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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외사랑에 눈먼 운전사의 폭주를 담은 영화 드라이버

by 썬도그 2011.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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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하고 이상했습니다. 분명 허리우드 액션영화인데 왜 이런 영화에 칸은 감독상을 주웠을까요?
자동차 추격씬이 많은 영화치고 예술영화가 거의 없고 허리우드 액션영화에서 꼭 필요한 미끈한 여배우와 자동차 추격씬이 있는데 왜 이런 영화를 칸은 감독상을 주었을까요? 그 의문은 이 영화를 보면 풀립니다.

 

 영화 드라이버 줄거

핑크빛 스크롤이 약간 지난 후 이름도 나오지 않는 드라이버인 주인공이 약속된 대로 한 건물 앞에 주차를 시킵니다. 
주어진 시간은 5분, 강도 2명은 상점을 털고 드라이버가 대기하고 있는 차에 올라탑니다. 그리고 드라이버는 도심을 질주합니다. 보통 이런 추격씬은 물량씬으로 나가죠. 그러나 여느 추격장면과 다르게 드라이버는 전조등과 시동을 끄고 조용히 있다가 경찰차에게 발각되면 전력질주를 합니다. 헬기에 발각되자 영리하게도 고가도로 밑에 숨어 있다가 이리저리 피해 다닙니다

주인공은 낮에는 스턴트맨 밤에는 강도 운송업을 하는 이중적인 삶을 사는 주인공입니다.
악인은 악인인데 직접 피를 묻히지는 않는 그냥 강도짓의 보조 역할만 합니다. 그럼에도 주인공은 착한 주인공은 결코 아닙니다. 낮에는 차량 스턴트를 하는 건실한 청년이지만 밤에는 어둠과 결탁해 범죄를 저지릅니다.  영화는 이런 주인공의 과거나 행동에 대한 당위성 같은 것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친구도 없고 어떤 가족도 없는 외로운 존재입니다.

거기에 과묵하기까지 합니다. 세상이 그를 그렇게 만든 건지 그의 그런 과묵한 성격이 
그를 외톨이로 만든 건지는 모르겠지만 매정한 도심을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에는 왠지 모를 날것 그대로의 느낌이 있습니다.

그의 옆집에는 꼬마 아이를 하나 둔 유부녀가 살고 있습니다. 웨이트리스로 근근이 먹고살고 있죠.
주인공인 드라이버는 이 뛰어난 외모의 유부녀에 끌리게 됩니다.  전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이 '캐리 멀리건'이 아니었다면 이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하거나 심드렁하게 끝까지 보다가 욕 한마디 하고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뛰어난 여배우의 미모 특히 선한 눈빛은 아주 강렬하네요.  드라이버는 옆집의 유부녀를 시나브로 짝사랑하게 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가까워지게 되죠

서서히 두 사람은 서로를 원하지만 아쉽게도 유부녀인 아이린(캐리 멀리건)은 남편이 있는 유부녀입니다. 남편은 감옥에 가 있는데 남편이 감옥 간 유부녀와 드라이버는 달콤한 데이트를 합니다.

무표정한 드라이버 얼굴에 웃음이 살짝 보입니다. 그러나 남편이 감옥에서 나오게 되고 이 영화는 걷잡을 수 없게 변하게 됩니다. 전반부는 로맨스 영화였다면  남편 출소 후에 영화는 액션영화로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전 남편이 등장한 이후 이 영화 스토리에 계속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 의문이란?  아무리 유부녀가 좋다고 해도 범죄집단과 연루된 남편을 돕는 주인공의 오지랖이 가능한 행동인가에 대한 의문입니다.

보통 이런 삼각관계라면 유부녀와 밤에 야반도주를 하거나 남편을 어떻게 하거나 아님 포기를 하겠죠.
그러나 이 주인공은 유부녀의 아들에게 말한 것처럼  착한 상어가 있을 수 있을까?라는 말처럼 모든 것을 포용하는 거대하고 원대한 사랑의 힘을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상어라는 악인이지만 악인 그룹 중에서도 착한 상어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에게 린치를 가한 범죄집단이 자신이 사랑하는 아이린과 그의 아들까지 건드리겠다는 남편의 말에  드라이버가 범죄에 협업하게 됩니다.

영화 대사로도 나오지만 정말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사랑한다라는 말로 들리기도 하네요
이 사랑에 대한 이해를 하는 분은 이 영화가 서글픈 사랑영화이자 로맨스누아르 영화로 보일 테고 주인공의 사랑이 오지랖으로 보인다면  그냥 그런 지루한 영화로 느껴질 것입니다

그나마 캐리 멀리건의 미모가 주인공의 사랑의 당위성에 큰 힘을 실어줍니다.

 

후반 폭주하는 영화 드라이버

영화는 후반으로 갈수록 주인공이 폭주하는 모습을 담담하게 담습니다.
자동차 액션씬 보다 주인공과 악당들이 벌이는 잔혹극은 눈을 돌리고 싶을 정도입니다. 그 폭주는 사랑의 속도로 관객에게 다가오죠. 아이린을 사랑하는 크기만큼 주인공은 잔혹함을 보여줍니다.

전 이 두 사람의 사랑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한편으로는 여주인공의 행동이나 주인공의 행동이 다 이해가 되는 게 아닙니다. 여주인공인 유부녀가 좀 더 자신의 입장을 확실히 했다면 주인공이 폭주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가정이 자꾸 스멀스멀 나오네요.  아무튼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크게 재미있지도 맘에 들지도 않습니다.

액션은 많이 있지만 그렇게 많이 있지도 아기자기한 맛도  물량공세도 없습니다. 다만 실제 자동차 추격씬 같은 긴박감은 있습니다. 주인공의 운전실력이 많이 보이지도 않습니다.  트랜스포터에서 보여주는 운전의 달인이라는 모습도 없습니다.

다만 1단 기어를 넣고 연인과 사랑의 밀어를 나누다가 남편이 등장한 후 시내주행속도인 60km로 달리다가 범죄조직과 연루되면서 주인공은 5단 기어를 넣고 시속 200km로 폭주하게 되죠

이 영화를 두 번 이상 보겠다는 분도 있고 평론가의 극찬은 쏟아져 있고 대부분의 영화평이 극찬 일색이네요
하지만 이 영화 전 영화 내용에 공감이 가지 않아서인지 크게 와닿지는 않습니다. 다만 영화가 참 힘이 있고 정직하다고 할까요?  주인공의 과묵함처럼 군더더기 없는 영화입니다. 유턴 한번 하지 않고 멈춤 한번 하지 않고 그냥 직진만 하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지루 할 수도 있는 영화이지만  날것의 느낌 생동감은 대단히 좋은 영화입니다.

주윤발의 누아르도 연상되고 택시드라이버의 분노도 느껴집니다. 
영화는 상당히 잔혹한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슬래쉬물의 느낌까지 납니다. 전 잔혹한 장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래서 그런지 남들이 다 호평하지만 전 이 영화 썩 재미있게 보지는 못했습니다. 원래 영화 자체가 재미보다는 예술성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죠

미국의 대표화가인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같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보고 여러 영화들이 떠 오를 것입니다.
시네필들에게는 인기가 많을 영화지만 영화광이 아닌 분들에게는 그냥 그런 별 내용도 없는 밋밋한 영화로 보일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개봉관이 많지 않았던 영화입니다.

영화광에게만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워낙 호평일색이라서 봤는데 생각보다는 제 취향이 아니라서 그런지 후한 점수를 주긴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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