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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왜 우리는 풀잠자리알을 우담바라라고 우길까?

by 썬도그 2011.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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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는 가끔 보면 과학보다 미신을 너무 맹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서양인들이 우리보다 합리적인 이유는 한번 실수하면 그것을 꼼꼼하고 과학적으로 분석해서  운칠기삼이라는 요행을 바라지 않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산업화 과정에서 겪은 실수를 다시는 하지 않습니다.

사실 뭐 서양인들도 근대화 과정속에서 건물도 무너지고 다리도 무너지고 많은 생명이 죽고  페스트병이 돌때 마녀사녕을 하기도 했죠.  과학을 맹신하는 것도 문제지만 무시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한국은 근대화 과정에서 과학과 미신이 혼재했고 아직도 할머니 세대들은 과학적인 사고방식보다는 미신적인 사고방식을 맹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초등학교 외손자가 사춘기를 겪자  할머니를 피하고 좀 서운하게 하면  집에 와서는  이런말을 하십니다
"역시 외손지들은 친손지보다 못해" 라고 하면서 한탄을 하십니다. 한 수십번을 그 소리를 하시기에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초등학교 5,6학년이 되면 사춘기들이 오고 나이들수록 할머니를 잘 따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조카들이 친정할머니를 따르고 그러는 것도 아니잖아요 어머니. 제발 그 외손지 친손지 하는 그 말씀 그만하세요. 그런거 다 어른들이 만든 편견이예요"

그러나 그때 뿐이시더군요. 어머니는 여전히 친손지 외손지 하면서 노래를 부르십니다. 핏줄이라니 외손지는 친손지가 아니라서 언젠가는 떠난다느니 하는 소리를 하십니다. 이건 정말 과학적이지도 논리적이지도 않는 미신에 가까운 편견입니다.

물론 조상들의 경험과 지혜와 혜안을 모두 무시할 수 없지만  비과학적인 것들도 참 많습니다

원시부족이 사는 아프리카의 한 마을에  우연히 지나가던 비행기에서 먹을것이 떨어졌습니다.  
때마침 원시부족들은 하늘에 기도를 하고 있었는데  하늘에 기도를 하면 먹을것이 떨어진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후 그 원시부족은 먹을것이 바닥나면 하늘에 기도를 드렸지만 우연히 떨어진 먹을 것은 다시는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원인과 결과의 인과 관계를 잘못 정의하면  마을 사람들이 생고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인과 관계가 입증되지 않는 것들을 우리는 보통 미신이라고 합니다


 



젋은 여성들이 맹신하는 혈액형 별 성격.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다

젊은 여자분들 사이에 여전히 맹신하고 있는 혈액형 별 성격구분은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실제로 SBS에서 유치원생을 두고 실험을 해봤는데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밝혀졌죠.

A형은 소심하고 B형은 화끈하고 불같다고 하는 이런 성격 구분, 아주 비과학적인 결론입니다.
아니 생각해보세요. 전세계 사람들이 오직 4가지의 성격으로만 구분이 될 수 있다는게 말이 됩니까?  
간단하게 실험을 해보세요.  혈액형을 속이고  혈액형 테스트를 해보세요. 그래도  어쩜!! 맞아 맞아 하면서 박수치면서 까르르 거릴껄요.  물론  재미삼아 심심풀이 땅콩으로 한다면 문제될게 없습니다.  문제는 항상 그걸 맹신할때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니가 A형이라느니  B형이라느니 하는 말은 정말 논리에 맞지 않는 말입니다.  이런 혈액형 맹신주의는 한 일본인 여성때문에 이렇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전세계에서 혈액형별 성격을 믿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밖에 없다고 합니다.
뭐 B형 남자 어쩌고 하는 영화도 나올 정도니 젊은 여자분들 사이에 혈액형 맹신은  좀 도가 지나쳐서 천박해 보이는 수준입니다.


풀잠자리 알이라고 밝혀진거 왜 자꾸 우담바라라고 우기나?

한 10년 전인듯 해요. SBS의 장수 인기 프로그램인 '세상에 이런일이'에서 우담바라를 취재했더군요
3천년에 한번 핀다는 불교이 전설의 꽃 우담바라.  불상에 핀 그 자그마한 꽃을 이리저리 취재하더니 결론은 풀잠자리알이라고 전문가가 나와서 말하더군요

사실 3천년에 한번 핀다는 꽃을 증명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역사가 기록된게 그리 오래 되지 않은데 꽃이 3천년에 한번씩 핀다는 것이 참 이해가 안가죠. 생각해 보세요. 3천년에 한번 핀다면 그 우담바라가 최소 3천년 이상을 살아야 한다는 건데 그게 말이 됩니까?  한마디로 설화와 같은 증명되지 않는 존재고 그래서 전설의 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언제가 부터 우리 주변에서 낯선 이 물체를  그냥 우담바라라고 우깁니다.
제가 알기로는 이 우담바라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이유는 아이러니 하게도 '세상에 이런일이' 때문입니다.
풀잠자리알이 우연히 불상에 피면서 우담바라라는 낚시성 제목으로 방송한 이후 느닷없이  풀잠자리알만 보면 우담바라라고 합니다. 

방송말미에 분명히 '풀잠자리알'이라고 마무리지었지만 사람들은  결말은 무시하고 그냥 우담바라라고 우깁니다.
네이버 옛날뉴스 서비스를 뒤져봐도 우담바라로 검색하면 영화 '우담바라'만이 검색되지  우담바라 꽃에 대한 이야기는 없습니다


오늘 마포의 훼미리마트에 우담바라가 피었다는 뉴스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찌라시 언론들은  그걸 이슈로 뽑고 있는데  정말 한심스럽더군요.  아니 언론이 그게 우담바라인지 아닌지 결론을 내려줘서 국민들에게 바른 정보를 제공하는게 언론의 역활이거늘 그냥   훼미리마트 가게 주인의 말을 그대로 옮겨적고만 있습니다.

결국 이런 언론 때문에 풀잠자리 알을 보면 무조건 우담바라라고 하는 정말 비과학적이고 거짓 정보가 진짜로 둔갑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 입니다

바로 이 녀석이 낳는 알이 '우담바라'라고 말하는 것이죠. 풀잠자리는 정말 황당하겠어요.  


재미있는 것은 이런 미신에 가까운 이야기를 중국인들도 믿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입니다.
아니 3천년에 한번 핀다는 우담바라는 왜 2천년도가 넘어서면서 심심하면  여기저기서 피나요?  




나도 우담바라를 직접 봤다


고백하자면 저도 우담바라를 직접 봤습니다. 평소에 잘 가는 인사동을 걷고 있는데 제가 DSLR로 여기저기 찍으니까 고가구 상점아저씨가 들어와 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걸 좀 찍어 달라고 합니다.  봤더니 TV에서 봤던 풀잠자리 알이더군요
아저씨가 찍어 달라고 하기에 사진을 좀 찍었습니다.  찍으면서 한마디 했죠

"이거 풀잠자리알로 밝혀 졌는데요"  하지만 아저씨는 
"알어 아는데 그래도 이게 어디 흔한일이야"

그 말에 가만히 있었습니다. 아저씨가 풀잠자리알을 알면서 그걸 우담바라라고 생각하면서 행운을 기원하면 그게 행운의 네잎클로버가 되는것이죠. 뭐 네입클로버가 무슨 행운을 가져다 주겠습니까?  정말 발견하기 힘든 우연히 발견되기에 그걸 발견하면 행운이라고 하는 것이죠.  네잎클로버가 앞마당에 널려 있다면 네잎클로버 발견하고서 행운의 상징이라고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저씨가 행운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풀잠자리알이라고 말하던 제 입은 굳게 다물었습니다.
아저씨는 풀잠자리알이라는 소리도 들었지만 그래도 이게 우담바라라고 믿고 싶으신가 봅니다. 우담바라가 3천년에 한번 피고 전설의 꽃이라는 것은 둘째치고라도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고 싶었던 것이죠.





따라서 이 우담바라를  풀잠자리의 알로 인지하면서 그럼에도 행운의 상징으로 생각한다면 그걸 말릴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무슨 3천년에 한번 피는 우담바라를 봤다는 식으로 억지를 부리면 안됩니다.


개인이 어떤 사물에 행운을 기원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거짓된 정보를 마치 진실인양 떠들고 그걸 언론이 검증하지 않고 부풀리는 모습속에서  미신이 진실인양 받아들여지는 한국사회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실은 풀잠자리알이지만  보기 드문 현상이기에 행운을 상징한다고 자연스럽게 넘어갔으면 합니다.
그걸 마치 3천년만의 행운이라는 식으로 하면 안되겠죠.  

21세기입니다. 미신과 과학을 여전히 구분 못하면 안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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