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메라사진/사진에관한글

(릴레이)나의 사진론 - 사진은 존재다.

by 썬도그 2009. 6. 30.
반응형
릴레이 규칙입니다. (기타 세칙은 릴레이의 오상을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1. 사진이란 [ ] 다. 의 네모를 채우고 간단한 의견을 써주세요.
2. 앞선 릴레이 주자의 이름들을 순서대로 써주시고
3. 릴레이 받을 두 명을 지정해 주세요.
4. 글을 적으시고 thruBlog에 여러분의 글을 트랙백해주세요.
5. 이 릴레이는 7월 6일까지 지속됩니다.

2. 앞서 릴레이 주자분들
mooo님 → mahabanya Kate Joa럽(GX20)


3. 릴레이 받을 두분

isdot 님  MEN ON THE MOON  이라는 깔끔한 사진블로그를 운영중이십니다.  현직 사진기자님으로 알고 있습니다.  항상 사진만봐도 많은것을 배우는듯 합니다.  부담없이 받아주셨으면 합니다.

데보리님
아는 분들을 다 아실 러브레터라는  애정만땅 블로그를 운영중이신 분입니다.  아이들과 가족들의 사진을 많이 올리셔서 가장 사진을 사랑하는 분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요즘 방문글 못드렸는데 저 까먹으셨으면 어쩌나 걱정도 드네요







이상하게 저는 멍석을 깔아주면  글이 쉽게 안나오더군요.

럽(GX20)

님이  방명록에  고귀한  사진에 관한 릴레이 참여부탁 글을 보고 바로 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사진에 관한 이야기가 바로 나오지 않더군요. 며칠동안  골돌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거창하게 나의 사진론을 설파할려다가  지풀에 엎어졌습니다. 뭐 거창할 건덕지도 없는  블로거이고   더구나 사진에 관한 이야기는 남들보다 많이 하지만  정작 내 사진 실력은  초보 상태에서 나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이 사진의 실력이 늘지 않음은 제 속사촬영법에 기인한 것이고  거기에 사진에 관한 깊은 생각을 크게 하지 않았던것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유명사진작가들이  모두  느리고 세심하게 찍기하는 사진촬영법이 전부인것은 아닙니다.
브레송 같은 경우는  속사촬영법의 대가였죠.  그냥  보이면 찍는것입니다. 그러나 저와 다른것은  사진을 찍지 않을때  수많은 연습을 한다는 것이죠.  브레송이 미국 뉴욕현대미술관인 모마(moma)에서 처음으로 사진전을 가졌을때  큐레이터가 그의 호텔방문을 열었을때 브레송은 자신의  분신인  라이카 카메라를  큐레이터에게 속사권총처럼 조준하는 모습을 봤는데  그는 호텔방에서 이리저리 카메라를 돌리면서   카메라 초점맞추는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죠.

저와 브레송이 다른점은  사진을 안찍을때  저는 다른 짓을 하고 있는것이고 브레송은  카메라를 만지작거렸던것이 차이겠죠. 

미천하지만  저의 사진론을 펼쳐볼께요.



사진이란  존재

카메라를 처음 잡았을때  마구 찍었습니다. 구도를 생각하고  색을 생각했습니다.  수많은 사진책들을 보면서 구도를 익히고  카메라 조작법을 배웠습니다.  회화같은 사진찍기,  역동감있는 사진찍기,  주제 부각하기, 별별 테크닉을 다 읽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모든  테크닉쌓기가 부질없다고 느껴지더군요.  P모드면  어떻고  AUTO모드면 어떤가?  그 설정된 자동모드와 내가 직접  셔터스피드와 조리개를 조정하는 매뉴얼 모드로 찍은 사진이 크게   다르지 않고  그걸 넘지 못하는 제 사진을 보면서  매뉴얼과 자동모드의 차이점이 없다면  그냥 닥치고 P모드로 찍자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99%의 사진은 P모드 혹은 AUTO모드로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단 한가지 하지 않는것이 있는데  플래쉬를 터트리지 않는 사진들만 찍습니다.  가끔 현장성이 중요하고  기록성이 필요로하는  촛불시위를 찍을때만 예외였고 그때도 플래쉬를 터트린것은  경찰들에게   나 카메라 가지고 있다!  당신들을 세상에 알리수 있다는 협박아닌 협박수단으로 썼을 뿐입니다.

사진은  존재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나  그 존재를 모르는  다른 존재에게  알리는 것이 사진이라고 봅니다.

작년에 비가 무척이나 많이 내리던  예술의 전당 계단에서본  잡초입니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지고  시멘트가 그 이음새를 막은 계단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보이며 자라나는  이 잡초하나가 절 움직였습니다.  이런 미물, 하챦은 존재에서도 우린 순간 감동하며 느낌을 얻습니다.  제가 이 존재를 찍지 않았다면  이 잡초는 이 세상에 있는지 조차 몰랐을것 입니다.
지금은  아마 죽었을것입니다. 


이런 하챦고 쓸모없는 존재들을 사진으로 담으면  그 생명은 박제화되고  영원하게 남습니다.  그래서 사진은  기록이라고 하죠.  선조들이 남겨놓은 역사서들이 선조들의 존재를 느끼게 합니다.  종이위에 텍스트가  역사가 되고  기록이 된다면
이제는  사진이  그 붓과  먹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동영상은 더 확실한 기록물이 되긴하지만  간편성이 무척 떨어지는 매체입니다. 동영상을 볼려면  동영상을 볼 디스플레이어가 있어야 하고 그걸 재생할 하드웨어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사진은 종이한장위에 배겨나오게 할수 있으면 누구나 쉽게  간편하게 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사진을 보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사진은 많은 느낌이 나게 합니다.

책이  TV보다 좋은 이유는   하나의 뼈대만 알려주고  살을 붙이는것을 독자의 경험과 감성 가치관에  맡기기 때문에 같은 책을 읽어도 TV나 영화보다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사진도 그렇다고 생각됩니다. 사진은  정보를 다 담지 않습니다.  동영상중 한 장면만을 보게 되는것인데 그 사진을 통해  피사체의 과거와 미래 혹은  이야기를  사진을 보는  사람이 끄집어 내야 합니다.



다시 사진의 기록성으로 돌아오면   작년에 찍은  이 세운상가는  앞으로는 영영 볼수 없게 됩니다. 이미 철거가 진행중인 세운상가.  제가 찍은 이 사진이  언젠가는  기록이 되고   추억이 되고  과거의 한 조각이 될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할아버지 이야기 보따리에서  나오는  이야기 한줌이 되겠죠.  빛바랜 추억을 바로 어제의 이야기처럼 생생하게 전해 줄수 있는것이 사진입니다.  존재를 존재이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게 사진이죠.


세운상가 철거전에  모 단체에서 세운상가 사진전을 조그마하게 열었습니다.  이 사진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담고  세월의 흐름을 지켜 볼것입니다.



개미마을도  언젠가는 한줌의 추억이 될것입니다.   이 사라져가는 존재들에 대한  기록을 제 사진론의 첫장을 장식했습니다.  빛을 조절하고  빛을 예쁘고 아름답게 담는 요령과 그런 매뉴얼들은 세상에 많습니다. 그런 것을 쫒는 사람들도 많구요.  저는 그런 흐름에서 벗어나  세상에 사라져가는 것들 다시는 볼수 없는 것들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습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 ^^)

이후부터는  제 DSLR는 항상 P모드에 멈춰져 있고  발이 고생하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날때마다 서울안에 사라지는 골목길들을 찾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게을러져서 좀 주춤하지만  다시 그 발걸음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어스름 저녁길처럼  사라져가는  모든것들을  담고 싶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계단이 존재한다는것을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

그게 제 사진찍기 첫장에 담겨 있는 이야기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