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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스릴보다는 웃음이 가득한 괴수영화 차우

by 썬도그 2009.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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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는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괴수영화입니다. 괴수 영화하면 가장 유명한 게 죠스입니다. 거대한 식인상어의 아가리를 보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은 등골이 오싹함을 느낍니다. 이외에 아나콘다 같은 영화나 엘리게이터 같은 악어가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괴수영화들의 전형적인 특징이 있습니다. 일단 괴수들이 큽니다. 죠스도 보통의 백상아리보다 컸고 아나콘다도 엘리게이터도 거대함으로 관객들을 위협했죠. 곧 개봉할 차우도 이런 문법을 따르고 있습니다. 차우의 몸무게는 3백 킬로그램 이상의 거대 멧돼지입니다. 어제 첫공개되는 차우의 VIP시사회에 갔다 왔습니다. 그 관람 기를 적어보겠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극장문을 나서면서 느낌은 하나였습니다. 이 영화 괴수영화가 아니고 코미디 영화네!!
무섭거나 스릴도 거의 없고 괴수영화치고는 상당히 난해한(?) 웃음코드로 완전무장한 영화구나 라는 느낌이 엄습해 오더군요. 다른 관객들도 코미디 영화잖아~~라는 즐거운 탄식을 내뱉더군요. 즐겁다는 것은 이 영화 재미있게 봤다는 것이죠. 관객들의 반응은 괜찮았습니다. 다만 낚였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이 영화가 괴수영화라고 해서 스릴을 즐기러 왔는데 그런 모습이 많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그럼 영화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해볼게요.

 

곳곳에서 터지는 웃음 지뢰들

이 영화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괴수영화라는 타이틀만 보고 이 영화를 봤을 때는 살인 멧돼지와 인간의 두뇌싸움, 심리싸움이 다루어질줄 알았습니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던지며 살인멧돼지와 멱살잡이를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시작되면서 몇몇 장면에서 사람을 웃기더군요.

예를 들어서 이런 것이죠. 시골의 경찰서장이 정복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마을 순찰을 돌다가 어느 집에서 샤워하는 물소리와 여인의 실루엣이 창가에 비추자 하염없이 쳐다봅니다. 그때 툇마루에 온 가족이 그런 경찰서장을 쳐다보고 있고 그 가족을 발견한 경찰서장이 뻘쭘해합니다

응? 이 영화 웃기네.
이후 이런 장면은 계속 나옵니다. 웃음이 잘 만들어진 웃음이라기보다는 순간의 반전으로 인한 황당한 마른 웃음이 나오더군요. 백포수에게 눈을 흘기면서 다가온 농민들이 갑자기 싸인 좀 해달라는 식의 유머죠.

이런 유머는 곳곳에서 지뢰처럼 묻혀있다가 뜬금없이 터져서 관객들을 즐겁게 합니다. 이 영화를 감독한 신정원 감독의 전작이 시실리 2km였다는 사실이 그때 떠오르더군요. 이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을 한마디로 한다면 바로 시실리 2km라고 보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시실리 2km를 재미있게 봤습니다. 적당이 재미있고 적당히 폭력적이며 적당히 웃기는 코믹물 이 차우가 그런 영화입니다.

웃기는 조연들 그러나 약간 부실한 주연들

이 영화에서 등장만 해도 웃기는 두 명의 조연이 있습니다. 한 명은 마을 이장님과 한분은 경찰서장님입니다.
두 분 나오기만 해도 관객들은 웃습니다. 두 사람의 활약이 대단하죠.

그런데 주연급 조연과 주연들의 극 중의 활약이 별로 없습니다. 여기서 활약이란 차우를 잡는데 결정적 활약이죠.
먼저 손주를 잃은 슬픔에 총을 잡은 전설의 포수 천일만. 이분은 굉장한 포스를 발휘하는 모습으로 나오는데 영화에서는 활약도 없고 지근거리에서 멧돼지를 맞추지도 못합니다. 순간 이 사람 구라장 이인가 할 정도였으니까요.

주연인 엄태웅이 맡은 경찰은 멧돼지를 잡으려고 하기보다는 엄마를 찾으려다가 어쩔 수 없이 5인 특공대에 끼게 됩니다.
백포수를 빼고 나머지 4명은 지리멸렬합니다.


백포수만이 멧돼지에 직접 총을 쏩니다.

 

또 하나의 웃음코드 차우

영화 내내 터지는 웃음은 멈추질 않습니다. 여기서 느닷없이 웃음을 주는 캐릭터가 하나 추가되는데 바로 영화 제목인 차우입니다. 차우의 실체가 들어 났을 때 이상한 차우의 모습, 나 CG 맞거든요.라고 외치는듯한 포효 그 이질감이 덕지덕지 묻은 차우의 그래픽에 쓴웃음이 나옵니다. 허리우드의 한스 울릭이라는 분이 참여했다고 하는데 CG가 많이 떨어져 보입니다. 뭐 그래도 괴수영화에서 괴수의 활약이 중요한 거지 외모가 중요한가 생각하고 봤습니다.


그러나 추와 인간 5명의 두뇌싸움은 없습니다. 보통의 괴수영화들이 스릴 있는 것은 주인공들과의 두뇌싸움이 긴박 하
게 그려지기에 무서운 것이죠. 영화 쥐라기 공원에서 랩터와 어린아이 두 명이서 벌이는 그 식당에서의 두뇌싸움 시퀀스가 모범사례입니다. 그런데 차우에서는 두뇌싸움이 없습니다. 긴박감도 떨어져 보입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차라리 괴수영화 말고 그냥 시실리처럼 농촌을 배경으로 하는 스릴러가 낫지 않겠나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그래도 웃겨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차우그래도 영화 차우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관객 반응도 좋고 웃음폭탄이 곳곳에서 터지고 코미디 영화로써 차우는 성공적입니다. 그러나 죠스 같은 괴수영화를 기대한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몇몇 개연성이 떨어지는 이야기 구조가 어설프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볼만한 영화입니다. 킬링타임용으로 추천해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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