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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음식으로 표현한 할머니의 짝사랑, 호노카아 보이

by 썬도그 2011.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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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루(아오이 유우)는  애인인듯 아닌듯 한 레오(오카다 마사키)에게 짜증을 부립니다.
운전이 서툴다고 타박을 하죠.  이 둘은 하와이에서 가끔 볼 수 있다는 문보우(달 무지개)를 보러 하와이 북쪽 호노카아에 왔습니다. 식사하는데 2시간이나 걸린다고 짜증내하는 카오루.   레오는 그런 카오루와 헤어집니다. 카오루가 찬거죠  

호노카아 보이


레오는  대학 1년을 휴학합니다. 새로운 곳 낯선 곳에서 지내고 싶었고 그곳이 하와이의 호노카아입니다.
그렇게 레오의 슬로우한 삶이 시작됩니다


호노카아 보이

레오는 동네에 하나있는 영화관의 영사기사 보조일과 허드렛일을 하면서 지냅니다. 돈이 많지 않다보니 인스턴트 제품을 주로 먹습니다.  동네에는 많은 일본 분들이 사는데  거기에 대한 설명은 없습니다.  왜 굳이 하와이일까 하는 생각이 계속 들더군요.  오끼나와 같은 곳에서 촬영해도 될텐데 말이죠.

우리도 그렇겠만 일본인들이 그리는 지상 낙원은 아마 하와이가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80년대 일본경제가 거품이 생겼을때 많은 일본인들이 하와이 땅을 샀잖아요.  그런 의미가 아닐까 하네요. 여하튼 이 하와이의 일본타운 같은 곳에서  레오는 하루하루를 지냅니다. 모든게 느린 곳, 도시의 복닥거림이 없는 곳에서 1년을 지내게 됩니다.

그러다  비 할머니를 알게 됩니다.  50년전 남편을 여의고 혼자 사신 비 할머니,  배달온 레오가 고양이 줄려고 만든 음식에 손을 대자  고무총을 쏘면서 반 협박을 합내다. 내일 또 오면 음식을 해주겠다고 하죠.
그렇게 비 할머니는 오랜만에 사람을 위한 음식을 하게 됩니다. 

호노카아 보이

 비 할머니는 음식 천재입니다. 못 만드는 음식이 없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이 영화와 비슷한 영화가 떠오르죠.
카메모 식당과 상당히 유사한 전개와 소재들입니다. 하지만  다른게 있습니다. 이 호노카아 보이는 음식영화가 아닙니다. 아니 음식이 많이 나와서 음식영화일 수도 있지만 사랑에 관한 쓸쓸함과 긴 여운을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호노카아 보이

그 이유는 이 비 할머니가 매일 레오의 점심을 만들면서 레오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레오은 그런 할머니의 심정을 잘 모르죠. 이 비라는 할머니 참 재미있습니다.  초등학생 같은 재미있는 장난들 스르럼없이 치는데 그 모습을 보면 딱 10대 소녀 같습니다. 감수성도 아주 풍부하죠.

솔직히 좀 거북스럽긴 했습니다. 할머니가 20대 청년을 좋아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것에 나이가 상관없죠. 그것이 연인관계가 아닌 짝사랑이라면 더더욱 뭐라고 할 것은 아닙니다.  

비 할머니는 남편을 여의고 혼자사셨는데 그 남편과 여의던 그 나이대에서 영혼의 성장이 멈춘듯 합니다. 수줍은 소녀같은 표정으로  매일 레오에게 밥을 해줍니다.  저 꼬까옷 입고 있는 할머니 정말 생뚱맞으면서 귀엽습니다.  하지만 레오는 그런 비 할머니의 짝사랑을 알지 못합니다

호노카아 보이

레오는 할머니에게 '달 무지개'를 보러가자고 말합니다.  그러나 달 무지개가 쉽게 찾아오는게 아니죠.
그렇게 첫번째 달 무지개 여행은 할머니의 짝사랑만 살짝 엿보이고 끝이 납니다

호노카아 보이


그러다 레오가 사랑에 빠집니다. 아니 빠진듯 합니다. 한 어여쁜 아가씨와 함께  해변가에서 수영도 하며 친하게 지내죠. 그리고 비 할머니에게 소개를 합니다

호노카아 보이


레오를 길거리에서 만나서 너무 반가웠던 비 할머니 먼저 레오가 손을 듭니다. 비 할머니도 손을 듭니다.
그러나  레오의 손은 뒤의 마리아를 향한 것이죠. 그것도 모르고  김칫국 마신 비 할머니

그렇게 셋은 저녁파티를 합니다.  마리아가 땅콩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귀뜸을 했던 레오. 비 할머니는 그 말을 듣고 일부러 땅콩을 넣어서 음식을 만들고 땅콩 알레르기가 있던 마리아는 응급실로 갑니다.  

그날 할머니는 눈에 병이 생겨 앞을 잘 보지 못하게 됩니다. 그렇게 앞을 잘 보지 못하게 된 비 할머니를 레오는 옆에서 간호합니다. 그렇게 둘은 같은 집에서 살게 되죠.

그리고  다시 달 무지개 여행을 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날  할머니는 뿌옇게 보이는 세상속에서  달 무지개가 뜬 것을 보게 됩니다.  실제 달 무지개가 아닌  눈이 뿌옇게 보여서 달 주변에 무지개가 뜬 것 처럼 보이는 모습이었죠. 

그런 레오가 너무 고마운 할머니. 그렇게 할머니는 레오 곁을 훌쩍 떠납니다.

호노카아 보이


1년이 지난 후 레오는 멋진 슈트를 입고 최신SUV를 타고 호노카아에 다시 옵니다.
그리고  할머니가 떠난 빈자리를 봅니다.  레오가 할머니가 준 음식을 먹기전에 항상 찍었던  폴라로이드 사진이 그 할머니의 대한 기억.  음식에 대한 기억을  담고 있습니다

레오가 영사기사 보조에서 영사기사일을 하다가 크게 실수하고 낙담할때  음식으로 치유해주었던 비 할머니
둘이 찍은 유일한 사진만이 다시 찾아온 레오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일본 특유의 밍밍하면서도 이상하게 끌리는 맛이 있는 영화입니다
양념을 하지 않는  음식 재료만으로 음식맛을 낸 일본음식처럼 짜릿하거나 굴곡이 심하고 하는 감정의 기복이 큰 영화는 아닙니다. 하와이의 훌라 춤처럼 부드럽게  바람처럼 불어왔다가 수줍게 사라지는 한순간의 미풍을 영상화 한 영화 같습니다

호노카아 보이


비 할머니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그러기에 더 마음이 아파지는 사랑이기도 하죠.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이 만든 음식을 먹는 다는 자체가 사랑이라고 느꼈을 할머니 때로는 질투도 해보지만 =다 부질없음을 느낀 할머니가 홀연히 떠난 것 처럼 세상에는 해서는 안되는 사랑들이 많이 있습니다. 수 많은 편견으로 바라보는 사랑.   몸의 나이가 맞지 않다고  원천적으로 자학하는 사랑들.

그런 사랑을 이 영화는 따스하게 감싸줍니다. 그리고 일탈하지 않고 다시 그렇게 세상사 다 그렇고 그런거다 식으로 덮어두고 끝나죠.   영화를 보고 나면 마라사다를 한번 먹고 싶은 생각이 들것 입니다.

인터넷에 뒤져보니 달달하고 부드러운 도넛 같은 음식이라고 하는데요.  저 이거 이름도 모르고 가끔 어머니가 시장에서 사오시면 먹었던것 같네요.  나중에 제가 직접 시장에 가서  음식이름을 물어봐야겠어요

제가 먹은게 마라사다가 맞으면  좋겠네요
 

호노카아 보이

20대에의 빛나는 청춘과  노년의 여유가 함께하는 영화였습니다.  
시각에 의한 기억이 가장 짧다고 하죠.  아마 레오는 수십년이 지나면 할머니 얼굴이 기억나진 않아도 할마니가 해준 롤케베츠에 대한 기억은 평생 기억할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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