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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하이파이브 어설프지만 그래도 맛 좋은 강형철 감독의 히어로물

by 썬도그 2025.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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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과속스캔들>, <써니>, <스윙키즈>를 만든 강형철 감독의 영화라면 무조건 봐야죠. 그러나 요즘 한국 영화들은 흥행 감독이라고 해도 입소문을 듣고 봐야 할 정도로 영화들의 재미가 높지 않은 영화들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제작사는 '안나푸르나'로 <빅토리>, <스윙키즈>, <레슬러>를 만든 제작사입니다. 

한국형 히어로물인 하이파이브

하이파이브

제작비 200억을 들인 <하이파이브>의 손익분기점은 350만 명입니다. 6월 2일 어제까지 누적 관객수가 무려 47만 명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무척 버거워 보이네요. 보통 이 정도의 영화면 첫 주에 최소 100만 명은 넘겨야 하는데 요즘은 전체 관객수 100만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손익분기점을 넘기기에는 좀 힘들어 보이네요. 재미가 없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엄청나게 재미있거나 한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 <써니>처럼 뭔가 우리를 흔들어 놓는 이야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건 없고 마블의 슈퍼히어로물을 비틀어서 만든 영화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럼에도 CG 사용량이 많은 점과 나름 스토리가 쫀쫀해서 좋네요. 

 

하이파이브 스토리

하이파이브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한 사람이 병원에 실려옵니다. 이 사람의 몸에서 6개의 장기를 적출해서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 6명이 새로운 장기로 건강을 회복합니다. 그런데 이 죽은 사람이 슈퍼히어로였나 봅니다. 각기 장기를 제공받은 6명이 초능력을 얻게 됩니다. 

 

심장을 이식받는 태권소녀 완서(이재인 분)는 빠른 달리기와 점프와 근력으로 날지만 못하지 엄청난 괴력을 보여줍니다. 작가 지망생 지성(안재홍 분)은 폐를 이식받아서 엄청난 폐활량을 보여줍니다. 간을 이식받은 약선(김희원 분)은 바른생활 사나이로 건설 작업 반장입니다. 낙하로 쓰러진 동료를 손을 대면 그 병이 자신의 몸으로 옮겨옵니다. 그러나 약선은 물을 마시면 바로 회복합니다. 

하이파이브

여기에 영화 포스터에서도 사라진 기동(유아인 분)은 각막을 이식받아서 전자기기를 자유롭게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요구르트 아줌마 선녀(라이란 분)는 신장을 이식받았지만 자신의 초능력을 알지 못합니다. 이 설정이 꽤 흥미롭더라고요. 다른 사람은 초능력이 뭔지 아는데 선녀는 숨겨 놓았습니다. 

하이파이브

이 5명과 함께 장기를 이식받은 인물이 사이비 교주인 영춘(신구 분)으로 췌장을 이식받았습니다. 영춘이 손을 대면 그 사람의 젊음의 생기를 흡수해서 젊어지는 초능력을 가집니다. 이 영춘은 젊어지고 싶은 욕심에 나머지 5명을 잡아서 모든 초능력을 자신이 가지려고 합니다.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소개되는 건 아니고 작가 지망생 지성이 영화 전체의 이야기를 리드합니다. 이야기의 흐름을 안내하는 도슨트 같다고 할까요? 아마도 주요 캐릭터 소개 및 모이고 빌런과 싸우는 과정이 길고 지루할 수 있기에 쉽게 관객을 설득하기 위해서 작가 지망생을 넣은 듯하네요. 

 

빠른 전개와 현란한 컷 편집은 좋으나 CG가 좀 조악한 면이 아쉽다

하이파이브

5명의 초능력자와 그 모든 걸 가지고 싶어 하는 사이비 교주의 대결이라는 단순한 구도임에도 아쉬운 점은 꽤 있습니다. 먼저 5명의 능력이 골고루 배분이 된 느낌이 없고 대사로도 나오지만 특정 초능력은 별 활약을 못합니다. 또한 초능력들이 CG를 줄이기 위해서인지 눈으로 안 보이는 초능력도 좀 있네요. 

 

그럼에도 설명이 안 되는 초능력도 있는데 빌런으로 나오는 영춘이 젊어지는 능력이 있는 건 알겠는데 괴력을 가지게 된 계기가 좀 이해가 안 가네요. 빠른 전개와 강형철 감독의 매끈한 컷 편집은 좋네요. 유머도 좋습니다. 박장대소는 아니지만 유머러스하게 넘어가는 건 좋네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웃음의 강도가 강한 건 아닙니다. 

 

유일하게 뜻밖의 장면이 평생 기억 남을 쇼킹함이 있습니다. 영화관에서 헉 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그러나 그 장면 말고는 크게 인상 깊은 장면은 없습니다. 문제는 CG입니다. 

하이파이브

 

23년 전에 나온 품행제로에서 나온 CG 수준의 조악한 CG가 계속 나옵니다. 보면서 너무나도 조악하고 티가 심해서 CG를 어느 회사에서 했나 할 정도로 너무 별로네요. 우리는 이미 마블 영화 CG에 길들여져 있는데 한층 낮은 CG가 오히려 재미를 반감시킵니다. 게다가 차량까지도 CG인 티가 나다 보니 몰입이 떨어집니다. 가장 화려해야 할 장면이 오히려 영화 전체의 만듦새를 낮추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못 볼 정도는 아니고 아쉬운 정도입니다. 물론 저같이 CG에 관심 많은 사람이나 유심히 보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아쉽네요. 

존재 자체가 웃음벨인 오정세

하이파이브

이 영화의 웃음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인물은 중학생 완서의 아빠인 종민(오정세 분)입니다. 많이 등장하지 않는데 가장 웃기고 재미있습니다. 나오면 웃겨요. 왜 인물을 역할을 많이 주지 않았는지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리고 유아인입니다. 가장 매력적이고 역시 연기로는 깔게 없는 유아인의 연기가 빛을 발합니다. 

 

선한 인물인지 악한 인물인지 구분이 안 가는 의뭉스러운 스탠스가 영화 초반의 긴장감을 이끕니다. 영화 초반은 선녀(라미란 분)의 초능력이 무엇인지 모르는 점과 이 기동을 연기하는 유아인의 연기와 오정세가 재미를 이끄네요. 

또 사이비 교주야? 그러나 의미는 꽤 있다

하이파이브

지구 정복 같은 거창한 이유가 아닌 사이비 교주가 자신이 신이 되고 싶어서 초능력자들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사이비 교주가 빌런으로 등장한 드라마나 영화가 많다 보니 좀 지겹습니다. 이게 한국 고유의 빌런이 되지 않을까 할 정도로 자주 사용하네요. 이점은 아쉽지만 사이비 교주와의 대결과 마지막 장면은 꽤 의미가 있네요. 

 

그 의미란 지금도 사이비 강국답게 많은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는 물론, 헛소문, 가짜 뉴스, 수많은 거짓에 휘둘리면서 살고 있습니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이를 단순하게 설명하고 보는 사람에 열광하죠. 이런 사람들의 모습을 자세히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 사이비교주의 권위를 박살 내는 장면이 너무 짜릿하네요. 

후반 초능력 대결 삐걱거리지만 그럼에도 꽤 볼만한 액션이 가득

하이파이브

후반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빌런과 하이파이브의 액션이 펼쳐집니다. 5명의 캐릭터는 삐걱거렸지만 태권 소녀가 주축이 되어서 하나가 됩니다. 그리고 서로의 힘을 합쳐서 빌런을 상대하는 장면들은 꽤 볼만합니다. 그러나 타격감을 표현하는 데는 좀 미숙하네요. CG가 적절히 적용해야 하는데 이게 전체적으로 약해요. 

 

디즈니 플러스 무빙도 이 보다는 낫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액션 디자인을 좀 더 세련되게 했으면 좋으련만 이게 좀 약하네요. 그러나 다 보고 나면 뭔가 깔끔한 느낌이 다가오네요. 군더더기 없고 위기도 그럭저럭 잘 메꾸고요. 특히 5명이 모여서 수다를 떠는 장면은 이 영화가 2편으로 이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1편은 각자의 초능력을 충분히 활용하면서 진행했으면 좋은데 무턱대고 5명이 모여서 빌런을 상대해야 한다는 부자연스러움이 꽤 아쉽더라고요. 그럼에도 투표하고 온 가족이 볼만한 유쾌한 영화입니다. 

 

별점 : ★ ★ ★
40자평 : 한국형 슈퍼히어로물의 그럭저럭 괜찮은 슈퍼히어로 랜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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