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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영화리뷰]88만원 세대의 슬픈 자화상 같은 영화 백만엔걸 스즈코

by 썬도그 2010.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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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쁘죠?  한때 일본의 전지현이라고 했던 아오이 유우, 어떻게 보면 닮은 듯 하지만  두 배우의 필모그라피를 보면 전혀 상반된 길을 걷고 있습니다. 전지현이 '엽기적인 그녀'로 히트치고 CF속으로 사라져가는 듯한 모습이지만  아오이 유우는 다릅니다. LG전자의 일본 모델이기도 하고 CF퀸이기도 하지만  아오이 유우는 엄청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배우때문에 영화를 보는 몇 안되는 배우중 하나가 '아오이 유우'인데  얼마나 많이 찍는디 제가 다 못 따라갈 정도입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릴리 슈슈의 모든것에서 정말 하기 어려운 역활인 원조교제 학생역으로 처음 본후   '하나와 앨리스'에서
밝고 경쾌한 미소로  저를 흔들어 놓았죠.  이후 아오이 유우의 작품은 거의 다 봤습니다. 

그러나 국내 개봉안되는 작품은 볼 수가 없더군요.
아오이 유우는 16편의 장편영화 주연을 하기도 헀지만 이 어린 배우가 좋은 이유는  주연급 배우이면서도 조연으로도 자주 나옵니다.
더구나 일본의 아카데미상을 받은 후에도  작은 소품인  인디영화급에도 자주 출연 합니다.  

한마디로 정말 열정적인 배우입니다.  얼굴만 예뻤으면 어언 10년 가까이 이 여배우를 쫏지 않았을 것 입니다. 
그러나 그 열정적인 모습과 연기력에 놀랍기만 합니다.


영화 '백만엔걸  스즈코'는  국내개봉된 영화가 아닙니다. (CGV에서 잠깐 개봉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토요일날 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보게 되었고 다행스럽게  다음영화에서 영화를 다운 받았습니다.  굿 다운로더를 했지만  영화파일이 정말 저질이더군요

아니 색보정을 어떻게 했는지 슈렉과 헐크가 등장하는것도 아닌데 영상에 녹색끼가 가득합니다. 영화자체가 그런가 
했는데 유튜브로 예고편을 보니 멀쩡하더군요.  쩝... 굿다운로드 해달라고 하기전에  색보정이 엉망인 영화파일 올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ㅠ.ㅠ 

각설하고  영화 이야기를 좀 해보죠


줄거리

줄거리를 좀 적어볼께요.
스즈코는 21살의 어여쁜 아가씨입니다.  대학을 가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을 법니다.
집에 폐 끼치고 싶지 않아서  독립을 하죠. 그런데 첫날부터 일이 이상하게 꼬입니다.  집을 같이 얻자던 언니가
다음날 새로 얻은집에 가보니 없는거예요.  돈은 반반씩 내기로 했는데   이상한 남자만 있습니다.
원래는 셋이서 지내기로 했는데  어제 언니와 남친이 헤어졌고  스즈코와 언니 남친이 동거를 하게 됩니다.
뭐 이런 황당스런~~~~

우울한데 고양이가 밖에서 울고 있길래 새끼고양이를 방에 잠시 들여다 놓고 고양이에게 줄 먹이를 사러 나갔다 오니
고양이가 없습니다.  남자가 밖에 버렸고 고양이는 죽었습니다.
화가난 스즈코는 남자의 물건을 다 밖에 버립니다.  그런데 그 물건중에 백만엔이 있던 가방이 있었다는 것 입니다.
이런 이유로  기물손괴죄라는 죄명으로 감옥에 가게 됩니다.

전과1범...

스즈코는  이 굴레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동네에서는 전과1범이라면서 수근거리고 초등학생인 동생은 
창피하다고 집에서 나가라고 합니다.  그러다 누나인 스즈코가  시장보고 오는길에 스즈코 동창생을 만나게 되고 
동창생들은 스즈코를 놀립니다.  스즈코는 모욕을 참고 있다가 폭발합니다. 있던 파와 양파등을 던지며 화를 내죠
이 모습을 지켜보던  동생.  둘은 그렇게 다시 친해지게 됩니다.

동생 타쿠야도 괴로움이 많습니다. 공부는 잘하지만  반에서 3명에게 왕따를 당합니다. 지우개를 탄 밥을 먹게 
하거나 체육시간에 시시때떄로 괴롭힘을 당하죠.

스즈코는 떠납니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 동네로 떠납니다. 전과자라는 이름을 숨길수 있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곳으로 떠나죠.  그 첫번쨰 정착지는 해변가입니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일 잘한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빙수를 잘 만드는 스즈코.  그리고  두번째 정착지인  복숭아가 유명한 마을.  그곳에서 복숭아 잘 딴다고 복숭아
아가씨로 추앙받죠. 실제로 복숭아 아가씨가 되어서 TV방송에도 출연하고 해서  마을의 부흥을 요구받습니다.

참 난처하죠.  복숭아 마을에는 아가씨가 한명도 없습니다. 
난처한 요구에  스즈코는 마이크에 대고 외칩니다.   전 전과자라라구요...
또 사람들은 수근거립니다.   결국 스즈코는 다시 가방을 싸게 되고  3번쨰 정착지로 향합니다.

꽃가게에서 일하게된 스즈코,  거기서 좋아하는 같은 나이의 대학생을 만나게 됩니다.
둘은 호감을 갖게 되고  스즈코는 자신도 모르게 찻집에서 자신의  치부를 들어내 버립니다. 이래도 좋아하면 좋은거고 아님 말고 
식의 자포자기 심정으로 전과자이고 그 전과가 어떻게 생겼는지 다 말합니다.  그리고  화들짝 놀라 도망갑니다.
항상 도망가기하는 스즈코를  료헤이가 잡습니다.



그리고 사랑을 고백받게 됩니다. 스즈코는 놀랍니다. 전과자라고 말하면 자신을 멀리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사랑고백을 해옵니다. 드디어 스즈코가  홀씨처럼 떠다니지 않고 정착하게 되나요?

그리고 둘은 연인이 됩니다. 영화에서 처음으로 스즈코가 환하게 웃습니다. 하지만 이 료헤이라는 남자친구가
자꾸 돈을 꿔달라고 합니다.  심지어 같은 알바생인 같은 학교 여자후배랑 데이트 하는데도 데이트 비용을 꿔달라고 하죠



영화줄거리는 여기까지 말할께요.   요즘 영화  예고편들이 영화 내용을 압축시켜서 보여주면서 결말은 안보여주는게 트랜드
이잖아요. 또한  토요일,일요일에 하는 영화소개프로그램에서도  거의 다 보여주고 결말안 안보여주는데 혹자는 영화 줄거리
다 보여주면 누가 영화를 보겠냐 하지만  영화계에서 조사해보니  다 보여주고 압축해서 보여주면 더 관객이 만드 든다고 하네요

영화 결말은  제 예상과 다르게 잠 재미있고 말끔 깔끔하게 끝납니다. 



영화를 보는 3가지 시선

 이 영화를 보는 시선이 여러개가 있습니다.  아오이 유우 때문에 본 영화지만 참 생각할꺼리가 많더군요.
뭐 아오이 유우 팬이라면 꼭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가장 '아오이 유우' 스러운 영화라고 할까요?
연기도 참... 잘 합니다. 거리에서 혹은 가게에서 커피숍에서 만나는 20대 초반의 여학생 혹은 막 사회생활을 하는 
20대 초반의 알바생의 느낌이 그대로 전해 집니다. 


1. 알바로 연명하는  우리 20대의 슬픈 자화상

스즈코는 대학교를 다니지 않습니다. 
고졸이지만  집에서 눈치보여서 이일 저일 다 합니다. 정직원은 아니고 알바의 연속이죠
일본은 알바비가 상당히 많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프리타족이라는 신조어가 있다고 하는데
스즈코는 한마디로 프리타족입니다.  참 재미있는게 일본의 이런 사회현상이 한국에서 약 5년의 시차를 두고 똑같이 일어
납니다. 한국의 88만원세대라고 하죠.  88만원 세대와 스즈코는 닮았습니다. 

정이현의 소설 '삼풍백화점'에서는  고등학교 졸업하자 마자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고교동창을 대학생인 주인공이 만나는 모습이
있는데  그 백화점 근무하는 주인공 친구와 스즈코가 너무나 닮아 보입니다.  남들 다 가는 대학 여러가지 이유로 가지 못하는
수많은 젊은 청춘들.   남들은  명품백 메고 대학교에 등교하는데  그 모습을 뒤로하고  진상고객과 싸워야 하는  젊은이들.
이런 모습이 계속 눈에 아른거리니  스즈코가 너무나 안쓰러워 보입니다.

점장이나 주임에게 깨지기 쉽상이고  월급은 최저생계비와 수렴하고 우리 주변의 수많은 젊은 알바생들의 모습과 스즈코가
겹쳐보이니 보는내내 우울했습니다. 알바로 연명하다가 30살 되면 모아논 돈은 없고  돈이 없으니 결혼도 못하고 결혼을 안하고 못하니
애도 안낳고 못낳고 해서 최저출산율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정부는 문제의 뿌리를 해결하기 보다는 단순하게  출산장려금만 주판알 두들기고..  아휴.. 머리 아픕니다.  88만원 세대의 슬픈 자화상을  스즈코의 얼굴에서 봅니다.

매사 주눅들어 있고 소신없고 남들이 하자고 하면 해야하고 가기 싫은 술자리도  억지로 껴서 술을 마시고 상대방 거슬리지 않게 비유
맞추면서 웃어주고 이런 모습들이 다 묻어나오니 감정이입이 많이 되네요


2.   본의 아니게 지은 죄에 대한 댓가를 치루는 소시민들

참 짜증나는게 정말 짜증나는게 스즈코가  행한 기물손괴죄는 법을 어긴것은 맞지만 이 놈의 세상은 결과만 가지고 판단하니 참 짜증스럽죠
스즈코의 행동 즉 고양이를 버려서 죽인 죄는  죄가 아니고 그에 분노해서 기물손괴죄는 형사처벌되어  순하디 순하고 남에게 피해 안주고 살려는 소시민 스즈코는 전과1범이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집니다.

스즈코가 한국의 청문회를 좀 봤으면 달라졌을까요?
위장전입은 기본 덕목에  위증은 고난위 테크닉  자신의 딸을  외교부에 특채시키는 사람도  떳떳하고 고개 빳빳하게 들고 사는데
그깟 기물손괴죄로  세상을  부유하고 사는 모습에 화가 납니다.

내가 스크린에 들어가서  ' 넌 잘못한게 없어' 라고 말해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동생인 타쿠야도  왕따를 시키는 깡패시끼들이  자신의 책상에 국화꽃을 올려 놓는데 격분해서 주먹다짐을 했고
한명이 상처를 입자 사과를 합니다.  그러나 이 깡패시끼들은 용서를 안해줍니다.  그러나  타쿠야는 누나 스즈코가 길거리에서
동창들과 맞장뜨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어   왕따를 정면 돌파합니다.

이런 내용을  적은 동생의 편지를  읽은 스즈코는 펑펑웁니다.  나 사실은 잘 못지내고 있어. 너무 힘들어~~ 라고 말하지만
답장에는  누난! 잘 지내고 있어~~ 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전과 1범만 되어도 사회에서 격리조치 될 정도로 제약이 많은데  정치인들은 참 대단해요. 전과가 무슨 훈장입니까?
더 웃긴것은 법을 어긴것을 청문회에서 인정하면 끝입니다. 그리고  경찰청장이 되죠.  이번 신입 경찰청장은 위장전입 인정했는데
그 자리에 그냥 눌러 앉더군요.  아니 경찰이 법을 어기는데  누구더러 법을 지키라고 하나요...


3. 20대의 목소리가 사라진 요즘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가난한 20대들입니다. 주인공 남녀가 모두 단칸방에 방을 얻어서 생활을 합니다.
슬픈 우리 현실이죠.  그러나 이런 20대들의 목소리가 들리지가 않는 요즘입니다. 청소년이나 청춘드라마는 사라졌고
청춘영화는 단관개봉합니다. 이 영화도 수입조차 되지 않습니다.

20대들이 모두 행복해서 그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나요?   지금 신음소리를 내고 있지만 누구하나 20대들의 목소리를
들을려고 하지 않습니다. 선거철만 되면 청년실업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경제살린다는 대통령은 대기업만 이롭게 하고
경제지표는 다 상승곡선이지만  정작 중요한 청년실업률은 더 올랐습니다. 
선거가 가까우면 20대들에게 손잡고 미소짓는 정치인들과 공무원들과 기성세대들. 참 한숨만 나오네요.



전 이 영화를 '아오이 유우'때문에 봤지만 오히려 이 영화를 아오이 유우만 보게 될까봐 걱정도 듭니다.
이 영화가 말할려는 것은  스즈코의 러브스토리가 아닌 스즈코가 처한 현실을 둘러싼  각박한 현실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청년이 없는 농촌의 현실도 그렇고  부유하는 20대들의 신음소리도 마음이 아픕니다.

이웃나라 일본의 모습이지만 어쩜 한국과 토씨하나 틀리지 않을까요?
20대 분들에게 권해드리는 영화이자  정치인들에게도 권하는 영화입니다.   '백만엔걸 스즈코'는  참 유의미한 영화였습니다.
정말 기대 안했던 영화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네요.  뭐 제가 너무 분석해서 보는것도 있긴 하지만요

마지막 장면에서 약간의 썩소를 날리는 스즈코의 표정이 잊혀지지가 않네요. 세상에 대한 냉소가 그녀를 더 강건하게 하는것일까요?

지난 겨울 도너츠 가게에서 케익을 샀는데 알바생이 케익을 담다가 케익을 떨어트려서 망가졌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그냥 달라고 해야하나.  저거 알바비에서 까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고민을 하다가 그냥 새것으로 받아 왔습니다.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예전엔 알바비에서 깠을지 몰라도 요즘은 그렇지 않을 거라는 말에 좀 안심이 되었습니다.

전국의 알바생들에게 수고 많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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