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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머니볼, 프로야구의 이면을 잘 담은 실용주의 야구철학이 돋보인 수작

by 썬도그 2011.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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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볼머니볼 - 8점
베넷 밀러
http://photohistory.tistory.com2011-11-17T04:09:450.3810


꼰대들이 잘 하는 행동이 있습니다. 별 효과도 없으면서 자기 위신 세우기 위해서 귀에 들리지도 않는 단어를 골라서 나 잘났다는 일장 연설을 하죠. 자기 권위도 체크를 수시로 하면서 나온 배를 두들깁니다.

어제 SBS의 뉴스앵커가  서울시장의 인터넷 생중계 취임식을 비판했습니다. 비판의 요지는 그거죠. 서울시민중에는  멋진 취임식을 기대한 시민도 있다면서 시민의 권리를 뺏었다고 지적을 하네요.

전 그 말에 화가 나더군요. 아니 서울시 빚이 지금 몇조인데 한푼이라도 아껴야 할때 서울시장이 상징적으로 취임식비 아끼는 행동에 손가락즐을 합니다. 거창한 취임식 그거 꼭 해야 합니까?  그거 한다고 서울시장을 우러러보고 하는 시대는 지나지 않았나요?  이건 마치 개콘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대통령이 오면 각종 행사를 하는 허례허식과 뭐가 다를까요?

실용을 외치는 시대이고  현 대통령도 실용을 외치면서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정부의 이름도 실용정부.  그러나 과연 우리는 실용의 시대에 살고 있으며 과연 현 정부는 실용적인 행동들을 할까요?
4대강 물맞이 행사에 10억 이상을 쓰는 모습은 결코 실용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만년 하위팀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빈,  새로운 야구를 시도하다


한 오지랖 단장이 있습니다. 고졸 출신에 실패한 야구선수인 초라한 이력이지만 스카우터로 진로를 바꾸고 40대 중반에 미 프로야구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이 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빌리 빈'(브래드 피트 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아주 가난한 팀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알아주는 돈 없는 팀이죠. 돈이 없어서 팀의 간판선수인 
지암비 같은 프랜차이즈 선수들을 다른 팀에 장기매매하듯 팔아야 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만 현재의 넥센 히어로즈와 비슷하죠. 한정된 예산으로 구단을 이끌어야 하는 단장 빌리 빈

그는 선수출신이라서 스카우터 출신이라서 그런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단장과 달리 매 경기에 감놓아라 대추 놓아라 합니다. 특히 선수 스카우트에 대해서는 아주 할 말이 많습니다.

매년 하위권에 맴돌던 팀을 재건하기 위해서 한정된 예산으로 타 팀의 선수를 스카우트 할려고 합니다.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 가서 몇몇의 선수를 영입할려고 하는데 어느 20대 뚱뚱한 남자가 자꾸 훼방을 놓습니다.
그의 조언에 브레이브스 단장은 단박에 거절을 하죠

화가 난 빈은 그 뚱뚱한 사람을 찾아가서 진중하게 묻습니다.  당신 누구야!
그의 이름은 예일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피터'입니다.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야구철학이 있습니다. 
그 야구철학이란 머니볼이라고 불리는 데이터 야구입니다. 빌 제임스가 주장한 이 이론은 아주 복잡한 이론 같지만 쉽게 설명하면   인종, 사생활, 외모, 성격등을 모조리 배제하고 오로지 선수가 기록한 데이터를 가지고 팀을 운영하는 이론입니다.

따라서 지암비가 아무리 타율이 높아도 3.4.5번을 모두 합치면 출루율이 3할대 밖에 되지 않아서 쉽게 점수를 내지 못하는 결함이 있습니다.  그나마도 지암비, 데이먼 같은 간판급 타자들이 다른 팀으로 떠난 후 빈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합니다.
그때  빈은 가장 먼저 피터라는 친구를 스카우트하고 둘은 오로지 단 하나의 조건을 가지고  선수들을 스카우트 합니다.

단 하나의 기준이란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선수들입니다. 한마디로 저평가된 선수들을 하나 둘 씩 데리고 옵니다. 
이렇게 다른 팀에서 폐기처분 직전인 혹은 버릴려고 하는 선수들을 출루율이 좋다는 이유와 저평가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스카우트를 하기 시작하죠


그러나 내부의 적도 많습니다. 먼저 스카우트 팀장과의 마찰이 생겼습니다.
"야구는 컴퓨터 놀이가 아니라 직관과 경험이 중요하다"고 주장했고 단장 빈과 사사껀껀 부딪힙니다.
거기에 감독마져도 이전 방식인 자신의 경험과 직관이라는 데이터화 할 수 없는 인간의 선험적인 능력으로 경기를 운영합니다. 

4월 2002년 미국 메이저리그가 시작하자  빈의 새로운 야구철학인 데이터 야구가 평가를 받기 시작합니다.
빈의 예상과 달리 팀은 연전연패합니다. 경기에 진 후 화가난  빈,  락커룸을 들어갔더니  경기에 져서 화가 머리 끝까지 났는데 몇몇 선수는 탁자위에서 노래 틀어놓고 춤추고 있습니다.  팀 분위기 개판을 치는 몇몇 선수를 싹 정리해 버린 빈.
이후 기적과 같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40대 중반의 남자.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다


이 머니볼은 야구영화지만 화려한 야구 액션이 나오는 영화는 아닙니다. 야구 장면 대부분은 실제 메이저리그 경기를 TV를 통해서만 보여줍니다. 따라서  9회말 끝내기 역전 홈런 같은 멋진 야구 액션과 감동을 기대하면 실망하실것 입니다.
그렇다고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 내츄럴이나 기존의 야구영화와는 크게 다릅니다.

먼저 이 영화는 시즌의 이야기 보다는 시즌이 끝나고  시작되는 스토브리그라는  스카우트 대전쟁을 아주 흥미롭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어떤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어떻게 만년 하위팀을 리빌딩하는지에 대한 재미가 솔솔한 영화입니다.
또한 이 영화는 야구가 소재가 되었지만  '빌리 빈'이라는 남자의 자전적인 성공스토리라고 하는게 더 어울리는 영화입니다.
빌리 빈은 고졸에 야구선수로는 실패한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스탠포드 전액 장학금으로 입학할 수 있는 기회를 프로야구 입단과 바꿔버렸죠. 프로야구에 와서 큰 성공을 기대했지만 몇년 뛰다가 스카우터로 전향을 합니다. 그런 트라우마 속에서 그는 새로운 삶인  프로야구 단장으로써의 성공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가 않네요.  가난한 팀의 단장으로써  한정된 돈으로 팀을 우승시키기에는 현실적으로 힘에 부칩니다.
기존의 야구를 바라보는 시선으로는 절대로 우승할 수 없다고 판단한 빈,  새로운 모험을 떠납니다.

물론 그 모험이 실패하면 해고당할것을 뻔히 알지만 40대 중반의 나이에 20대 청년처럼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한 중년 남자의 새로운 모험기라고 보여지는 영화입니다. 그 모험에 많은 반대와 부침도 있지만 그는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자신의  단장자리 까지 걸면서 도전을 합니다.

이 영화는 그런 중년남자들에게 큰 용기를 줄만한 영화입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빈이 택한 '머니 볼'은 오로지 데이터만 바라보고 선수를 스카우트하고 운영하는 야구 이론입니다. 
김성근 감독이 바로 데이터야구 신봉자죠.  보통의 감독들은 자신의 경험과 직관을 가지고 팀을 운영하고 선수기용을 합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감으로 하는 야구이고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감독들이 감으로 야구를 합니다. 감이 좋으면 좋은 감독, 감이 나쁘면 나쁜감독이라고 하죠

김성근 감독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를 기용합니다. 아무리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선수라고 해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 2군으로 보냅니다. 뭐 팀의 기여도나 팬을 몰고 다니는 인기선수라도 가차없죠. 데이터야구의 꼼꼼함은 때로 김성근 야구를 폄하합니다. 너무 재미없다는 것이죠.   하지만 그건 LG트윈스팬인 저에게는 배부른 소리입니다.

재미있건 없건 팀이 우승은 아니더라도 가을야구 9년째 못한 팀의 팬으로써는 화딱지 나는 배부른 소리입니다.
룰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치사하더라도 이기는게 중요하고 그게 바로 프로아닙니까? 물론 양키즈 같이 데이터야구보다는 잘하는 선수 있으면 큰 돈 주고 스카우트 하는 그런 돈 많은 부자구단은 데이터야구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합니다. 그냥 비싼선수 돌리면 되니까요.

문제는 SK같이 돈이 많지 않는 팀은 이런 데이터야구가 필요합니다.
빈 단장은 이런 데이터야구를 통해서 팀을 리빌딩합니다. 많은 반대가 있었지만  실용주의 노선을 취하죠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돼.   포수 출신이면 어때 출류율이 이렇게 높은데  1루수 수비 연습 시켜서 1루수로 기용하고  도박판을 기웃거리고 사생활이 문란해도  출류율이 좋다면 스카우트를 합니다.

영화는 이렇게 약간은 정내미 떨어지는 그러나 그게 가장 효율적인 정책인 머니 볼 정책으로 팀을 리빌딩하고 그 성공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빈은 냉혈한 처럼 비추어집니다.  단장이 다가오자 한 선수는 울상이 된 표정으로 애원을 하지만 과감하게 다른 팀으로 가라고 말하죠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스포츠영화가 가지는 미덕인 감동스토리나 끈끈한 우정을 담은 영화와는 좀 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자막을 보는 순간  빈이라는 단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많이 풀릴 것 입니다.


 

LG트윈스 구단주와 단장과 감독 코치진들이 봐야 할 영화 머니 볼

한 아나운서와 야구기자가 대담프로그램에 나와서 LG트윈스가 9년연속 가을야구를 못한 이유는 
단장과 정치하는 코치진과 선수들 중에 검은세력이 있다는 소리를 해서 트윈스 팬들은 발칵 뒤집혔습니다.

단장이 야구장에 나오지도 않고 야구에 관심도 야구도 모르는 사람이 앉아 있으니 그 야구단이 잘 굴러갈리가 없죠
야구를 모르는 주변의 아첨꾼에 휘둘리고  야구인이 아닌 정치인의 옷을 입은 코치진들이 득시글 하는 것입니다.

그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영화가 바로 머니 볼입니다. 비싼돈 들여서 LG트윈스 데리고 오면 죽을 쓰고 LG트윈스에서 빌빌 거리다가 다른 팀으로 배내면 펄펄나는 요상한 스카우트. 이걸 바로 입쥐효과 탈쥐효과라고 하나요?
 자신이 2년동한 LG트윈스에서 보여준게 없음에도 과도한 연봉을 요구하는 이택근 같은 선수도 봐야 할 영화입니다. 

닥치고 승리! 를 알게 해주는 실용주의 야구의 성공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야구영화이지만 야구장면이 그닥 많이 나오지 않는 그러나 야구팬들에게는 신선한 재미를 선물하고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선수를 사고 팔고 한 조직을 새로운 조직으로 이끄는 빈 단장의 과감한 도전기가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이 영화는 기존의 스포츠 영화처럼 한방 빵 터트리는 재미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아주 점잖게 감동과 흥미를 주는 점잖은 영화입니다. 야구는 정말 재미있다는  빈 단장의 말 처럼 2012년 프로야구 시즌이 기다려지네요.  야구는 정말 재미있는 스포츠입니다. 그 이유는 다른 스포츠보다 데이터들이 엄청나게 많이 존재합니다. 
그 데이터를 매일 매일 들여다 보던 어린시절도 생각나네요

인기 유명 시나리오 작가인  영화 '소셜 네트워크'의 시나리오를 쓴 아론 소킨의 수준높은 스토리텔링도 재미있습니다.
찐한 감동과 여운은 없습니다만 영화를 보고 나면 한 중년 남자의 당당한 어깨가 눈에 크게 들어오는 영화입니다.

빈 단장의 중학생 딸이 부르는  SHOW라는 노래가 참 듣기 좋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인생은 미로고 사랑은 수수께끼죠.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어요" 그 미로같은 인생의 그라운드에서 하늘을 가르는 역전 홈런 같은  영화가 바로 '머니 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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