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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당신은 등록금 인상에 얼마나 관심 있으세요?

by 썬도그 2011.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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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입학하고 예비역 선배들이 데모에 대한 무용담을 들려 주었습니다

"나 때는  학장실 점거하고 집기 밖으로 다 내다 놓고 시위를 했지."
"뭣 때문에요?"
"대학 등록금 때문이지. 상식이상으로 과도하게 올린거야"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
"결국 재단에서 백기를 들고 절충안을 들고 왔고 그 절충안을 받아들여서 끝났어"

대학가에서 정치시위가 멸종된지 오래 되었습니다.
간간히  사회문제에 관심있는 학생들이 피켓시위를 하고 있지만 예전 70,80년대와 비교하면 너무 초라하죠
그렇다고 사회문제로 시위를 하라고 부축이는 것은 아닙니다.  

이념의 과잉시대이기도 했고  당시의 대학생이 현재의 대학생보다 더 도덕적이다 할수도 없습니다.
다만  높이 사고 싶은 가치는 자신의 안위보다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 투쟁을 했다는게 더 높은 가치라고는 말해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대학 4년 내내 시위를 했어도 좋은 직장에 취직도 잘되곤 했습니다.
당시는 지금같이  대학생이 넘치는 시대가 아니였죠. 대학졸업생이 많지 않았고 경제성장기라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중견기업들이 대학생들을 많이 채용했습니다. 대학 취직대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대학생들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대학 1학년때 부터 취직 공부합니다.
학문의 연장선으로 대학을 가는게 아닌  취업학원으로 전락한지 오래입니다. 
 



주말에 대학로 트래킹을 했습니다.  홍대에서 시작해서 서강대, 연세대, 이대까지 가는 트래킹을 준비 했는데 사람 참 간사한게  라디오에서 황사주의보가 흘러 나오니까 급피로감이 몰려오면서  왠지 건물안으로 숨고 싶더군요

홍대를 지나서 서강대로 갔습니다. 서강대 인조잔디 위에서는 대학생들이 춤을 추고 있습니다. 아마도 기독교 관련 클럽활동 같네요


서강대는 첨 와봅니다. 군시절  후임병이 서강대 나왔는데 둘이 참 친했습니다. 항상 말로만 들었던 서강대. 그 후임병 말로는
코딱지 만한 대학이라고 했습니다. 

학교가 대학교 치고는 작긴 작더군요. 그래도 뒷산도 있고 트래킹 하기엔 좋은 학교입니다.
저는 왜 이곳을 신촌대학로 트래킹 코승 넣었는지 이해가 안갔습니다. 그러나 뒷산이 있더군요. 뒷산에 올라서 황사가 점령한울시내를 보면서 상념에 젖어 봤습니다. 


 


다음 코스인 연세대로 가기 위해서 발길을 돌리는데 한 대자보가 들어옵니다.
비정상, 등록금, 고통, 단식, 삭발이라는 단어가 들어옵니다.  대학문화는 대자보 문화일때가 있었죠. 지금은 구시대적인 이 대자보는  온라인이 갖기 힘든 큰 울림이 있습니다.   이유진 학생의 대자보를 우두커니 보고 있으니 뒤에서 대학생들이 같이 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생들은 그냥 지나칩니다

대자보에서 눈길을 떼고  옆을 보니  등록금 다이어트 릴레이를 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단식투쟁 대신에  학생들이 자발적 단식릴레이를 하고 있네요. 그 이유는 등록금때문입니다

그리고 눈에 익은 사진이 한장 보입닞다. 삭발을 한 여학생이 원망하는 눈빛으로 카메라를 바라보던  며칠 전 포털 다음메인에 떴던 사진입니다. 며칠 전에 서강대에서 등록금 시위가 있었나 봅니다. 
저도 그 사진기사를 보고 그냥 스치듯 다음버튼으로 다른 곳으로 이동했는데 그 사진속 주인공이 서강대 여학생이었습니다.

여대생이 삭발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기자는 연합뉴스사진기자였고  학생들이 왜 삭발을 하는지 
대해서 나오지 않았다고 항의하고 있습니다.  그냥 하나의 가십거리로 지나쳤다는 하소연을 합니다


연합뉴스를 탓할수만은 없습니다. 사진기사이고 캡션처리한 것을 포털 메인에 노출시킨 포털의 아쉬움도 크죠.
이 기사 말고 오마이뉴스  여대생 삭발! 서강대 총장님은 답하십시오
기사를 메인에 노출 시켰다면 더 좋았을텐데요. 그런면에서 다음운영자들의 선택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댓글들은 예상대로 하나의 가쉽거리로 치부하네요.  3명의 대학생이 삭발을 했습니다.
서강대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이 삭발을 했습니다.  

삭발한 이유는 그것입니다. 다른 대학은 대부분 등록금 동결을 했는데 서강대는 2.9% 인상을 했고 구 부당함을 삭발로 하소연을 했습니다. 서강대학생들이 얼마나 호응을 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단식선언서가 가슴을 아프게 하네요.  등록금 올리는 것 어쩔 수 없다면 올려야 겠지요. 무조건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는 것도 무리입니다.

 올린다면 그 합당한 이유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 논리가 맞다면 시위를 하는 학생들의 논리는 무너질것 입니다.
하지만 서강대 재단측은 단지 공문 양식이 맞지 않는 다는 이유로 등록금 심의위원회 관계자들을 공식초청하는 공문을 거부했습니다.

좀 쪼잔해 보이죠. 학생들이 공무원도 아니고 서류의 달인도 아닌데 공문 요청 양식이 맞지 않는다고 공식초청을 거부했습니다. 마치 영화 '시'가  시나리오 형식에 맞지 않는다고 심의에서 0점을 준 모습과 똑같네요. 세상 어딜가나  꼰대들이 문제입니다. 

문제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형식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치졸함.  서강대학교는 그런 치기어린 어리광을 학생들 앞에서 보였습니다. 오늘 3월 21일 오후 6시에  학교측 패널을 뵙길 원한다고 학생들이 원하고 있습니다
돈을 내는 학생들의 요구를 묵살하면 안될것입니다. 부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행동을 했으면 하네요


어른이 어른답지 못한 행동을 할때 그 어른을 바라보는 학생과 아이들은 혼란스러워 합니다.
과연 우리 어른들은 이 학생들에게 올곧게 사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지 모르곘습니다.

두개의 텐트가 쳐졌습니다. 저 텐트가 언제까지 있을지는 모르곘지만  등록금으로 인해 고통받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었으면 합니다. 

등록금 오르는것과 나와 상관은 없습니다. 대학생 자녀가 있는것도 아니고 제가 대학생도 아닙니다.
그러나 세상은 다 연결고리가 하나씩 있기에 무시할 수 만은 없습니다. 자녀들 대학등록금이 올라서  음식점을 하던 가게에서 음식값을 올리고 공산품 가격을 올리고 서비스 가격을 올리면 그게 다 우리들이 대학등록금을 부담하는 악순환이 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아니지만  물가라는 것은  한쪽에서 올리면 다른쪽도 같이 올라가는 효과가 있기에 물가 잡는게 쉽지 않습니다

김의기 열사 추모비가 두 텐트를 보고 있습니다
김의기 열사는  80년대 광주 민주화 항쟁을 모르던  서울시민들에게 분신을 하면서 그 사실을 알린 분이죠.
80년대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80년 중반까지 모르던 서울시민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86년경에 광주민주화 항쟁의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강대학교 한쪽에서는 건물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저 벽돌 하나하나 철근 하나하나가 대학생들이 낸 아니 우리네 부모님들이 피땀흘려서 낸 돈이라고 생각하면 저 건물이 무조건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외부인인 제가 별 걱정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제 일이나 신경쓰지 오지랖 떨고 있네..라는 자괴감과 함께 트래킹은 멈췄습니다.  연세대도 이대에도 비슷한 모습을 보게 될까봐 두렵기도 하고 한마디로 기분 잡쳤습니다.

학생들의 웃음소리 가득하고 활기찬 모습을 예상하고 택한 트래킹 코스,  저 등록금 인상 투쟁에  기분이 무거워졌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사자들인 대학생들이 모여야 합니다. 지금같이 각개전투식으로 등록금 투쟁해봐야 큰 효과 없을 듯 합니다. 

서강대 단과대학 학생회장들은 등록금 인상 저지 투쟁에 등을 돌렸습니다. 
여기까지만 관심가져줄까 합니다. 어차피 당사자들이 해결해야할 문제이고 당사자들이 투쟁하지 않겠다는데 제가 나서서 투쟁하라고 하는 것도 못나 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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