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도착하니 12시네요. 오늘 충무로영화제에서 파리,텍사스를 다시 봤습니다. 오후 8시에 시작한 영화는 10시가 조금넘어서 끝났습니다. 끝난후 이 영화를 추천하고 충무로 영화제에 소개한 배창호 감독님이 나와서 영화에 대한 설명및 질문을 받고 답변하는 시간이 있은후 막차를 타고 집에 왔네요
파리텍사스라는 영화에 대한 평을 좀 장황하게 풀려고 합니다. 이전에 쓴 파리,텍사스에 대한 영화평은 10년전 그러니까 96년도에 비디오로 본것을 작년에 희미해지는 기억속에서 다시 쓴 영화평이었다면 오늘은 생생한 파리텍사스를 제 눈동자에 머금고 들어와 한바탕 쏟아 낼려고 합니다. 장거리 여행이 될것이니 귀찮으신 분들은 이쯤에서 다른 블로그여행을 떠나셔도 좋습니다
먼저 줄거리부터 적어보도록 하죠. 이 줄거리는 보실분만 보세요 좀 기네요. 접는기능 투입합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광할한 사막과도 같은 삭막한 풍경에서 빨간 모자를 쓰고 수염이 덥수룩한 남자가 정처없이 길을 걷습니다. 하염없이 걷던 그는 허름한 가게에 들어가 얼음을 마구집어먹더니 쓰러집니다. 의식을 찾은 그는 의사에 보살핌을 받고 있습니다. 의사가 이것저것 물어봐도 그는 아무것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실어증환자같아 보이기도 하는 그는 그렇게 의사에게 저항을 합니다
의사는 그의 지갑속에서 찾아낸 전화번호로 전화를 합니다. 전화를 받은 월터는 놀라면서 그곳이 어디냐구 묻습니다. 그리고 그 남자를 찾으러 간다고 말합니다.
전화를 받은 월터는 동생이고 쓰러진 사람은 형인 트레비스입니다.
동생은 형을 태우고 집으로 가자고 합니다. 지난 4년동안 뭐하고 지냈냐고 물어도 대답이 없습니다. 형은 먼곳을 바라봅니다. 차에 타라고 하는 말에 트레비스는 마지막 저항으로 뒷좌석에 탑니다.
텍사스에서 발견한 형을 LA로 데리고 가는 길에서 동생은 이것저것을 말해도 형은 듣고만 있습니다. 그리고 모텔에서 쉬면 형은 또 도망가 버립니다. 그때마다 동생인 월터는 형을 찾으러 갑니다. 철길위를 걸어가는 형을 보면서 월터는 차를 세워서 지켜봅니다.
형~~ 어디갈려고 해. 저 쪽에 뭐가 있다는거야. 저기엔 아무것도 없어. 집에 가자니까. 형은 그말에 수긍을 하는지 다시 차에 탑니다. 그리고 동생은 자기집에 형의 아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아들의 이름은 헌터. 헌터가 4살때 동생네 집에 트래비스의 아내이자 형수인 제인이 맡기고 간 아이입니다. 헌터는 친아버지의 동생인 삼촌인 월터와 월터의 아내인 앤이 자식같이 키우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헌터는 삼촌을 보고 아빠라고 합니다.
그리고 트래비스가 드디어 입을 엽니다. 파리에 가고 싶다구요. 월터는 어처구니가 없어 합니다. 그리고 달랩니다.
형~~ 여기서 파리까지는 너무 멀어 앤이 파리출신 여자이긴 하지만 나도 안가봤다구 트래비스는 주머니에서 사진 한장을 꺼내줍니다. 이곳이 파리라구 하면서.. 사진은 황량한 벌판의 사진이죠. 이곳이 텍사스에 있는 파리라고 합니다. 실제로 텍사스에는 파리라는 마을이 있습니다
그곳에 왜 가고싶냐구 물으니 그곳에 땅을 샀다고 합니다. 형은 동생네 집에 도착한후 아들 헌터를 만납니다. 하지만 헌터는 진짜 아빠인 트래비스를 피합니다. 트래비스는 동생네 집에 기거하면서 예전에 5년전에 동생네 가족과 아내 제인과 헌터와 함께 찍은 8mm필름 영화를 동생네 집에서 봅니다. 그 필름속에서 트래비스는 아내 제인을 보면서 고개를 떨굽니다.
그리고 헌터는 트래비스에게 아빠라고 합니다. 트래비스는 아들 헌터를 방과후에 데리로 오면서 친해질려고 노력하지만 아들은 자꾸 피합니다. 그러다 멋지게 차려입고 아들을 찾아갑니다. 아들과 아빠는 집에 같이 걸어가면서 길양쪽으로 걷습니다. 그러다 트레비스가 길건너편으로 건너오면서 아들과 친해질려는 노력을 계속합니다. 트래비스는 강박관념이 있습니다. 동생네 가족의 신발을 새벽에 일어나 다 딱아놓고 동생과 집으로 돌아오면서도 같은 랜터카를 탈려고 합니다.
이렇게 아들 헌터와 트래비스는 가까워지지만 친아들같이 키우던 제수씨인 앤이 짜증내 합니다. 혹시나 트래비스가 헌터를 데리고 가지나 않을까 하구요. 동생인 월터는 그런 앤에게 같이 짜증을 냅니다. 그러면 언제까지 조카를 아들이라고 하면서 키울것이냐면서 하지만 동생도 헌터를 데리고 가지 않을까 조바심이 있습니다.
어느날 앤은 트래비스에게 트래비스의 아내 제인의 행방을 말합니다. 제인은 헌터를 월터네 가족에게 맡기고 사라진후 매달 5일 휴스턴에서 돈을 송금했습니다. 아들 헌터가 나중에 크면 쓰라는 돈이지요. 100달러 50달러 5달러 대중없이 5일만 되면 보내옵니다.
트래비스는 아내를 찾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아들 헌터에게 혹시 같이 가지 않을래? 라고 물으니 아들은 따라가겠다고 합니다. 워키토키로 무장한 부자는 동생에게 돈을 빌려 휴스턴으로 찾아갑니다. 그리고 5일날 되서 휴스턴에 도착합니다. 매달 송금하는 휴스턴의 은행앞에서 죽치고 앉아서 아내이자 엄마인 제인을 부자는 기다립니다. 그리고 엄마를 발견하고 자동차로 추적합니다.
제인이 도착한곳은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전화방같은 곳입니다.
헌터에게 바깥에서 기다리라고 한뒤 트래비스는 아내와 전화통화를 시도합니다. 이 전화방은 몸을 파는곳은 아니지만 반대쪽에서 남자가 전화기로 여자에게 여러가지 주문(?)을 하거나 자기이야기를 하면 들어주는 곳입니다. 윤락은 아니지만 퇴폐업소이기는 합니다. 신체적 접촉만 없는 곳. 트레비스는 아내를 보자 아무말도 못합니다. 하도 말이 없기에(여자쪽에서는 전화기를 든 남자쪽을 볼수 없습니다. 남자만 볼수 있죠) 그냥 나갈려고 합니다. 트레비스는 제인을 잡습니다. 가지말라고 그리고 묻습니다. 혹시 고객이 요구하면 성관계도 갖을수 있냐고 다그칩니다. 제인은 놀래서 잘못찾아온것 같다면서 나갈려고 합니다. 신체적 접촉은 규정상 할수 없다고 합니다. 트래비스는 그런 제인을 (제인은 트래비스인지 모름) 붙잡고 미안하다고 하고 나옵니다.
그리고 아들과 함께 술집에 가서 술을 진탕먹습니다. 그리고 허름한 곳에서 묶습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이곳은 창녀가 올수없는곳이라고 아들은 묻죠. 창녀가 뭐야~~ 창녀라는 개념도 없는 아들앞에서 트래비스는 한탄섞인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어머니 (헌터에겐 할머니) 는 창녀가 아니였다고 하지만 아버지는 이상한 사람이었다고 트레비스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텍사스의 파리에서 사랑을 나눴다고 합니다. 그 사랑에서 트래비스가 태어났구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아버지는 어머니를 소개할때 파리출생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뜨악한 표정으로 저 프랑스 파리요? 라고 하면 뜸을 들였다가 아니 텍사스 파리~~ 라고 하면서 웃음을 터트립니다. 그게 아버지식의 유머죠 그런데 아버지는 이상하게 그런 농담을 나중엔 진담으로 생각합니다. 자신의 아내가 프랑스 파리출신여자라구요. 집착이 농담을 진담으로 만듭니다. 그런 집착은 아들인 트래비스에게 이어진듯 합니다.
다음날 트래비스는 아들에게 녹음메세지를 남기고 호텔 메르디앙호텔(프랑스이름이네요)에서 빠져 나옵니다. 그리고 아내를 찾아갑니다. 다시 대면하게된 제인과 트레비스 트레비스는 눈가에 눈물이 흘러나옵니다. 말을 못할것 같은 트레비스는 아내를 보지 않고 뒤로 돌아 자신의 이야기좀 들어달라고 합니다
제인은 흥쾌히 승락하죠
그러면서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합니다.
아내는 17살 자신은 20살때 결혼을 한 두사람은 2년동안 이세상에서 최고의 사랑을 나눕니다. 남자는 가정을 위해 회사를 다니지만 너무나 아내를 사랑한 나머지 회사를 다니지 못합니다. 회사에 가면 일은 손에 안잡히고 너무나 아름다운 아내생각에 빠져 있었던것이죠. 이러기를 수차례 이회사 저회사 다녀보지만 다니는 회사마다 집에 있는 아내때문에 직장을 구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집에만 있는 남편을 아내가 좋아할리 없죠. 먹고 살아야 하는데 저렇게 아내가 좋다고 집에만 있으니 가정생활이 될리가 없습니다. 남자는 아내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외박하고 돌아와도 아내는 걱정말 할뿐 질투를 안합니다.
남자는 아내에게 이런말이 듣고 싶었던것이죠. 어떤년이랑 바람난거야~~ 누구에게 눈길을 주는거야 하는 앙칼진 질투가 사랑인줄 알고 있었는데 아내는 그런 질투대신에 걱정어린 눈길만 보냅니다. 남자는 화가 납니다. 그러다 아내가 임신을 합니다. 남자는 아~~ 이 여자가 날 사랑하는구나 그때 느낍니다. 사랑하지 않고서는 임신을 하지 않았을테니까요. 그리고 남자는 새사람이 됩니다. 돈도 열씨미 벌고 가정을 위해 아내를 위해 아내가 원하는대로 다 해줍니다. 다시 행복이 찾아오죠. 그런데 아들 헌터를 낳고 아내가 변합니다. 임신후유증인지 출산후 오는 허무감을 유발하는 주부우울증인지 자꾸만 도망갈려고 합니다. 아내는 틈만나면 도망가고 도망가는 아내를 잡아다가 다시 트레일러(집)에 잡아둡니다. 너무 도망만 다니기에 발목에 방울까지 달지만 그래도 아내는 도망갑니다. 참다못한 남자는 아내를 스토브옆에 묶어놓고 잠이 들어 버립니다. 그리고 트레일러에 불이 납니다. 술을먹고 골아떨어진 남자는 연기에 깨어나고 자신의 시트에 불이 붙은것을 발견하고 아내와 아들을 찾았으나 이미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남자는 그 이후로 4년동안 정처없이 떠 돌아 다닙니다. 언어와 자신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떠납니다.
여기까지 말을 마친 트레비스를 아내 제인은 알아봅니다. 그리고 아들을 만나고 싶냐고 묻습니다. 제인은 아들을 보고싶다고 합니다. 그리고 메르디앙 호텔 1520호에 찾아가라고 합니다. 제인은 짐을싸서 아들이 혼자 놀고 있는 호텔방에 갑니다. 그 모습을 트레비스는 몰래 지켜보면서 다시 정처없는 여행을 시작합니다
장황한 줄거리입니다. 그럼 궁금했던 점들을 다시 설명해 보겠습니다
왜 트레비스는 다시 가정을 꾸리지 않고 또 떠났는가?
이 질문은 영화가 끝나고 배창호 감독에게 관객이 질문이기도 합니다. 트레비스는 기억의 직소퍼즐을 맞추고 다시 아내를 찾습니다. 전화방에서 두번의 만남이 있었는데 첫번째 만남에서 트레비스는 아내 제인을 의심합니다. 너 창녀지~~ 창녀짓했지~~ 라고 추긍합니다 그리고 그날 술에 취해 골아떨어집니다. 그리고 두번째 만남 즉 아들을 아내에게 넘겨줄려고 만나고 자신의 사랑에 대한 후회와 반성문을 전화기 저편에서 읽어줄때 제인이 (트레비스라는걸 알아보기전)묻습니다. 저번에 한번 오신적있지 않나요. 그분이시죠~~ 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트레비스는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합니다. 사실 같은 사람이지만 저번에 온 사람은 과거의 트레비스 즉 사랑중독증을 넘어 의처증이 있던 과거의 자신이었고 그 모습이 4년동안 정처없이 쏘다니면서 사라진줄 알았던데 그 사랑에 대한 집착의 DNA는 제거되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어차피 치료되지 않는 불치병인 이 의처증으로는 트레비스,제인,헌터조합의 가정은 이루어질수가 없습니다. 트래비스는 또 다시 떠나야 하고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는것을 두려워합니다.
아들 헌터에게 남긴 마지막 녹음메세지에 그 이야기를 합니다. 난 떠나는게 두렵다고 어디로 가야할지도 모르겠다고 하지만 떠나기로 합니다. 아들 헌터와 제인을 위해서입니다. 저는 그 트래비스의 녹음메세지를 들으면서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사랑중독 사람집착 너무나 사랑이 많은 이 사람은 자신을 희생하면서까지 제인과 헌터를 이어줍니다. 이전의 사랑이 자시중심적인 이기적인 사랑이었다면 트레비스는 이타적인 사랑을 배운것이지요. 노을이지는 휴스턴의 고층빌딩을 뒤로하고 쓸쓸하게 픽업트럭을 몰고 나오는 트레비스의 모습에서 한숨이 나오더군요
파리,텍사스?
이 영화에서의 파리는 유토피아적 의미를 지닙니다. 세상에 파리는 두곳이 있습니다. 텍사스에 하나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프랑스 파리 . 트래비스의 아버지는 아내가 프랑스 파리여자이길 바랬고 아들인 트래비스는 텍사스 파리가 자신의 출생지이자 제인,헌터와 오손도손 사는 작은 파라다이스였습니다. 그곳에 무턱대고 땅을 사놓고 언젠가는 트레일러같은 부초같은 삶이 아닌 사랑을 정착하고 싶었던것이죠. 그래서 그랬나요 이 영화에서 저는 아들 헌터와 아내인 제인을 만나게 하는 호텔이름에서 의미를 두고 싶었습니다. 호텔이름이 메르디앙 누가 들어도 프랑스이름의 호텔이죠. 파라디이스에서 아들과 엄마는 만납니다. 어쩌면 그 모자의 만남을 뒤로하고 몸은 파리텍사스로 향했겠지만 마음은 저 프랑스 파리로 가는 트래비스가 아니였을까 합니다
사랑의 집착, 그리고 산후 우울증
군대있을때 현실세계(?)에 남겨둔 사랑하는 사람에게 간부들 몰래 휴일에 전화해서 왜 편지 답장 안보내냐고 했던 제 추억이 생각나네요. 편지 한통으로 한달간 참을수 있는 몰핀주사같은 편지였는데 하도 답장이 안오기에 전화를 받자마자 왜 편지안하냐구 닥달을 했습니다. 변명같지만 간부들 몰래 하기에 걸리면 연병장 돌 각오를 해야 할정도의 위급함(?)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세계(?)에 사는 사람은 그걸 모르죠.
결국은 저의 그런 모습은 집착으로 상대에게 보였구 그렇게 헤어졌습니다. 트래비스를 보면서 왜 나를 보는것 같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트래비스는 아내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웃는것이 세상에서 가장 기뻤습니다. 웃음이 정말 많은 아내이기도 했지만 그 모습속에서 사랑을 계속 확인했던것입니다. 하루에 한번씩 이 여자가 날 사랑하나? 하는 의심은 집착이라는 자양분을 먹고 자랐구 열매를 맺은 의심은 아내에게 강제로 먹여서 아내를 힘들게 합니다.
트래비스는 4년동안 자신의 사랑집착증을 치료할려고 신발이 헤질도록 돌아다녔지만 정작 아내를 만나서 너 창녀지~ 라고 닥달하는 모습에서 자기자신이 놀랍니다. 그리고 휴스턴의 석양을 뒤로한테 이전의 이기적인 사랑이 아닌 이타적인 사랑을 남기고 떠납니다.
여자들은 그렇죠. 얘기를 낳고 나면 삶이 허망해지고 연락끊긴 친구들을 떠올리면서 이제 자신의 삶은 없고 누구누구 엄마로 살아갑니다. 그 고운 이름은 주민등록증위에서만 존재하고 누구누구 엄마라는 새로운 이름이 생깁니다. 이전의 화려했던 이름은 사라지고 촌스러운 천박해보일수도 있는 엄마라는 이름을 가집니다. 화려함을 퇴색되고 책임이란 무게가 다가옵니다. 모성애로 이 고민을 대부분의 세상의 어머니들이 극복하지만 제인은 그걸 극복하지 못합니다. 젊었을때 결혼한 여자분들이 이런경향이 좀 있던데 (넘겨집은것입니다 ^^) 제인이 아들을 낳을때가 20살도 안된나이니 더 심했겠죠.
기타 하나로 만들어낸 주옥같은 O.S.T
파리텍사스하면 미려한 영상이 출중하기로 유명한데요 세월의 더께가 앉은 20년전의 필름은 색이 바래있더군요. 마치 오래된 칼라사진을 보=는듯 해서 아쉬웠습니다. 파란 하늘은 거뭇거뭇하기도 하구요. 하짐나 이 영화의 또 하나의 매력은 기타선율입니다. 영화 전편에 흐르는 영화음악은 오케스트라나 인간의 소리가 아닌 기타하나였습니다. 처음에 서정적인 선율로 트래비스의 추억씬을 포근하게 감싸는듯한 음악은 트래비스가 이타적인 사랑을 찾으러 떠나는 길위에서는 트래비스의 가슴속을 그대로 표현한듯한 상처받은 짐승의 울부짖음을 그대로 기타선율로 내보이더군요. 마치 심장에 기타줄이 있다면 짐승의 이빨로 물러 뜯는 소리가요. 캬르릉 거리는 기타음에 감정이입을 넘어서 서글퍼 졌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박수를 치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떼 제줄에 있던 모든분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습니다. 그러나 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극장에 불이 들어왔을때 남아있던 관객들은 박수를 쳤습니다. 박수를 친 대부분의 관객은 이 영화를 두번이상 본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파리텍사스는 요즘 영화에 익숙한 20대분들이라면 상당히 지루한 영화일수도 있습니다. 가끔 아들 헌터가 귀여운짓을 많이해서 간간히 웃음이 나오지만 런닝타임이 좀 길어서 지루할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영화가 여러운것은 아닙니다. 쉽게 메타포를 집어낼수도 있습니다.(뭐 제 혼자생각이지만요). 하지만 흥행영화 허리우드 영화같은 편한영화만 보던 분들에게는 이 영화 뭔 소리를 하는지 그 맥을 집지 못할수도 있습니다. 제 옆에있는 여자분은 연신 핸드폰 시계를 보더군요. 다 개인적 취향이지만 젊은 관객에게 특히 허리우드 블럭버스터영화만 본 분들에게는 좀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을수 있습니다. 그래서 극장안 분위기는 영화가 끝나자마자 집에간 분들반 끝까지 남아서 배창호감독과 대화를 했던 관객 반이였습니다
96년에 비디오로 본 영화의 추억이 가물가물할때 다시 보니 그때의 감동이 다시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12년전에 볼때 놓친부분도 이번에 볼때는 잡아내는게 많이 있더군요. 역시 사람은 경험이 쌓이고 연륜이 축척되면 이야기를 이해하는 노하우가 생기고 경험에서 나온 공감대가 더 커지는듯 합니다
충무로 국제영화제는 계속 되고 있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영화를 보러갈까 고민도 되네요. 내일은 서울시청앞 잔디광장에서 오버 더 레인보우라는 주제가로 유명한 오즈의 마법사가 한다네요 ^^ 찾아가 봐야겠습니다.