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의 향기/미술작품

박수근, 이중섭의 아들들 왜 위작사건에 자꾸 휘말리나?

by 썬도그 2008. 12. 4.
반응형

지난주 일요일  SBS는 흥미로운 다큐하나를 하더군요.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라는 작품의 위작여부를  다루었습니다.

다큐에서는 최근에 45억에 서울옥션에서 판매된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가 위작이라는  문제제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미술계에서 위작여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서양미술계에도 위작여부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죠.

하지만  서양은 지금은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어서 미술품 감정사가  위작여부를 판별합니다.
감정사의 감으로 하는것도 있지만  그림의 재료를 화학성분까지 분석하고 그림의 액자도 분석합니다.
또한 붓터치도 세심하게 관찰합니다.  아무리 똑같이 그려도 붓터치의 강약까지 똑같이 하긴 힘듭니다.
뭐 요즘 보니 붓터치까지 모사하는 중국 그림공장의 화가도 있더군요.

붓터치가 똑같아도  당시의 사용된 그림의 재료(캔버스나 물감등)와 다른 시대의 재료들로 그려도 위작의 증거가 됩니다.
거기다가 위작여부 혹은 진품여부의 중요한것중에 하나가  도록입니다.

화가가 전시회를 하게 되면 도록을 발간합니다. 그 도록에 실려야 미술데이터베이스에 올라가는 것이죠.
최근에 읽은 책 미술투자 노하우에서 보면  도록의 중요함을 역설하더군요. 도록리스트에 없는 작품이  어느날 갑자기 툭하고 유명화가의 숨겨진 작품이라고 나오면  인정받기가 힘듭니다.  도록리스트에 없기 때문이죠.

미국은  미술품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체계적으로 갖추어져 있습니다.  한국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그러나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인 박수근 화백의 도록은 거의 없습니다.  지금 대부분  장남인 박성남씨가  박수근화백 유고전을 한 60년대에 하면서 직접 흑백카메라로 찍은게  그 도록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흑백사진으로 찍은  박수근화백의 그림을 찍은 그 사진만이  박수근 화백의 그림이라고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허술하죠?  먹고살기 바쁜 한국에서 어쩔수 없는 풍경일수도 있습니다.
SBS의 다큐는  이 점을 파고들더군요.    너무나 허술한 감정체재를 파고 들다 보니   한국 미술 감정이 허술함이 보여지더군요.

몇달전에  한 미술잡지가  박수근 화백의 빨래터를 위작이라고 자신들의 잡지에서 말합니다.
46억에 팔린 그 작품을 위작이라고 하다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은 벌쩍 뛰었죠. 그리고 한국미술감정원에 다시 위작여부를 감정
받습니다. 그리고 단 몇시간만에  위작이 아니라고  탕탕탕 판결을 내려줍니다.

참 어처구니 없죠. 위작제기를 받으면 화학분석정도는 기본으로 해줘야 하는것 아닌지.  그냥  눈으로 보고 위작이 아니다라고
하는것은 또 뭔지 모르겠네요. 그렇다고  제대로된 도록이 있는것도 아니구요.  박수근 도록을 만드는 분을 찾아간 SBS 다큐팀은
이런 말을 듣습니다.  전문가 말을 믿어야지, 전문가 말을 안믿으면 쓰나!!  전문가면 그냥 다 면죄가 되고  신이 되나 봅니다.
문제제기가 있으면 보편타당한 상식선에서 검증과정을 거치고  재확인 받아야 할텐데  그냥 자길 믿으라니  시스템의 후진성이
여실하게 보이더군요.

대한민국 미술계도 무척이나 썩어 문들어져서 위작검증시스템도  후진스럽고  여전히 돈받고  미대 입학시키는 모습도 자주
보입니다.  SBS의 다큐의 압권은 마지막에 있었습니다.

SBS는  박수근 화백의 아들인 박성남씨가 그린 미술품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게 박수근화백의 그림이 맞냐고 하니까
1초만에 맞다고 합니다.  두세번 다큐팀이 물어봐도 맞다고 합니다.  박성남씨는 아버지와 똑같이 그림을 그리는 서양화가입니다.
아버지와 아들이 똑같은 그림을 그린가? 그림도 유전되나요?  촘 생경스러운 풍경입니다.
그렇다고 박성남씨가  자신이 그린 그림을 아버지인 박수근화백 그림이라고 그림을 팔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18년동안 호주에서 청소부생활을 하던 박성남씨가 갑자기 한국에 온것도 그렇고 여러가지 정황으로 박수근화백의 빨래터 위작껀과
어느정도 연관이 있지 않나 하는 뉘앙스로 방송은 마무리 됩니다.


또 한명의 대표적인 한국의 화가인 이중섭씨의 아들도  최근에 위작사건에 말려들었죠.
이중섭화가도 참 가난한 화가였죠.  그림그릴 종이가 없어서  담배은박지에 그림을 그릴정도였죠. 

이중섭화가의 아들도 최근에  이중섭화가의 미공개작이라면서 수점을 한국에 가져와 팔았다가 검찰수사에 의해 위작으로 판명되었습니다.   얼마나 국내 감정체계가 허술하면   어느날 뜬금없이 미공개작이라고 가져와도  팔리는지 참 !!


한국의 대표적인 두 화가의 아들들이 구설수에 오르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흐도 참 불행했습니다.  그가 테오에게 쓴 편지들을 읽어보면  그가 얼마나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웠는지 묘사되어 있습니다.
동생 테오가 돈을 보내주면  그 돈으로  물감사는데 다 씁니다. 먹을것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면서  태양빛 아래로 캔버스를
가져가 하루에 한작품 이상씩 그려냅니다. 거의 팔리지 않는 그림들 그리고 간질병이 와서 그는 자살하고 맙니다.

그러나 고흐는  고흐의 그림도 굉장하지만  고흐의 가족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동생 테오와 테오의 아내가  고흐의 작품들을 다른곳에 팔지않고 모아서  고흐유고전을 하고 그때부터 고흐가 세상에
알려지게 됩니다.  지금 고흐의 대부분의 작품은 네덜란드 고흐미술관에 있습니다.   고흐의 여동생과 테오 테오의 아내의 노력이
없었다면 고흐는 그저그런 화가가 되었을지도 아예 알려지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두 유명화가의 아들들의 구설수가 여러모로 씁쓸합니다. 
아마 생활고가 그들을 그렇게 만든것은 아닐까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