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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산 타고/자전거여행기

자전거를 타고 간 물왕저수지

by 썬도그 2011.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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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매니아는 아닙니다. 자전거 부품 명칭도 모르고 어떤 자전거가 좋은지도 모릅니다.
그런거 관심 없습니다. 내가 관심있는 것은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그 재미입니다. 좀 느리게 가면 어떻습니까? 도착지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자전거를 타고  뺨에 스치는 바람과 귓가에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가 좋습니다.

하운드500, 이젠 구닥다리가 되어서 체인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있는 폐차 직전의 자전거입니다. 2009년에 구매해서 올해까지 잘 타고 있으니 약 3년간 무사고로 잘 타고 있습니다. 북으로는 저 멀리 일산 앞 행신동까지도 종로도 가보고 남으로는 학의천 끝에 있는 백운호수, 동쪽으로는 잠실운동장까지도 가봤습니다.  

뭐 수백만원짜리 자전거를 타고 떼질을 하는 분들에게는 가소로운 거리들이죠.
하지만 저에게는 그런 잘 딱여진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재미보다는 골목길을 누비는 재미가 더 있습니다.  
지도를 봤습니다.  내가 사는 곳의 서쪽 즉 광명시와 시흥시 이쪽을 잘 가보지 못했습니다. 지도상에 보면 많은 저수지들이 보이네요. 최근에 괴림저수지를 갔다온 후 시흥시에 있는 저수지들을 살펴봤습니다.

저수지들은 홍수나 벼농사를 하는 분들에게는 아주 귀중한 존재들이죠. 물을 가두어 놓고 가물때 물을 공급받기도 하고 비가 많이 올때는 저수지가 하나의 댐 역활을 해주기도 합니다.

물왕저수지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봤던 곳입니다.
최근에는 KTX 광명역에서  소래포구가는 11-3번을 타고 지나가면서 봤던 곳이고요. 자전거로 가 볼까?  스마트폰도 있겠다 길 잃어 버릴 염려도 없고 다음뷰로 미리 상황을 살펴 봤기에 가 볼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도전해 봤습니다


금천구청역에서 출발했습니다. 안양천 자전거도로가 아주 잘 딱여 있죠.


석수역 뒤쪽의 안양천 자전거도로를 달리다 보면 거대한 다리가 나오고 언덕을 오르면 안양천을 넘을 수 있는 다리가 하나 있습니다. 저 다리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쭉 가면 광명 KTX역이 나옵니다.  물왕저수지를 가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가장 보편적이고 빠른 방법은 광명역을 지나서 서독터널을 지나 칠리 저수지를 넘어가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고 빠르고 떼질을 할때 많이 이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서독터널이 공포스러워서 잘 가지 않습니다.

약 2km나 되는듯한 그 터널을 지나갈때 귀에 이어폰이라도 꽂지 않으면 뒤에서 달려오는 자동차 소리의 공포감에 쩔어버리게 됩니다.  또한 사실 터널을 자전거가 넘나드는게 좋은 모습은 아니고 사고 위험도 크죠. 다만 차량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죠.

그 방법말고도 갈 수 있는 방법은 또 있습니다. 오늘 그 방법을 소개합니다.

 
광명역쪽으로 건너가지 않고 안양천 자전거도로를 계속 달리다 보면 안양 부근에서 충훈2교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 다리를 건너서 오른쪽으로 가면 됩니다

 
 노루표 페인트공장과 하이트맥주 공장이 보인다면 제대로 찾은 것 입니다.



 두 공장을 지나자마자 호현 삼거리가 나옵니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면 됩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광명역이 나옵니다


 
언덕을 오르면 시흥시가 나옵니다. 자전거 도로가 있네요. 참고로 이 길은 박달로입니다. 



시흥시를 알리는 푯말이 나오는데 예상대로 자전거도로나 인도는 사라졌습니다. 이런 도로가 좀 위험하죠. 이런 도로에나 인도나 자전거도로좀 설치하지 뭔 4대강 주변에만 자전거도로를 만드는지  자전거 동호회에 수천억을 쏟아 붇는 모습이죠. 
전국 자전거 동호회는 신났을 것 입니다. 나라에서 한강에서 낙동강까지 이어주는 자전거도로 만들어 주었으니까요. 

저 같이 생활 라이더들은 그런 4대강 주변 자전거도로에 관심도 없고 갈 생각도 갈 여력도 없습니다. 집 근처 마실이나 다니는데요. 아무튼 실망스럽습니다. 다음뷰에서 미리 봐서 각오는 했고 길지 않아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죠


자전거도로가 없는 길 약 300미터를 지나면  큰 다리가 보이는데 저 도로가 아마 서해안 고속도로일것입니다.  
육군 모 부대 앞에서 건널목을 건너세요.  그렇게 질질질 자전거를 끌고 약 200미터 더 끌고 가면  삼거리가 나옵니다.


여기 시흥시는 보금자리주택를 짓는다고 정부에서 발표 했는데 LH공사가 파산직전이라서 제대로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서울보다 경기도의  LH가 더 큰 문제라고 하던데요. 언제 제대로 시작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서남부에 분당급 아파트 단지를 만든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위성도시만 늘려가서 서울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려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부동산 경기 추락할것이 뻔하고 이제 국민들도 부동산 불패신화에서 깨어나는 각성제를 먹은 상태라서 
부동산 개발이 돈되는 사업이 아닌 원주민을 내쫒고 돈 있는 자들이 들어와서 사는 모습을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아파트 값이 시간이 갈수록 다른 공산품 처럼 가격이 떨어지는 시대가 도래해서  더 이상 부동산에 투자할려고 하는 사람도 많지 않죠

송도를 보면 됩니다. 송도는 그냥 송도 허리우드 세트장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드라마 영화 촬영장이 되었을 정도로 텅텅 비어있죠. 얼마전  런닝맨에서 송도 쇼핑센터를 배경으로 촬영을 하던데 그 쇼핑몰 만들어진지 2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비어있네요. 


각설하고   육군부대에서  약 300미터 지나면 삼거리가 나옵니다.  이 삼거리에서 직진하지 말고 왼쪽 길로 가야 합니다. 
즉 박달로가 아닌 동서로로 들어서야 합니다.  삼거리에서 이 건널목을 건너야 합니다. 전 그것도 모르고 그냥 갔다가 자전거 길이 끊겨서 다시 돌아 왔네요




동서로를 타고 쭉쭉쭉 쭉쭉쭉 가면 됩니다. 그냥 쭉 가면 됩니다



목감동 시내가 가까워지는데 이쪽 길도 자전거나 인도가 없습니다. 그러나 갓길이 있기에 주행하는데 어려움은 없습니다. 



목감동 시내가 보이네요.  4거리에서 황당했습니다. 아니 왜 건널목이 없지?  자세히 둘러보니 지하보도가 있었습니다. 


자전거 사용자를 위한 경사로가 있네요. 조금은 날이 선 마음이 누그러집니다.



지하보도가 생각보다 잘 꾸며져 있습니다. 


목감동 시내는 한적하고 한산합니다. 여느 시골의 중심가 같은 느낌도 듭니다. 
서울에서 자전거로 약 30분만 벗어나도 이렇게 다른 느낌의 거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게 서울 변두리에 사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이죠. 

뭐 변두리에 산다고 해도 이런 다른 느낌 즉 도심의 찌든때가 보이지 않는 느낌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그냥 지루하고 볼것 없는 거리지만요


목감동은 신기하게 보도블럭이 아닌 자전거도로에서 많이 보이는 색깔 있는 아스팔트로 되어 있습니다. 정확한 용어는 모르겠네요. 보도블럭이 비가 많이 와도 비의 침투력도 좋고 해서 더 좋을텐데  자전거 라이더들을 위한 배려인건지 아님  자전거 광풍에 휩쓸린 행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정작 자전거 라이더들은 이 길을 잘 이용하지 않는데요.  뭐 걷기에도 이런 포장길이 좋긴 합니다만 이런 길은 1,2년만 지나면 다 깨지고 해져서 수시로 보수공사를 해야 합니다. 즉 유지비용이 많이 드는데요. 무슨 이유로 보행자를 위한 보도블럭이 아닌 이런 자전거로에나 깔리는 재질로 도로를 포장했을까요?



여기저기 LH공사 간판이 보이네요. 여기도 토지보상만 하고 개발은 하고 있지 않네요. 녹색국토= 아파트단지 라는 천박한 논리가 실소를 자아내게 합니다. 녹색국토는 산림청이 하는건데 무슨 예전 주택공사가 무슨 녹샌드림질을 하는지 참 웃기는 모습이네요.  정말 녹색으로 만들고 싶으면 그냥 냅둬요. 냅두면 자연이 녹색으로 칠해줍니다

꼭 이렇게 개발에 반대되는 글을 쓰면 지역민들이 이 글 읽고 삿대질을 하던데  지역비판은 아니니 오해 마십시요



목감동을 지나서 쭉쭉쭉 달리니 드디어 물왕저수지가 나왔습니다. 저 너머에 있을 물왕저수지, 달렸습니다. 



아!!! 드디어 왔습니다. 11-3번 경기버스를 광명역에서 타면 15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지만 자전거를 타고오니 더 기분이 좋네요.  



여기서 버스가 서는데요. 물왕삼거리에서 내리면 됩니다. 




드디어 거대한 물덩어리가 보이네요.  여긴 낚시터로도 유명한데 입어료가 12시간에 15,000원입니다. 낚시 좋아하지 않아서 비싼건지는 모르겠네요


물반 하늘반입니다.




거대한 물빛이 가득하네요. 날이 좀 따뜻했고 돗자리 하나 깔고 누울자리가 있었다면 참 좋으련만 그렇게 큰 공간은 없습니다. 다만 저수지 한켠에 마련된 보행로가 아주 좋네요


하지만 이렇게 양심없는 행동도 보입니다. 커피 한잔하고 그냥 버리고 갔네요.  하지만 저들을 탓할 수만 없는게 쓰레기통도 찾기 힘듭니다



자전거를 멈추고 저수지를 바라봤습니다. 



커피차가 하나 있네요. 가격은 싸지 않았습니다.  이런 호수 같은 곳에 커피 자판기 하나 운영하면 아주 잘 될텐데요.  가격은 비싸도 주변에 커피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없기에 인기가 많습니다.


물왕저수지를 돌다가 관곡지라는 푯말을 봤습니다. 연꽃테마파크로 유명한 관곡지.  다음 목적지는 관곡지로 정했습니다


위 사진들 참 칙칙했죠. 역광으로 찍으면 칙칙해요. 자전거를 타고 오면서 계속 역광이었습니다. 물왕저수지 반대쪽으로 간 후 드디어 순광이 되었고 파란 하늘과 저수지를  카메라로 담을 수 있었습니다.  반대쪽은 비포장도로입니다.

흠 만들려면 모두 포장도로로 하지 왜 반쪽만 했을까요? 저수지 한바뀌 도는 산책코스를 만들면 좋을텐데요. 하지만 주변에 아파트 단지도 없고 주거지역이 없어서 그렇게 까지 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긴 하네요








반대쪽에는 예상대로 식당과 음식점들이 즐비합니다. 70,80,90년대 히트곡들을 틀어놓고 주 소비층인 30,40,50대를 꼬시고 있습니다. 낚시터가 참 신기한데 물위에 비닐하우스를 띄워놓은듯한 모습인데 저 긴 보트 같은 곳에 올아서 낚시를 하나 봅니다. 공장형 낚시??



12월 3일 부터 플라잉 루어 낚시대회인가 뭔가 한다고 하는데요. 낚시에 젬병이라서 도통 관심이 없네요
다만 친구들에게 이 정보를 알려야겠습니다. 낚시광들이 몇명 있는데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카페테리아가 있네요



베니스라는 커피숍에서는 80년대 팝송이 계속 흘러 나왔는데 케니G의 고잉 홈 이 흘러나옵니다.
이런 곳은 평일에는 손님이 얼마나 들까요?  손님은 많을까요? 별 생각이 다 드네요



여기에도 LH공사의 손길이 있네요. 아파트 세울려나 봅니다. 물왕 저수지와 아파트라 흠.. 뭐 아파트 사는 분들에게는 좋은 풍경이지만 그 아파트를 함께 봐야하는 저 같은 객들은 아파트가 결코 보기 좋지 않을 것 같네요


 UFO가 지나갔는지 하늘에 가르마가 타졌네요. 아마 비행기가 구름이 있는 고도로 싹 지나갔나 봅니다. 구름을 칼로 자른듯한 모습이 신기합니다.  이 자전거 여행에서 발견한 원더입니다



아까 본 관곡지라는 고동색 표지판이 생각나서 관곡지로 향했습니다.  2년전 자동차를 타고 왔던 곳입니다.

 

 관곡지는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그 이유는 시흥그린로드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그린로드는 농사를 짓기 위해 만들어놓은 도로입니다. 경운기나 농업용 기기들이 왔다갔다 하는 길인데 농번기때가 아닐때는 자전거족들의 놀이터가 되죠. 이 시흥그린로드는 연꽃테마파크인 관곡지를 지나서 시흥갯골생태공원까지 연결이 되고 더 나아가면 소래염전지구를 지나 소래포구까지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름에 나부끼던 연꽃들이 다 사그라들었네요. 내년 봄에 다시 피어나겠죠. 내년에는 카메라로 제대로 담아봐야겠습니다. 연꽃이 새벽에 핀다고 들었는데 새벽에 와봐야겠습니다. 

 
물왕저수지와 시흥그린로드가 아주 가깝죠


 
돌아올때는 왔던 길이 아닌 많은 사람들이 관곡지나 시흥그린로드나 물왕저수지에 오는 코스를 타고 역으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관곡지를 지나는 보통천의 뚝길을 타고가면 금화로가 나옵니다.  여기도 자전거도로나 인고 기대하면 안됩니다. 좀 위험스럽지만 찻길 끝쪽으로 달려야 합니다. 


 금화로를 따라가다가 제3경인고속화도로가 보이면 금화로를 따라가지 말고  조금 위쪽으로 올라가면 작은 토끼굴이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저 찻길로 넘어가지 말고 오른쪽으로 약 20미터 더 올라가면 됩니다. 

 
바로 이 토끼굴입니다. 이 길을 지나서 오른쪽으로 가세요

 
언덕길을 오르고 쭉쭉 지나가면

 
칠리 저수지가 나옵니다. 멍때리지 말고 신호등 기다리지 말고 보행자 버튼을 눌러야 신호가 바뀝니다. 처음에 이 길을 지나갈때 한 10분 멍때리고 있다가 어느 할머니가 눌러줘서 알았네요



역시도 낚시터로 이용됩니다. 칠리저수지를 끼고 쭉  나가면 횡단보도가 보입니다.

 
저 멀리 자전거 동호회무리가 보이네요.

건널목을 건넌 후 가학동 지석묘가 이쓴 동네에 진입한 후 왼쪽으로 비닐하우스가 많은 쪽으로 진행한 후 마을을 관통하면 됩니다.


저는 길을 잃어 버려서 헤매다가 꿩을 득템했네요. 오랜만에 보는 꿩입니다

 
서독로를 토끼굴로 지난 후에 가장 난 코스인 서독터널을 달렸습니다.
심호흡을 하고 차량이 뜸한 것을 확인한 후 최대한 끝쪽으로 붙어서 서독터널을 관통했습니다. 굴을 타보시면 아시겠지만 소리에 대한 공포가 대단하고 자동차 운전자들의 눈치도 많이 보입니다. 저런 굴을 통과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자전거 경력의 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고 하네요.  통과해서 쉽고 편하게 갔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안양천 따라서 가는 길이 더 낫네요.

군데군데 이빠진 자전거도로가 짜증스럽지만 그게 더 무난합니다.


 드디어 광명역에 도착했습니다. 

 
도너츠 가게에서 약 4시간 가량의 자전거 여행을 마무리지었습니다.  집 근처에 이렇게 좋은 풍광들이 있는데 그걸 모르고 살았네요.  다만 자전거나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길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다음에 또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매번 안양천 자전거도로만 달렸는데 이렇게 새로운 길들을 익혀가는 재미가 솔솔합니다



큰 지도에서 안양천에서 물왕저수지까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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