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거대한 시리즈가 종료했습니다. 더 나올 수도 있을 수 있지만 '톰 크루즈'의 나이도 있어서 쉽지 않을 겁니다. 내 인생의 영화 시리즈 중 TOP 3을 꼽으라면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그리고 <미션 임파서블>입니다. <제5 전선>이라는 미국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미션 임파서블>에 대한 추억은 다들 있을 겁니다 언제 올라탔는지를 보면 나이를 알 수 있을 정도로 무려 30년 동안 우리 곁을 지켰습니다.
1996년 명보극장에서 본 그 기억을 간직하고 본 <미션임파서블 8 파이널 레코닝>
1996년 명보극장에서 <미션임파서블 1>을 봤습니다. 참 좋은 영화가 많이 나왔던 1996년이지만 그럼에도 1996년 6월을 잊지 못할 정도로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제 5전선>의 영향을 받았던 시기라서 드라마 보다 더 재미있게 담은 1편에 열광을 했죠. 지금은 꽤 변했죠. 특히 6편, 7편, 8편은 초기의 모습에서 많이 변질된 느낌이 드네요.
미션임파서블은 첩보영화입니다 CIA도 해결 못하는 불가능한 작전을 수행하는 비밀요원팀의 첩보 액션, 잡입 액션, 특수 장비를 통한 변장과 기만술을 보는 재미가 큽니다. '에단 헌트'가 리더지만 기본적으로 팀플레이를 바탕으로 하기에 하이스트 영화의 재미에 007과 같은 특수무기와 액션을 가미한 첩보 액션이 매력적인 시리즈입니다. 그럼에도 지난 30년 동안 항상 평균 이상의 재미 특히 직접 스턴트 액션을 하는 21세기 버스터 키튼이자 마지막 액션 영웅이라는 칭송을 받는 '톰 크루즈'의 열정과 한국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의리를 챙겨 들고 영화관으로 향했습니다.
미션 임파서블 8 파이널 레코닝을 보기 전에 보면 좋은 1편과 7편
토요일 오후 1시에 영화관에 들어섰는데 관객은 꽤 많았습니다. 요즘 이만큼의 관객을 채우는 영화가 거의 없습니다. 영화산업이 붕괴되고 있다고 할 정도로 볼만한 영화도 거의 없죠.
<미션임파서블 8편 파이널 레코닝>은 2023년 7월에 개봉한 7편인 데드 레코닝 파트 1을 보고 봐야합니다. 이게 무척 큰 약점입니다. 영화를 하나로 마무리해야지 쪼개놓으면 1편이 성공하지 못하면 2편도 성공 못합니다. 단 <어벤져스 엔드게임>처럼 잘 쪼개면 쌍천만을 갈 수 있지만 파트 1은 402만 명이라는 아주 높은 흥행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이런 것을 알기에 파트 2는 파트 1을 안 보고도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장황하게 합니다. 따라서 영화 보는데 큰 지장이 없지만 그럼에도 영화가 꽤 장황한 서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재미가 있는 게 아닌 너무 쪼개 놓았습니다. 시간이 되시면 7편인 파트 1을 보시고 가능하면 1편을 다시 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쿠팡플레이에 6편까지 시리즈가 다 올라와 있네요.
<미션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스토리
그럼에도 안 보신 분들을 위해서 7편의 줄거리와 8편 파이널 레코닝 줄거리를 소개하겠습니다. 영화 속 빌런은 AI인 엔티티입니다. 미국은 러시아 핵잠수함에 악성코드 같은 AI를 침투시켜서 러시아 잠수함의 위치를 알리는 역할로 투입되었죠. 그런데 이 AI가 각성을 하더니 러시아 핵잠수함을 침몰시킵니다. 그리고 자신을 네트워크로 업로드하더니 세상을 지배하려고 합니다.
모든 것을 학습해서 전 세계 컴퓨터와 서버를 장악해서 여론 조작까지 일삼고 있습니다. 너무 흔한 설정이지만 최근 AI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면서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네요. 이 AI 이름이 엔티티입니다 엔티티는 가브리엘이라는 인간 대리인을 이용해서 자신의 약점을 없애려고 합니다.
엔티티를 막으려면 침몰한 러시아 잠수함의 컴퓨팅 시스템에 달려 있는 엔티티의 소스 코드가 담긴 포드코바를 꺼낸 후에 해킹 및 폭탄 해체 전문가인 루터(빙 레임스 분)가 만든 악성코드가 담긴 포이즌 필을 결합하고 네트워크에 뿌리면 엔티티의 활동을 막을 수 있습니다. 전편인 데드 레코닝에서는 러시아 잠수함 컴퓨터 통제실을 열 수 있는 십자가 모양의 열쇠를 탈취하고 끝이 납니다.
8편 파이널 레코닝에서는 에단 헌트에게 열쇠를 가지고 복귀하라는 대통령의 명령을 받습니다. 그러나 에단 헌트 팀원들은 누구도 엔티티 통제권을 가질 수 없다면서 복귀하지 않습니다. 에단은 엔티티를 없애려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나 엔티티의 하수인인 가브리엘이 엔티티를 죽일 수 있는 악성코드가 담긴 포이즌 필 단말기를 훔쳐갑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서사가 복잡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미션 자체는 단순합니다. 엔티티 소스코드가 담긴 포드코바에 악성코드가 담긴 포이즌필을 연결해서 네트워크에 뿌리고 동시에 엔티티가 숨어들 허니팟 같은 미끼 공간으로 들어오게 하는 게 미션입니다. 그러나 영화가 1편과 연결되는 점이 많고 3편에서 나온 '토끼발'이라는 떡밥을 회수하려는 노력 등등 전체 시리즈를 묶으려는 시도가 너무 장광설을 펼치는 느낌이 드네요. 떡밥 회수 안 해도 되고 설명 너무 안 해도 되지만 최대한 많은 설명을 담고 있어서 영화는 무려 2시간 40분이나 됩니다.
1시간 20분 동안 별다른 액션 없이 시리즈를 엮어가는 드라마만 가득한 전반
시리즈의 마지막을 담는 영화라서 이전 작품과 다른 점이 꽤 있습니다. 먼저 영화가 시작되면 '톰 크루즈'가 직접 나와서 영화의 재미를 즐기라고 말하면서 영화를 안내합니다. 사실 영화관에서 볼만한 영화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온통 CG 투성이에 배우들은 빈 공간에서 흉내만 내고 있죠. 그러나 진짜 액션을 하는 배우의 진심을 다해서 보여주는 위험한 액션 장면에 감동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CG도 있긴 하지만 실제 액션도 많습니다.
영화 전반부인 1시간 20분 동안은 큰 액션이 없습니다. 가브리엘과 티격태격하는 장면이 있지만 크지 않고 가브리엘의 행방을 알고 있는 가브리엘의 부하였다가 에단의 팀에 합류한 파리(폼 클레멘티에프 분)를 구출하는 장면만 있습니다. 1시간 20분 동안 지난 이야기와 엔티티가 3일 후에 지구의 모든 핵미사일 통제권을 장악한 후에 지구를 리셋시키고 엔티티가 새로운 지구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좀 억지 설정 이긴 하죠. 아무리 네트워크가 발달한 지금이라고 해도 발전소나 핵 시설은 네트워크에 연결을 쉽게 끊을 수 있는 레드 버튼 같은 것들이 있을 텐데 엔티티가 모든 걸 장악합니다. 그러나 강대국들은 다른 강대국들을 믿을 수 없다면서 상대국이 쏘기 전에 핵 미사일을 쏴야 한다는 선빵 날리는 게 장땡이라는 소리를 합니다.
엔티티는 지구 정복을 위해 핵을 쏠 준비를 하고 강대국들은 엔티티에게 잡아 먹혀서 죽거나 아니면 상대국이 먼저 핵을 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쏴야 한다는 진퇴양난을 겪게 됩니다.
이때 등장한 사람이 에단입니다. 자신에게 3일만 주면 해결하겠다고 주장을 합니다. 주장의 근거는 단 한 번도 미션을 실패한 적이 없다는 점을 내세웁니다. 솔직히 이번 미션은 말이 안 되는 미션이긴 합니다. 보면서 액션은 멋지고 거룩함은 알겠는데 미션 자체가 너무 무리수를 둔 느낌이라서 긴장감은 좀 떨어지더라고요. 7편인 데드 레코닝도 특유의 잠입 침투 기만술의 짜릿함이 사라져서 이건 본 시리즈도 아니고 이상하다 했는데 8편은 더 나아갑니다.
특유의 가면 액션도 초반에 스치듯 안녕으로 보내고 특수 장비나 놀라운 기만술도 없습니다. 그냥 몸으로 다 때웁니다.
잠수함과 쌍엽기를 이용한 놀라운 액션
침몰한 잠수함 속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는 액션을 지나 쌍엽기 액션이 후반에 펼쳐집니다. 잠수함 액션은 잠수함이 빙빙 도는 속에서 액션을 하는 것이 생경스럽고 창의적이지만 딱히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후반 쌍엽기 액션은 놀라움의 연속입니다. 실제 액션과 함께 CG를 적절히 섞어서 엄청나고 놀라운 액션을 보여주네요.
1910~20년대에 '윙 워커'라는 공중 곡예가들이 있었습니다. 보시면 썅엽기 날개에 매달려서 각종 묘기를 하는 분들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톰 크루즈'가 쌍엽기 날개에 매달리는 단순 액션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아닙니다. 썅엽기가 속도가 느리다 보니 각종 공중 곡예를 합니다. 묘기도 이런 묘기가 있을까 할 정도로 창의적이고 동시에 직접 연기를 한 장면이 많다 보니 '톰 크루즈'의 연기 열정에 탐복하게 됩니다. 솔직히 좀 지루한 면이 있었고 스토리 전체도 딱히 매력적이지 않았는데 쌍엽기 액션이 모든 아쉬움을 날려 버리네요.
그러나 전체적으로 액션의 양이 적고 힝 속았지~~ 하는 미션 임파서블 특유의 반전도 없네요. 그래서 시리즈 중에 재미로만 보면 중하위권입니다. 그러나 이 8편은 의리로 본 것도 있지만 시리즈 전체에 대한 스스로의 찬양과 헌사가 같이 있다 보니 부족한 액션을 채우고 있네요. 먼저 1편에서 등장한 CIA 프로그래머의 재회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메시지가 좋았습니다. 교장 훈화라고 느낄 수 있지만 실질적인 평화의 메시지가 너무 마음에 와닿네요.
전쟁과 증오와 폭력이 늘어가는 세상을 향한 메시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대결, 점점 증오와 반목이 심해지는 지구촌입니다. 한국도 남북으로 동서로 남녀로 세대로 갈라 치기 대국이 되었죠. 미션 임파서블은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미래는 파괴와 전쟁의 미래가 아닌 평화이며 평화를 위해서는 친절과 신뢰와 상호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아날로그를 통해서 AI가 지배하는 미래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현재 인류가 잘 판단해야 한다는 다소 시리즈와 어울리지 않지만 그럼에도 꽤 울림이 큰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데드 레코닝을 보던 2023년 때만 해도 과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지난 2년 사이에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현재의 AI는 놀라울 정도로 크게 발전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에단이 말하는 메시지가 크게 공감이 되네요.
볼만합니다. 다만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전체로 놓고 보면 재미가 평균 이하입니다. 그러나 의리로 본 것도 있고 감사함이 느껴질 정도로 지난 30년 간 항상 만족하는 시리즈를 만들어준 고마움과 함께 30년 전 그 시작점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좋습니다. 이런 30년간의 추억이 부족한 액션과 재미를 메꾸네요.
이런 배우가 또 나올까요? 관객의 만족을 위해서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 목숨 걸고 연기를 하는 액션 배우가 또 나올까요? 배우가 주는 매력이 아주 강력한 영화이고 미션 임파서블 자체가 톰 크루즈라고 느껴지네요.
고마웠습니다. 톰 크루즈. 다음에는 다른 영화로 또 만나요.
별점 : ★ ★ ★☆
40자 평 : 함께한 30년의 시간과 함께한 2시간 40분 지루한 면도 있지만 영화 외적인 감동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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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크리스토퍼 맥쿼리
- 출연
- 톰 크루즈, 헤일리 앳웰, 빙 레임스, 사이먼 페그, 바네사 커비, 에사이 모레일스, 폼 클레멘티프, 그렉 타잔 데이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