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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설날 추천 무료전시회, 국립현대미술관의 메이드 인 팝랜드

by 썬도그 2011.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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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화가 나네요.  이 좋은 전시회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니. 한달 전에  다녀온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한중일 삼국의 팝아트를 모은  메이드 인 팝랜드 전시회가 설 연휴인 2일부터 6일까지 무료관람으로 전환되었다는 소리에 속이 좀 쓰립니다.  관람료 5천원을 냈는데  ㅠ.ㅠ

그래도 좋습니다. 5천원을 내고 본 전시회지만 1만원 이상의 전시회보다 좋았으니까요
Made in Popland(메이디 인 팝랜드)는 요즘 인기가 많은 팝아트를 소재로 한 한중일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회입니다.

앤디 워홀이  켐벨 수프 통조림을 복제해서 작품을 만들어서 유명해진 팝아트는 다른 예술작품들 보다 친근하고 쉬운게 장점입니다. 아무리 미술에 까막눈인 사람도 팝아트 작품에는 인상쓰고 웃고 느낌을 쉽게 갖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보는 이미지를 작품안에서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작품속에 어려운 성서의 이야기나  그리스 신화보다는  우리 주변에 있는 미키마우스나 아톰과 로버트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미지를 활용하기에 눈으로 보기에 거부감도 덜하고 아주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Made in Popland(메이디 인 팝랜드)에 갔다온지 1달이 넘었네요. 내부에서는 사진촬영이 되지 않기에 사진도 없고 해서 방치했었는데  전시장가서 메모한 쪽지를 꺼내서  그 다녀온 소감문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시장 입구에서 작품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 가이드를 신분증만 맡기면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전시 섹션은 총 4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섹션1. 대중의 영웅

손동현 Son, Donghyun (Korea) / 영웅수파만선생상 Portrait of the Hero, Mr. Superman / 2007 
지본수묵채색 Korean ink and color on paper / 190 x 130 cm / 개인소장 Private Collection

대중은 참 묘합니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도 있고 정의하기 힘들기도 합니다. 엘로우 저널리즘에 낚이는 우매한 모습도 있으면서  때로는 사회를 뒤집어 엎기도 하는 무서운 힘을 가졌습니다. 이집트에서 100만명의 대중이 모인 모습에 무서움을 느끼는 요즘입니다만  UFO기사에 낚이는 찌질함도 있습니다.

영웅은 대중을 이끕니다. 구심점을 찾지 못할 때 영웅은 대중을 선도하면서 방향타를 쥐고 앞으로 나아갈 곳을 지시합니다. 생각해보면 지난 촛불시위 때 영웅이 나타나지 않았기에 흐지부지 끝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가도 들지만  영웅 색출작업을 했던 정부가 배후세력을 찾으려고 했다가  찾지 못한것은 바로 영웅이 없었기 때문이죠. 대중 개개인 스스로가 영웅이 된것 같기도 하고요.  


김 준 Kim, Joon (Korea) / We-Gucci / 2005 / 디지털 프린트 Digital print / 190 x 120 cm / 작가소장 Artist

대중은 생산할 때 보다는 소비할 때 그 정체성이 들어나죠
당신이 입고 쓰고 먹고 바르는 그 제품이 당신을 대변하는 이미지이기도 하죠. 당신이 들고 있는 그 샤넬, 구찌, 루이비통 가방과  당신이 바르는 화장품과 입고 있는 옷과 신발 시계 핸드폰 차고 다니는 차가 당신을 대변합니다. 대중은 생산보다는 소비할 때 익명의 다수에게 당신의 이미지를 더 쉽게 각인시키빈다.


이동기 Lee, Dong-Gi (Korea) / 아토마우스ATOMAUS / 1993 / 캔버스에 아크릴 Acrylic on canvas 100 x 100 cm / 장 Artist


이동기 작가의 아토마우스는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교접시킨 작품으로 이동기작가의 아이콘과 같은 작품입니다 지하철 교대역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요즘은 안보이네요.  한국의 대표적인 팝아트 작가죠
현대의 영웅색션은 많은 중국작품들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리샨 Li Shan (China) / Mao with Coin / 1994 / 캔버스에 아크릴 Acrylic on canvas / 85 x 140 cm 


꽃을 문 마오쩌뚱의 모습 그것도 여성화된 모습은 웃음이 나오게 합니다. 중국사람들에게 영웅은 마오쩌둥 같은 사람들이 영웅입니다.  공적인 마오가 한 개인이 된듯한 모습입니다. 이 작품 말고도 마오쩌둥을 소재로 한 팝아트 작품이 참 많았습니다. 



김동유 Kim, Dong-Yoo (Korea) / Marylin Monroe (Park Chung Hee) / 1999 / 캔버스에 유채 Oil on Canvas
227.3 x 181.8 cm / 한국민속촌미술관 Korean Folk Village Museum

사람은 진화하는데  태고적부터 진화되지 않는게 있습니다. 바로 시간입니다. 시간을 정복해야 인류의 큰 진화가 되겠죠.  시간이 없다고들 합니다. 스마트폰을 들고다닌 후 더 바쁜 현대인이 되었습니다. 시간을 쪼개쓴다고 스마트하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자신은  스마트폰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점점 더 겉만 핥는 시대가 되어갑니다.   사람을 만나면 그 속내를 들여다 볼려고 노력조차 안합니다.  

김동유 작가의 작품은 함의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삶의 내러티브를 들여다 보듯  그 사람을 들여다 보면 그 안에 보여지지 않는 이미지를 발견 할 수 있지만 그런 노력조차 안하죠.  멀리서 보면 마를린 먼로지만  가까이 가면 그 안에는 수 많은 박정희가 있습니다



섹션2  스펙터클의 사회 

다채로운 세상이라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아침에 일어나 어제 못본 드라마를 스마트폰으로 보고
인기 있는 영화를 인기있다는 이유로 보고  국민드라마를 꼬박 봐주어야 시대에 뒤쳐지지 않는 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실제로  시크린 가든을 한편도 보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도 술자리에서 시크린 가든 이야기만 나오면 술만 마시거나 딴짓을 합니다. 

대중매체가 발달한 후 우리는 TV에서 같은 뉴스, 같은 드라마를 보면서  동질화 되어 갑니다.
동질화 되어가는 사회, 공각기동대에서는 생각의 병렬화라고도 하죠.  이렇게 같은것을 먹고 같은 것을 입고 보고 하다보니 조금만 다르면 공격을 하고 쪼아됩니다.  이래서 왕따가 생기나요? 공부잘해도 못해도 잘생겨도 못생겨도 평균 이상이나 이하가 되면  아주 득달같이 쪼아됩니다.

초딩만 그런가요? 우리는 얼마나 많은 직장내 왕따를 양산하나요? 그리고 그 왕따를 통해 안도하거나 다수의 포근함을 느낍니다.  스펙터클한 사회라고 하지만 점점 우리는 동질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지방가면 서울의 그 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지방색이라고 하죠. 가기 어렵고 쉽게 가기 힘들었기에 지방색이 있는것이고 사투리가 생기는 것인데 이제는 전국이 하루코스 여행지가 되어 동질화 되었고 이제는 지방색이라고 말하기도 힘들어졌습니다.   

삶의 병렬화 생각의 병렬화,  이게 대중매체와 대량생산품을 소비하면서 사는 우리의 현 모습이네요.

후쿠다 미란 Fukuda Miran (Japan) / Green Giant / 1989 / 패널에 아크릴릭 Acrylic on panel
227 x 181 cm / National Museum of Art, Osaka

그린 자이언트라는 옥수수 통조림속 캐릭터를 이용한 그림이네요. 저도 이 제품 가끔 사먹는데요 싼맛에 자주 먹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 그린 자이언트가 가난한 사람들의 영웅 아닐까요?  


라카미 다카시 Murakami Takashi (Japan) / Cosmos / 1998 /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 
Acrylic on canvas mounted on board / 300 × 450 cm, 3 panels
21st Century Museum of Contemporary Art, Kanazawa

그 동안 보고 싶었지만 볼 기회가 없었던 일본 팝아트의 대부 '무라카미 다카시'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 말고도 다른 작품이 있었는데요. 이 작품 하나 본것만으로도 입장료 가치는 했네요


섹션 3 : 억압된 것들의 귀환


한국은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하루종일 노동을 하는 시대였습니다. 물론 지금도 야근을 밥먹듯 하는 IT업계 노동자들이 많죠. 하지만 예전에 비해서 노동강도가 좀 낮아졌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은 OECD최고의 노동강도를 가진 나라입니다. 서글픈 현실이죠

그나마 주5일제가 정착되어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산에가면 등산객들 엄청납니다. 이건 나무보다 등산객이 더 많은것 같습니다. 주말에는 어딜가든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예전에는 토요일날 오전 근무하고 저녁에 술먹는게 전부였다면 요즘은 주5일제가 많아서 금요일날 퍼마시고 토요일날 놀러들 많이 갑니다.

레져가 활성화되어가고 있고 바빠서 하지 못한 취미활동을 합니다. 이 억압된 것들의 귀환은 바로 시간없어서 못했던 것들을 다시 발굴하여 그 억압을 풀어주는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고급문화는 바로 여유라는 씨앗을 심어야 자라는 문화이죠.  

펑 멩보 Feng Mengbo (China) / Long March-Restart / 2006-2008 / 설치 Installation 370 x 2400 cm / 작가소장 Artist

메이드 인 팝랜드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작품입니다. 긴 스크린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수 많은 빔프로젝터가  슈퍼마리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슈퍼마리오대신에 중국 공산당 복장을 한 히어로가 나옵니다. 
이 공산당은 대장정을 하면서 귀신과 도께비와 몹들을 처리합니다. 중국 대장정을 오락과 결합시켰네요


야나기 미와 Yanagi Miwa (Japan) / Windswept Women Ⅰ~ Ⅴ/ 2009 
340 x 240 cm / 작가소장 Artist
가장 충격적인 작품입니다. 마치 고야의 거인처럼 생긴 그림속 주인공은 중년 아니 노년의 여성분입니다. 
젊음과 늙음의 이분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사람들 시선을 쏙 빼놓습니다. 한참을 보면서 공포스럽기도 하고  젊음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더군요.  꼭 보시라고  아니 꼭 볼 수 밖에 없게 화랑 가운데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림 크기도 어마어마합니다

나라 요시토모 Nara Yoshitomo (Japan) / Mumps / 1996 / 천에 아크릴 Acrylic on cotton 
120 × 110 cm / Aomori Museum of Art

이 메이드 인 팝랜드에서 최고의 인기작가는 바로 나라 요시토모입니다. 그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는데요.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사진작가 다이앤 아버스의 쌍둥이라는 사진을 그림으로 환원한 듯한  요시토모의 쌍둥이가 가장 인상깊더군요

사진 쌍둥이도 기묘한 느낌을 주고  영화 '샤이닝'에서 오마쥬하기도 하지만 나라 요시토모가 그린 쌍둥이도 원본 못지 않은 아우라를 표출합니다. 나라 요시토모의 작업실을 재현한 집은 꼼꼼히 들여다 보셔야 하는 코스입니다.  작가의 초기작품부터 습작 스케티등  귀여운 그러나 앙칼진 눈매의 
아이캐릭터가 태어나기 까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섹션4 : 타인의 고통

지구 반대편에서 화산이 폭발하고  홍수로 사람이 죽고  죽어가는 사람들의 이미지를 우리는 매일 같이 뉴스로 접합니다. 누군가는 죽은 아들위에 엎어져서 서러운 울음을 내뿜고 누군가는 절규의 비명을 지르면서 우리는 잠시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그러나 다음페이지를 넘기면 늘씬한 각선미의 여자 연예인이 황금미소를 짓고 있으면 또 방긋거립니다.

이전에는 전혀 알 필요도 알수도 없었던 저 멀리에 있는 타인의 고통을 우리는 쉽게 소비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먹혀들었죠.  이디오피아의 고통을 위해서 전세계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노래를 불러 기부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가난하고 절규하는 곳의 이미지를 많이 보다 보면 그 풍경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단지 이미지를 보고  내 행동을 바꾸고 기부하기 보다는 그냥 이미지를 소비하고 땡~~~입니다.  하나의 시간때우기용 밖에 되지 않죠

이렇게 우리는 타인의 고통을  하나의 소비재로써 보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오다니 모토히코 ODANI Motohiko (Japan) / Whole Lotta Love / 2005 / 레이저 프린트 Laser print
220 x 178 cm / 작가소장 Artist



전쟁에 대한 공포를 전혀 모르고 그 살풍경을 느껴보지도 느껴볼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 초딩적 사람들이 많습니다. 연평도에 북한의 포격이 있은 후 우리는 전쟁을 너무 만만하게 봤습니다.  물론 광분하는것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전쟁을 하자식으로 몰아가는 언론과 광기들을 보면서  전쟁나면 둘다 쑥대밭이 되고 다시 신석기로 돌아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어보입니다.  그건 그때가서 생각하면 되나요?

전쟁은 생이 아닌 죽음 그 자체입니다. 전쟁을 마치 게임속 전쟁의 공선전쯤으로 생각하면 안됩니다.
전쟁은 모든것을 파괴시킵니다. 심지어 사람의 영혼까지 파괴시키죠.   대중들은 전쟁을 소비합니다.
북한 신무기며 한국군의 무기들을 비교평가하면서 설전을 벌입니다.  전쟁은 서바이벌 게임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 쉽게 전쟁을 말합니다.



홍경택 Hong Kyeong-Taek (Korea) / Master & Slave / 2010 / 캔버스에 아크릴, 유채 
Acrylic and oil on canvas / 130 x 193.5 cm / 작가소장 Artist


메이드 인 팝랜드는 훌륭한 전시회입니다. 이 고귀한 전시회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또한 이 전시말고  컬렉션, 미술관을 말하다잊혀진 전쟁, 현실의 분단, G20 조용한 행성의 바깥
의 전시회도 볼만한 전시회입니다.

설 연휴 중고등학생 이상의 친척들이 많다면 과천 현대미술관에서 좋은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사진출처 :  http://popland.moc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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