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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터키 사진작가가 본 한국의 지옥

by 썬도그 2009.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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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에서 온 장미 도둑 - 8점
아리프 아쉬츠 지음/이마고


요즘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는 책이 이스탐블에서 온 장미 도둑입니다.
이 책은 터키의 유명한 사진작가가 한국에 체류하면서 겪은 문화적충격과 이방인의 시선으로 본 한국사람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이전  이방인들이 쓴 한국체류기들이 너무 미화시키거나 혹은 너무 악평만 담은 흠이 있다면 이 책은  지적과 호감을  골고루 담고 있는 책 입니다.
사진작가 아리프 아쉬츠의  따스한 시선속에서  한국을 객관적 혹은 주관적으로 본 내용들이 많은 책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무릎을 칠 정도로 공감가는 내용이 많더군요.
그 책의 일부중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단테의 신곡에는 지옥을 묘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걸 터키식으로 패러디한 글이 있는데 터키부분을 한국으로 바꾸어도 비슷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터키와 한국은 여러가지로 비슷한 모습이 많은 나라입니다. 긴 군사독재정권밑에서 시위를 했던 경험과 어느나라보다 과격한  국회의장 몸싸움은  터키와  한국이  유명하죠. 터키는 국회에서 싸움하다가 죽은 국회의원도 있으니까요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단테의 신곡에는 여러나라의 지옥을 묘사한 부분이 있습니다.   한국부분은 원래 터키였고 그걸 작가가 한국으로 바꿨습니다.


어느 날 단테와  베아트리체 그리고 베르길리우스는 지옥을 둘러보기로 했다. 이드은 각 민족들이 떨어져 있는 구덩이에 도달했다

첫번째 구덩이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미친 듯이  구겅이 바닥에서 위쪽을 향해 기어 올라오고 있었다.
구덩이 위쪽을 지키는 악마는 정신없이 이쪽 저쪽으로 뛰어다니며 올라오는 사람들을 막대기로 쳐서 아래로 떨어트렸다.
베르길리우스는 단테에게 설명했다.  "여기는 이탈리아 구덩이입니다."

그들은 다시 다른 구덩이에 이르렀다. 멀리서 구덩이를 지키는 악마가 맥주를 마시며 한가하게 거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구겅이에서는 한 사람이 참을성 있게 조금씩 조금씩 위쪽을 향해 기어 올라오고 바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그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악마는 그 사람이 거의 구덩이 위쪽으로 올라올떄쯤 막대기로 쳐서 떨어트렸다.  " 이곳은 독일 구덩이이군요"

세번째 구덩이를 지키는 악마는 위스키를 마시고 있었다. 단테와 베아트리체, 베르길리우스는  구덩이 안쪽에서  인간 피라미드가 만들어지는  광경을 보았다.  사람들은 아주 체계적으로 바닥에서 위쪽으로 서로의 몸을 이용해 피라미드를 쌓아 올렸는데
마지막 한 사람이 꼭대기에 올라가는 순간 악마는 위스키 잔을 놓고 그 사람의 머리를 가볍게 쳐서 피라미드를 모두 무너뜨렸다. 
영국구덩이였다

네번째 구덩이에는 악마가 아예 없었다. 악마는 저 멀리 떨어진 나무 그늘에 누워 코를 골면서 잤고  그 옆에는 술병들이 뒹굴고 있었다
구덩이 안쪽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기어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 구덩이를 벗어날 때 쯤이면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그를 밑으로 잡아 당겼다. 한쪽 구덩이에서는 특별히 악마가 할 일이 없었다.  "이곳은 한국 구덩이입니다"

참 재미있는 비유네요. 맞아요. 한국은  서로 헐뜻고   경쟁하는데는  세계최고입니다.
세계적인 상인들이 많은 유태인가게 옆에 어느날 한국가게가 생겼습니다.  유태인가게 주인은  조용히 가게문을 닫고 떠났습니다.
도저히 한국상인을 이길수가 없기 때문이죠. 한국같이 쉬지도 않고 악발이같이 사는 사람에게 이길 자신이 없었죠.
그런데  그 한국상인 옆에 다른 한국상인이 가게를 열자 유태인은 돌아왔습니다.  

왜 돌아왔을까요?  그 유태인은 한국사람들끼리 경쟁할것을 뻔히 알기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한국은  경쟁을 정말 좋아합니다.  자녀들에게 몇등했어? 몇점 받았어? 가  인삿말이 될 정도 이죠
또한  절대평가보다는 상대평가에 강한 한국사람입니다.    전세계에서 꼴등을 해도   경쟁국가만 이기면 된다는  모습이 많습니다.
또한  앞서가는 사람을  이기기 위해 편법도 자주 씁니다.    누군가가  유명해지면 헐뜻기 시작하죠. 반대로  건전한 비판도  헐뜻기라고 도매급으로 매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터기 사진작가가 모르는게 하나 있습니다.

한국은 1등하기가 어렵지 1등하면  강력한 보호막이 생겨서 좀처럼 1등에서 내려오기 힘듭니다.
1등 자체가 하나의 권위가 되고  1등비판은 모두 권위에 대한 비판으로  무시당합니다.  지난 황우석사태때 영웅 황우석을 고꾸라 트리는데 엄청난 사회적 에너지를 낭비했습니다.

저 한국의 지옥에서 누군가가  탈출했다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영웅으로 추켜세울것 입니다. 
그리고 또 다시 바지끄댕이 잡기 대회가 일어나겠죠. 국회를 보십시요.  열린우리당시절  4대 개혁입번 통과시키자는데 박근혜의원은 왜 하필 지금이냐는 돌림노래를 4년내내 불렀습니다.   이건 비판이 아닌  한나라당 용어로 말하면 발목잡기죠

한국이라는 경쟁지옥에 사는 여러분들 행복 하십니까?
오늘도 레벌업 하셨나요?  라는 말이 인삿말이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네요.  스펙 레벨업! 하러 ㄱㄱ 씽하는 젊은이들의 뒷모습이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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