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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블랙코메디 같은 농심 신라면 블랙

by 썬도그 2011.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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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부가 농심에 다니고 계시고 외삼촌이 농심 영업부에 잠깐 근무하셨고  집 근처에 농심 신대방동 본사가 있지만 농심이라는 회사를 별로 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 회사의 최근 행동을 보고 있으면 과연 소비자를 우대하는건지 봉으로 여기는지 모르겠네요.

라면 가격 올릴때는 국제 밀가루 가격때문에 올린다고 해놓고 국제 밀가루 가격이 내려도 올린 라면가격을 내리지 않거나 아주 느리게 내립니다. 밀가루 가격이 7% 내렸으면 응당 국민 라면인 신라면도 7% 내리는게 상식이나 신라면은 2.7% 찔끔 내리고 안성탕면과 같은 비인기 라면만 7% 내리면서 7% 내렸다고 생색을 내죠.

소비자를 바보로 여기는 행동이죠. 


                   컬러 마케팅을 들고 나온 신라면 블랙 

농심은 부동의 라면업게 1위 회사입니다. 신라면 하나로 25년을 평정한 회사이기도 하죠. 신라면 처음 나왔을때 맵다던 안성탕면을 능가하는 매움에 확 달아 올랐죠. 하지만 지금은 신라면에 입맛이 표준화 되어서 다른 라면을 먹으면 왠지 좀 싱겁고 맹숭맹숭 합니다.

그러나 최근 농심은 라면 매출이 크게 늘지 않고 있습니다. 웰빙시대라고 해서 모두들 외식하고 고급음식이나 자연식을 좋아하고 있습니다. 예전 같이 쌀 떨어져서 밥대신 라면 먹는 시대도 아니고요. 그러나 2008년 세계 금융위기때 다시 라면판매가 증가합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라면의 소비는 늘어가죠. 그러나 지금은 2008년 경제위기도 벗어나고 있고해서 다시 매출액으 크게 증가하지 않고 영업이익은 계속 하락하고 있습니다.

농심의 고민은 그것입니다. 매출액중 70%가 라면에서 나오는데 라면이 팔리지 않으면 농심은 구조적으로 성장 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프랜차이즈나 새로운 사업을 하는 회사도 아니고요.  이렇게 고민이 있다가 내놓은게 라면 고급화 전략입니다. 

둥지냉면이나 뚝배기류 같은 고급라면을 계속 선보이고 있고 그 고급화의 종결지가 바로 '신라면 블랙'입니다
색중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색이 블랙이죠.  검은색 음식이 비싼면도 있고  농심은 신라면 블랙이라는 컬러 마케팅에 고급화 이미지를 넣기 위해서인지 기존 제품의 2.5배나 비싼 1,600원짜리 신라면 블랙을 선보였습니다


건강을 위한다는 '신라면 블랙' 라면이 건강식이었나?
 

살다살다 이제는 1,600원짜리 라면도 나오는군요.
뭐 제 가격을 한다면 못나올것도 없죠. 그런데 이 광고가 좀 웃기더군요. 유명 배우가 나와서 몸을 위한다면서 '신라면 블랙'을 선전하는데  라면이 언제부터 몸을 위하는 제품이었나요? 그냥 밥의 대체품이지 라면이 보양식은 아니잖아요?

뭐 농심에서는 설렁탕 한그릇의 영양을 넣었다고 하는데 기존 신라면보다 탄수화물 10g, 단백질4g, 칼슘 34mg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설렁탕보다는 탄수화물 78%, 단백질 72% 철분 4%로 설렁탕 한그릇이 아닌 반그릇 정도를 넣었네요.
반면 신라면 블랙에는 설렁탕보다 지방은 3.3배 나트륨은 1.2배나 많습니다. 

이건 마치 큰 고양이를 보고 호랑이 새끼라고 우기는 꼴과 같은 블랙코메디입니다.
라면에 아무리 금가루를 뿌리고 뭘 해도 인스턴트 라면은 라면입니다.  그리고 그 가격이면 조금 보태서 설렁탕 맛 라면이 아닌 진짜 설렁탕을 먹는게 낫습니다.  사과맛 쥬스보고 사과쥬스라고 할 수 없듯이 설렁탕의 영양을 넣었다고 해서 라면이 설렁탕이 되지 않습니다.

물론 기존 라면보다야 좀 더 영양에 신경썼다고 해도 라면은 라면이며 라면을 건강식이라고 하는 억지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똑똑한 소비자가 기업을 길들인다
 

제가 이렇게 말해도 소비자들은 신라면 블랙 많이 사먹었습니다. 호기심으로 먹은 분들도 있지만 2달동안 160억이란 엄청난 매출액을 올려준 것을 보면 소비자들이 이 비싼 가격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지 않나 봅니다.

공정위에서 허위광고라고 과징금을 물려도 농심은 가격을 내릴 생각이 없나 봅니다. 왜 그럴까요?
왜 그러겠어요. 가격을 내리지 않아도 잘 팔릴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죠.  베블런 효과라고 있죠.  명품등 과시성 소비가 통하는 제품들은 가격을 낮추는게 아니라 오히려 높여서 고급이미지를 가격으로 칠해놓는 마케팅을 합니다.

그래서 루이비통같은 회사들은 본사가 제품가격을 내려도 한국지사는 가격을 오히려 올립니다.
그건 그렇다고 치죠. 베블런 효과가 적용되는 과시욕으로 구매하는 제품들이니까요. 그런데 라면이 명품과 같은 베블런 효과가 적용되는 것은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저의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지만 라면까지 가격이 높아서 오히려 잘팔린다면  그게 이해나 공감이 갈 수 있을까요?

라면을 먹으면서  난 1600원짜리 고급 라면 먹는다!!! 라고 과시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명품 라면이든 금가루가 뿌려진 라면이든 라면은 라면일 뿐입니다.  라면이 아무리 가격이 비싸도 라면은 정크푸드에 가까운 인스턴트 제품일 뿐이죠.


똑똑한 소비자가 기업을 길들일 수 있습니다. 지금 농심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베블런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듯 한데요.
25년간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았다면 가격을 높이는게 아닌 보다 저렴한 제품이나 색다른 제품을 개발해서 소비자가 입맛을 다시게 하는게 좋지 않을까요?  

이렇게 글을 쓰면  지난 번 처럼 농심에서 법무법인에 맡겨서 농심 비판글을 블럭처리하던데요.
이번엔 그러지 맙시다.  합리적의심과 합리적인 비판까지 막고 좋은 소리만 듣고 살다가 망한 기업 숱합니다. 외부비판이든 내부비판이든 합리적인 비판이면 곱게 듣는 혜안이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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