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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남산의 사랑의 자물쇠를 치워버리는 서울시의 졸속행정

by 썬도그 2010.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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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없는 서울. 관광도시로 갈려면 아직도 멀었다

어떤 도시에 가면 그 도시만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이탈리아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에 가서 사랑을 고백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스토리가 있고 로마의 진실의 입에 손을 넣고 거짓말을 말하면  진실의 입이 손을 문다는 스토리가 있죠.

이렇게 관광대국들은  스토리들을 무궁무진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그 곳에 가서 꼭 해야 할 행동들. 대부분의 근거없는 미신이지만 미신인줄 알면서도 관광객들은 그곳에 온 기념으로  그 관광지가 가진 스토리대로 행동을 합니다.

하지만 한국은 어떨까요?  대부분의 관광지들이 스토리들이 크게 많지 않습니다.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곳 별로 없죠. 이렇게 스토리들이 없으니 그곳에 가서 했던 행동들을 자랑하지 못하고  한국에 갔다 왔다는 증거품으로 중국산 하회탈과 같은 국적불명의 기념품만 사가는것 아닙니까

서울시는 작년에 118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서울시 홍보비로 사용했습니다. 왜 서울시장은 그 어마어마한 돈을 서울시 홍보에 사용했을까요?  그  이유는 굴뚝없는 산업이라고 하는 관광수익을  얻기 위함이지만  홍보비 대비 관광수입은 조족지혈입니다.
 서울시의 최근 5년간 해외마케팅 비용을 살펴보면 2005년 25억 원에서 2006년 27억 원, 2007년 53억 원, 2008년 401억 원, 2009년 339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홍보대비  관광객 증가는 요원하기만 합니다.  특히 서울을 찾는 외국인관광객 에게 서울을 왜 찾게 되었냐고 물어보니 1위가  서울시의 홍보보다는  한류드라마를 보고 서울을 직접 보고 싶다는 동남아 일본 중국등의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한국 특히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은 한류스타나 싸고좋은 한국 화장품과 옷들을 구매하는 관광객들이 많지 특정한 장소에 가서 어떠한 행동을 꼭 해야하는 즉 한국의 서울에 가면 그곳에 가서  꼭 해야 할 무엇인가 많이 부족합니다. 



연인들에게 인기 있는 남산 꼭대기의 사랑의 자물쇠

60.70년대만 해도 신혼여행을 가지 못한  부부들이 남산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고 내려오는게 신혼여행이라고 했던 부부들이 많았습니다.
그 만큼 남산은 예전부터 서울시민들에게 사랑을 받은 공간입니다. 하지만 막상 남산에 가면 볼거리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서울의 전경을 볼 수 있다는 점은 참 좋으나 흐린날은  그닥 권장할 만한 장소는 아닙니다.  거대한 남산N타워가 있을 뿐 딱히 뭘 할것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언젠가 부터 연인들이 사랑의 자물쇠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랑의 자물쇠는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다는 소리가 있던데 이제는 세계적인 문화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하나둘씩 늘어가는 사랑의 자물쇠는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우리 결혼했어요 같은 예능프로그램에서도  그 모습을 담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졌지요

남산 사랑의 자물쇠, "로맨틱하네요" 뉴시스기사
를 읽어보면  전세계 기자들이 남산의 사랑의 자물쇠를 보고 감탄했다는 기사도 보입니다.
이렇게 사랑의 징표인 자물쇠를 남산꼭대기에 거는 모습은  이제 연인들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늘어나는 사랑의 자물쇠로 서울시 전경을 가로막는 방해물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도 남을 정도로 남산을 찾는 이유를 만들어주는게 사랑의 자물쇠 입니다.  연인과 함께 꼭 가야할 그곳이  되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해외 관광객들에게도 큰 눈요기꺼리가 되고  관광객들중 연인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사랑의 자물쇠를 걸 수도 있고  서울방문을 추억할 수 있습니다.

이 남산 사랑의 자물쇠는  서울시가 만든 스토리텔링이 아닌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스토리텔링입니다.

서울시 남산타워에 연인들의 사랑의 자물쇠 를 치우다.  라는 무소유님의 글을 보면  이 사랑의 자물쇠를 치우고 있는 서울시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철조망 형식이 아닌 강화유리로 만든 조망이 좋은 유리로 바꾸었네요. 이제는 더 이상 사랑의 자물쇠를 걸수 없나 봅니다. 그리고 기존에 있던 자물쇠를 위와 같이 폐기처분 하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저 자물쇠를 버리는건지 아님 잠시 보관하고  장소를 마련해 다시 다 달아줄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서울시가 좋은 풍경 하나를 불도저로 밀어 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2008년에 찾아갔을때 사랑의 자물쇠에 도색이 묻을까봐  자물쇠 하나하나에 비닐을 씌워서 도색작업을 하던 그 세심함은 다 소용없게 되었네요.  그런데 위 글의 추천수를 보면 반대표가 더 많습니다.  아마 솔로들의 감정적인 반대표가 많은 듯 한데요.
자기가 솔로라고  남들도 솔로이길 바라는 놀부심보는 참 못나 보이네요.

혹시나 저 자물쇠들이 남산에서 바라보는 조망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직접 올라가 보라고 말하고 싶네요.  조망할 공간은 충분히 넓습니다. 또한 충분히 조망할 수 있구요. 그래도 문제가 된다면  사랑의 자물쇠를 달 수 있는 대체재를 만들어서 사랑의 자물쇠를 걸곳을 만들어 주는게  이 남산을 찾는 연인들의 발길이 끊기질 않게 만드는것 아닐까요?

이렇게 무조건 걷어내고 강화유리로 만들어 버리는 모습은 너무나 아쉽기만 합니다.  서울시 관계자에게 직접 물어볼 생각이지만 혹시나 저 자물쇠들 다 버리고 자물쇠 걸 공간을 만들어 놓지 않는다면  남산을 찾는 이유중 하나인 연인들의  사랑의 자물쇠 순례는 사라 질것 입니다.   또한 볼거리 하나가 사라진 남산은  더욱 더 볼품없어 질것 입니다.


덧붙임 남산 '사랑의 자물쇠' 폐기처분 논란  라는 기사에 보니 폐기처분은 아니라고 하네요. 좋은 장소에 재탄생했으면 합니다. 또한 서울시는 대체장소를 마련해 주어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명물로 자리잡게 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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