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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범람하는 선생님 호칭대신 모든 사람을 선생님으로 모셔라

by 썬도그 2011.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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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수 선생을  김구씨, 그 양반으로 호칭해서 뉴스화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들은 김대중 대통령만 빼고 대부분 퇴임후에 불행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전 노무현 대통령은 말할 것도 없고,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은  수의를 입기도 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부하의 총탄에 맞아서 사망했지요.  그나마 가장 덜 불행한 모습을 한 전 대통령이
바로 김영삼 전 대통령입니다

하지만 김영삼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 국민은 거의 없습니다.
그 이유는 IMF때문이겠지요.  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IMF 터지고 나서 김영삼 전 대통령을 깍아내릴려는건지 현실을 담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유행하는 유머가 있었습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어개그라든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업적으로  두가지를 꼽는데  하나는  남북한 GDP 격차를 줄였다는 것과 또 하나는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꾸었다는 것밖에 없다는 비아냥은 온 국민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이후 김영삼 전 대통령은 미움살 뻗쳐서  신문에 나오기만 하면 욕하는 국민이 많았고 저도 그런 사람중 한명입니다.  어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자신의 재산을 기부한다고 했는데 별 느낌이 없더군요.  그냥 남은 여생 신문에 나지 않고  조용히 지내셨으면 합니다

김구선생을  김구씨라고 하는 무례함을 보더라도 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인격의 수준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지난번에는 김수환 추기경에게 '그 양반'이라고 해서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분이 김영삼 전 대통령입니다.
이런 세계관에서는 '이순신 장군'도 이순신씨나 이순신 그 양반이라고 부를 수 있는 모습입니다
과거의 인물들을 현시대에 같이 사는 인물로 생각하는 독특하 세계관.  참 재미있네요


이 글의 주제는 이건 아니고 이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대해서 좀 생각해 볼까 합니다
나이들수록  들리는 확률이 높아지는 호칭이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아저씨, 
또 하나는 선생님입니다.

한국같이 모르는 사람을 부를 때 쓰는 호칭이 적은 나라죠 없죠
어이~~ 이봐요~~  저기요~~ 등이 있는데  좀 어색하죠.   그렇다고  아저씨 혹은 아줌마라고 했다가
아저씨가 아닌 20대이거나 아가씨일 경우 상대가 기분이 확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에게나 아저씨, 아줌마라고 하기에는 힘들죠. 그러나
30대가 넘어가면 아저씨, 아줌마라고 불려도 크게 화를 내지는 않습니다. 다만 골드미스에게 아줌마라고 
했다가는 큰 봉변 당할 수도 있습니다. 보통 여자분들은 아줌마가 아닌 언니라고 하잖아요

하야튼 이 아저씨, 아줌마라는 호칭은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닌 어떻게 보면 아주 평등한 조건일 때 많이 사용합니다. 길가다가 아저씨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나와 전혀 인연이 없는 그리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은 사람들이 저에게 아저씨라고 합니다.  


그러나 내가 갑의 위치에 있고 상대가 을의 위치에 있을때  많은 사람들은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방금 관공서와 통화를 했는데 대뜸 '선생님'이라고 하네요

선생님? 난 가르친 적이 없는데?
다른 분들은 이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좋아할 지 모르겠지만 전 이 호칭이 별로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대안으로 제시할 호칭도 없지만  (고객님이 있긴 하겠네요)  선생님도 아닌데 선생님 소리 
듣는 게 썩 좋지만은 않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내가 을의 위치이고 당신이 갑의 위치이니 내가 알아서 먼저 엎드리겠다 라는 선제적인 낮춤 인사법의 하나가 바로 호칭 '선생님'이 아닐까 합니다.

유난히 관공서나 기업들이 이런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많이 쓰는데요.
정작 선생님에게는 어떤 호칭을 써야 할까요?  레알 선생님?? 혹은 스승님??



수년 전에  이런 일도 있었죠.
보통 학교에서 근무하는 기능직 공무원을  우리는 보통 주사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XX아저씨라고 부르죠. 이 모습에 발끈한 기능직 공무원 분이 민원을 넣어서
자신들에게도 선생님이라고 부르게 해달라고 했고  교육청에서는 문서를 보내서  호칭을 바꾸라고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호칭이기도 합니다.
나에게서 뭘 배우겠다는 자세로도 받아 들여 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정말 나에게서 뭘 배우겠다는 자세가 아닌 단지 자신을 낮춤으로써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모습
혹은 난 을이니까  갑 말씀 무조건 주의깊게 듣겠다라는  예의상 낮춤은  모습은 썩 좋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여전히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좋고 그렇게 불러주길 바라는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남에게 뭘 배우겠다는 자세로써 살아가지 않는데   선생님이란 호칭만 남발하는것은 아닐까 하네요

쓴소리도 달게 받아 들일 줄 모르고 무조건 쏘아붙이는 모습,  
이런것은 남에게 배우겠다는 자세가 아닌 날 물었으니까 너도 한번 물려봐라 하는 식의 '이전투구' 식 밖에 되지 않습니다.   

한국사회가 정말 건강해 질려면   선생님이란 호칭의 범람대신 모든 사람들을 선생님처럼 생각하고  어린아이들에게서도 배울게 있다는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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