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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책서평

영화에 대한 미학적 접근,진중권의 이매진

by 썬도그 2009.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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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photohistory.tistory.com2009-02-11T04:38:540.3610

논객 진중권은 이제 아주 유명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진보진영의  조자룡이라고 할까요?  토론이 열리는 곳곳에서 발군의 활약을 하는 분입니다. 물론 안티도 많고 욕도 함께 많이 먹기도 하는 분입니다.  표현방식이 남을 좀 조롱하는 투가 있는데요.  그것만 좀 다듬으면 지금보다는 덜 욕을 먹고 더 사랑받는 분이 될 것입니다.

어쨌거나  이 진중권 교수는  원래 시사평론가가 아닙니다. 그는 미학 학자입니다.  미학자인 그는  수많은 미학 관련 책을 낸 분이죠.
대표적인 미학 오디세이가 있고  서양미술사 1.2도 있습니다.  미학 즉 이미지에 관한 한  그의 놀라운 지식과 식견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그가 영화평론을 시작했습니다. 이 책  이매진은 영화잡지인  시네 21에 1년 동안 기고한 책을 엮은 책입니다.
미학도가 영화평론을?  조금은 뜬금없지만 영화도 크게 보면 미학의 한 파생상품이고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영상과 이미지 이기 때문에  영화평론을 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러나 이 책은 영화평론 책이라고 하기엔 좀 무리가 있습니다. 감독과 배우 영화 전반적인 지식이 많지 않은 미학자가 영화를 그리는 방식은 뭐가 있을까요?   바로 영화 속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가 책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또한  미학자이자 인문학자인 진중권은
수많은 인문학적인 이야기를 영화와 접목시키면서   술술 풀어주고 있습니다.

이전의 영화평론들이 가지지 못하는 새로운 영화평의 지평을 열었다고 하면 좀 과찬일까요?  상당히  독특한 시선에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현학적으로 글이 흘러  어느 정도 지식이나 식견이 있지 않으면 이 책은  고문 수준의 책입니다.
너무나 많은  전문용어와 이야기나 난무하는데  저도 읽으면서 이거 철학책 같아 보이네 하면서  갸우뚱하기도 했으니까요.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3D 영화와 CG에 관한 이야기였는데요.
그 일부를 여기에 옮겨보죠

일본이 로봇공학자 마사히로 모리가 한 말인데요. 처음에는 로봇의 인간 유사성이 친밀도를  증가시킨다. 하지만 어느 정도를 넘어서면 그것이 외려 혐오감을 준다. 그러다가 인간과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아지면, 친밀도가 회복되어 정상에 도달한다.
그래픽에서 가장 혐오감을 주는 계곡의 바닥은 외형의 경우엔 시체, 동작의 경우는 좀비다. 한마디로 어설프게  인간을 닮은 로봇은 친밀도의 나락으로 떨어져 시체나 좀비처럼 느껴진다는 얘기

생각해보면  혼다의 아시모는 인간과 닮았지만 똑같지는 않아서 친밀감이 있지만 인간의 탈을 쓴 시중드는 여자 로봇 눈동자를 움직이는 인간의 피부까지 닮으려는 로봇들은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일잖아요. 


영화 폴라 익스프레스도 그렇죠.  다른 사물들은 친밀도가 높은데 인간에 대한 묘사에서는 왠지 모르게  캐릭터들이 화가 난 듯하고 인간이 아니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  CG가 많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인간 표정의 그 많은 근육의 움직임과  눈동자의 떨림 등은 비슷하게 구현할 수는 있어도 똑같지는 않잖아요.  사람은 다른 동작보다 얼굴의 근육 움직임에  더 집중적으로 보죠

이 책은  미학과  영화 속 주제와 이야기를  현실세계의 이론과 접목시키는 뛰어난 필력이 곳곳에서 묻어 나오는 책입니다.
인문학도라면 꼭 한번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복잡한 거 싫은 분들에게는  권해 드리지는 않습니다. 상당히 머리 아픈 내용들이 많거든요.  색다른 영화평론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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