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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영화창고

5살짜리 꼬마아이가 직접 만든 이야기같은 벼량위의 포뇨

by 썬도그 2009. 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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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자기전에 동화책 한권씩 읽어주면서 착하게 자라길 바라죠. 책도 읽고 읽어서 닳게 되면  창작동화를 직접 만들기도 합니다.   제 유년시절을 떠 올려 보면 아버지가 들려주던 도깨비이야기를  동생들과 한 이불에서 듣던 기억을 떠올리면  얇은 미소가 지어집니다.    어느날 아버지는 술을 드시면서 제게 말씀하시더군요.
그때가 가장 행복했다구요.  젊으신 아버지는  순수창작 도께비열전을  매일밤 들려주시면서 행복해 하셨다고 합니다.

반대로 아이가 부모님에게 이야기를 들려줄때가 있습니다.
유치원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엄마나 아빠에게 귀여운 목소리로 들려주는 모습을 지켜만 봐도  와락 끌어 안고 싶어지죠.
오물오물하는  작은 입으로  말끝을 올리면서 하는 이야기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재미있습니다.

벼랑위의 포뇨는 5살짜리 아이가 들려주는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얼마나 재미있게 들었는지 포뇨의 행동하나하나가  5살난 여자아이의 모습을 실사로 그린줄 알 정도였습니다.


이 영화는 기승전결과 갈등구도가 있는  영화 문법에 맞는 영화는 아닙니다.   악인이 안나오다 보니  선과악이 뚜렷한 디즈니만화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전작들이 보여준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라고 외치는 자연친화이고 인간배타적인 이야기도 아닙니다.  이야기가 없다고 할까요?  좀 난감한 스토리입니다.   개연성이요?  이 영화에 개연성은 거의 없습니다.

어떠한 부연설명도 없습니다.  5살먹은 아이가 이야기를 만들어가다가   엄마가 왜 그랬는데요? 라고 물으면 아이는 당황하죠.
그리고 이야기는 거기서 멈추게 됩니다.  5살먹은 아이가 이야기를 하면  그냥 들어주면 됩니다. 어머!! 그랬구나.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 라고 추임새만 넣어주면 되죠.  이 벼랑위의 포뇨가 그렇습니다. 

금붕어가 말을 한다고  햄을 좋아한다고 물위를 걷는다고    아무런 설명도 없이 사람이 되겟다고  온마을이 물바다가 되고 피해를 입어도  따지면 안됩니다.    따지게 되면 이 영화의 재미는 휘발되어 버립니다.


이 벼랑위의 포뇨는 어른들끼리 볼 영화는 아닙니다.  참 난감한 스토리로 인해  끙소리가 저절로 나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와 손잡고 간다면 이 보다 재미있는 영화는 없지요.  수많은 영화와  애니들이 아이들을 등장시키면서 어린이 영화 연소자 관람가라고 나오지만  그 영화의 눈높이는  대부분 어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역동적인 화면과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감등이 아이들에게 아주 좋은 선물이 될 영화입니다.

물위를 걷는 포뇨의 모습은  이 영화의 백미이죠. 




미야자키 하야오는 아이들이 뭘 좋아하는지 아는 감독 같습니다.  나이들면 어려진다고 하던데   나이를 거꾸로 먹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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