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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사진/사진전시회

한줄기 시원한 바람같은 김영갑의 제주도 오름사진

by 썬도그 2009.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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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좀 바빴습니다. 장흥 아트파크 경품 당첨되었다고  직접 찾아가라고 하더군요.
그 먼곳을  직접 오라니  택배를 부탁하고 싶었지만 염치가 없어 보여서 그냥 찾아갔습니다.  멋진 액자에 든  그림을  가지고  오면서  잠시  김영갑 사진전을  보러 들렸습니다.

충무아트센터 1층에서  사진전을 한다고 합니다.  김영갑사진작가를 살짝 소개하면  제주도에서 고흐 같은 삶은 산 사진작가입니다.  85년도에 혈혈단신 카메라 하나 들고 제주도에 도착한 후  제주도의 오름을 오르면서  제주도를 필름에 담습니다. 변변한 돈이 없던 작가는  이웃집에서 음식을 얻어면으면서  연명합니다.  사진전이라고는  제주도에서 변변치 않게 했고  찾아오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20년을 지낸 제주도에서  그는 루게릭병을 얻습니다.

그가 병마에 싸우기 바로전에 서울에 그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루게릭병은  그의 몸을  점점 고정시켰습니다. 죽기 전에  두모악에  갤러리를 하나 만들고  책 한 권을 내고  사진전을 끝내고  2005년도에  사망했습니다.

저는 김영갑사진작가를 '그 섬에 내가 있었네'

 

라는 책을 읽고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책장을 덮고  김영갑 사진작가가  세상에 없다는 것에 얼마나  한탄스러웠는지 마지막 책장 넘기기가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그가 가난과 고통의 시간을  보낸 것에 대한 연민이 아닌 그의 사진에 대한  감탄이 연신 나왔기 때문입니다.   책으로만 보던 사진을 직접 보고 싶어서  충무아트센터에 갔습니다.
충무아트센터는 충무로가 아닌 신당동에 있더군요. 2호선 신당역에서 내려 한참을 걸었습니다

건물 정말 으리으리 하네요.  중구에 문화공간이 참 많은데  이런 곳까지 있고 제가 사는 곳에 비하면  참 부럽기만 합니다.

8월 말부터 충무로 영화제 한다고 하는데   이곳에서  충무로 영화제 상영도  합니다.

인조잔디 위에  알록달록한  의자 위에 시민들이 앉아 있습니다.  참 그림 좋습니다. 

전시장은 1층에 있습니다.  2천원을 내고 (중구 민 1천 원, 학생 1천 원) 전시장에 들어가려다가  왼쪽에 보니  김영갑 사진작가의 생전에 찍은  영상을 상영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문예회관에서  전시를 해도  간판도  없고  인기 작가도 아닌  존재감 없던 작가인  김영갑 작가는 찾는 이 없는 전시회를 매년 했습니다. 

지금이야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중 한 분이시죠.



전시장은 크지 않았습니다.  한 50평 되는 전시공간에  사진은 그렇게 많지 않았습니다. 김영갑 사진작가의  사진은 대부분 파노라마 카메라로 찍은  가로로 긴 사진들입니다.  그 사진들에는 바람이 스며들어가 있습니다.   사진에 바람을 넣는 작업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김영갑 작가의 사진에는 바람이 가득 들어가 있습니다. 바람이 많은  제주도인 것도 있지만
작가의 수많은 시행착오가 빚어낸  빛의 예술이죠

그의 자신들은 부드럽습니다. 날 선 산등성이가 아닌 제주 오름의 둥글둥글한 곡선이 사진에 가득합니다.
마치 사람의 엉덩이와 같은 동글동글한 모습,  입도 반달이 됩니다.

그런데  사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사진은

이 6장의 사진들입니다.  다른 사진과 다르게 세로로  되어 있습니다.   한참을 봤네요.  어쩌면 저런 색을 담을 수 있을까?

작가의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저런 곳에 가야 하는 게 1차 조건입니다.  그래서 훌륭한 사진작가들은  발품을 많이 팝니다.

사진들은 작은 사진들이 많아서 조금은 실망스러웠지만   가끔 눈을 앞 도하는 큰 사진들 앞에서는 발길이 잘 떨어지지가 않더군요.  이런 아름다운 풍경사진은  크기의 미학으로 크게 봐야 좋은데  전시장이 좁게만 느껴집니다.

충무아트홀 지나 갈일 있으면 한번 들려보십시오. 오랜만에 좋은 사진전 봤네요.
전시회는 7월 19일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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