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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피사체를 불행하게 하면서 찍는 사진은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

by 썬도그 2010.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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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가장 귀여울때가 바로 자의식이 없고 돈개념이 없이 항상 말게 웃기만 하는 나이 때 일것 입니다.
야외에 나가면  아버지가 거대한 줌렌즈가 담긴  망원렌즈나  인물사진에 좋다는 단렌즈를 단 DSLR를 총처럼 차고  어머니와 아이가 잔디위에서 뛰어 놀면 아버지는  노련한 사수처럼  아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이런 행복한 풍경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아이가 그런 모습을 행복해 할까요? 
아이가 카메라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을 떄는 카메라를 보라고 해도 보지 않지만  그래도 카메라를 거부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모습을  부모님들은 카메라에 다 담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카메라를 의식하고 카메라를 피하기 시작하고  카메라에 찍히는것을  자신이 아닌 아버지나 어머니의 만족을 위해서
포즈를 취하는  즉 작위적인 모습으로 보여지기 시작하면  아이에게 자의식이 생겼다는 증거입니다.

저 또한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과천에 있는 국립과천과학관에 갔을때 카메라를 거부하는 몸짓을 봤고 그 이후로는 카메라로
아이들을 담고 있지 않습니다.  특별한 날이나 요청시에만 담고 있죠.

그럴때 있지 않나요. 여행이나 놀러갔을 때  카메라로 식구들 모습 부지런히 담다가  내가 이럴려고 놀러왔나?  정작 여행이나 놀이동산에서 그 풍광과 경치와 감흥을 느끼지 못하고  대부분을 파인더속을 들여다 보다 오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거기에 아이 마져 카메라 앞에서 까불거리는게 아닌 카메라를 피하고 싶지만 아빠 혹은 엄마의 비위를 맞춰질려고 작위적이고 만들어진 포즈를 취할때면 카메라를 가방에 쑤셔넣어 버립니다.

다큐 딸에게 쓰는 편지는 다큐멘터리 작가인 더크 블록이 자신의 딸인 루시가  대학을 가기 위해서 집을 떠나기 전에 1년동안  딸이 태어나서 대학생이 되기 전까지에 촬영한 필름을  교차편집하면서  딸의 성장기를  차분하게 담아 내는 가족 다큐입니다.


루시 참 귀엽죠?  어렸을 쩍 루시는 캠코더를 너무 좋아했습니다. 캠코더로 찍히는 자기 모습도 좋아하고 아빠가 캠코더를 들이밀면 바로 인터뷰 표정을 짓고 기다리곤 했죠.

아빠는 같은 말을 주기적으로 물어 봅니다.  
"니 꿈이 뭐니?"  

이렇게  딸의 성장기를  꾸준하게 캠코더로 담은 아버지는 많지 않죠. 말로만 들으면 아버지가 딸을 너무 사랑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맞아요. 그런 이유로  아내와 작가는 상담을 합니다.

아내는 말하죠. 사랑과 집착은 차이가 있다구요.  작가는 고민합니다. 내가 딸을 사랑하는게 아니라 집착하는 것일까?
양아들이 좋은 이야기를 해줍니다.

아버지는 루시의 과거를 담아서  추억이라고 선물하겠지만  아버지는 루시의 과거에 푹 빠져서 현실의 루시를 바라볼때 알게 모르게 비교하고 과거를 그리워 한다구요.  저 또한  외삼촌들에게 비교 당했죠.  내 기억에도 없는 2살때 내 귀여운 얼굴을 기억하시고 기억저장창고가 완성된 9살 무렵 저에게 그랬죠

" 어렸을 때는 참 귀엽고 똘망똘망 했는데..."
쩝  자신의 과거 모습에 질투해본적 있으세요.  전 저를 질투했습니다. 어렸을 적 저를요.
이런게 어른들이 아이들을 아니 자녀들을 보는 시선이 아닌가 합니다.   어렸을 때는 귀여웠는데  지금은 말도 안듣고
속만 썩이고..  이런 말을 부모가 하면 아이는 더 삐뚤어 집니다.  현재의 아이에게 현재의 아이의 모습에 집중해야죠


결국 스텐포드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  집을 떠나기 며칠 전  루시는  폭발을 합니다.
이제는 캠코더로 자신을 담는것이 지겹다구요. 자기도 사생활이 있다고 울먹입니다.

아버지는 놀랍니다.  그리고 고민을 하게 되죠. 그리고 지난 18년동안 찍어온 딸에 대한 추억의 필름을 태울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딸을 사랑해서 했던 행동이 딸을 화나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아버지는  딸 만큼이나 크게 성장합니다.

그리고  딸이 추수감사절에 돌아 왔을 때  캠코더를 내려놓고 딸을  액정화면이나 캠코더 파인더가 아닌   눈과 눈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이 딸에게 보내는 편지는 두가지 측면을 다루고 있습니다.
딸을 지긋히 바라보는  아버지의 부성애와  함께  때로는 사랑이 집착이 될 수 있다는 메세지와 함께 
카메라나 캠코더로 아이를 담는것도 중요하지만  카메라와 캠코더를 내려놓고 아이와 함께 놀아주는게 좋은것이 아닐까? 하는 메세지도 던집니다.

며칠전 영국근대미술전 앞에서 한 어머니가 중학생이나 됨직한 아들을  입구에 세워놓고 카메라에 담고 있었습니다

고개좀 들고  어꺠좀 피고  한손은 이 그림위에 올려~~~ 어서. 아이 참 이렇게 하라니까~~ 그래 그래 그렇게 서 있어
좀 웃어라
어머니는 아이의 표정이 맘에 안드는지 채근을 했고 그럴 수록 아니는 주눅든 표정을 짓더군요.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저렇게 까지 해서 찍은 사진이 과연 남에게 보여주거나 보관가치가 있을까? 정작 저 사진에 찍힌 피사체인 아인는 우울해 보이는데  누굴 위해 사진을 찍는 것일까?

제 앨범속에는 어머니가  별 필요도 없는 통기타를 사주시고 저에게 기타를 치는 모습을 하라고 지시한후  카메라로 담은 사진이 있습니다.
사진속의 제 모습은  뾰로통하고 입이 나팔처럼 쭉~~~ 나온 모습이었습니다.

아이가 카메라를 자꾸 피하시나요?
그럴때 말을 안듣는다고 소리를 지르시나요?  
아이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과연 이 사진은 누구를 위한 사진인가도 생각해 보시구요. 피사체를 불행하게 하면서 찍는 사진이라면
그 사진은 결코 좋은 사진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도 많은 놀이동산에서는 사진전쟁이 일어날것 입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상대의견을 존중하는것과 함꼐 사진을 찍기 위해 놀러 간것인지 아니면 노는 모습을 찍는 것인지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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