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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세상에 대한 쓴소리

일석점호의 공포의 부활, 불편한군대를 지향하는 한국군대

by 썬도그 2008.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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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말합니다. 군 생활 고생의 반은 일석점호 준비과정이라구요.  군전역하신분들을 알겠지만
일석점호 준비하는 과정이 아주 공포스럽습니다.  훈련을 마치거나 일과를 마치고 내무반에 들어오면 이병, 일병은 공포에 쩔게 됩니다. 구타는 언제 시작될지, 언제 얼차려가 시작될지 화장실문 잠그고 머리박아를 넘어 쌔리박아를 시킬지 그렇게 사람은 일반인에서 군인으로 변신합니다.  명령에 죽고 살고 자기 목숨도 받치는 인간형이 되죠.  그러나 누구하나 불만을 표시 못합니다.
그게 군대니까요. 저는 김영삼정부때 군대를 전역했는데  지금도 그 일석점호 준비과정에서 맞은 워커발하며 머리박어
침상간 머리박어는 죽어도 못하겠던데 하게 되더군요.

무시무시했죠.  그래서 이병,일병때는 내무반 들어가기가 싫었습니다. 또 시작이구나 하면서도 그 당시 힘든 일이 많아서 가슴 앓이를 하고 있었는데 가슴에 날아오는 워커발에 눈이 돌아서  한번 대든적이 있습니다.  군기위반감이죠. 하지만 구타도 금지되었던 시절이라 고참은 신고는 못하고 더 심한 구타와 갈굼으로 절 대하더군요.  이성을 찾고 내 행동에 반성하면서  그 워커발을 다 맞았습니다. 그리고 탈영도 생각했지요.  하지만 그런 위인이 아니라서 자살을 생각했습니다.  뭐 행동으로 옮기진 못했지만

정말 힘든 나날이었습니다.  일석점호를 마치면  한숨이 저절로 쉬어집니다. 일석점호가 엄청나게  까다로웠죠. 일석점호할때
당직사관이 누구냐에 따라 천당과 지옥이 왔다갔다 합니다.  공군에서는 까칠하고 사사건건 꼬투리잡는 사람을 꼽창이라고 합니다.  (지금도 쓰나 모르겠네요) 냄새난다 이거죠.  꼽창 당직사관이  일석점호를 진행하면  죽어납니다.  변기는 두세번 더 딱아야 하고 관물함 정리는 더 잘해야 합니다.   그래도 재수없고 기분이 나쁘다 생각되면 트집을 잡고 굴립니다.

천사표 당직사관은  점호를  취침점호로 하죠.  취침점호의 달콤함이란. 누워서 번호만 부르면 되는 취침점호.


노무현 정권때  이 일석점호의 폐단을 알고서 일석점호권을 병에게 넘겼습니다. 분대장이나 내무반장이 자율로 하는것이죠.
아무래도 위관급이 아닌 같은 병이 하니 편하게 할수 있습니다. 저는  공군에서 대대급에서 근무도 해보고 소대급에서 근무를 해봤습니다. 통신대대는 100명이 넘는 병사가 있기에  위관급이 직접 내려와서 일석점호를 합니다.  아주 짜증나죠. 점호준비도 까다롭고요.  그러나 소대급 부대에 와서는  일석점호가 편해졌습니다. 원래 위관급이 내려와서 점호지시를 해야하는데 귀찮다고 대부분 병들이 알아서 했습니다.  그렇다고 총기분실사고나  내무반이 엉망이되고 군기가 빠져 보이는 모습은 없었습니다.  아주 천국이더군요. 같은 공군에서도  지옥과 천국을 경험했습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일석점호를 부활시킨다고 합니다.
그 이유가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좀 어이가 없습니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지난 4월11일 새 정부 출범 후 첫 번째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군의 존재 목적을 경시하고 강한 군대보다는 편한 군대를 선호하고 마치 편한 군대가 민주 군대인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고 우리 군의 현실을 비판한 바 있다.

기사중 일부 발췌

이 말을 거꾸로 생각해보면 불편한 군대가 강한군대라는 소리인가요?  군 전투력과 상관없는 일조,일석점호를 왜 다시 부활시키는지 모르겠습니다. 일조,일석점호 해서 전투력이 증강된다면  부대내에서 직각보행하고 팔 제대로 치고 다니라고  하는게 전투력증강이라는 소리인가요?  훈련병처럼  직각으로 다니고  눈은 상방15도로 올리고 다니면 세계 최강 군대겠습니다.

일조점호도 그렇습니다. 아침에 운동장에 모아놓고 함성 지르게 하는게  군대 전투력이 증강되는건가요?  혹 자기들 부하 모아놓고 자기명령에 따르는 흐뭇한 모습을 확인하기 위함은 아니구요.  군생활하다보면 정말 꼴통 간부들 많습니다. 저는 솔직히  나를 괴롭히는 고참한명이 있었는데  전쟁나면  오발을 가장해서 쏴죽이고 싶은 생각마져 들더군요.  실제로 전쟁터에서  의도된 오발사고도 많다고 합니다.  그게 다  강한군대의 효과이죠. 

이병,일병때 죽고싶다는 생각까지 들게하는 군대와  이병,일병때 좀 편하고 상병,병장때 좀 불편한 군대중 어느군대가 더 좋을까요?   이상희 국방장관은  일조,일석점호 폐지와  군전투력의 하강의 상관관계를 밝히고 이러이러해서  군전투력이 떨어지고 군기강이 헤이해졌다라고 자료를 밝힌후에  다시 부활시키는것이  합리적인 모습일것입니다.

하지만  그냥 군대식으로 무대뽀로 하는군요.   이래서 군인들이 좋은소리 못듣는것 같습니다.
자대 배치받고  3개월이 지나서 한숨정도는 편하게 쉴수 있던 어느날  모여있는 이병들 앞을 말년 병장이 지나가면서 이런말을 하더군요.  본전생각난다. 요즘 참 편해졌어~~~    그 말에  이병들은 얼어붙었습니다.

지금 이상희 국방장관의 모습은 바로 그 병장 모습이네요.   요즘 군대 많이 편해졌어~~~
군대 편해지는것을  못봐주겠다는 전형적인 군인의 모습,  이런 모습이 한국군인의 스탠다드라면  한국군은 무대뽀군대의 대명사가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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