을 탄 내용도 있네요.
당시는 대학생들이 구로공단에 위장취업을 해서 노동을 경험하고 노동자들을 각성하기도 했습니다.
시골에서 보따리 들고 올라온 앳된 16, 17살의 여공들은  살인적인 업무와 박봉에 시달렸는데 이런 노동자들을 각성시키기 위해서 대학생들이 신분(?)을 속이고 위장취업을 많이 했죠. 그 자세한 이야기는  
신경숙 작가의 '외딴방'과  공지영의 단편 모음집인 '인간에 대한 예의'에 많이 담겨 있습니다.

이 금천예술공장이 있는 곳도 예전엔 공단의 끄트머리에 있던 곳이고 걸어서 10분만 가면 지금은 IT벨리로 변한 가산디지털단지가 나옵니다. 예전엔 가리봉이라고 했죠.  며칠 전 뉴스를 보니 근처에 있는 구로디지털벨리에서 근무하는 20,30들의 평균 임금 시급이 최저생계비 보다 300원만 더 많다고 하네요.  건물만 높이 올라갔지 그 안에 사는 삶들은 80년대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네요. 당시는  못살겠다고 뭉쳐서 소리소리를 질러나 봤지. 지금은 '내탓이요. 내탓이요' 하고 있네요

물론 80년대의 경제 호황기때와 지금 같은 경제 불황기와는 비교하긴 힘들긴 하지만요.  


대우어페럴에서 근무한 80년대 여공인 그러나 지금은 한 아이의 어머니가 되고 혹은 손주가 있을지도 모르는 어머니의 추억이 적혀 있네요.  노동자를 가르치면서 노동자에게서 배운다.  이게 바로 배움의 자세죠



요즘 가리봉에 가면 조선족이라고 부르는 재중동포들이 많이 삽니다.  82년도의 거리에는 전국의 여공들이 엄청났겠는데요. 그 중에 신경숙이라는 작가도 있었을 테고요..  신경숙 작가는  가리봉 가전제품 회사에서 근무했는데  당시 같이 공장에 다녔던 친구들이  신경숙에게 그랬다죠

"넌 왜 우리 이야기를 소설에 안하니?" 신경숙은 그 이야기를 '외딴방'에서 각혈하듯 쏟아냈고 그 외딴방은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중 하나로 프랑스에서 알려졌습니다. 






타이밍 기억하세요? 중학교때 친구가 잠을 자면 안된다면서 타이밍을 그렇게 먹었는데 전 한번도 먹지 않았습니다.
타이밍은 일명 잠 안오는 약으로 각성제의 일종인데  80년대에는 학생들이 참 많이 먹었습니다.
그런데 여공들도 많이 먹었네요. 상상이 안갑니다. 잠을 쫒기 위해서 타이밍먹고 생커피를 먹고 박카스를 먹던 그 모습들이요.  



붉은 실이  80년대 여공들의 피와 같이 느껴집니다. 그 여공누님들의 땀으로 한국경제가 크게 성장했는데  어른들은 박정희 때문에 경제가 성장한줄 압니다.  물론 박정희의 업적을 무시 할 수 없지만  그 60,70년대 고도성장기가 오로지 박정희라는 한 사람이 이룬건가요? 그건 아니죠.  여공과 박정희가 함께 이룬것인데 우리는 그 여공들의 땀과 노력에 대한 고마움을 알려고도 알지도 못합니다. 






노트북에서는 심상정 의원이 노래를 부르는데  공장 불빛을 보면서 불렀을 노동요 같더군요. 

 



지금도 가산동과 가리봉동에 가면 봉제공장들이 있는데 그 봉제공장들을 지나가다 보면 예전 이곳은 어땠을까 하고 상상을 하게 됩니다. 제가 오지랖이 좀 더 넓었다면 직접 물어 봤을텐데요.  




리튼 투 더 시티 - 한강을 찾아서

4대강을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TV에서는 4대강 개발 현장의 트럭기사들의 인터뷰가 계속 흘러 나옵니다. 
 
 








그리고 오른쪽에는 2009년 4대강 개발전과 현재 2011년 개발 후의 모습을 비교해 놓았습니다.
전 참 이해가 안갑니다. 자연은 그냥 냅두면 알아서 잘 자랍니다. 자연의 자생능력은 인간보다 뛰어납니다. 그런데 무슨 거길 까뒤집습니까? 자기들 맘에 안들면 무조건 까고 물리력을 동원할려는 나쁜 버릇, 꼰대들이 이런거 아주 좋아하죠

 


4대강은 삽질로 날아 갔습니다. 




한강 개발을 한다는 뉴스기사들을 벽 가득 붙여 놓았습니다. 잠실도 한때는 섬이였다는거 아시나요? 70년대 후반인데 잠실이라는 섬을 매립공사를 했고 그 섬이였던 흔적이 석촌호수에 남겨져 있습니다. 






잔디세훈과 콘크리트를 사랑하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도 있네요
 


낙동강 제1지류인 내성천에서 담아온 모래입니다.
내성천을 살리기 위해서 모금을 하고 있는데 저 한줌의 모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외국작가가 담은 김진숙 한진중공업 노조위원장의 타워 크레인 시위를 담았습니다
아웃사이더가 한국의 아웃사이더를 카메라로 담았네요

 




82 : 82 never enough <엠지 프링고토노>

이 작품 참 재미있었습니다. 외국작가가 한국에 와서 느낀것은 8282입니다. 빨리빨리 문화에 크게 인상을 받았고 한국인들의 일중독에 대한 따끔한 쓴소리 같은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하루 8시간 일하고 


2일 쉬는 한국,  주 5일제가 정착되어가고 있는 한국이죠. 예전엔 토요일까지 근무했는데 격세지감이네요.
주5일제 도입하자니까 기업들과 대기업들은 나라 망한다는 식으로 말하더니 망하긴 개뿔 더 잘 나가잖아요.  
그러나 평일에는 여전히 야근과 8시간 이상의 일을 합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7만 5천명의 학생을 조사해보니 고등학생의 평균수면시간이 5.5시간이라고 합니다.
하루에 5.5시간 자는 고등학생.  참 고달프게 삽니다. 한국인들 참 고달프게 살아요.  학생만 5.5시간 자나요?
아니죠 직장인들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후 8시나 9시에 퇴근해서 집에오면 10시 씻고 애들하고 놀다보면 새벽 12시나 1시 그때 책좀 보고 개인생활하면 새벽2시 그렇게 쓰러지듯 자면 오전 6시에 벌떡 일어나죠.  이렇게 하루 5시간 이상 자기 힘든게 한국인입니다.

그나마 바로 퇴근하면 위와 같지만 술이라도 빨아봐요.  새벽3시에 집에 들어오기도 하고 아예 여관을 가잖아요. 뭐 요즘은 대리운전으로 집에 오는데 참 복잡하게들 삽니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은 8282에 물든 한국이었고 아직도 배고픈 한국입니다. 충분한것 같은데 항상 갈구하는 우리들의 욕망들. 항상 주변을 의식하고 내가 중간인지 탑클래스인지 하류인지 체크하는 모습들. 피곤하게들 살죠

작가는 한국인들의 바쁜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는데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는 취객들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술도 그렇죠
빨리 취할려고 폭탄주 돌려 마시잖아요. 이게 다 늦게 퇴근하니 빨리 취하고 꼭지가 돌아야 제대로 마셨다고 하는것 같기도 하네요. 꼭 술을 취할정도로 마실필요는 없습니다. 뭐 제가 지적할 입장은 아니네요 ㅠ.ㅠ




작가는 엔조이 하라고 조언을 합니다. 즐기자. 즐기자.  돌이켜보면 자신의 적성이 뭔지도 모른채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을 다니면서 자신의 적성을 뒤늦게 깨닫는 사람들. 왜 그건 8282가 아닌 느려터졌죠.  그러니 일이 즐길 수 없고 즐기는 삶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전시회는 12월 13일 오늘까지네요. 제가 너무 늦게가서 늦게 소개해 드렸습니다. 
금천예술공장에서 한 전시회중에 가장 인상 깊었고 사회정 짙은 전시회였습니다. 이런 전시회 또 했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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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금천구 독산제1동 | 금천예술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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