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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카이스트 총장이 꼭 봐야할 영화 세얼간이

by 썬도그 2011.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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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들이 썼던 무중력상태에서도 술술 잘써지는 수백만달러의 연구제작비가 들어간 펜을 들어보이던 총장
훌륭한 학생이 나오면 그 수백만달러짜리 펜을 주겠다고 말합니다.

그때 한 학생이 손을 들어 질문합니다.
 
"왜 우주비행사들은 연필을 사용하지 않았죠?"

황당한 질문에 난감해진 총장 다음에 알려주겠다면서 자리를 피합니다

이 질문을 한 학생은 세얼간이중 으뜸 얼간이인 란초라는 공대학생입니다. 영화 세얼간이는  인도영화입니다.
인도영화 특유의 춤사위가 어울어지고 유쾌하고 해피해피한 내용들이 참 많은 영화입니다. 물론 작위적인 모습도 군데군데 있지만 유치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이 세얼간이라는 영화의 시나리오와 표현력과 감동전달력이 너무 탁월하기 때문입니다.




인생은 경쟁이다는 서남표식 교육을 거부하는 란초 



조이는 총장에게 자신이 만든 쿼드쿼터라는 4발 RC헬기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을에서 첫 공학자가 태어나는 졸업식날 아버지를 부를 것이라고 말 합니다.하지만 총장은 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졸업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냉정하게 말합니다.
그렇게 조이의 꿈은 산산조각납니다.

깨진 꿈을 주워들은 란초, 란초는 조이의 꿈을 이어줍니다. 캠코더를 단 하늘을 나는 쿼드쿼터. 그 쿼드쿼터는 조이의 방까지 올라갔는데  조이가 목을 맨 장면을 보여줍니다.  

이 장면에서 한사람이 떠오르더군요.  카이스트총장 서남표.
이 영화에서 총장은 냉혈한으로 나옵니다. 입학하자마자 신입생들 앞에서  입학지원서를 쏟아내면서 너희들은 뻐꾸기라면서 40만개의 알을 둥지 밖으로 떨어트린 200명이라고 말합니다.

인생은 경쟁이다.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고 역설합니다.  
이런 엄격하고 경쟁의 룰을 제대로 도입한 인도 명문공대는 세계적인 공대가 됩니다.
하지만 그런 순위에 대한 집착과 성장일변도 학풍은  낙오자들을 돌보지 않습니다.  조이의 장례식에서  란초는 총장에게 따집니다.

공학자들은 그동안 많은걸 개발했는데  정식적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기계를 만들지 못했다고 따끔하게 일침을 가합니다. 
총장은 자살은 자기 책임이 아니면 자기가 인도대학랭킹 28위에서 1위로 올려 놓았다고 성과를 보여줍니다.

란초는 따집니다. 공학도가 엔지니어링 그 자체에 대한 열정과 탐구보다는 점수, 취업 그리고 미국내 취직만 관심이 있는 현 교육시스템이 스트레스를 쌓이게 하고 자살을 불러온다고 말합니다.

어째 우리네 카이스트와 똑 같지 않나요? 신기하게도 이 영화는 2009년도에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서남표 총장이 이 영화를 봤다면 지금과 같은 징벌적 등록금제도를 좀 더 일찍 폐지시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말이 나온김에 카이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죠.
카이스트는 징벌적 등록금제도로 공부를 못하면  그 못한 점수만큼 등록금을 내는 시스템을 가진 학교입니다.
서남표 총장은 졸업하지 않고 좀비처럼 학교를 배회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로 내놓은 징벌적 등록금제도죠.  효과는 아주 좋았습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많습니다. 많은 학생이 그 징벌적 등록금제도에 걸리지 않도록 코피터지게 공부합니다. 문제는 그런 공부 즉 누가 시켜서 뒤에 거대한 등록금 괴물이 쫒아온다는 공포감에 사로 잡혀서 하는 공부가 과연 효과가 있냐는 것 입니다.



공부란 순수한 학문적 탐구심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란초


차투르는 암기왕입니다. 모든 것을 암기합니다. 알건 모르건 닥치고 암기하죠. 그래서 뛰어난 성적을 냈고 총장의 사랑을 받습니다.  이런 주입식 암기공부법에 란초는  일침을 가합니다.  교육부장관이 참관하는 행사에서  암기왕 차투르가 연설을 합니다.  연설내용을 이해하지도 이해할려고 하지도 않는 차투르 공부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서  차투르의 연설문중 중요한 단어를 입에 담기 힘든 성폭력적 단어로 바꿔치기 합니다.

그렇게 차투르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적혀 있는 연설내용을 몽땅 외웠고 그 적힌 내용대로 연설을 합니다.연설장은 웃음바다가 됩니다. 총장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 오릅니다.

란초가 생각하는 공부란 학문에 대한 순수한 탐구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세얼간이중 한명인 파르한은 공대가 싫습니다. 자신의 꿈은 사진작가이지만 부모님의 성화에 못이겨서 공대에 왔습니다. 성적은 매번 하위권입니다. 또 한명의 얼간이이자 란초친구인 하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이 쓰러진 아버지와 시집못간 누나 지참금을 마련할려면 공대를 졸업하고 근사한 회사에 취직해야 합니다.

이렇게  대부분의 학생들은 대학을 취업학원시 하고 잘못된 공부방법으로 학문에 접근합니다.
란초는 말합니다. 이런것은 공부가 아니라고요. 공부란  순수한 학문적 탐구심으로 해야 하는 것이지 누군가를 밟고 올라서는 경쟁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말하면서  칠판에 글씨를 씁니다

공학책을 펼치고 칠판에 이상한 단어를 쓰면서  총장과 학생들에게 말하죠. 30초의 시간을 줄테니 자신이 쓴 단어의 뜻을 말하라고 합니다.학생들은 술렁이면서 사전과 책을 뒤적거립니다.  그렇게 30초의 시간이 흐르고 아무도 그 단어의 뜻을 말하지 못하자 란초는 말합니다. 이 단어는 어떤 뜻을 가진게 아닌 친구 이름이라고요

그러나 30초간 총장과 학생들은 책을 이리저리 뒤적이며 그 뜻을 찾을려고 노력했습니다. 그 이유는 남들보다 먼저 그 뜻을 찾기 위한 경쟁심에서 온 신경을 몰두했습니다.

이렇게 학문을 누군가를 쓰러트리고 올라가기 위한도구가 아닙니다. 학문을 배우면 즐거워야 하는데 스트레스를 주는 학문은 죽은 학문이라고 말합니다.   학문에 대한 방법론을 재정의한 란초. 

이렇게 란초는 암기주입식 총장의 교육에 반기를 듭니다.


한국교육을 꼬집은 인도영화 세얼간이


영화는 인도특유의 디즈니식 해피엔딩으로 끝이 납니다. 수시때떄로 웃음을 선사하며 눈물도 쏙 빼게 합니다.
왜 우리들은 공부를 할까요?  왜 우리들은 학교에 다닐까요?  학교에서 배우는 그 지식이 과연 우리에게 무슨 도움이 될까요?  대학은 왜 갈까요?  정말 그 학문의 끝을 보고 싶어서 하는 건가요? 아님 취직하기 위한 도구인가요?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취직하기 위해 학과를 선택하는 풍경, 대학에 들어가서도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는 대학생들이 태반인 현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있어도  먹고 살기 힘든 분야이기에 갈망만 할뿐 관심도 없는 학과에서 공부를 기계처럼 하는 영혼없는 학생들이 태반인 한국의 대학 현실을 영화 세얼간이들이 통쾌하게 비웃어줍니다.

놀랬습니다. 인도영화가 이런 깊은 통찰력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세련미는 허리우드 영화만큼은 없지만 이 영화가 담고 있는 정수는  그 어떤 허리우드 영화가 담지 못했던 내용이자 따끔한 일침입니다.

창의성과는 거리가 먼 학문을 하는 한국대학들.  창의적 인재를 요구한다는 간판을 달고 있지만  정작 체제순응적이고 조직친화적이자 자기주장 잘 굽힐수 있는 소신없고 자기주장없고 머리만 똑똑하고 기계처럼 계산만 빠르게 하는 인재를 중용하는 대기업들 이런 전체적인  시스템  학문이 학문 자체로써 배우지 못하고  취업의 분별력을 위한 수단이 되어버린 한국 현실을 따끔하게 꼬집는 영화입니다.

서남표 총장이 꼭 봐야할 영화. 대학교수들과 대학생들이 꼭 봐야할 필독영화입니다.

 


하고 싶은 것 하세요

노홍철의 라디오를 들으면 매일 클로징 맨트에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것 하세요
하고 싶은 것 하시나요? 대학생 여러분들 그 학과 정말 학문적인 호기심이 있어서 갔나요?
란초가 말합니다.  재능이 있다면  돈은 따라오게 되어있다고요.

유명 사진작가들이 말합니다.  돈은 능력에 비례해서 따라온다고요. 돈 벌기 힘들다고 사진작가의 길을 포기하지 말고 돈이 벌리던 벌리지 않던 열정을 가지고 사진을 찍다 보면 언젠가는 그 열정에 비례하여 돈이 들어온다고요.

하지만 이건 성공한 자들이 말하는 경험담이지 현실에 반영하면 잘 먹혀들어가는 소리는 아닙니다.
이런 변명으로 우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 보다는 돈이 되는 일을 합니다. 이게 우리들의 구차한 변명이죠. 돈의 노예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  그 돈을 초월하여  열정과 학문적 호기심만 있다면 돈은 알아서 들어온다는 말을 란초는 합니다

란초의 말이 동화속 이야기일까요? 아님 현실적인 이야기일까요?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한달에 300만원을 받느니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받는 100만원이 더 가치있는 것 아닐까요?
300만원을 벌고서 300만원을 벌면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우리는 수백만원의 돈을 지불합니다.  전 그래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100만원을 받는게 더 좋아 보이네요.  

좋아서 하는 일은 스트레스도 받지 않고 열정도 살아 있어서 성큼성큼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일의 댓가도 성큼성큼 커지겠죠.   영화 세얼간이는 아주 계몽적인 영화입니다. 또한 내용구성면도 아주 뛰어나고 재미와 교훈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수작입니다. 왜 사람들이 이 영화에 열광하는지 알겠더군요

제가 본 인도영화중 가장 뛰어난 재미와 웃음 교훈이 있는 영화입니다. 
 
마지막으로 카이스트 총장에게 조언을 하죠. 그런 징벌적 등록금제도로 인위적이고 학생들 스트레스를 원동으로  학교 순위 올리지 말고  좀비처럼 학교를 배회하는 학생들에게 인생은 짧고 할일은 많다고 교육을 시키면서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충고하는게 어떨까요? 좀비가 되어 졸업도 하지 않고 억지로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지금 당장 보따리싸서 하고 싶은 것을 공부하라고 말해주는게 그 학생에게나 학교에게 더 좋은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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