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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집주소까지 아는 대검찰청 사칭 보이스피싱, 벌거 벗겨진 느낌까지 들다

by 썬도그 2011.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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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0-1000 번호가 떴습니다. 
냉큼 전화를 받았습니다.  

"대검찰청입니다."   
순간 직감을 했죠.  특유의 어눌한 재중동포 말투.  뭐라고 막 떠들더군요.  대검찰청 신동욱 수사관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8월 어쩌고 하면서 마포지역에서 금융사기범 일당을 검거했는데 그중 한명에게서  제 신용카드가 나왔다는 것 입니다.
그러더니 광주의 XXX 아세요? 라고 묻네요.   모른다고 했죠
지난 주에  소환장을 보냈는데 못 받았냐고 묻기에 못 받았다고 했죠. 그러더니  하나SK 카드가 내 이름으로 발급된게 있다고 합니다 좀 어이가 없더군요.  신용카드가 하나SK카드라고 하는데 저 그 카드 안쓰거든요.  

그래서 제 주소 아냐고 물었습니다.
소환장인지 뭔지 보냈으면 주소를 알아야 할텐데 그 주소를 물어봤죠
그런데  동 까지 정확하게 말하는 것 입니다.  

ㅠ.ㅠ  아놔 미치는줄 알았습니다. 제 정보가 다 털린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혹시 만에 하나 진짜 수사관일 수 있다는 생각에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습니다.

"당신이 수사관인지 아닌지 내게 증명을 해보세요"
이렇게 따져 물으니  저에게 하소연을 하네요. "어떻게 하면 절 믿으시겠어요. 전화 번호 알려줄테니 전화를 하세요 그럼"
그래서 전화를 끊고 알려준 대로  3480-2000번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대검찰청 전화번호가 맞는지 인터넷으로 바로 검색해서  맞는것을 확인했고 전화를 걸어보니 여자분이 받더군요.
신동욱 수사관 있나요? 라고 물으니  보이스피싱 전화 받으신것 같다고 하시네요.  뭐 예상했던 대로네요


대검찰청과 좀 통화를 했습니다.  
먼저 실제로 수사관이 소환 요청을 하는 과정을 물어 봤습니다.   과정은 보이스피싱범이 말한 그대로 였습니다. 먼저 우편으로 소환장을 보내고 응답이 없으면 전화를 한다고 하네요

제가 좀 따졌습니다. 
그러면 보이스피싱범의 말이 맞는 부분이 있네요?  소환장 보내고  전화로 하는 과정은 실제와 똑같은데 깜빡 속을 수 있겠네요라고 물었더니 맞다고 하네요

만약에 제가 3480-2000번이 대검찰청 전화번호가 맞고 그걸 확인하고 전화했기에 망정이지 만약에 보이스피싱범이 대검찰청 전화번호라고 알려준 이상한 전화번호로 제가 전화를 걸고 실제로  신동욱 수사관이 전화를 받으면 깜빡 속겠네요? 라고 
물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고 말하더군요.

실제로 제가 그런 경험을 당한적이 있었습니다. 2년전에 우체국 택배라고 어쩌고 해서 제가 전화를 걸겠다고 하니까 전화번호를 알려주었고 보이스피싱범이 알려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거니 전화를 받는 것 입니다.

이런 저런 통화를 하면서 하소연을 했네요. 매번 이렇게 보이스피싱이 계속 되는데 국가적인 대책은 없냐고 애먼 소리를 좀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후 KT와 SKT에 전화를 해서 보이스피싱 대책이 없냐고 따져 물었고 특별한 대책은 없다고 합니다.

다만 외국에서 오는 전화는 안내멘트를 넣고 있지만 워낙 이 보이스피싱 하는 놈들이 해킹에 능수능란하고 전화번호를 숨기거나 인터넷 전화등으로 하기 때문에 원천적인 대책이 힘들다고요. 더구나 국내에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은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결국은 매번 당하는 것은 서민들이고 국가와 기업들의 원천적인 해결책은 없는 것이네요. 기업과 정부의 고충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좀 더 노력하는 모습 보였으면 합니다.  특히 경찰서에 보이스피싱 전화를 걸면  '피해가 생기지 않으면 귀담아 들어주지 않는 모습'은 좀 무심해 보입니다. 물론 법적으로 경찰이 할 일은 없다고 해도  그래도 좀 다정다감하게 전화를 받았으면 합니다. 왜 그런 것으로 전화를 해서 귀찮게 하냐는 식으로 무안주지 않았으면 합니다


오늘 제 집주소까지 알고 있는 보이스피싱범을 만나보니 좀 많이 화가나고 짜증이 나네요. 나의 모든 정보를 상대가 알고 있다는 것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를 모르는것도 두렵기도 합니다. 

얼마전 거대 포털인 네이트가 해킹 당하고도 후속대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대국민 사과와 비밀번호 바꾸라는 것 밖에 없었습니다.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해도 그걸 사용자가 증명해야 하기에  SK컴즈는 그냥 사과만 할뿐 더 이상 어떤 조치도 안하고 있습니다. 


 현대카드, 삼성카드 사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고도 기업에게는 전혀 피해가 없었습니다.  카드 사용자들이 집단 이탈한다면 기업들도 움찔하겠지만  실제로 그런 일 때문에 갑자기 카드사를 바꾸기도 힘든게 현실입니다.  

보다 강력한 처벌을 해야 기업들이 움직이지 지금 같이 솜방망이 처벌을 하면 기업들은  똥 밟았네 심정으로 이런 개인정보 유출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 할 것입니다.

제 신상정보가 털렸고 그걸 이용해서 보이스피싱을 하고 있고 그걸  저에게 알려준 모습,  이런 과정까지 과연 우리의 기업들이나 인터넷 싸이트들은 과연 책임이 전혀 없나 또한 통신사들은  보이스피싱을 막는 원천적인 방법을 고민한 적이 있나?

경찰은 과연 이런 보이스피싱 사기에 대해서 강력하고 치밀하게 대처하고 있나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저야 의심병이 있고 젊어서 잘 대처했지만 노인분들은 깜빡 속을 것 입니다.  정부의 확고한 대책을 기대하지만 서민대책은 거의 없는 정부에게 큰 기대를 하기도 힘들어 보입니다. 

이거 누구에게 원망을 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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