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카메라 2개 메고 출사를 나갔더니 카메라를 2개씩 메고 다닌다고 수군거리더라고요. 좀 신기하긴 하겠죠. 그런데 카메라를 2개 멜 수밖에 없는 환경이 있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나는 행사나 사건 사고 또는 셔터 찬스가 짧을 때는 줌렌즈 하나 단렌즈 하나 이렇게 두 개의 카메라로 전체 부감샷, 인물이나 이벤트 현장을 클로즈업 촬영을 해야 해서 2개를 메야합니다.
물론 시간이 넉넉하면 렌즈 교환을 하고 촬영하면 되지만 연예인, 정치인, 중요 인물이 순식간에 나왔다가 사라지는 현장에서는 시간이 돈입니다. 언제 렌즈 갈아끼고 있어요. 물론 출사 같은 취미 사진가들이 카메라 2개 메고 다닐 일은 없긴 하죠. 그러나 전 단렌즈 애호가라서 인물 화각대 단렌즈와 풍경 화각대의 단렌즈 2개를 번갈아 들어서 촬영합니다.
영화 시빌워에서 나온 카메라들
매그넘 포토스 소속의 뛰어난 종군 사진가인 커스틴 던스트가 연기하는 리는 소니 카메라를 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풋내기 종군사진기자 지망생인 제시는 아버지가 사용하던 니콘 FE2를 사용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리가 사용하는 카메라는 소니 A7R V와 소니 A7 IV로 보입니다. 크게 부각되지 않고 거론되지도 않기에 정황하지는 않지만 여러 정보에 따르면 이 카메라로 보입니다.
리가 들고 다닌 소니 카메라들
영화 초반 테러 현장에서 사용한 카메라는 소니 A7R입니다. 소니의 고해상도 카메라이죠. 벗겨진 걸 봐서는 꽤 오래 사용한 듯 합니다. 그런데 렌즈가 독특합니다. 소니 렌즈가 아닌 라이카 주미크론 35mm f2 렌즈입니다. 마운트가 다릅니다. 소니는 E 마운트를 사용하고 라이카는 L마운트로 L마운트 얼라이언스 카메라가 아니면 장착 안 됩니다. 그러나 어댑터 사용하면 다 호환 가능합니다.
주미크론 35mm f2 렌즈는 약 5백만원 대 렌즈입니다. 라이카 렌즈는 줌렌즈보다는 단렌즈가 다양한데 조리개 최대 개방치가 f2 이상은 주미크론, f1.4는 주미룩스라고 합니다.
Leica Summilux 35mm 1.4 Asph FLE 렌즈는 약 800만 원대의 렌즈로 소니 A7R 시리즈 바디보다 더 비쌉니다. 35mm 화각이라서 전천후 화각입니다. 그런데 이 라이카 렌즈들은 수동 렌즈입니다. 초점을 내가 직접 맞춰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사건 사고 전쟁 현장에서 초점을 맞추나고 할 수 있지만 바디에서 피킹 기능이 작동하면 오히려 자동보다 더 쉽습니다. 조금만 초점 링을 돌리면 피킹 기능으로 초점 맞는 영역에 적색, 또는 파란색으로 표시가 됩니다.
이걸 보면서 촬영하면 되고 수동 초점은 초점 랙도 없어서 바로 누르면 찍힙니다.
이 주미크론, 주미룩스로 렌즈로 담은 세계적인 사진이 엄청 많습니다. 보도 사진 특히 인물 사진계에서는 꽤 알아주는 라이카 렌즈들이죠.
영화에서 가장 긴장되는 장면은 제시가 군인에게 잡혔을 때입니다. 동료 사진기자들이 이 광경을 멀리서 봅니다. 이때 리가 꺼내든 카메라가 소니의 해상도의 왕인 6,100만 화소의 소니 A7R V와 소니 FE 70-200mm f/4 G OSS 렌즈입니다. f4 고정 조리개이고 가장 활용도가 많은 화각대라서 많이 애용합니다.
제시가 사용한 필름 카메라 니콘 FE2
23살의 제시가 들고 있는 카메라가 눈길을 끕니다. 영화에서 리가 촬영한 사진 보다 더 많이 소개될 정도로 집중적으로 보여줍니다.
제시가 들고 다니는 카메라는 필름 카메라로 흑백 필름을 넣고 촬영합니다. 흑백필름이 좋은 점은 피 튀기는 전쟁 사진에서도 붉은 피가 검게 나오기에 잔혹성을 줄일 수 있고 인물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제시가 사진 기자 지망생이라서 흑백을 선택한 것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필름 가격이 흑백 필름이 좀 더 저렴합니다.
리도 필름 카메라를 알죠. 그러나 현업에서는 필름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결정은 아닙니다. 신속성이 필요로 하는 종군 사진 또는 사건 사고 사진은 바로바로 본사로 사진을 쏴 줘야 돈이 나옵니다. 그래서 호텔 로비에서 와이파이 잡고 파일 전송을 하고 있죠. 제시는 아마추어입니다. 어디에 전송할 사진이 아니죠. 그러기에 필름 카메라를 선택해도 됩니다.
보통 다큐멘터리 사진들이 필름으로 찍어도 됩니다. 여기서 궁금한 점은 다큐 사진과 보도 사진의 차이점인데 다큐 사진은 긴 호흡으로 담습니다만 보도 사진은 신문, 잡지사에 바로 보내야 하는 신속성이 필요로 합니다. 보도 사진은 보도 매체를 위한 사진이고 다큐멘터리는 사진작가가 자신의 주관을 잔뜩 넣어서 하나의 사진 시리즈를 완성한 후 이걸 여러 매체에 판매합니다. 좀 느려도 상관없습니다.
제시는 현상통을 들고 다니면서 쉴 때 현상을 하는데 이 현상 과정은 현상액의 온도가 중요합니다. 온도에 따라서 현생액과 필름을 접촉 시키는 교반 시간이 달라집니다. 너무 오래 담가 두어도 너무 짧게 담가 두어도 안 됩니다. 보통 39도 내외로 겨울에는 현상액을 데우기도 합니다. 제시는 자신의 체온으로 현상액을 데운 후에 교반을 합니다.
니콘 FE2 vs 니콘 FM2의 차이점
제시가 들고 다니는 카메라는 니콘 FE2입니다. 1983년에서 1987년 사이에 나온 니콘의 SLR 카메라입니다. 참고로 니콘 FM2나 니콘 FE2처럼 2가 붙은 카메라는 셔터스피드가 1/4000초까지 지원합니다. 이전 모델은 1/1000초까지만 지원했습니다. 따라서 사진기자 중에 야생동물이나 스포츠 사진 찍는 분들이 좋아했던 카메라입니다.
니콘 Zf 디자인의 원형은 니콘 FM2이고 니콘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필름 카메라가 니콘 FM2입니다. 니콘 FE2와 차이점은 디자인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니콘 FM2는 1982년까지 나와서 2001년까지 생산을 했습니다. 니콘 FE2와 출시 시기도 비슷한데 요즘도 FM2를 더 많이 찾습니다. 두 카메라의 큰 차이점은 A 모드 (조리개 우선 모드) 지원입니다. 니콘 FM2는 셔터스피드, 조리개를 수동으로 조절하면서 노출 불빛을 확인하면서 촬영해야 합니다.
니콘 FE2는 렌즈에 달린 조리개를 돌리면 서텨스피드가 자동으로 맞추어집니다. 촬영자는 셔터스피드 조절할 필요 없이 조리개만 조절하면 됩니다. 대부분의 사진 찍는 분들은 A모드로 찍죠. 저 또한 마찬가지고요. 이 A모드 지원은 또 하나의 혁신이고 사진 촬영하기 아주 편리합니다. 특히나 스포츠, 전쟁 사진은 순간순간이 촉박한데 언제 셔터스피드와 조리개 맞춰서 찍겠어요. 그래서 보도 사진기자들이 좋아했던 것이 니콘 FE2입니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니콘 FM2는 기계식 셔터인 반면 니콘 FE2는 전자식 셔터입니다. 이건 장점이자 단점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먼저 니콘 FM2는 기계식 셔터라서 배터리가 없어도 셔터가 눌러집니다. 북극 같은 극지에서는 배터리가 얼어서 작동을 안 하는데 이럴때도 노출계를 볼 수 없지만 셔터는 눌러지기에 니콘 FM2가 좋습니다. 반면 니콘 FE2는 배터리가 얼거나 배터리가 떨어지면 작동을 안 합니다.
또 다른 점은 니콘 FM2는 붉은색, 파란색으로 노출 부족, 노출 적정, 노출 과다를 보여주지만 니콘 FE2는 뷰파인더 왼쪽 옆에 게이지가 적정 노출을 표시해 줍니다. 이 노출 표시할 때도 배터리 먹죠. 니콘 FM2보다 니콘 FE2가 더 기술적으로 좋은 카메라이고 초보자는 니콘 FE2가 더 좋습니다. 그러나 니콘 FM2가 인기가 더 높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