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역서울 284는 구 서울역으로 한 때 철거 위기에 있었지만 일제강점기 건물도 역사의 일부라는 주장에 허물지는 않았습니다. 새로운 서울역이 생긴 후에 문화 전시 공간으로 재탄생했고 지금까지 수 많은 볼만한 전시회, 멋진 전시회를 참 많이 진행하는 곳입니다.
디스트릭트의 공감각 전시회 re sound 울림, 그 너머
코엑스 앞 대형 전광판에 거대한 파도가 들어간 수조 영상이 전 세계에서 화제였습니다. 이 영상을 만든 곳은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서 새로운 공간감각을 만드는 디스트릭트가 만든 웨이브라는 미디어 아트 작품입니다. 요즘 전 세계에서 3면을 디스플레이로 만들고 그에 맞게 튀어 나오게 만드는 착시를 제공하는 디스플레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트 작품이 이 웨이브였습니다. 이 디스트릭트가 중심이 되어서 전 세계 예술가와 협업을 한 전시회가 현재 문화서울역 284에서 진행중에 있습니다.
re sound 울림, 그 너머 온라인 무료 예매 및 전시 기간
<reSOUND: 울림, 그 너머> 전시기간 2024-06-21 ~ 2024-08-25
전시시간 : 11시 ~ 19시
온라인 예매 : https://artproject.dstrict.com/
인원 제한 때문인지 온라인 예매를 해야 바로 입장 가능합니다. 저는 예매를 안 했다고 하니 현장에서 예매를 하라고 하네요. 각종 정보를 묻는데 이 정보를 왜 수집하는지 좀 꺼름직하더라고요. 정보 제공하는 조건으로 무료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이 정도의 규모면 유료로 해되 될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결과부터 말하면 유료로 했다면 안 봤을 겁니다.
온라인 예매가 마감되어도 현장 예매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입구에서는 탄성을 그러나 점점 실망감이 길어지다
입구의 거대한 디스플레이의 CGI로 만든 영상물은 엄청났습니다. 마치 파도가 치는 해변가에 있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 작품은 디스트릭트의 오션이란느 작품입니다. 초대형 미디어 디스플레이에 CGI로 만든 거대한 파도가 계속 내리칩니다. 여기에 장영규 음악 감독이 압도적인 사운드를 입혔습니다.
보고 있으면 비오는 해변가 풍경을 보는 느낌입니다. 잘 왔다. 사실 이 영상을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달려왔습니다. 한참을 봤는데 정말 청량감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 말고는 그냥 그랬습니다.
이 작품은 Catharsis 라는 작품으로 2019년에 야콥 쿠스크 스텐센 작가가 만든 영상물입니다.
북미의 오래된 숲을 직접 조사해서 수집한 3D 텍스처와 녹음한 사운드를 이용해서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원시림을 디지털로 재현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도 CGI인데 3개의 단절된 디스플레이로 인해 몰입감은 떨어지네요. 차라리 배틀 그라운드 게임 영상을 틀어 놓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족도가 낮은 이유는 사운드는 좋은데 디스플레이가 떨어져 있다 보니 숲에 있는 느낌이 없고 무엇보다 저 LED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낮고 영상 자체도 CGI로 구현한 영상티가 너무 강해서 별로더라고요.
이 작품도 좋습니다. ECHO라는 작품으로 블랙홀 관측 데이터를 이용해서 MIT의 공간음향연구소에서 사운드를 전환한 키네틱 사운드 작품입니다. 거대한 모노리스 같은 느낌이 들면서 동시에 사우론 느낌도 듭니다. 거대한 눈이 깜박거리듯 가운데 한줄기 빛은 강해졌다가 약해졌다 합니다.
Tactile Orchestra 작품은 필립 스튜디오의 기술과 디자인이 들어간 작품으로 카펫을 쓸어서 온몸으로 오케스트라를 연주해 볼 수 있는 인터렉티브한 작품입니다. 털이 복실거리는데 만지면 다양한 소리가 들립니다.
이외에 2개의 작품이 더 있었는데 평일임에도 무려 줄을 30분 이상 서야 하는 작품들이 있어서 그냥 지나쳤습니다. 딱히 기다렸다가 봐야할 정도의 가치를 못 느끼겠더라고요. 물론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작품인 점은 알겠지만 이런 전시회를 꽤 많이 봐서 그런지 다른 전시회에 비교하면 딱히 더 좋거나 인상 깊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볼만한 전시회다 했지만 2층에서 대실망을 합니다.
2층 서양 미술사를 15분으로 압축 소개하는 애니메이션 FLOW
2층은 거대한 대합실 공간이었던 곳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던 곳입니다. 여기는 대형 전시 공간으로 가장 핵심이 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는 30분 주기로 상영하는 15분짜리 FLOW라는 애니메이션이 상영됩니다.
거대한 하체비만 달걀 머리를 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면서 다양한 포즈를 취합니다. 처음에는 뭔가 했는데 서양미술사의 흐름을 다양한 캐릭터들이 표현을 하고 있네요.
바로크, 르네상스, 인상파와 인상파 이후의 현대미술까지 소개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대사는 없고요. 몰입형 영상물이라고 소개하던데 상단의 저 지붕같은 디스플레이까지 이용해서 몰입형이라고 주장하는 듯 한데 몰입이 안 되네요. 몰입이 되게 하려면 좌우에도 디스플레이고 덮어야죠.
re sound 울림, 그 너머는 볼만은 합니다. 무료 전시회치고는 볼만은 하지만 입구의 오션 말고는 딱히 인상 깊은 작품은 없네요. 그리고 이 거대한 문화서울역 반은 사용도 안 하더라고요. 오히려 여기 말고 여기서 나와서 20분만 걸어가면 나오는 서소문 성지 역사 박물관이 더 좋더라고요. 2019년에 지어진 곳인데 엄청난 공간 체험에 자주와야겠다라는 다짐을 하게 할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