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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산 타고/자전거여행기

싸이클복장을 한 라이더를 따라잡을수 없는 이유들

by 썬도그 2009.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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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지천의 자전거전용도로를 달리다보면 지루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 처음에야 주변의경치를 감상하면서 가지만 이미 닳을대로 닳은 그 풍경들을 뒤로한채 혼자 달려가는것은 좀 지루합니다. 그러나 이 지루함을 상쇄시키는것이 바로   자전거 추격전입니다. 

자동차 운전자들도 그렇지만   누군가가 내 차를 추월 그것도 나보다 못한  작은 차가 내 차를 추월하면 괜한 분노가 일어나고 따라잡는 분들이 많죠.  자전거도  그런 모습이 있습니다. 뭐 개인적인 차이겠지만 저는 자동차 운전할때 제 차를 누군가가  추월해도 개의치 않으나  이상하게 자전거가 추월당하면  페달에 힘이 들어갑니다.

자전거들은 접이형 자전거보다는  바퀴가 큰 자전거들이 속도면에서 유리합니다. 그런데 이런 법칙도 요즘은  꼭 그렇지만은  않더군요. 접이형 폴딩 자전거중에서도  속도가 엄청 빠른것들이 있습니다.  한번은 접이형 자전거가 저를 추월해서  휙하고 지나가기에 저 자전거에는 엔진이 달렸나 할정도였죠. 결국은 20분후에 따라 잡았지만 정말 접이형 자전거라고 해서  무시할것은 아닐듯 합니다.

그러나 내가 따라 잡을수 없는 자전거들이 있습니다.
바로  민망한 쫄쫄이 복을 입은(제 친구들은 그렇게들 불러서요) 자전거 라이더들 입니다.
이분들은  자전거 헬맷에  자전거 복장을 완벽하게 갖추고 자전거 또한 아주 좋습니다.  이런분들이 제 자전거를 추월하면  보통은  분노하지 않습니다.   마티즈를 타고서 부카티 베이론이란 슈퍼카가 추월했다고  흥분하는게 바보스러운 일이죠.

그러나 가끔은 몸상태도 좋고 컨디션이 좋을때 이 슈퍼바이크들을  추월해 보고 싶은 욕망이 생길때가 있습니다.
몇주전에 그 최상의 컨디션상태가 된듯하여   이 슈퍼바이크들을 따라갔습니다.
아무리 자전거의 차이가 수백만원 차이가 난다고 해도  설마 50대인듯한 분을 내가  추월하지 못할까?  하여 몸을 믿고
추월을 시작했습니다.  한 5분후  이 쫄쫄이 사이클복을 입은 50대인듯한 분을 추월했습니다.

그리고  백미러로 보니  맹렬히 저를 추격해 오더군요. 그냥  가벼운 트레이닝복을 입고  20만원대 생활자전거를 탄 녀석에게 추월당한게 억울했는지 그 속도는 가히 마하급이었습니다. 결국 3분후 추월당했습니다. 그렇게 그분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추월전을 한 5킬로 이상 했습니다. 그때  새로운  자전거 라이더들이 우리둘을 비웃듯 훽하고 추월해 가더군요.  그리고 목표를 바꿔서 그  라이더들을 쫒았습니다. 자전거 동호회인지 한 6대가 맹렬히 지나가는 틈을 저도 따라갔습니다.  최고속을 낼수 있는 기어비를 놓고   페달은 연신  김을 내면서 돌아갑니다.

숨은 가빠지고  귓가의 바람소리는  점점 커집니다.   몸과 자전거에서 괴상한 소리가 흘러나옵니다. 그렇게 10분여를 쫒아가다가    쌍소리 한번 내고  속도를 줄였습니다.   왜 나는 저들을 따라잡지 못할까?  나름대로 순발력은 떨어지지만 지구력 하나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도저히 따라 갈수 없는 모습에  씩씩거리면서 자전거를 한켠에 새워놓고   물한모금 하면서 생각해 봤습니다.

왜 난 쫄쫄이 복을 입은 라이더들을 따라잡지 못할까?
그 결론을 나름대로 내려봤습니다.

1.  자전거 동호회수준의  매니아들이다.

보통 자전거 타자마자 쫄쫄이복입고 수십만원짜리  자전거 안삽니다.
처음에는 생활자전거를 타고 다니다가 자전거에 취미를 붙이면  자전거동호회에 가입하여  여러가지 라이딩 정보를 얻고  자전거복을 사고  고급자전거늘 삽니다.  어느정도 자전거 타는 요령도 잘 알고 자전거를 매일같이 타다보니  체력도 보통사람보다 좋습니다. 나이는 상관없습니다. 매일 타는 사람앞에서 나이는  무의미하죠.


2.  자전거 빨이다.

자전거 잡지를 보니 첼로라는 자전거가 2백만원이 넘더군요.  안양천변에서 수시로 보는 그 첼로라는  상표명이 그렇게 비싼줄 최근에 알았습니다. 자전거값이 천차만별인것은 알고 있었지만 하도 많이 보여서 국민 자전거인줄 알고 있던 첼로라는 상표명의 자전거가 백만원을 넘다니 ㅎ 

자전거가 비싸면 속도가  더 많이 나오는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자전거가 엔진이 없고 인간의 힘으로만 달리다 보니 한계가 있긴 있겠죠.  1이라는 힘을 줘서 10미터를 가는자전거와   11미터를 가는 자전거가 있다면  둘의 차이는 별로 나지 않을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속도가 붙으면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지게 됩니다.
분명 자전거 빨도 있을것입니다. 


3.  생활자전거에 지면 쪽팔린거다

이런 모습도 있을것입니다. 나 같은 생활자전거에 추월당하면 쪽팔린거다. 몇번  쫄쫄이복장의 자전거 라이더들을 추월하면서 살짝 기분 업되지만 곧바고 추월당합니다.  분명 그들이 날 의식하는것 같습니다.  쪽팔린것도 있을것입니다.  한번은 이런적이 있었습니다.  저에게 추월당하고 씩씩거리던 분이   저를 다시 추월하고 한참을 달리더군요.   그런데 이분  체력이 아주 안좋은지  제가  몇번을 다시 추월했습니다.  추월하면서 이분 입에서 씩씩~~ 거리는 숨가쁨이 들렸습니다.  무리하시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이분 결국은 저를 추월해서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냥 제가 속도를 늦추었죠.   사진을 찍기위해 한 3문정도 멈춘후에   다시 따라갔습니다. 그런데 그 분
제가 시야에서 사라진것을  확인하고 쉬는건지   2킬로 전방에서 쉬고 있더군요.  ㅎㅎ
분명  쫄쫄이복 입은 분들중에서   생활자전거 라이더들을  의식하는 분들 많을것입니다.

저도 쫄쫄이복을 입을까 고민중인데  그렇게 까지 타고 갈만한곳도 없는것 같고  이제는 운송수단으로 활용할까 생각중입니다. 휴일에  자전거도로 타고 달려서 여의도 국회도서관 갈때나 자주 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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